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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10화 (10/225)

제10화

10. 제가 연금술사입니다(1)

“으어어어.”

좀비 같은 소리를 내며 어두운 새벽길을 걸었다.

어제 했던 훈련 후유증이 이제야 나타나는지 몸 전체가 아린다.

혓바닥을 내밀고 거친 호흡을 내쉬며 천천히 걸었다.

“이제 내일만 하면 끝이다…….”

그래도 내일까지만 고생하면 헬창 스승님들과는 바이바이다. 새로운 스승님도 빡빡한 훈련을 하겠지만, 지금 스승보다 몇 배는 나을 거다.

“여긴가.”

한참 걸어 도착한 헌터 상점. 며칠 전에 SSS급 최상급 물약을 맡겼던 곳이었다.

후드를 깊게 쓰고 가면까지 착용한 상태. 길드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방비였다.

물론 그저 그런 후드티와 가면은 아니었다. 예비 스승님들에게 직접 받은 아티펙트.

“그리고 절대정신 방벽까지 있으니까 웬만해서는 들키지 않을 거야.”

지구에서는 보기 힘든 S급 스킬.

S급 스킬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온갖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도착이다.”

생각에 잠겨 걷다 보니 헌터 상점에 도착해 있었다.

“저 왔습니다. 사장님.”

“아이고!! VVIP 손님! 이렇게 일찍 오시다니!”

문이 열리자 보이는 헌터 상점 주인. 한참 동안 기다렸는지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며칠 동안 문을 닫았는지 며칠 전 진열된 물건이 그대로 있었다.

“어디 경매장입니까?”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곳입니다. 꽤나 대규모로 이루어져 사람들이 좀. 아니, 많이 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거의 처음으로 나타난 SSS등급인지라.”

강남 경매. 어떤 길드든 모두 참여하는 대형 경매장이었다.

“감정사님께서 이 물약을 보시고 어찌나 놀라시던지.”

“그렇군요.”

감정사에게 감정했다면, 물약의 품질은 확실한 상황. 물약의 품질에 대해 논란이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문제라는 말에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대충 문제가 뭔지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신분이 너무 불확실해서 말입니다.”

“제 신분 말하는 겁니까?”

“네, 후드에 가면까지 써서…….”

“흠…….”

보통 이런 물약을 만든 연금술사면 몇억이 들더라도 길드에 데려가려고 할 것이다.

신분을 밝히라는 것도 물약의 효과 때문은 아닐 터.

‘내가 만든 게 아니란 말이야.’

하지만 저 물약을 만든 건 강수호가 아니었다. 받은 거지.

어차피 어떤 제안도 거절할 생각이다. 거짓말은 더욱 큰 거짓말을 낳는 법.

“신분이라면 상관없습니다. 방구석에 박혀서 물약만 연구하는 연금술사일 뿐입니다. 어차피 물약에 어떠한 흠도 없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렇지요! 지금 당장 차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물약 상태도 모두 검증받은 상태이니 굳이 자신의 신분을 알릴 필요는 없었다.

학생인 걸 안다면, 이상한 소문을 퍼트릴 수도 있으니까. 직접 만들어 보라고 지시할 수도 있고.

‘유명해진다면 밝혀야겠지.’

자신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 때. 그때 가서 밝혀도 늦지 않는다.

“도착했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도착했다.

이 시간에 택시라도 다니니 정말이지 다행…….

“이건 뭡니까?”

“이번에 솜씨 좋은 연금술사님께서 오신다고 해서 그쪽 경매장에서 직접 보낸 리무진입니다.”

……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는데, 문제는 평범한 택시가 아니라는 것.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장식이 달린 6m 정도 길이의 리무진.

그에 순간적으로 자신감 높은 연금술사 연기를 까먹을 뻔했다.

헛기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렇군요.”

“별거 아닌 호위지만, 받아주시는 게 이쪽에서는 편할 듯합니다.”

