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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17화 (117/225)

117화. 경매(2)

“재밌어요?”

“응! 진짜 재밌어! 나중에 또 데리고 가줘!”

“……이해할 수가 없네.”

그녀의 반응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스승님들과 만나는 게 재밌다니.

“차는 언제 와요?”

“5분 뒤!”

“경매장에 간다고요?”

“응! 중국 온 김에 조금 놀다 가려고.”

“아, 예.”

잠시 벤치에 앉아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배가 반파된 터라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린다. 비행기는 의뢰인의 트라우마 때문에 타지 못하겠다 하고…….

‘놀거리도 많고. 여기 있다가는 게 낫겠지.’

한국으로 돌아가면 최서현이 잔소리하겠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다.

더군다나 지금 가는 곳의 목적지는 경매장. 그것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매장이란다.

‘기대되네.’

강남 경매장보다 수십 배나 큰 중국의 경매장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심장이 거칠게 뛰고 있었다.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리무진 한 대.

크루즈선 한 채가 부서져도 이 정도 재력이라니.

‘대단하네…….’

속으로 감탄할 따름이다.

물론 그 스승님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빨리 타! 중국 경매장 진짜 재밌단 말이야!”

리무진에 오르자 시원하게 달린다.

* * *

“와…….”

넋이 나간 것처럼 경매장 주변을 둘러본다.

한국의 경매장은 한 번씩 가 봤다. 강남 경매장부터 시작해서 부산 경매장까지.

한국의 다양한 경매장을 가 봤지만, 이 정도까지 거대하지는 않았다.

“거의 월드컵 축구장 크기인데요?”

“그렇지? 내가 이래서 중국 경매장을 좋아한다니까? 쓸데없이 크잖아!”

경매장 주변을 뛰어다니기 시작한 그녀.

경매장에 참여한 사람이 많아 바글바글했다.

“비서! 경매에 참여해도 돼?”

“당연합니다. 그 대신 너무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1억 달러가 적당하겠군요.”

“알겠어! 나도 그 정도면 충분해!”

“…….”

1억 달러, 한국 돈으로 1,000억이 넘어가는 금액이다.

큰 금액을 저렇게 쉽게 말하다니.

‘어휴, 인생…….’

부럽긴 하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는 돈만 있으면 되지.

“시작하려면 아직 3시간이나 남았네.”

강수호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매가 시작하려면 아직 3시간이나 남았으니, 굳이 여기서 앉아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었다.

“저는 잠시 중국 경매장 좀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차피 주변에 헌터들도 많고, 괜찮죠?”

“넵,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매장은 넓은 만큼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아서 빨리 와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고요.”

“당신을 걱정한 게 아니라, 아가씨를 걱정하는 겁니다.”

“아, 넵.”

시큰둥한 비서의 대답에 경매장을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와우…….”

한국의 경매장과 다르게 중국 경매장은 신기한 게 많았다.

“끼루룩!”

“이거 길들일 수 있는 거예요?”

“허허, 그럼요! 아주 잘 길들여서 보디가드 용으로 쓰이기도 하죠.”

“아하…….”

새와 비슷한 몬스터.

교과서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몬스터 종류다.

이런 몬스터를 애완용으로 키운다니.

“이거 원래 있던 몬스터인가요?”

“아니요, 우리가 직접 개발해서 만든 몬스터지.”

몬스터를 융합해서 만들었단다.

어찌 보면 몬스터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살 거요? 자네도 헌터인 것 같은데, 세상 삶 모르는 일 아니오?”

“괜찮습니다. 이것보다 더한 놈이 있거든요.”

“알겠소.”

물론 살 필요는 없었다. 이보다 더한 괴물이 집 안에 버젓이 자라고 있었으니까.

조금 더 이동해 경매장을 벗어났다.

“으아아아!”

“죽어!!”

“음? 무슨 소리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자 들리는 괴성. 괴성이 흘러나오는 곳의 문을 열어 보았다.

문을 열자 드러난 강남 경매장 크기의 경기장.

그 경기장 안에서 헌터들이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었다.

