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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83화 (83/225)

제83화

83. 밥 먹으러 왔다(1)

“으아아! 드디어 끝났다!”

기나긴 훈련의 끝. 행복하다 못해 기뻤다.

기숙사에 돌아오자마자 볼 수 있는 건.

“어, 왔냐?”

“스승님?”

운동하며 TV를 시청하는 샬런. 신기한 점이 있었다면 샬런의 얼굴에 다크서클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설마 잠 안 주무셨어요?”

“흠흠. TV 프로가 재밌는 게 많더군.”

이틀 넘게 밤을 새운 듯한 얼굴. 다크서클이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구호라는 놈이 너에게 전달할 게 있다고 하더군.”

“저희 길드 마스터님이요?”

이제 어느 정도 친해진 듯 이름을 불러대며 아령을 내려놓는다.

“그래, 등급 측정을 언제 할지 정해졌다고 하더군.”

“오오! 지금 당장 가 보겠습니다!”

등급 측정 날짜가 정해졌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방을 나섰다.

“어? 왔니?”

“넵! 이구호 님은요?”

“외출. 잠시만 기다려 줘. 한참 전에 갔다 와서 곧 있으면 올 거거든.”

옥상에 도착하자 부마스터, 신하림이 반겨주었다.

일을 위해 다시 자리에 앉은 그녀가 강수호를 유심히 쳐다봤다.

‘뭔가 달라졌는데…….’

이틀 전과 지금 뿜어대는 기세가 확연히 달라졌다. 금방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상태창이나 확인해 볼까.”

그가 오기 전에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열었다.

[강수호]

레벨 : Lv. 48

체력 – 162 민첩 – 144 힘 – 162 마나 – 143 감각 – 153

스탯 포인트 : 120

재능 : 차원 이동(SSS급)

스킬 : [트롤의 재생력(S급) : Lv. 8], [절대정신 방벽(S급) : Lv. 6]…… 등.

-스킬, ‘급이 다른 강타(A급)’을 획득하셨습니다.

-스킬, ‘기본 보법(S급)’을 획득하셨습니다.

-체력 스탯 3 상승했습니다.

-힘 스탯 2 상승했습니다.

-민첩 스탯 4 상승했습니다.

-감각 스탯 10 상승했습니다.

“이제 생략도 되네.”

스킬이 너무 많은 터라 이제 생략이 된다.

스탯은 감각 빼고는 훈련한 수준 정도만 올라가 있는 상태. 그다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스킬들이었다.

“급이 다른 강타가 A급? 기본 보법이 S급이라고?”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신기한 스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구호 님이 오기 전 스킬들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급이 다른 강타? 이것부터 사용해 볼까?”

목검을 꺼내서 스킬을 사용했다.

검기와 비슷한 형태를 띤 푸른 기운.

“오. 이게 스킬이구나.”

“……!!”

그는 별거 아닌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신하림은 아니었다.

‘검기?’

강수호가 펼친 건 검기였다. 그것도 평범하지 않았다.

‘뛰어난 정제력이다.’

지금껏 본 검기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정제력을 가진 검기.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 번 휘둘러 볼까.”

시험 삼아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허공을 쓸어 담던 검기는 바람을 일으키더니.

“오호. 느낌이 좋은…….”

쾅!

건물에 거대한 검상을 새겼다.

훈련한 지 고작 이틀. 검기를 발현한 것도 모자라 검기를 두른 검을 휘두를 줄도 알았다.

‘도대체 검을 다루는 스승이 누군 거야?’

이 정도면 검의 스승이 누군지 궁금해 미칠 정도였다. 샬런만 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괴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놀람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흠흠. 어차피 인테리어 바꿀 예정이었어. 너무 걱정하지 마.”

“아, 넵…….”

아직 강수호는 실험해 볼 게 남아 있었다.

자세를 잡은 그가 기본 보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평범한 보법이라 생각했지만.

‘저게 말이 되는 건가?’

주변에 있는 모든 걸 지배하는 듯한 보법.

평범하면서도 날카로운 보법에 입이 쩍 벌어졌다.

