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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19화 (119/225)

119화. 경매(4)

‘드디어 시작되는군.’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매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경매 물품들이 선보이고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건 아직 나오지 않았군.’

린하우는 앞서 나온 경매품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늘 그가 온 이유는 건틀릿 하나 때문이었으니까.

‘언제쯤 나오는 거지?’

자신을 한 층. 아니, 몇십 층이나 강하게 만들어 줄 장비.

“이번 경매품은 건틀릿입니다! 겉으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S급 돋보기로도 상태창이 보이지 않은 대단한 물건입니다!”

“저거다!”

그때 마침 유리관에 덮어 씐 채로 나오는 낡은 건틀릿. 그가 찾고 있었던 장비였다.

“시작 가격은 500만 달러! 낙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건틀릿의 경매가 시작되었다.

린하우는 자신의 번호표를 들고 외치기 시작했다.

“1,000만 달러!! 409번.”

“1, 1,000만 달러! 더 높으신 금액 없습니까?”

처음 책정된 가격의 두 배.

번호표를 든 몇몇 사람은 처음의 두 배 가격에 자연스레 손이 내려갔다.

‘위험한 모험은 하고 싶지 않겠지.’

S급 돋보기로 탐지 불가능하더라도 좋은 아이템이라고 확신할 순 없다. 로또 당첨이 아닌, 꽝일 수도 있다는 말.

‘의외로 싸게 얻어가겠군.’

더 이상 번호를 부르는 경매자는 없었다.

씩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것이라 단정 짓는 순간.

“3048번. 1,500만 달러로 하겠습니다.”

“1,500만 달러!!”

“……있었군.”

누군가 번호표를 들고 그보다 높은 금액을 불렀다.

누군가 싶어 그를 쳐다보자.

‘강수호 헌터?’

번호표의 주인이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태연한 표정으로 번호표를 들며 높은 금액을 부르는 강수호.

‘한번 해 보자는 거군.’

경쟁자는 고작 둘.

하지만 린하우는 여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1,500만 달러보다 높으신 분이 없으시면 바로…….”

“3,000만 달러 409번.”

“409번분께서 3,000만 달러를 제시하셨습니다!”

그 두 배로 올렸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제 갓 S급을 단 헌터에게 이렇게 큰 돈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서민. 그런 헌터가 나에게 돈으로 승부 보겠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중국의 영웅. 린하우는 매달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있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신입 헌터라 해도 자신을 돈으로는 못 이길 것이다.

“6,000만 달러. 3048번.”

“6, 6,000만 달러 나왔습니다!”

“…….”

하지만 강수호는 고민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올렸다.

그 모습에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장난치는 건가?’

경쟁자가 자신인 것을 알아차리고 장난을 치는 건가 생각했다. 하지만 강수호의 눈길은 오로지 건틀릿에 향해 있었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거군.’

거래 금액을 높이기 위해 저런 짓을 한 건 아니라는 뜻.

그렇다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면 되는 일이다.

“돈이라면 안 진다. 장리리.”

“음? 왜?”

“9억 달러를 더 가져와라. 어차피 중국에서 받아야 할 돈이지?”

“응? 그래.”

그가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은 대략 20억 달러. 절대로 질 수 없는 금액이었다.

‘20억 달러, 자네가 돈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아마 1억 달러도 가지 못하고 번호표를 내릴 것이다.

그리 생각하고 다시 번호표를 들어 말했다.

“409번이다. 1억 달러.”

“1, 1억 달러 나왔습니다!!”

아이템 하나에 1억 달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는 경매장.

“1억 달러? 미친 거 아니야? 저 낡은 건틀릿 하나에 1억 달러를 태워 버린다고?”

“정신이 나가 버렸군. 지금껏 나온 경매가 중에 가장 높은 금액이 되어 버렸어.”

사람들이 보기에 저 낡은 건틀릿은 1억 달러의 가치가 아닌 듯했다. 아니, 오히려 그 이하로 보였다.

