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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6화 (6/225)

제6화

6. 소매 넣기 당했습니다(3)

-시스템 가동. 매직 미사일 작동 시작.

기계가 작동되자 매직 미사일이 날아왔다.

쾅!!

“크윽!”

고작 단 하나의 매직 미사일. 망치로 몸 전체를 찜질하듯 아팠다. 2도 화상은 기본이고, 빨갛게 피부가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 고통은 고작 5초가 지나자 씻은 듯이 사라졌다.

-재생되었습니다.

-재생되었습니다.

-재생되었습니다.

허공에 쉴 새 없이 떠오르는 메시지.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멍청한 놈. 지금 당장 죽을 작전인가?”

“죽으면 아카데미 이미지 안 좋아지는 거 아니냐? 진짜 미쳐 버리겠네.”

“죽어 버리기 전에 꺼내면 되지. 걱정할 필요 없어.”

재생력에 관해서 모르는 학생들은 한심하다는 눈길로 강수호를 쳐다볼 뿐이었다.

물론 불쌍하다든지 그런 동정심은 없었다. 저 학생 하나 때문에 아카데미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걱정될 뿐.

“음? 야, 저 새끼 이상한데?”

“뭐가? 이제 1서클이잖아. 이상할 게 있나?”

하품하며 관전하고 있던 도중, 친구의 말에 눈살을 좁혔다. 뭘 봤길래 저런 말을 하는지 궁금했으니까.

“미친놈 아니야? 웃고 있잖아?”

고통스러운데도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었다. 하지만 놀라움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세히 봐라.”

“뭘 도대체 자세히 보라는 거야? 내 눈에는 고작 웃는 것밖에……. 미친?!”

그를 자세히 볼수록 강당은 더욱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1서클 마법, 매직 미사일. 무려 3서클 마법사의 마법이다. 그것을 버텨내고 있다는 거다.

단 하나도 피하지 않으면서.

“저게 뭔 신체냐? 어떻게 하면 피부가 저렇게 빨리 재생할 수 있어?”

“나야 모르지. 하여튼 저 새끼가 말한 재능이 개화된 것 같은데? 저 정도면 5분은 충분히 버틸 수 있겠어.”

황금 사과를 먹은 효력이 나타나고 있었다.

체력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재생되었습니다.

-재생되었습니다.

다시 회복되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스킬, ‘트롤의 재생력(S급)’은 머리가 사라져도 재생됩니다.

-스킬, ‘트롤의 재생력(S급)’은 머리가 사라져도 재생됩니다.

S급 스킬을 통해 재생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공격이 재생력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던 김형석이 눈을 크게 떴다.

1서클 마법에서 곧이어 2서클 마법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놀랄 새도 없이 시작되는 무차별 마법 공격.

‘확실하다.’

이번에는 버티지 못하고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1서클과 차원이 다른 2서클 마법.

띠링!

띠링!

-체력 스탯 1 상승했습니다.

-민첩 스탯 1 상승했습니다.

-민첩 스탯 1 상승했습니다.

-힘 스탯 1 상승했습니다.

-체력 스탯 1 상승했습니다.

망치로 때리는 듯한 고통 때문에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4분이 조금 더 지났을 때는 2서클 마법이 3서클 마법으로 변화되었다.

“하! 미친. 벌써 3서클 마법이라고? 한 번도 안 피했잖아! 3서클 마법은 맞으면 죽는다고!”

전교 1등인 그이기에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2~3서클 마법을 맞고도 멀쩡히 버틸 수 있는 이유. 5초에 한 번씩 피부가 재생되는 미친 재생력 덕분이었다.

“진짜 더럽게 아프네.”

쾅! 쾅!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통이 없는 건 아니었다.

곧이어 날아오는 3서클 마법. 황금 사과를 먹은 강수호라도 저걸 버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피하려고 준비하던 순간.

띠링!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시험 등급 : A+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5분이 지났다.

철퍼덕.

다리에 힘이 빠져 바닥에 엎어졌다. 억지로 눈을 뜨고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강수호]

레벨 : Lv. 4

체력 – 50 민첩 – 50 힘 – 50 마나 – 50 감각 – 50

스탯 포인트 : 0

재능 : 차원 이동(SSS급)

스킬 : [트롤의 재생력(S급) : Lv. 1]

“……!!”

고통 끝에 낙이 온다 했던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각성자만이 얻을 수 있는 몸으로 탈바꿈되었다.

‘이게 어떻게 된…….’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을 거다.

모든 각성자가 그토록 바라던 신체를 얻었다.

“선생님?”

“음?”

결계 밖으로 나가기 위해 일어서며 담임 선생님을 불렀다.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리는 김형석 선생님.

강수호는 별거 아닌 듯 말했다.

“통과죠?”

“그럼!”

“이제 저한테 사과하셔야죠.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

순간 담임 선생님의 인상이 굳어졌다. 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거다.

그는 눈동자를 굴리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시작했다.

“하하, 수호야. 장난이었잖아. 이렇게 뛰어난 학생을 퇴학시키다니. 내가 정말 멍청했지. 하하하하.”

“…….”

자기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멍청함을 표현하는 그. 하지만 강수호는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건 제 알 바 아닌데요. 사과나 하시죠.”

“하하하. 수호야. 나 네 담임 선생님이야. 아무리 그래도 학생에게 사과는…….”

봐주라는 말을 참 길게도 하신다.

매서운 눈빛을 담아 다시 한번 기회를 주듯 말했다.

“사과하세요. 마지막입니다.”

