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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35화 (35/225)

제35화

35. 엄마가 너무 강함(2)

슈아아악!

파란빛을 내뿜으며 나타나는 강수호.

라이트로 어두컴컴한 동굴 안을 비추자 고블린들이 둘러싼 채로 강수호를 응시하고 있었다.

“취이익. 드디어 왔는가?”

“네 친구야?”

“취이익. 그렇다. 방금 간부님들께서 일어나신 것 같으니 나를 따라와라.”

고블린들 말에 동굴 안으로 진입했다.

동굴 안은 평소 알던 고블린 부락과는 반대로 색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왜 여기에 운동기구밖에 없냐.”

“취이익. 우리 족장과 간부들이 매일 사용하는 운동기구지. 모두 스승님 덕분이다.”

“……스승님 때문 아닌가?”

이게 왜 스승님 덕분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평생 훈련을 하게 만들었는데 말이다.

‘뭐, 너희가 좋으니까 하는 거겠지.’

억지로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하고 고블린을 따라 움집 안으로 들어갔다.

움집 안은 꽤 넓었다. 라이트 마법으로 주변을 밝게 비추고 있어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다.

“취이익? 네가 이번에 새로 들어온 뉴비인가.”

“안녕하십니까? 고블린 간부님. 저는 강수호라고 합니다.”

병사 고블린을 상대하는 것과 다르게 예의를 갖추었다.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면 스승님의 제자라 해도 죽도록 맞는다.

“취이익. 그래. 내 이름은 간단하게 고블린 간부1이라고 부르면 된다.”

“…….”

순간 자신의 귀가 잘못되었나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부족 간의 이름은 있게 마련.

하지만 강수호가 잘못 들은 건 없었다. 그다음에 이어지는 말에 강수호는 고개를 끄덕이기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취이익. 이놈은 고블린 간부2, 그리고 이놈은 고블린 간부3…….”

간부는 다섯 명.

1부터 5까지 전부 숫자로 표시되어 있어서 알기 쉬웠다.

“취이익. 막내부터 상대해야 할 것이야. 바로 고블린 간부5라는 이름을 가진 막내 간부지.”

“취이익. 잘 부탁한다.”

“……네.”

이름이 이상하긴 했지만, 무시하고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병사들도 모두 압도적으로 강한 이들. A급 헌터도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강함.

‘기세로만 봐서는 S급 헌터 그 이상이다.’

막내 간부의 기세는 최소 S급 헌터. 저번에 싸웠던 헌터보다 몇 배는 강한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그런 놈이 B급 헌터라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아마 C급 헌터도 되지 않을 것이다.

“취이익. 곧바로 싸우도록 하지. 무기는 있나?”

“없습니다. 주먹이 무기죠.”

“취이익. 좋다. 대결 시작!”

넓은 움집에서 시작되는 싸움.

싸움은 무기 하나 없이 시작되었지만, 기세 하나만큼은 살벌했다.

“취이익. 나 먼저 가도록…….”

“느립니다.”

강수호가 먼저 고블린에게 달려들었다. 말을 할 때, ‘취이익’이라고 말하는 덕분에 선방을 날릴 수 있었다.

자세를 잡은 고블린의 품속으로 달려가 뒤에서부터 팔을 뻗어 강하게 휘둘렀다.

“취이익! 아직 안 된다!”

역시 고블린 간부라 그런지 쉽게 맞아 주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주먹을 피했다지만.

“그거 페이크인데?”

“취이익!”

애초에 턱으로 올라오는 주먹은 충분히 피할 거라 생각했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대충 휘두르고.

빠각!

“취이익! 커헉!”

“이게 진짜거든요.”

오른손에 집중되어 보지 못했던 왼손.

정확히 오른쪽 뺨에 맞고 쓰러진다.

“취이익. 고블린 간부5,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저도 압니다.”