“결투장인 건가?”

경기장의 용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헌터들끼리 싸우는 도박 경기장.

“그래도 죽이면 안 되지, 인마! 다리 하나만 베면 되잖아!”

“그냥 죽여라! 죽여!!”

돈을 뿌려대며 피 터지게 싸우길 원하는 관중들.

참가자들도 그에 맞춰 무기를 들고 제대로 검을 휘둘렀다.

깡!!

온몸에 소름이 들 정도로 울리는 쇳소리.

강수호는 관중 안으로 들어가 경기를 관람했다.

1대1의 대결.

오른쪽 상대방은 거대한 대검. 왼쪽 상대방은 짧은 단검이었다.

‘누가 봐도 대검이 승리. 검의 길이와 크기, 그리고 덩치.’

대충 보면 승리는 오른쪽 남자가 차지할 것처럼 보이지만 강수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싸움은 숫자로 하는 것도, 무기로 하는 것도 아니야. 실력으로 하는 거지.’

오로지 실력만이 승리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

“날파리 같은 새끼.”

“뭐라는 거야, 곰 같은 머저리 새끼가.”

“뭐?”

검을 한 번 부딪히고 도발을 시작했다.

서로의 덩치와 장비들을 보고 시작하는 도발.

“작은 중국인을 중국인이라고 치나?”

“러시아 곰 같은 놈한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검으로 대화 나누는 게 나을 것 같군.”

더 이상의 말은 의미가 없는지 검을 제대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대검을 쥔 오른쪽의 사내가 먼저 무기를 휘둘렀다.

관중들은 왼쪽의 사내가 거대한 산과 같은 힘을 막아내기 힘들다 생각했다.

저런 몸뚱이로는 흘려내는 게 고작이라 생각했지만…….

쾅!!

“……!!”

“덩치만 산만 하고 입만 산 놈이었군. 고작 이딴 힘을 가지고 나한테 덤빈 거였나?”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단검으로 거대한 산과 같은 대검을 막아낸 것이다.

‘대검이 단검보다 사용하기 힘들다고는 하나, 쉬운 건 아니지.’

거대한 단검의 손잡이는 거대하고 휘두를 때 꽤나 편하다. 그에 비해 단검은 휘두를 때 실수 한 번이라도 하면 손이 아작난다.

‘왼쪽이 실력자다.’

“끝난 것 같네.”

폭격기처럼 휘둘러대는 대검.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왼쪽 참가자가 아니었다.

“그딴 식으로 휘두르면 한 대도 안 맞는다고.”

“닥쳐…….”

말하는 틈에 생긴 작은 틈.

대검을 힘겹게 받아들인 다음, 가볍게 뛰어올라 무릎을 강하게 밟았다.

콰직!

“끄아악!! 이런 미친!”

무릎뼈가 부서지며 굽히지 못하는 오른쪽 다리.

무거운 장비를 착용해서 그런지 쉽게 정비하지 못했다.

그 틈을 이용해 그대로 옆구리에 단검을 박았다.

푸욱-!

“으아악!”

“끝.”

갑옷 틈 사이로 찔러 넣은 단검.

경기는 끝난 것과 마찬가지.

고통을 호소하던 그가 눈을 뒤집어 까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와!!”

손을 들고 소리를 치르는 관중들.

참가자는 관중들이 경기장 안으로 뿌리는 돈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 나도 할까?”

돈을 보고 말한 건 아니었다. 그저 실력자들과 함께 싸우고 싶었을 뿐.

“좋아. 결정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결정했다. 이 경기에 참가자로 참여하기로.

“여기 참가자로…….”

관리자에게 다가가 어떻게 참가해야 하는지 물었고 곧바로 참여할 수 있었다.

* * *

“돈은 제대로 챙겼겠지?”

“그럼! 넘칠 만큼 챙겼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챙길 만큼이 얼마지?”

“10억 달러.”

“……그 정도로 부족할 수 있다. 1억 달러만 더 챙기지.”

“응!”

모습을 바꾸는 마법을 쓰고 몰래 중국 경매장에 참여한 장리리와 린하우.

