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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43화 (43/225)

제43화

43. 공식 첫 던전(1)

“너도 역시 패왕 길드로 왔구나? 그래, 그 녀석도 쓰러트렸는데, 패왕 길드 정도는 와 줘야지. sky 길드는 좀 무리인 것 같긴 하지만.”

“…….”

“그런데 너는 평균 스탯 몇이냐? 패왕 길드로 올 정도의 학생이라면 100은 기본으로 넘었다는 건데. 대충 D급 헌터 정도는 되지 않아? 아닌가?”

패왕 길드로 향하는 밴.

양유혁이 강수호를 향해 미친 듯이 질문을 퍼부었다. 이날만을 기대했다는 듯.

“양유혁? 수호 길드 마스터한테 아들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는데? 결혼도 안 했는데.”

최서현이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저 질문은 강수호도 궁금하던 것.

말을 늘어놓던 양유혁이 잠시 고민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입양해서 그래.”

“아, 입양…….”

“…….”

순간적으로 침묵이 돈 밴 안.

입양했다는 말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보통 자신이 입양 당했다는 건 들키기 싫은 비밀과 같은 건데.

‘미친X…….’

솔직히 아버지가 수호 길드라 들었을 때,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입양아라는 말을 듣자마자 사라졌다.

그렇구나.”

최서현이 머리를 긁적이며 뻘쭘한 듯 미소 지었다. 평범한 놈이 아니라는 걸 눈치챈 듯하다.

하긴 옆에만 있어도 인상이 찌푸려지는데.

끼이익.

“도착이다. 모두 내리거라.”

그때 마침 도착한 패왕 길드 본사.

빨리 도착해서 다행이다. 잘못하면 저 엿 같은 질문들을 몇 개나 더 들어야 했으니까.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그때 봤었던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에서는 누군가 밴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는데.

“신하림 님?”

패왕 길드의 부마스터 신하림이었다.

신입 길드가 왔으니 반겨주나 생각했지만.

“할아버지!!”

“허허, 우리 하림이 왔는가?”

“음?”

오히려 그녀는 올백 머리의 할아버지에게 달려들었다.

소리를 지르며 휘두르는 주먹. 얼마나 힘이 강한지 주변에 바람이 휘날리며 할아버지의 복부에 닿았다.

쾅!!

“허허, 아직 녹슬지 않았구나?”

“할아버지는 녹슬었잖아요! 빨리 안으로 들어가세요! 왜 여기 나와 계시는 거예요?”

“오랜만에 볼 신입에 들떠서 그만…….”

“…….”

입이 저절로 벌어지는 광경.

양유혁은 별 관심 없는 듯하지만, 강수호와 최서현은 아니었다. 입을 다물고 올백 머리의 할아버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밴에 타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저 할아버지 꼭 어딘가 많이 닮은 사람이다.

“설마……?”

“그래, 그분이셔.”

올백 머리에 신하림이 할아버지라 부르실 분. 전 세계의 전설로 남은 그 사람밖에 없었다.

“원펀맨 이석현?”

“허허, 그 소리를 여기서 들으니 부끄럽구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 할아버지에게 원펀맨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단 하나.

‘S급 몬스터를 한 방에 죽인 적이 있다 했지?’

몬스터를 단 한 방에 보냈기 때문이다.

‘재능은 신체 초월.’

S급 재능. 지구상의 생명체 모두를 초월하는 힘.

한국에서 제일 강한 길드가 패왕 길드라면, 제일 강한 사람은 이석현이다.

“와…….”

“흐흐. 그때도 다 옛날이지. 지금은 온몸이 다 쑤셔서 신체 초월 한 번 사용하면 일주일은 쉬어줘야 해.”

다 옛날이라지만, 아직 그는 굳건하다.

“스승님~!”

패왕 길드 안에서 나오는 또 다른 한 사람. 그를 스승으로 말하며 달려오는 바보 같은 한 사람. 바로 이곳의 길드 마스터.

“이놈아! 내가 밖에서는 예의 없게 다니지 말라고 당부하지 않았는가!”

“힝. 오랜만에 스승님 뵈어서 그렇습니다!”

“어휴, 언제 철이 들지…….”