고작 주먹 한 방 맞았다고 쓰러진다면 고블린 병사보다 못한 놈이다.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난 고블린 간부5가 마법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강수호는 그 틈을 이용해 곧장 달려갔지만.

“취이익!!”

“……!!”

어느새 고블린의 손에 뭉친 마나.

뭉친 마나는 곧이어 갈색으로 변하더니…….

“취이익! 스톤 스파이크!!”

“스톤 스파이크?”

바닥에 거대한 가시를 생성해 냈다.

미친 속도로 빠르게 솟아오르는 가시.

그에 동굴 전체가 흔들려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취이익. 나는 싸우는 것보다 이렇게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발달 되어 있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고블린 간부가 3서클 마법을 사용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고블린 간부5가 사용하는 마법은 무려 3서클 마법사가 사용하는 마법. 캐스팅에 1초도 걸리지 않았으니,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쾅!

“빠르긴 또 더럽게 빨라!”

발밑에서 솟아오르는 가시.

저 가시에 한 번이라도 닿는다면 중상이 확실했다.

하지만 발밑에 빠르게 솟아오르는 가시를 피할 수 있을 리 만무. 결국에 강수호는 고작 오른쪽 뺨 한 대 때리고.

“커헉!”

쾅!

패배했다.

* * *

“어우, 괴물들.”

“네가 약한 거란다.”

“그놈들이 괴물인 거죠. 아무리 고블린 간부라지만, 3서클 마법을 사용한다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그것도 고작 3서클인데 S급 헌터 정도의 기운이 느껴진다니. 말도 안 돼.”

“일단은…….”

1시간도 안 돼서 끝난 싸움이기에 곧바로 세린에게 왔다.

마나 호흡법을 다시 검사받은 후에야 싸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너 아직 1서클이지?”

“네. 아무리 노력해도 안 올라가네요.”

제일 문제는 바로 서클이다.

서클이 많을수록 강해지는 마법사.

서클도 재능이라지만, 그녀 덕분에 준비만 된다면 마음대로 새길 수 있었다. 문제는 아직 한참 멀었다는 거.

“너무 다급해하지 마. 그 정도 속도면 꽤나 양호한 수준에 속한 거니까.”

“양호하다고요?”

“그래, 헬창, 그놈들은 1,000년을 넘게 했는데 1서클도 못 달았어.”

“진짜요?”

헬창이라 말할 사람은 그 사람들밖에 없었다.

첫 스승님이 되어 준 할튼과 샬런.

“그래서 그냥 마법 같은 거 배우지 말고 물리계나 하라는 거지. 그런데 너는 재능은 없는데, 배우면 또 잘한단 말이야.”

“…….”

“노력파인 건가? 아니면 그냥 만능 잡캐?”

만능 재능이다. 노력하면 다 될 수 있다니.

그녀의 말이 신기하게만 다가왔다.

‘재능이 있는 건 아닌데, 잘한다라…….’

한마디로 재능이 있다는 소리다. 그것도 노력이란 재능.

그 말에 강수호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

들어보니 나쁘지만은 않았다.

“우리 뉴비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으니까 내가 직접 1서클 뚫을 방법을 가르쳐 줄게.”

“음? 진짜로요?”

끙끙거리는 강수호가 불쌍했는지 1서클 뚫는 법을 가르쳐 준단다.

하지만 이건 누군가의 도움.

“나중엔 네가 직접 알아야 해. 안 그러면 나처럼 되기 힘들거든.”

“넵!!”

나중엔 직접 자신이 해야 할 일이다. 이번에는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 대한 어른의 배려.

“제일 간단한 방법은 마나가 발톱의 때만큼도 안 남을 만큼 사용하는 거야. 하지만 이건 마나 탈진으로 이어져서 잘못될 수도 있어.”

첫 번째 방법은 마나가 바닥날 때까지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스승님이 직접 억지로 마나 서클을 만들어 주는 거다.

“억지로 서클을 만드는 건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패스~ 이제 남은 방법은 마나가 바닥날 때까지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지? 잘못될 수도 있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그렇죠?”

