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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22화 (122/225)

제122화

122. 누군가의 유품(2)

“일주일 정도면 충분한 건가요?”

“그럼, 당연한 이야기를. 여기서 조금 쉬면, 내가 금방 해 주겠네.”

‘절대 창’이라는 S급 재능을 가진 스승님도 풀 수 없던 건틀릿의 비밀.

일주일의 시간만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말에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승님도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모든 노력이 결과로 성립된다면, 천재는 존재하지 않을 거다.

노력으로 잡을 수 없는 재능.

‘한 번 믿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아이템의 뛰어난 재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자신의 신분은 용병이다.

의뢰인을 호위해야 할 용병이지만…….

“괜찮아, 이것도 우리가 투자하는 거잖아?”

“투자요?”

“우리가 찾고 있는 건 유물 아티펙트거든. 인도에 온 이유도 그거고.”

그들이 찾고 있던 유물 아티펙트.

겉으로 보기에는 낡아 보이지만, 강한 힘이 담긴 아티펙트.

건틀릿이 유물 아티펙트일 수도 있기에 그 정도 시간쯤은 투자할 수 있었다.

조금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여기서 생활해야 하지만.”

이곳 빈민촌에서 일주일 동안 생활해야 한다는 거다.

* * *

“하암. 오랜만에 푹 잤네.”

아침이 되어서야 하품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강수호.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기다리는 김에 훈련도 좀 해야겠지.”

기지개를 펴며 낡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일주일 동안 빈민촌에 있다 해서 놀 수는 없는 법.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왔다.

“후우, 이건 계속 맡아도 적응이 안 되네. 머리도 아프고.”

밖으로 나오자 코끝을 찌르는 악취가 느껴졌다.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지독한 오물들의 악취.

‘저 검은색은 그거겠지……?’

대충 예상이 가는 오물들.

애써 무시하며 아무도 없는 넓은 평야에 자리 잡았다.

“이쯤이면 되겠다.”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평야.

조용한 평야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때 싸웠던 게 많은 도움이 됐지.’

린하우가 자신을 숨기고 싸웠던 덕분에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스킬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기본기만 너무 탄탄해.’

더군다나 자신은 기본기만 탄탄했다.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는 딱히 메리트가 없는 몸.

시스템이 있고 자신이 헌터라고는 하지만, 스킬만 많다고 해서 강한 적을 쓰러트릴 수는 없다.

“스탯을 올려야 하는 건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스탯을 올리는 것.

‘MAX’ 패시브 스킬을 다음 단계로 올리는 것.

이 두 가지로 나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스탯을 올리는 거지만, 이미 해 봤어.”

스탯을 올리는 건 이미 해 봤다.

아무리 해도 스탯을 올리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MAX 레벨’을 ‘1레벨’로 바꾸는 것.”

S급 스킬을 SS급으로 만드는 것.

“상태창.”

오랜만에 상태창을 열어 모든 스킬을 살폈다.

[강수호]

레벨 : Lv. 95

체력 – 293 민첩 – 273 힘 – 296 마나 – 276 감각 – 280 친화력 – 130

스탯 포인트 : 0

재능 : 차원 이동(SSS급)

스킬 : [트롤의 재생력(S급) : Lv. MAX], [절대정신 방벽(S급) : Lv. MAX], [미스릴의 신체(B급) : Lv. MAX], [괴물 같은 체력(C급) : Lv. MAX], [5서클 마법(A+) : Lv. 3], [황금 노움들의 왕(S급) : Lv. MAX], [음속의 발걸음 : Lv. MAX], [기본 보법 : Lv. 4], [용의 아버지(SSS급) : Lv. MAX], [반용살자(S급) : Lv. MAX], [정령술(B급) : Lv. 3], [금손(A급) : Lv. 7], [웨폰 마스터(SS급) : Lv. 4], [급이 다른 강타 (A급) : Lv. 6], [기본 보법 (S급) : Lv. 3]

“어우, 어지러워…….”