혀를 차며 이구호를 쳐다본다.

운전기사라는 건 다 구라였다는 걸 눈치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스승님과의 대화를 나누고 곧이어 이구호가 신입생들에게 다가온다.

“신입이 들어오는 건 오랜만이네. 하여튼 반갑다! 우리 패왕 길드에 온 걸 환영해!”

“아, 네…….”

환영 인사는 간단히 끝났고, 서로 방에 들어가 짐을 풀기 시작했다.

대형 길드답게 1인 1실.

“크르르르!!”

“아, 맞다. 밥 안 줬네.”

조금씩 커지고 있는 뽀삐에게 양념된 참치 하나를 던져 주었다. 안전한 장소에 화분을 놓고 캐리어와 옷을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대충 정리는 끝난 것 같고. 혹시 누가 몰래 들어올 수도 있어서 뽀삐를 놔뒀으니까 큰 상관은 없겠지.”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방 정리는 끝났다.

방도 청소 아주머니가 매일 아침에 청소해 주신다고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똑똑-

“네, 나가요.”

그때 마침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아무 의심 없이 문을 열자.

“누구…….”

“선배님들이 나오래.”

“…….”

양유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어찌 저 미소와 말투는 왜 볼 때마다 기분 나쁜지 모르겠다. 악당도 아니고.

고개를 끄덕인 강수호는 그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음?”

“저놈들이 이번에 들어온 신입생인가?”

“그래, 그런데 너무 괴롭히지 마. 점심시간 지나고 나서 아이들 던전이나 한 번 견학시켜 줄라니까.”

“흐흐흐. 알겠다. 부마스터.”

그러자 보이는 패왕 길드원들.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꽤나 가관이었다.

“애들아, 들었지?”

“넵. 형님.”

“…….”

주변을 둘러싸며 다가오는 이들.

“갑자기 무슨 일…….”

“신입생이 세 명이라 했는데, 다 모였네?”

알맞게 도착한 최서현. 근육질의 남자와 여자를 본 순간 그녀의 표정도 처참히 구겨진다.

3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헌터들.

최소 B~A급 이상 헌터인 게 분명한 이들이.

“신입이다! 신나게 놀아보자고!!”

“호잇!!”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한두 명씩 잡혀가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양유혁 또한 금방 잡혀갔다.

“흐흐. 드디어 잡았다!”

“이런 미친X들이 내가 누군지 알고…….”

“선배님 보고 미친X들이라니! 떼끼!”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다.

이 층 사람들은 대부분 근육이 울퉁불퉁해서 탑 1~3위를 차지하던 학생들도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음? 그런데 다른 놈은 어디 있어?”

“저번에 견학 왔던 강수호라는 놈은 어디 있는 거지? 이번에 우리 신입생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물론 강수호는 그리 쉽게 잡히지 않았다.

첫 차원 이동했을 때처럼 고인 물 마을에 간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PTSD가 돌았던 강수호는 당연히 먼저 빠져나갔지만.

“찾았다.”

“…….”

은신 같은 스킬이 없어서 그런지 금방 잡혀 버렸다.

* * *

“상태는 또 왜 그래?”

“허허허…….”

“근육 아줌마, 아저씨들……. 히익!”

“괜찮아요. 금방 나아질 거예요.”

“너는 그래도 멀쩡하네.”

B1 식당.

나이프도 들지 못한 채로 스테이크를 통째로 먹는 이들.

“후루룹! 아, 스승님한테 많이 당해 봐서 이제는 익숙하죠.”

“네 스승님이 누구인지 궁금하단 말이야.”

하지만 강수호만큼은 아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그들의 행동. 100명 모두가 덤비는 것보다 그들이 신입이 오자마자 한 행동이 몇백 배는 쉬웠으니까.

“팔씨름은 할 만했어?”

“그건 아닌데요. 절대로.”

“아하. 하긴, 우리 길드는 누구든지 체력을 기르거든. 보통 D급 물리계 헌터까지는 기본으로 만드니까.”

모두가 물리계 헌터가 아니었다. 중간중간에 제작 계열 헌터도 당연히 섞여 있었고, 마법사 헌터도 존재했다.