그들이 이곳으로 온 이유는 간단했다.

‘오늘 경매에 그 건틀릿이 나온다.’

그토록 원하던 무기가 오늘 경매장에서 나올 테니까.

돈은 걱정할 필요 없이 충분히 들고 왔다. 문제는 시간 보내야 할 곳을 찾아야 하는 것.

“어디 시간 보낼 곳 없나?”

“몬스터 싸움 어때?”

“그딴 잡놈들이랑 싸우는 거 지겹다.”

“맛있는 건?”

“별로 배가 고프지 않군.”

중국 경매장은 한 달에 한 번은 들른다. 그렇기에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다.

벤치에 앉아서 폰이나 보며 시간을 때워야 하나 싶었는데.

“이런 미친!!”

“한 방에 끝냈어! 저 참가자 이기는 놈 없어?”

“미친 거 아니야? 돈 뿌려! 돈!!”

“왜 이리 소란스러운 거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시끄러운 목소리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나 싶어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음? 저긴 뭐 하는 곳이지?”

한 달에 한 번씩 경매장을 다니는 그도 처음 본 곳.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 물음에 장리리가 곧바로 가르쳐 주었다.

“이번에 새로 생긴 결투장이라는데?”

“결투장?”

“헌터들 불러 놓고 누가 이기는지 베팅하는 경기장이지.”

보통 돈을 내고 베팅을 하는 건 불법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경기장은 어느 정도 선이 정해져 있었다.

“불법 아닌가?”

“여긴 합법이야. 배팅률 한도가 정해져 있거든.”

“살인도?”

“응! 살인도 안 돼. 검을 쓰고 찌르는 것까지만 허용.”

“흠…….”

린하우는 턱을 쓰다듬으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껏 봤던 것보다 몇 배는 재밌으리란 걸 직감한 탓이다.

“한 번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뛰어난 실력자를 만날 수도 있겠고.”

“그럼 지금 당장 가자!”

결정과 함께 발걸음을 움직였다.

소리를 지르는 관중들 사이로 들어가 경기를 관람했다.

“누가 참가했길래 이 난리를…….”

어떤 강자가 경기에 참여했길래 이러는지 궁금했다.

관중들 사이를 지나 참가자를 쳐다보자.

“음? 저놈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독에 면역이 있는 최초의 헌터.

“강수호 헌터? 그 헌터 맞지? 우리가 구해 준 헌터 있잖아!”

“그래, 그 헌터가 확실하다.”

“S급 헌터라서 잘하긴 하던데. 한번 볼래?”

강수호 헌터였다.

린하우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팔짱을 끼고 그의 경기를 관람했다.

‘궁금하군.’

최연소로 S 등급을 받은 헌터. 그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날지 미치도록 궁금했다.

“좋다. 그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도록 하지.”

“오~ 웬일이야? 세계급 헌터 싸우는 것도 안 보면서.”

“그냥 한번 보고 싶을 뿐이다.”

작은 것에서도 배울 건 있다.

그는 그리 생각하고 열심히 경기를 관람했다.

‘과연 얼마나 뛰어날지…….’

조금의 기대를 품으며.

“이번 경기는 중국의 거한이라 알려진 후한과 대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와!!”

쓰러진 상대방이 회수되고 곧이어 다시 시작된 경기.

후한은 중국에서 꽤나 유명한 A급 헌터다. S급 헌터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헌터.

그것도 힘에서 압도적으로 말이다.

“어이, 한국인. 방금 실력 잘 봤다. 하지만 나를 이기려면 아직 한참 모자란다고.”

“일단 붙고 이야기하지? 덩칫값 못할 것 같은데. 보면.”

오우거와 비슷한 덩치를 자랑하는 후한. 거대한 덩치에 조금은 당황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강수호는 아니었다.

“시작할 거면 빨리 시작하자. 더 강한 상대방을 찾고 있거든.”

“크하하하! 좋다! 바로 가도록 하지!”

도발에 순식간에 시작되는 경기.

린하우는 꽤나 집중적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혹시 그에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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