상태창을 열자 머리가 띵하다.

이렇게 많은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니.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짜 더럽게 많네.”

잠시 큰 돌에 걸터앉아 ‘MAX’ 스킬들을 살펴봤다.

“트롤의 재생력, 절대정신 방벽, 미스릴의 신체, 괴물 같은 체력, 음속의 발걸음. 이 정도가 높은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스킬들.”

MAX 스킬 중에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하는 스킬도 있었다.

그런 것들은 제외하고 올릴 수 있는 스킬들을 확인했다.

“다섯 가지. 눈으로 확인해야겠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코코를 들고 손목을 그었다.

푸슉.

손목을 베어내자 쏟아지는 피.

동맥을 잘라서 그런지 미친 듯이 피가 쏟아졌지만…….

“전보다 더 빨라졌네.”

1초도 안 돼서 재생되는 ‘트롤의 재생력.’

하지만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트롤의 재생력은 마인 공격에 재생이 잘 안 된단 말이지.”

마독의 내성이 있어도 재생이 쉽게 되지 않았다. 마독이 아니라 평범한 마인의 공격만으로도.

“한 번 될 때까지 해 봐야겠네.”

아직 털어내지 않은 마기 쪽으로 검을 들어 손목을 그었다.

푸슉.

“으윽.”

아까보다 배가 되는 고통.

‘마기를 묻혀서 그런가, 아까보다 더 아프네.’

인상을 찡그린 채로 그은 오른쪽 손목을 강하게 잡았다.

얼마나 피가 흘러나오는지 보기 위함.

“흠…….”

5분 정도 지나자 피가 서서히 멈춘다.

트롤의 재생력으로 인해 재생이 이루어지고 새살이 돋는다.

“마기는 5분이네.”

5분간 재생이 되지 않았다.

이번엔 절대정신 방벽을 실험할 차례다.

“이건 어떻게 하나…….”

잠시 고민하던 강수호가 곧장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파란빛을 내뿜으며 도착한 마을.

“졌군.”

“흐흐. 꼬우면 나처럼 열심히 하라고~”

“…….”

강수호가 준 거대한 TV 앞에 선 스승님들.

보드게임만 하면 심심할 것 같아서 플스를 줬는데.

‘벌써 고였네.’

스승님들이 하는 걸 보니 가관이었다.

“Perfect!!”

콤보 하나로 캐릭터 하나를 아작을 내놨다.

“이게 잠도 자지 않고 2주 동안 한 결과다! 이 새끼들아!!”

“…….”

다크서클이 눈 밑에 짙게 밴 아힐런. 그때 보드게임에서 한 번 져서 그런지 이를 악물고 한 듯하다.

“보드게임에서는 졌지만, 철X에서는 내가 이긴다고! 크하하하!”

“어휴, 미친X.”

그들의 싸움을 애써 무시하며 스승님들에게 다가갔다.

“저 왔습니다.”

“오호, 제자 왔느냐?”

간단한 인사와 함께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정신 계열 재능을 가진 스승님이 계실까요?”

“으흠…….”

절대정신 방벽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아야 했다.

“정신 방벽 효과 확인하려고?”

“아, 예!”

“그거라면…….”

굳이 정신 계열 스승님에게 가지 않아도 된다. 확인도 하지 못하고 세뇌를 당할 테니까.

잠시 고민하던 스승님이 연구실에 앉아서 흐뭇한 표정으로 독을 타던 스승님을 가리켰다.

“저놈한테 맡기면 되지.”

“……독이요?”

“원래 고통이란 느낄수록 익숙해지게 마련이거든. 하지만 독은 달라.”

독은 느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선사해 준다.

더군다나 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고통을 느낄 때마다 정신적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귀를 기울여 이야기를 들은 그가 강수호에게로 다가왔다.