“그런데 라면 가지고 되겠어? 안에 들어가려면 든든히 먹어야 하는데.”

“괜찮아요. 라면이나 스테이크나 들어가면 똑같은데 뭘요.”

쫄깃한 면발.

던전에 들어가기 전의 식사로는 부족할 수 있으나 그리 오래 있지도 않을 거다. 최소 하루 정도?

라면 먹고 던전 간다고 힘 안 나서 죽는 것도 아니고.

10분 정도 지나자 대충 식사가 끝났고.

“오늘 갈 던전부터 정해 볼까? 데뷔전은 졸업하자마자 시작할 거니까 그전에 보는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돼!”

접시를 모두 치운 그녀가 B4 정도 크기의 커다란 종이 한 장을 가지고 왔다. 그 안에는 E급부터 C급까지의 다양한 던전이 존재했다.

“천천히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어라?”

고개를 끄덕인 걸 본 그녀가 제일 낮은 던전 하나를 짚었다.

E급 던전.

“E급 던전은 다들 잘 알지? 고블린 아니면, 좀비. 보스는 구울 같은 거 나오고.”

모두가 아는 내용이었다.

다음 던전으로 넘어간 그녀가 이번에는 D급 던전 하나를 짚었다.

“여기는 좀 신기한 놈들이 나와.”

그 한마디와 함께 모두가 집중했다.

“다크 울프라는 놈이 나오거든? 던전은 어두운 밤 숲. 우리 탐험대가 다 뒤져본 상태야. 이놈들은 초보들이 상대하기에는 힘들어. 무슨 귀신처럼 갑자기 튀어나와서 습격한다니까?”

다크 울프. 교과서를 통해 들어본 적 있는 몬스터다. 어둠에 스며들어 사람이 지나가면 습격하는 몬스터.

특히 아직 초보자들에게는 위험한 던전.

“보통 같았으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쭉 들러본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너희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 어때? 해 볼래?”

D등급 던전. 던전에 대한 아무런 경험도 없는 학생에게는 위험한 던전이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다른 던전을 짚으려던 그때.

“해 볼게요.”

“정말?”

강수호가 입을 열었다.

아무런 동의 없이 이야기했지만, 신입생 두 명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최서현 또한 그리 말했고.

“재밌겠네. 하지만…….”

양유혁은 반대의 의견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가 C급이라 되어 있는 던전 한 곳을 짚었다.

“저는 이곳에 가고 싶은데요?”

“……C급 던전?”

레이드 팀을 맞춘다는 C급 던전. 신입에게 절대 추천하지 않은 난이도 높은 던전이다.

“이건 너희가 클리어하기 힘들 것 같은데?”

“왜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강수호 빼고는 1~3등을 다투고 있는 신입생인데도요?”

“그래, 그냥 개죽음이야.”

S급 헌터가 함께한다지만, C급 던전은 안 된다. 그 정도 수준이 되려면 최소 D급 헌터는 되어야 한다.

“내가 너희를 모두 지킨다는 보장은 없어. 자기 몸 간수 정도는 해야 해. 그리고 C급 던전 하나 나온 게 골램이라면 특히.”

핵을 부수지 않은 이상 끊임없이 재생하는 골램. C급 던전부터 나오는 골렘은 예전부터 베테랑 헌터들도 많은 사상자를 낳은 몬스터다.

“어떻게 할래? 강수호.”

“…….”

양유혁의 물음에 모두가 강수호를 쳐다본다.

하여튼 저놈의 입이 문제다. 말 만하면 모두가 집중하게 되는 저 입.

“너 요즘 잘나가잖아?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어?”

이것도 못 하냐고 도발까지 해 온다.

강수호가 양유혁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위험하고 의미 없는 행동. 데뷔전도 아니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견학임에도 이를 간다.

“어떻게 할래? 할 거야 말 거야?”

C급 던전에 간다면 그녀도 어쩔 수가 없다.

몇몇 프로 헌터와 함께 간다면 충분히 견학처럼 갈 수 있다지만…….

“안 갑니다. 이번에는 목숨 날리려고 가는 건 아니니까요.”

날카로운 눈으로 양유혁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연히도 강수호는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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