“알겠습니다. 어서 타시죠.”

“넵!! 연금술사님 덕분에 이런 리무진도 타 보고! 저는 연금술사님의 영원한 상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그의 말에 따라 곧바로 리무진에 올랐다.

6m 길이의 거대한 리무진. 이걸 어떻게 운전하는지 궁금했으나…….

‘일단 이것부터 준비해야겠지.’

리무진 운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금액을 받을지가 중요한 일.

“우와, 신기하…….”

“예상 금액이 대충 얼마입니까?”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강수호의 물음에 상인은 들고 있던 파일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 대답했다.

“최소 경매가 1억입니다!”

“1억…….”

1억이란 말에 벙찔 수밖에 없었다.

단 한 번도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한 금액. 그 금액이 고지에 있었다.

“열 개 말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물약 하나당 경매가 1억이란 말입니다.”

무려 물약 하나당 1억.

저번 물약 경매를 통해 받은 금액이 1억.

강수호가 들고 온 물약은 최소 경매가 1억이란 소리.

“그렇군요.”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더 올려도…….”

“아니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제 실력을 인정해 주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여기서 더 나갈 필요는 없다.

물약 당 경매가 1억. 여기서 더 나가도 구매할 길드는 있겠지만 다른 길드의 반발이 거셀 거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대충 이야기를 마치자.

“도착하려면 최소 30분이니 그 시간이라도 자두시는 게…….”

“…….”

“주무시는군요.”

피로 때문에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 * *

“배고프다~ 배고프다~”

“시끄러워. 좀 있으면 시작하잖아. 아침도 아니니까 좀 기다…….”

“배고파! 배고파!! 아침 아니니까 야식 줘! 야식!”

“…….”

강남에 있는 한 경매장. 비싼 것 같은 경우엔 모두 이곳에서 팔리기에 경매장은 이미 만석.

그런 만석 경매장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빠각!

“시끄럽다고!!”

“히잉, 너무행. 오빠는 배가 너무 고픈…….”

퍼억!

“오빠라고 하지 말랬지? 내 나이가 몇 살인데 너한테 오빠라고 해? 내가 네 누나지 동생이냐? 어! 길드 마스터면 뭐하냐고! 정신 똑바로 차려!”

“힝.”

과격하긴 해도 마스터와 부마스터.

“패왕 길드 마스터가 이래도 되는 거야?”

“헤헤, 그럴 수도 있지. 마스터 동생을 이렇게 걸레짝으로 만들어 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부마스터님!”

한국 1위 패왕 길드. 세계 1위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건드릴 사람이 없는 괴물만 있는 길드였다.

그들도 SSS급 최상급 물약을 얻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

“얼마나 준비했어?”

“1억! 최소 1억이라고 해서…….”

“어휴, 멍청아. 하나당 최소 1억이라고! 이번에 나온 물약은 아예 차원이 다르다고! 몇 번을 설명하냐?”

“아, 그랭?”

부마스터가 머리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놈이 도대체 어떻게 한국 1위 길드의 길드장인지. 봐도 봐도 궁금할 지경이었다.

그나마 부마스터, 신하림이 50억 정도를 챙겨와서 망정이지.

“이번에 나온 물약은 열 개야. 그것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SSS급!! 그런데 꼴랑 1억만 챙겨오면 어떡해 멍청아!!”

“헤헤, 역시 나한테는 하림이밖에 없…….”

“닥쳐!!”

패왕 길드 부마스터면 좋을 줄 알았다. 좋은 대우 받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며 살아갈 줄 알았는데…….

‘하아. 내가 왜 패왕 길드 부마스터가 됐지?’

오히려 그 반대였다.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싸움만 잘하는 이 멍청이를 데리고 경매를 하니 미칠 것 같았다.

“후우. 그냥 닥치고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넹~”

저번에도 물약은 그들의 차지였다.

모든 스탯을 1씩 올려 주는 사기스러운 물약.