“내 독이 필요하다고?!”

“아, 예…….”

“마음껏 주도록 하지! 얼마나 필요하나?”

“아니, 그렇게 많이 안 필요한데……. 아악!”

말이 끝나기 무섭게 포런과 테일런이 강수호의 손목을 붙잡고 연구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부터 강수호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 * *

“…….”

멍한 표정으로 파란빛을 내뿜으며 나타나는 강수호.

온몸이 독과 땀으로 젖어 있었다.

“우욱. 웩!”

참고 있었던 구토물을 내뱉었다.

후각이 없어질 만큼 독한 독.

빈민촌에 있는 오물은 신경도 쓰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득은 있네.”

다행히도 얻은 게 있었다.

그것도 많이.

-스킬, ‘절대정신 방벽 (S급)’의 초월이 준비됩니다.

-스킬, ‘트롤의 재생력 (S급)’의 초월이 준비됩니다.

두 개의 스킬이 초월 준비가 되었다.

다른 스킬들도 실험해 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쉬어야 한다.

“죽을 것 같아…….”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마독에도 중독되지 않던 몸이 스승님의 독에 노출되고 1초도 채 지나지 않아 중독되었다.

받아 든 해독제를 들이켜며 배정받은 판잣집으로 이동했다.

“너무 피곤해.”

주변을 살펴볼 생각도 없이 낡은 침대에 몸을 던졌다.

뭘 생각할 시간도 없이 빠르고 깊게 잠이 들었다.

* * *

“으으…….”

옅은 신음을 내쉬며 눈을 떴다.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물약이 어디 있지?”

일어나 인벤토리에서 물약을 뒤졌다.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닌데…….”

물약 하나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승님들이 인벤토리에 별걸 다 넣어 놨으니까.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닌……. 아, 찾았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찾을 수 있는 SSS급 물약.

이제는 익숙한 SSS급 물약을 들이켜고 곧장 판잣집을 나왔다.

“오늘은 쉬어야겠네.”

고작 하루 훈련하고 쉬는 건 말이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다. 허무하게 스승님의 독에 중독되어 죽기는 싫었으니까.

“오늘은 밖에 좀 돌아다니면서 쉬어 볼까!”

문을 열고 해맑게 웃으며 판잣집을 나가려던 그때.

“우욱!”

독한 악취가 코끝을 찌르고 있었다.

저번에 느꼈던 것과는 다른 고통스러운 악취가.

“이건 또 뭔 냄새야?”

독과 무언가가 섞였다.

예민한 코임에도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는 없었다.

마나 마스크를 끼고 천천히 빈민촌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사람들이 다 쓰러져 있는 거야?”

빈민촌 주민 모두가 쓰러져 있었다. 게거품을 물고.

“이건 또 뭐지?”

그때 마침 눈에 띄는 오물.

전보다 더 검은빛과 붉은빛을 띤 오물이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평범한 오물이라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네.”

하지만 지금은 오물에서 마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큰일이 나도 제대로 큰일이 난 상황.

“마기는 또 왜 느껴지는 거지?”

인상을 찡그리며 빈민촌 전체를 둘러보았다.

누가 이런 일을 했을까 싶어 발걸음을 움직이려던 그때.

“으, 음? 넌 또 뭐야?”

“…….”

“왜, 왜 멀쩡히 살아 있는 거지? 죽어야 하는데…….”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광대처럼 미친 듯이 웃으면서 다가오는 한 남자. 가면을 쓴 남자가 얼굴을 들이밀며 다시 한번 물었다.

“왜, 왜 살아 있지? 죽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죽여야 하나, 또?”

“…….”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이 사람이 누군지는 가면을 보자마자 눈치챌 수 있었다.

‘클로운? 이 미친X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돌아 버리겠네.’

마인 협회의 간부 3위, 클로운이 이곳에 등장했다.

그것도 두 손에는 피를 잔뜩 묻힌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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