“저런 쓸모없는 건틀릿을 가지고 뭐 하려는 거지?”

“나야 모르지. 안마용으로 사용할지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누구도 몰랐다. 그저 1억 달러를 부른 순간 경매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뿐.

“더 이상 없으시면 1억 달러로 마감하도록…….”

하지만 그 생각은 그들만의 착각이었다.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을 들어 번호를 불렀다.

“3048번. 2억 달러.”

“2, 2억 달러!!”

다시 두 배로 뛴 경매 가격. 처음 금액과 40배 차이 나고 있었다.

“2억 달러? 장난치는 건가?”

2배나 뛴 가격을 보자 린하우가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억 달러 단위부터는 그도 부담스러운 금액. 더군다나 그런 금액을 강수호가 아이들이 장난치듯 가볍게 말해 버렸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 거야? 여기서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너무 올라가는 것 같은데?”

“안 된다. 전 재산을 끌어모아 온 이유가 바로 저 낡은 건틀릿 때문이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가지고 온 금액은 대략 11억 달러. 돈도 빌렸으니 이제는 2억 달러가 넘어가고 있었다.

‘충분히 살 수 있다.’

걱정은 가슴 한구석에 버려 두었다.

그가 다시 번호표를 들고 입을 열었다.

“이제 더 이상은…….”

“409번. 3억 달러로 하지.”

“3억 달러 나왔습니다! 3억 달러!”

대박 난 주식 그래프처럼 미친 듯이 상승하는 돈 단위.

갑작스럽게 조용해진 경매장. 모두가 두 사람만 집중적으로 쳐다봤다.

‘과연 누가 이길까?’

누가 경매의 승자인지 궁금했으니까.

그리고 이만한 금액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궁금하기도 했고.

“더 이상의 금액이…….”

“3048번. 5억 달러로 하겠습니다.”

“……!!”

금액이 미친 듯이 커가고 있었다.

사회자조차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한 듯 두 눈동자가 커졌다.

“5, 5억 달러? 참가자분? 확실한 금액입니까?”

“예, 빨리 진행이나 해 주십시오.”

“아, 알겠습니다…….”

당황해하는 사회자. 마음을 추스른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더 이상의 금액이…….”

“409번. 6억 달러.”

“……!!”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돈.

사회자가 잠시 그들의 경매를 멈췄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경매자 분들의 재력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사안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매 가격이 많이 오르면 좋겠지만, 거짓일 수도 있었다.

‘과연…….’

두 명만이 존재하는 경매 참가자.

1억 달러 이상의 돈은 보여 주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그만한 가치 있는 물건을 보여 주면 되는 일.

“나다.”

“……?”

하지만 린하우는 굳이 그럴 필요 없었다. 자기 얼굴을 보여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까.

“리, 린하우!!”

“이 정도면 됐겠지?”

“당연합니다! 린하우 님이시라면 충분히 가능하시죠!”

갑작스레 나타난 그의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 그중에서 가장 놀란 사람은 강수호.

‘뭐야? 저 사람이었다고?’

확신은 못 했지만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대충 예상은 했으니까.’

지금은 이 상황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입 S급 헌터라 알려져 있으나, 재력은 알려지지 않았다.

“강수호 헌터시죠?”

“네.”

“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이 있을까요?”

“흠, 잠시만요.”

사회자에게 짧은 시간을 원했다.

“어디 좀 갔다 오겠습니다.”

“갔다 오겠다고요?”

“5분이면 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와 동시에 파란빛을 내뿜으며 사라지는 강수호.

그의 행동에 의문만 생길 뿐이었다.

“나도 데려가지.”

“예?”

“아니야, 그냥 혼잣말.”

저게 뭔지 알고 있는 멜리아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 * *

슈아아악.

파란빛을 내뿜으며 스승님들의 마을에 도착했다.

