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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46화 (46/225)

제46화

46. 안녕하세요. 헬창입니다(1)

“으윽.”

얕은 신음을 내쉬며 조금씩 눈을 뜬다.

복부로 전해지는 지독한 통증. 잿빛 울프의 발톱에 맞아서 생긴 상처였다.

평범하게 생긴 출혈과 다르게 잿빛 울프 발톱 자체에 출혈 과가 있었다.

“아파…….”

계속해서 느껴지는 고통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고통 때문에 눈을 뜰 수도 없었던 그때.

“가만히 있어라.”

“누구세요?”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

“하악!”

“참아라.”

얼음을 올려놓은 것처럼 차가웠다. 더욱 문제는 말도 안 될 정도로 따끔한 고통이 느껴진다는 것.

상처 난 곳에 알코올을 붓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은 고통이었다.

요즘에는 힐러가 스킬로 고통 없이 치료하기에 대처 방법이 궁금할 따름이었다.

‘아무리 치료사가 없어도 물약을 줄 텐데?’

패왕 길드라면 분명히 치료사가 항시 대기하고 있을 터. 알기로 이번에 간 던전 앞에도 치료사가 있었다.

치료사가 없어도 물약을 줘야 하는데.

“저기 왜 물약을…….”

“이게 효과가 더 좋으니 가만히 있어라.”

“…….”

상처를 꿰매는 건 원시적인 방법이라 말한다. 수술 같은 게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힐을 사용함에도.

‘아파 죽……지 않네?’

정말 그의 말대로 서서히 고통이 가시기 시작했다. 처음에야 미치도록 따가웠지 지금은 오히려…….

“시원하네요.”

차가운 얼음이 바짝 열이 오른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자연 얼음을 복부에 넣어둔 것처럼.

해맑은 미소를 본 누군가가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연 건 그때였다.

“이제 좀 괜찮나 보군. 하긴 먼 곳에서 구한 ‘자연 얼음’을 사용했으니까 괜찮아지겠지. 가벼운 출혈 상처 정도니.”

“……!!”

자연 얼음이라는 말에 몸 전체가 움찔거렸다. 북극, 그것도 북극 가장 밑에서만 난다는 자연 얼음.

많으면 빙수로 먹어도 좋고 덧나지 않게 상처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귀한 얼음이다.

“그 얼음이라고요?”

“별거 아니다. 뉴비는 조용히 잠이나 자고 있어라.”

“그렇지만 저는…….”

“쉿.”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치료해 준 누군가가 그의 눈을 막는다.

마취한 듯이 편안히 잠든 최서현.

“이걸 마시면 한결 나아질 거다.”

그리고 직접 간 황금 사과주스를 그녀의 입에 넣어주며 치료는 마무리되었다.

강수호는 몰라도 그녀는 재생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재능 덕분에 이 정도 버틴 것.

“괜찮을까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 친구는 괜찮아질 거야.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이야기인지 우리한테 설명 좀 해 줄래?”

“…….”

어느새 몰린 스승님들.

화난 듯한 표정은 아니었다. 어떻게 다른 뉴비를 이곳에 데리고 왔냐는 듯한 표정.

사실 강수호도 이게 가능한지는 몰랐다.

“그게 저도 사실 정확히 모르겠어요.”

“모르겠다니?”

신체가 닿은 순간 차원 이동이라고 말하니 같이 이동됐던 것뿐이었다. 강수호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

“흠…….”

같이 차원 이동이 됐다는 말에 스승님들이 잠시 고민에 빠진다.

그녀를 치료해 준 대사제 테일런. 한참을 고민하더니 스승님 전부를 쭉 둘러보며 말했다.

“같이 이동할 수 있는 것 같던데요?”

“같이 이동할 수 있다니?”

“말 그대로입니다. 이 재능이 한 명만 아니라, 같이 차원 이동이 가능하다는 거죠. 물론 신체 접촉에 한해서.”

신체 접촉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차원 이동은 누구와 하든 문제없이 진행된다는 뜻이다.