뭔가 느낌이 싸했다. 마나가 바닥날 정도로 마법을 사용해야 한다니.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 곧바로 차원 이동을 하려 했으나.

“어디 가려고, 우리 뉴비?”

“…….”

씨익 웃으며 다가오는 그녀.

순간적으로 발이 굳었다.

“저기 오늘은 시간도 다 되었는…….”

“앵? 무슨 소리야? 차원 이동에도 시간 제한이 있었나?”

“…….”

여기서 피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강수호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더니 웃음 지으며 말했다.

“마법 캐스팅 시작~”

* * *

슈아아악!

어둠이 지배한 작은 마을.

그곳에서 파란빛이 터지더니 반쯤 상한 몰골의 강수호가 나타났다.

“허허헉…….”

숨을 억지로 들이마시며 생을 연맹했다.

지금까지 한 훈련 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훈련.

“마나가 돌아온다…….”

다행히도 0.0001%밖에 남지 않던 마나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먹은 마나 재생 물약이 도움 되는 듯싶었다.

그 덕분에 얻은 값진 보상.

“상태창.”

잠시 바닥에 누워 곧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강수호]

레벨 : Lv. 30

체력 – 138 민첩 – 118 힘 – 137 마나 – 126 감각 – 118

스탯 포인트 : 0

재능 : 차원 이동(SSS급)

스킬 : [트롤의 재생력(S급) : Lv. 4], [절대정신 방벽(S급) : Lv. 2], [미스릴의 신체(B급) : Lv. 5], [괴물 같은 체력(C급) : Lv. 4], [2서클 마법(C+급) : Lv. 1]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마나 스탯이 10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1서클 마법(C급) : Lv. MAX’에서 ‘2서클 마법(C+급)’으로 승급되었습니다.

상태창에 떠오르는 시스템의 메시지.

보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1서클에서 2서클로 진화한 서클. 서클 한 개와 두 개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건 일반인도 아는 사실이다.

“행복하다~”

강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것을 지킬 수 있다는 것.

힘이 점점 강해질수록 강수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지금껏 해 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강해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일단 씻고 자야겠다…….”

마나도 어느 정도 회복되어 바닥에서 일어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은 집 문을 잡는데.

“음?”

끼이익.

자연스럽게 열리는 대문.

차원 이동을 하기 전에 분명히 잠갔던 거로 기억한다.

‘왜 열리는 거지?’

처음에는 의문이 들었고.

‘설마?’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았다.

전에 동아리 선생이란 놈을 압도적으로 이기고 멍하니 자신을 쳐다봤던 그놈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젠장!!”

경찰에 전화할 틈도 없이 집 안으로 달려들었다.

엄마가 잘못된다면 여기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오직 복수로만으로 사는 괴물이 될 거다.

낡은 나무 문을 열고 거실을 지났다.

‘발자국?’

누군가 침입한 흔적.

다른 발자국이 두 개. 두 명이 왔다는 거다.

오른 주먹을 꽉 쥐며 싸움을 준비한다. 왼손은 간단한 공격 마법을 준비하며 엄마가 자던 방 안으로 들어간다.

“크윽.”

짙은 혈향이 밴 방.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수호야?”

“엄마?!”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죽었을 것 같던 엄마가 멀쩡히 두 눈 뜨고 살아 있던 것.

분명히 좋은 건데 의문이 먼저 들었다.

“엄마가 왜 여기에…….”

그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뭔가 싶어 고개를 그쪽으로 돌려보자.

“…….”

저절로 손에 힘이 풀리고 마법 캐스팅을 중지했다.

그러고 보니 굳이 엄마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재능, 스킬은 없어도 A급 헌터 부럽지 않은 스탯.

검은색 복면의 암살자들이 이가 반쯤 뽑힌 상태로 처량하게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콰직!!

그녀의 주먹이 정확히 암살자의 얼굴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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