“야이 새끼야! 보드 판에서 장난질치면 손목 날아간다 했지?!”

“허허, 내가 언제 장난질을 했나?”

“이런 사기꾼!!”

“이왕 말해 줄 거면 타짜가 낫겠군.”

“으아아악!”

“…….”

차원 이동하자 보이는 스승님들.

조금 특이하게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장난질?’

장난질이 뭔가 싶어 살짝 보드 판을 살펴보자.

‘다 먹었네.’

어떻게 한지 모르겠으나, 아힐런의 멱살을 잡은 스승님이 모든 땅을 독점했다.

사실상 승리는 확실해진 상황.

아힐런이 검을 들어 그의 손목을 자르려는 시늉을 할 때.

“음? 제자가 왔군.”

“아, 네. 반갑습니다.”

지구로 치면 타짜, 라임이 강수호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강수호가 왔다는 소리에 아힐런도 진정하고 다가온다.

“그 뉴비는?”

“오늘은 못 왔습니다. 시간 날 때 데리고 와 드리죠.”

“흠……. 아쉽군.”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지만, 강수호가 그들 바로 앞에 있었다.

“그러면 자네를…….”

“이번 스승님은 정해져서 말이죠.”

“뭐? 그게 무슨 소리인가!”

스승이 정해졌다는 말에 눈동자가 커지기 시작했다.

‘빨리 가야지.’

이런 일에 익숙해졌기에 더 이상은 스승님들에게 끌려다니지 않는다.

다른 스승님들을 무시하고 대부호보다 더 대부호인 그를 찾아갔다.

“이쯤이라고 말했는데…….”

평소에는 프라이버시로 숨겨 놓은 궁전으로, 마을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조금씩 나아가자.

“아야! 뭐야?”

결계로 막아 놓은 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계가 사라지고 거대한 궁전이 눈앞에 드러났다.

“진짜 크네…….”

중국 경매장보다 100배는 넓은 크기. 마을에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크기였다.

중세시대 배경의 거대한 성벽과 그 안에 존재하는 궁전.

“반갑습니다.”

“으아! 놀래라.”

입구에 들어서자 들려오는 목소리.

스승님이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검은 영혼.

‘뭐지?’

애초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으니까.

고개를 갸웃거리고 궁금해하고 있자.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아, 예.”

스승님을 보러 안으로 들어갔다.

휘황찬란하게 금으로 도배된 궁전.

그곳 안으로 다급히 들어가자 방금 자다 일어난 데이빌을 만날 수 있었다.

“반갑구나! 내 일주일 제자야! 무엇이 필요해서 왔느냐?”

곧바로 본론부터 이야기했다.

“혹시 여기서 가장 비싼 거 있어요? 오리하르콘이나, 미스릴 같은 거 말고요.”

그런 광물도 비싸겠지만, 몇 십억 달러만큼의 값은 하지 못한다.

잠시 고민하던 그가 검은 무언가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그거 꺼내 와.”

“알겠습니다.”

빠르게 사라지는 검은 영혼.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상자 하나를 가져왔다.

‘상자?’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낡은 상자.

뭔가 싶어 건네준 상자를 열어 보자.

-‘이무기가 문 여의주’를 획득하셨습니다!

“이무기가 문 여의주?”

뭔 재료인가 싶었다. 이곳에서도 이런 건 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상자는 한 개가 아니었다.

“다 합쳐서 여덟 개죠.”

“음? 이건 또 왜…….”

낡은 상자 일곱 개가 더 주어져 총 여덟 개가 되었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지만.

-‘이무기가 문 여의주’ 8개를 모두 획득하셨습니다.

-소원이 발동됩니다!

“……?”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자 이 여의주가 뭔지 알 수 있었다.

궁전 전체가 암전되었다.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고 거대한 무언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또 왜 부른 건가?”

“와우.”

폭풍을 등지고 초록색 용 한 마리가 강수호의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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