그 말에 스승님들의 입이 벌어지는 것과 동시에.

“저기…….”

“…….”

모두가 강수호를 쳐다본다.

탐욕스러운 눈빛에 저절로 입이 다물어진다.

조금씩 다가온 스승님들이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혹시 이런 친구들 조금만 데리고 올 수 있니……?”

“위험하다 싶으면 그러긴 할 건데.”

“아니, 아니. 위험할 때 말고 조금 다쳐도 금방 올 수 있지?”

테일런의 말에 순간 소름이 돋았다. 아픈 이들을 어떻게 할지 대충 예상이 갔으니까.

“혹시…….”

“실험 같은 건 당연히 아니지! 요새 다치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까 내가 완전 놀자 판이거든! 일거리 좀 만들어 주라.”

“…….”

“그렇다고 자해할 수는 없잖아!”

역시 그들이 그럴 리는 없었다. 새로 온 이들의 몸을 이용해 인체 실험을 할 시간에…….

“하아, 알겠습니다. 그 대신, 많이는 못 데리고 옵니다. 제가 무슨 웹소설의 주인공도 아니니까요.”

대충 거래는 완료되었다.

스승님들도 강수호를 위해 자신의 지식과 힘을 아낌없이 지원하는데 이 정도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보다 이제 여기를 빠져나가는 게 문제다.

‘그래도 차원 이동에 제한은 없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뛰어난 재생력 덕분에 몸도 한참 전에 괜찮아진 상황. 잠시 쉬었다가 나가면 될 듯하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으리라 생각하고 이번 주 스승님에게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 * *

“미친 개(dog)X끼들. 얼마나 많은 거야?”

“크르르릉.”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녀를 둘러싼 많은 잿빛 늑대 무리. 최소 40마리가 넘어가는 잿빛 늑대들.

“젠장. 보스가 그쪽으로 가다니.”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어느새 나타났다가 사라진 핏빛 울프.

-보스, ‘핏빛 울프’가 나타났습니다.

-보스의 등장으로 인해 주변 풍경이 모두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보스의 등장으로 인해 이곳에 들어온 모든 생명체는 둔화 – 50%에 걸립니다.

“이런 개(dog) 같은 몬스터들.”

보스 몬스터의 등장 효과 때문에 속도도 반으로 줄었다. S급 헌터라도 이런 C급 몬스터를 50%로 낮은 둔화 상태로는 쉽게 죽이지 못한다.

천천히 돌파구를 찾아가며 싸움을 한 지도 대략 1시간 반.

“왜 아무도 없냐?”

차원 이동을 사용해 시간 날 때마다 던전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 건 잿빛 울프들과 핏빛 울프뿐.

“크왕!!”

“차원 이동!!”

슈아아악!

이빨이 몸에 닿기 전에 곧바로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지금 당장 스킬을 익히기에는 부족한 시간. 무조건 신하림의 도움이 필요한데…….

“저 몬스터들을 가져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슬론한테 몬스터라 하지 마세욧!”

슬론은 들고 가기도 애매하다.

인벤토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들어가지도 않을뿐더러.

“크르르릉.”

“…….”

스승님에게 길들여진 슬론은 주인 빼고는 말을 듣지 않는다. 자신을 보며 침을 질질 흘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혹시 그때처럼 스킬 같은 걸 받을 수 있나요?”

유일하게 생각해 낸 게 암살의 대가라 말하는 예쁜 누님에게서 받은 S급 스킬.

모두에게 물었지만.

“SSS급 스킬은 있네만.”

“…….”

“나도 S급 스킬은 그게 마지막이었어.”

자신에 맞는 스킬이 없었다.

말도 안 되게 강한 스킬이 있었지만, 그런 스킬들은 몸이 버텨내지 못한다.

‘버프 물약도 금방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생각에 잠겼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무슨 방법이…….’

최서현과 함께 차원 이동을 사용해서 이곳으로 왔다. 중상 정도의 치료는 가능했지만, 금방 강해지게 만들 방법은 없다.