“이건 괜찮네.”

검기와는 다르게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스킬. 다시 한번 스킬을 사용하며 숙련도를 올리고 있었던 그때.

“아, 힘들어…….”

“이구호 님!”

“왔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이구호. 아마 기자의 늪에 빠져 한참 동안 질문에 답을 해 주느라 늦었으리라.

“내가 기자들 때문에 아주 미쳐요, 미쳐.”

“이상한 대답은 안 하셨죠?”

“날 뭐로 보고.”

“이구호 님으로 봐서 말하는 거잖습니까? 기자한테 이상하게 답변하면 후폭풍은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한단 말입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신하림의 잔소리. 이구호는 그녀의 잔소리를 애써 무시한 채 강수호와 함께 방에 들어갔다.

“그저께부터 저를 부르셨다면서요?”

“아, 그래. 별거 아니야. 등급 측정 날짜가 정해졌다 해서.”

“언제인데요?”

잔뜩 기대감을 품으며 물었다. 등급을 정할 때는 날짜와 장소가 제일 중요하니까.

“다음 주 금요일. 딱 좋은 시간이지.”

“우효!”

기사 한 장 쓰고 집에서 치맥하기 좋은 날. 더군다나 인기 있는 관광지에서 등급 측정을 한단다.

하지만 왜인지 이구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그쪽에서 테러라도 해요?”

“그런 게 아니야. 오히려 더 짜증 나는 거지.”

스케줄 표를 건네주었다.

꽤나 널널한 스케줄. 뉴욕에서 며칠 놀 수 있는 시간까지 있었기에 좋았지만.

“sky 길드?”

“sky 길드들도 온다고 하더군. 신입들을 대거 데리고 말이야.”

시선은 강수호에게로 쏠리겠지만, sky 길드가 온다면 귀찮아질 게 분명했다.

‘그 녀석도 오겠지?’

트리플 재능의 소유자, 이수현. 신입 헌터이기에 그녀가 오는 건 99.9% 확실했다. sky 길드 신입에서 그녀가 빠지면 시체일 테니까.

“그쪽 마스터까지 온다고 해서 아주 귀찮아지겠어.”

“마스터가 온다고요? 그 유명한 사람이 고작 신입 헌터 등급을 본다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헌터, 마일런. 그가 온다는 건 거대한 해일을 끌고 오는 것과 같은 이치였으니까.

“더욱 문제는 그놈들과 우리는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지.”

“…….”

sky 길드가 대부분의 대형 길드와 사이가 좋지 않다. 특히 패왕 길드라면 더욱.

힘이 있는 패왕 길드는 sky 길드에게 대항하는 힘이 있었으니까.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다. 그놈들은 힘으로만 승부하지 않아.”

예전이라면 저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을 거다.

‘sky 길드에 갈 걸 그랬나? 내가 안 가서 저러는 건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난잡하게 만들었지만.

“그런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음? 왜?”

태연하게 대답하는 강수호를 보며 의아했다. 많은 곳에서 주목받는 슈퍼 루키 신입생이라도 sky 길드에 상대는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 의아함은 한 마디에 곧장 풀렸다.

“스승님이 계시잖아요. 원래는 밖에 잘 안 다니시는데, 이번에는 혹시 몰라서 저랑 같이 다니신다고 하더군요.”

“……!!”

괴물이 있었다. 괴물을 잡아먹는 괴물이. 어디 우주에 사는 것도 아닌, 바로 이 밑에. 아령을 들어 올리고 TV를 시청하며 쉬는 괴물이.

“그렇네?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샬런 님이 있었으니까.”

“샬런 님?”

‘님’이란 글자에 신기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강한 사람 앞에선 강수호도 그랬으니까.

“그러면 이제 된 건가요?”

“아, 그래. 이야기할 건 다 전해 준 것 같네. 이만 가 봐도 좋아.”

“마스터도 쉬세요~”

할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강수호는 곧장 기숙사 방을 향했고.

“와인이나 한잔해야겠네.”