“…….”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자면, 당연히 김형석이다.

마구잡이로 자신을 부려 먹은 것도 모자라 비꼬기까지 했다. 최소한 선생의 도리는 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놈은 그런 도리조차 지키지 않았다.

‘그래! 선생님들!’

하지만 이곳에는 아카데미 학생들과 그만 있는 게 아니었다.

명문 서울 아카데미를 빛내는 선생님들. 그들도 두 눈으로 이 시험을 직관하고 있었다.

‘선생님들 제발…….’

그의 유일한 동아줄은 선생님들이었다.

시험을 직관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교장 선생님, 오늘 올 길드들이 많습니다.”

“흠흠. 알겠네.”

“…….”

하지만 선생님들은 그의 편에 서지 않았다. 애초에 이 시험의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잠깐의 흥미. 저런 선생님의 자존심을 굳이 지켜 줄 필요는 없었다.

“젠장…….”

눈을 질끈 감은 그가 강수호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유일하게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은 끊어진 상황.

그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을 수밖에.

“미안하다.”

“…….”

그의 입에서 사과가 나왔다.

학생들이 당황한 듯 쳐다봤다.

자존심이 강한 그. 사과 같은 건 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했으니까.

강수호가 조용히 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두 번 남았는데요?”

“…….”

내기했을 때, 세 번의 사과를 원했다. 고작 한 번으로 끝이 아니란 말이다.

그의 볼이 붉어지면서.

“미안하다.”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허리를 숙여 말했다.

“미안하다!!”

* * *

“진짜 시원하네!!”

목구멍에 탄산수가 넘어가는 것처럼 시원하다.

지금껏 쌓아 두었던 짐을 떨쳐내니 얼마나 가벼운지 모르겠다.

띠링!

기숙사에서 편히 쉬고 있던 도중 울리는 알람 소리. 허공에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은 것 보니, 휴대폰 알람이 분명했다.

[헌터 상점 주인 : 최고급 물약 열 개 모두 경매에 올렸습니다!]

부탁한 일을 빨리 처리해 줬다. 경매에 성공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거로 아는데.

간단하게 메시지를 보내고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차원 이동.”

-재능, 차원 이동(SSS급)을 사용했습니다.

허공에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슈아아악!

파란빛을 내뿜으며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파란빛이 내뿜어졌을 때.

“어……. 안녕하세요?”

“…….”

강수호를 쳐다본 채로 침묵하는 스승님들을 볼 수 있었다.

소파를 기준으로 사람들이 강수호를 둘러싸고 있었다. 침묵을 깨기 위해서 먼저 서문을 열었다.

“하하! 그것보다 황금 사과 넣어 주신 거 감사해요. 그것 덕분에 오늘 있었던 일이 해결된 것 같네요.”

“…….”

“하하하하.”

그럼에도 침묵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반겨 줄 것 같던 사람들이 오히려 침묵했으니까. 그 틈을 타 촌장님을 찾기 시작했다.

‘촌장님……. 촌장님…….’

반란이라도 일으킨 것일까?

아무리 속으로 촌장님을 불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음?”

한참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때.

“미안하다. 뉴비야.”

“네? 아니, 갑자기 다들 왜 그러시는 거…….”

촌장이 나타나서는 뜬금없이 사과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말이 지속되자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래도 몸은 좋아졌군. 내가 봐주길 잘한 것 같아.”

“촌장님?”

그때 마침 촌장이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

처음 그를 봤을 때, 찔러준 어깨. 그것 덕분에 스탯이 상승했으니 그를 보고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왜 다들 모여 있는 거예요? 마치 저를 계속 기다리고 있단 듯이…….”

궁금해서 물어보자 촌장이 다시 애처로운 듯 바라본다.

이 사람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저번에는 뉴비가 와서 좋다고 난리 치더니만.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흠흠. 중대 발표를 해야겠구나.”

“네? 갑자기 웬 중대 발표?”

촌장은 중요한 말이 있는 듯 소파에 앉았다.

한참이나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잇는다.

“뉴비가 오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 있었네.”

“결정이요?”

“그래, 자네를 가르칠 스승을 구해야 했지. 이곳에서는 자네가 편히 살아가지 못할 게 뻔하니까.”

주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오리하르콘. 그것만 봐도 이곳의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아마 게임 난이도로 치면 Hell(지옥)이란 단어가 붙어 있을 거다. 아니, Hell이란 단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럼 저한테 스승님이 생기는 거네요? 혹시 이 중에 있나요?”

“그렇긴 한데…….”

스승이 생긴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위에 있는 사람이 낮은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무협에서 나온 것처럼 흔한 일이 아니니까.

“이 중에 누가 제 스승인가요?”

“어…….”

말하길 망설이던 촌장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을 이었다.

“나 빼고 다.”

“네?”

순간 촌장의 말이 농담인 줄 알았다. 그럼에도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어 천천히 사람들을 돌아봤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눈이 마주치자 동시에 웃음을 지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들의 눈에 탐욕이 서려 있었으니까.

“미안하네. 나는 아내가 밥을 차려 준다 해서 이만 가겠네.”

“네? 어디 가세요!!”

“꼭 살아남길 비네.”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나시면……!”

쾅!

문이 닫히자 사람들이 다가온다.

“하하하하.”

촌장의 애처로운 눈빛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드디어 뉴비가 돌아왔다!!!”

“으아아악! 한 명씩 오세요!”

99명의 사람이 모두 스승이라는 걸.

물론 촌장에게 아내란 없다. 지금껏 이날을 위해 준비해 놓은 변명 거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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