황금 사과를 몽땅 먹일 수도 없는 노릇.

“아!!”

그때 마침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생각.

곧바로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벌컥!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검은 재를 뒤집어쓴 한 그.

“음? 뉴비가 여기는 무슨 일이야?”

“클론 아저씨! 여기에 뭐 쓸 만한 무기 없어요?”

대장장이. 작은 키에 복슬복슬한 턱수염. 제작의 왕이라는 드워프들이다.

사람들과 오래 지냈기에 그는 거리낌 없이 방어구와 무기 하나를 주었다.

“이건 뭐예요?”

“우리 뉴비가 찾던 거지.”

“…….”

문제가 하나 있다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츄리닝 + (999,999,999)]

제한 레벨 : 100

방어력: 100,000,000/100,000,000

효과 : 편안함 + &, 단단함 + 100.

강수호가 입지 못한다는 거다. 방어구뿐만 아니라 무기도 마찬가지.

“다른 건 없어요?”

“흠. 그게 제일 제작하기 쉬운 옷이야. 제한 레벨 100은 넘기지 않았나?”

“저 이제 30인데요.”

“엥? 그럼 만들 수 없네. 내 능력이 너무 뛰어나 만든 아이템은 제한 레벨이 무조건 50이 넘어가.”

“…….”

지금 당장 제작도 안 된다. 템빨로는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없었다.

대장간을 나와 머리를 쥐어 감싸며 한참을 생각한 끝에.

“설마?”

도박을 한번 해 보기로 했다.

강수호는 곧장 헬창 스승님이 말한 장소를 향해 그녀를 업고 뛰기 시작했다.

* * *

“허헉…….”

“크르르릉…….”

시체의 산. 붉은 피가 잔뜩 묻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명체는 신하림 그녀 혼자뿐.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잿빛 울프의 목덜미를 찢어발겼다.

촤아악!

“끝이다. 이 개(dog)X끼들아.”

힘이 쭉 빠진다. C급 몬스터를 거의 혼자 클리어한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지금 바닥에 주저앉아 쉴 때가 아니었다.

[강수호!! 강수호!!]

[…….]

정신 방벽을 사용해서 강수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젠장!!’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건 두 가지 가능성으로 나뉜다.

던전을 안전하게 빠져나갔다거나.

‘하지만 그럴 확률은 없다.’

죽었다거나.

물론 지금 생각하는 건 후자이다.

안전하게 빠져나갔다면 보스가 자신에게로 돌아왔어야 했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다니.”

보스가 자신에게 오지 않았더라도 포기하지 않았다.

잘 빠져나가 주변을 서성이다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겠나?

“지금 간다!!”

붉게 변한 숲을 질주하며 던전 입구로 향했다. 제발 살아 있으라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그렇게 2분 정도 지나자 도착한 던전 입구에서는.

-던전이 클리어되었습니다.

“……?”

이미 보스는 시체가 되어 아이템을 떨구고 있었다.

허공에 떠오르는 메시지.

보스가 죽었다는 건 던전이 클리어되었다는 것과 같다.

“이게 무슨…….”

시체가 되어 있는 잿빛 울프와 핏빛 울프. 강수호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C등급 최상위 몬스터를 상대할 만큼 강한 헌터는 아니었다.

아직 경험도 그리 많지 않았고 실력도 이제 D~C급 헌터였으니까.

“……!!”

그때 마침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

뒤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기운에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지금 당장에라도 자신이 삼켜질 것 같은 힘을 느꼈으니까.

쾅!!

“오호. 이곳의 강자인가?”

“……!!”

하지만 그녀의 주먹은 강대한 힘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가볍게 막혔다.

근육질을 소유한 한 남자.

누군가 싶어 다시 주먹을 휘두르려던 그때.

“신하림 님!!”

“음?”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 최서현을 안아 든 강수호였다.

안전한 모습을 보고 멍하니 한 남자를 보고 있자, 망설이다 대답한다.

“아, 이 사람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제 스승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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