방에 남은 이구호가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티는 나지 않았지만, 샬런에게 너무 허무하게 패배한 후유증 때문이었다.

* * *

“공항이다!!”

“오호. 여기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제자야, 여기가 ‘비행기’라는 걸 타는 곳이냐?”

“스승님도 엄청나게 신기할걸요! 일단 이것부터!”

비행기 타기 전에 KPC에서 치킨을 들고 와 샬런의 입 안에 집어 넣어주었다.

“그냥 평범한 통닭 아닌…… 음?!”

“프랜차이즈 통닭을 무시하면 큰코다치는 법이죠.”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샬런. 그런 샬런의 입이 닭 다리 하나 넣어준 순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거 꽤 맛있구나? 엘런이 만들어 준 치킨보다는 아니지만 먹을 만해.”

먹을 만한 것 치고 깔끔하게 발린 닭 다리. 뼈 모양만 남아 있어 누가 봐도 맛있게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던전이 나타나면서 조리법도 바뀌었지.’

스승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바로 새로운 조리법. 던전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식재료도 생겨났다. 그에 따라 더욱 맛있는 치킨으로 탄생한 셈.

“그럼 일단 짐부터 맡기죠.”

“밥은?”

“밥은 기내식으로 나오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밥은 비행기에서 나온다. 부족하다면 패왕 길드 법인 카드로 사면 되는 거고.

이번에는 아쉽게도 마스터와 부마스터도 오지 못했다. 스승님 때문에 일이 너무 많고 바빴으니까.

‘뭐, 그래도 스승님이 있으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스승님, 저한테 말하고 다녀오세요. 함부로 어디 가지는 마시고.”

“내가 무슨 앤가?”

“여기서는 스승님이 애거든요…….”

여기서는 샬런이 아무리 강해도 강수호가 위다.

스승님의 손목을 꼭 붙잡고 양유혁과 최서현과 함께 비행기로 향했다.

* * *

“즐거운 비행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승무원의 인사와 함께 기내로 들어간다.

“해외로 가는 프리미엄석은 그때랑 다르구나.”

두 번째 프리미엄 좌석. 제주도에 갔을 때와는 다르게 자리에 신기한 것들이 잔뜩 탑재되어 있었다.

“작은 바부터 시작해서 비행기에서 씻을 수도 있다니!”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피곤해진 몸을 씻을 수도 있었다.

이보다 비싼 좌석은 없을 것이다.

“이거 참 신기하구나! 버튼을 누르면 위로 아래로! 마음대로 움직여!”

“…….”

“여기서 장난치시면 안 됩니다.”

“아, 미안하네. 이런 곳은 처음이라.”

샬런은 신기한지 이륙하기 전에 이것저것 만져보기 시작했다. 장난감을 본 어린아이처럼.

강수호가 샬런에게 다가가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마시고 싶은 거 있으시면 여기서 꺼내 먹으시면 돼요. 저한테 카드가 있으니까. 그리고 화장실은…….”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이륙합니다.

곧이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느껴지는 압박감이 지나고 나서야 하늘 높게 올라갈 수 있었다.

“하암~ 저는 잠부터 잘게요. 훈련하느라 피곤했거든요. 그리고 어디 갈 거면 저한테 꼭 말하고 가셔야 해요!”

“그래그래. 걱정하지 말거라.”

“화장실은 혼자 가실 수는 있으니까 혼자 가시고.”

이륙하자마자 안대를 썼다.

일주일 동안 검을 훈련하느라 꽤나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대부분의 신입 패왕 길드원들이 잠들었고.

“조금 출출한데…….”

운동한 만큼 먹어대는 샬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온다.

“흠흠. 여기라면…….”

첫 타자는 라면이다.

승무원을 불러 라면을 주문하고 강수호가 들고 있는 법인 카드를 사용했다. 그것도 보통 양이 아니었다.

“몇 그릇 드릴까요?”

“흠. 일단 기본으로 다섯 그릇이면 충분하겠네.”

“……아, 넵. 알겠습니다.”

기본으로 다섯 그릇.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승무원은 모르고 있을 거다. 그가 얼마나 먹어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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