‘그 물약은 무조건 우리가 가져가야 해.’

이번에도 여러 해외 길드들이 왔지만, 충분히 가져갈 수 있을 거다.

몇 분 정도가 지나자 곧이어 경매가 시작된다.

“이제부터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니, 자리에 앉아 계신 분 중 경매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길드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번호가 적힌 팻말이 아닌, 길드 이름이 적힌 팻말.

차별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강남 경매장의 경매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길드가 없다면 평범한 번호로. 그것으로 사람을 나눈다.

“시작이군.”

꺼져 있던 불이 켜지면서 시작되는 경매.

새벽부터 시작되는 경매임에도 경매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모르는 얼굴이 없을 정도로 모두 유명한 사람들.

“HEY.”

“저 새끼들도 왔네.”

거물급 인사들도 왔다.

해외에서 유명하다는 헌터들. 이번 경매에 견제해야 할 사람은 한국 길드들이 아닌, 저런 유명한 해외 길드의 헌터들이다.

“우리 오늘 뭐 먹을래? 네가 떡볶이 좋아하니까 엽덕에 허니 콤뵤 고?”

“야! 제발 집중 좀 하라고!!”

먹을 거만 생각하는 그를 내버려 두고, 경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절대로 빼앗기면 안 되는 특급 아이템.

‘안 된다……. 안 된다…….’

이번에도 낙찰받을 거라 생각하고 경매에 임했다.

“이제부터 경매가 시작…….”

곧이어 시작되는 경매.

여러 상품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큰 눈길을 주지 못했다.

‘오늘 온 목표는 다들 같구나.’

서울 강남 경매장에 온 이유. 굳이 새벽이란 시간까지 내가면서 온 이유는 모두 같았다.

“모든 경매가 끝났지만!!”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상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모든 이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든 단 하나의 상품.

“이벤트 상품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아마 남아계신 고객님들은 이 상품 때문에 온 거나 다름없죠.”

“드디어 시작이군.”

“푸르릉. 푸르릉.”

“이런 개 같은…….”

신하림은 자는 이구호를 무시한 채 경매에 집중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영영 얻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경매 시작에 앞서! 이 물약을 제조하신 분께서 한 말씀해 주시기 위해 직접 오셨다고 합니다! 신분은 모르나, 물약의 효과는 확실히 확인한 상황입니다!”

한창 집중하고 있을 때 들려오는 사회자의 목소리. 그 말에 사람들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연금술사를 직접 볼 기회는 현저히 적다. 더군다나 이렇게 뛰어난 솜씨를 가진 연금술사는 더욱.

‘누구야! 누구야?’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물약을 만든 연금술사를 찾기 위해 눈동자를 움직였다.

그리고 곧이어 검은 후드티를 입고 하얀 가면을 쓴 이가 나타나더니…….

“이분께서 직접 이 물약을 만드신 장본인이십니다! 모두 환영의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황금 사과의 짙은 단 냄새. 저 연금술사가 꽤나 높은 등급의 연금술사라는 걸 깨닫게 해 주었다.

‘공수하기조차 어렵다는 황금 사과를 단내가 날 정도로 먹었다니.’

후각이 예민한 몇몇 이들만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런 감각이 있었기에 더욱 눈에 불을 켰다.

‘괴물이다!’

연금술은 특히 어렵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인지 관심이 많았다.

그때 어떤 바보 같은 이가 그의 몸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저런 멍청한 놈이!’

그것도 스킬을 사용해서 말이다.

연금술사의 몸이 약하다는 점을 이용해 사용하는 탐색 마법.

‘넌 누구지? 정말이지 궁금…….’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탐색 스킬을 사용하는 사람이 해외 길드에서 꽤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놈이었으니까.

하지만 상태창이 나타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파지직!

“크윽!”

오히려 남자의 몸에 스파크가 튀기더니.

“누구지.”

“…….”

가면 쓴 남자가 탐색 스킬을 사용한 남자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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