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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3화 (3/225)

제3화

3. 나 빼고 다 고인 물(3)

“뉴비라고?”

“앵? 이 마을에 처음 온 거긴 한데…….”

“뉴비……. 뉴비……. 뉴비…….”

“…….”

뉴비라는 말에 마을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관심 가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마을 사람들이 광기에 어린 눈빛으로 강수호를 쳐다본다.

“왜 소란이지?”

그때 마침 나타난 중년 아저씨.

갑작스런 상황에 몸이 굳어졌다.

다가온 그가 손가락으로 어깨를 찌르더니 다시 물러갔다.

알 수 없는 그의 행동.

사람들은 그 행동에 궁금함이 가득해 보였다.

“정말 뉴비입니까?”

“저분이면 충분히 뉴비인가, 아닌가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

“이 마을의 왕과 같은 분이니까.”

알 수 없는 말이 이어질 때.

“이런…….”

근육질 몸매의 거대한 남자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매서운 눈으로 강수호를 노려보더니.

뚝. 뚝.

“엥? 이 사람은 또 왜 그래요? 왜 갑자기 눈물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남자의 행동.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남자보다 더욱 심각한 행동이 보였다.

“정말 뉴비다. 정말 뉴비야!! 우리 마을에 새로운 놈이 들어왔어! 그것도 알록달록하게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쓰레기 몸뚱이를 가진 백지 같은 놈이라고!”

“뉴, 뉴비라고?”

“정말 뉴비라고?”

“…….”

온몸을 떠는 사람들.

무서워서 뒷걸음질 치려 해도…….

“뉴비가 도망가는 건 아니겠지?”

“…….”

“뉴비다……. 싱싱한 뉴비.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뉴비……. 헤응.”

언제 눈물을 흘렸냐는 듯 사람들이 강수호의 앞길을 막아선다.

상태창을 열어 다시 차원 이동을 준비했다.

‘이것만 사용하면…….’

차원 이동을 누르려던 그때.

“뭐야? 이놈이 뉴비야?”

“구라 치지 마라. 우리 차원에 뉴비가 들어오는 일은 없잖아?”

“이거 하나 주면 알겠지.”

화려한 아이템을 몸에 두른 사람들.

강해 보이는 기운이 넘실넘실 풍겨 두려움에 떨었다.

얼굴의 찢어진 상처, 갑옷 뒤에 보이는 문신이 누가 봐도 양아치라는 걸 설명해 주고 있었으니까.

두려움에 떤 채 날아오는 주먹에 눈을 감았다.

띠링!

“음?”

하지만 주먹은 얼굴에 닿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눈을 떠 보니, 허공에 떠오르는 메시지.

-아힐런이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거래를 수락하시겠습니까?

“거래?”

얼굴로 향할 것만 같던 손은 어느새 앞에 멈춰 있었고.

“네?”

“어서 거래를 수락하거라!!”

-거래를 수락했습니다.

“아니, 거래가 왜 수락돼…….”

거래가 진행되자마자, 아힐런이란 사람에게서 물약이 비 오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쓰레기다! 받아라!”

-최고급 물약(SSS급)을 선물 받았습니다.

-최고급 물약(SSS급)을 선물 받았습니다.

-최고급 물약(SSS급)을 선물 받았습니다.

“……!!”

무수히 떠오르는 메시지.

“허헉! S, S, SSS급 물약?!”

“정말 뉴비인데? 저런 쓰레기 같은 물약을 보고 놀라다니?”

“뉴비구나……. 정말 뉴비였어. 드디어 확실해졌어!”

쓰레기 물약이라니?

이 물약의 가치를 모르는 건 아닐 거다. 그들 또한 이 물약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연금술사가 딱 한 번 성공한 S급 물약!! 그것도 그때 나온 물약보다 몇 배는 뛰어난 성능과 등급이잖아! 이게 몇 개야?!’

엘릭서와 맞먹을 정도의 회복력을 가진 물약. 그에 동그랗게 눈을 떴다.

이런 걸 준 건 고맙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물약이 아니다.

“다들 누구세요?”

* * *

“정말 뉴비가 맞다는 건가?”

“제 몸 못 보셨어요? 완전 쓰레기보다 못한…….”

“지나가던 고블린한테 뜯어먹힐 듯한 몸이더구나. 어떻게 그런 몸으로 생을 연명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아, 네…….”

소파에 앉아 머리를 긁적이는 한 남자.

오해가 풀리고, 뉴비라는 걸 인정받고서야 촌장이라는 사내와 정식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원래 그 모습이에요?”

“흠흠. 요즘 할 게 없다 보니 너무 심심해서. 무섭다면 미안하구나…….”

방금 보았던 근육질 몸매에 팬티 바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처음 봤던 모습도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게거품 물고 기절할 정도의 모습이었다.

‘무서워…….’

공포 탈출 게임의 귀신을 생각나게 하는 모습. 울던 아이도 울음을 그치고 ‘어머니, 소자가 어머니를 보필하도록 하겠습니다.’까지 나올 듯한 모습이었다.

다부진 근육질 몸매는 덤.

“왜 이리 멀리 떨어져 앉은 건가?”

“좀 무서워서요. 아니, 많이 무서워서요.”

상위 등급 몬스터를 데리고 면담을 해도 이 정도는 아닐 거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 소파는 뭐로 만들었길래 이렇게 푹신거려요? 지금껏 앉았던 어떤 소파보다 푹신한데요?”

트램펄린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푹신푹신한 소파.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건 천양(天羊)의 털로 만들어서 그렇단다.”

“아, 그래서 엄청 푹신푹신……. 예?”

싼 중국산 소파처럼 다루던 소파. 재료를 듣는 순간, 소파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

“하하. 네가 나보다 몇억 배는 비싸구나.”

하늘에서 산다 해서 붙여진 이름, 천양(天羊).

천양을 잡기 위해선 하늘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A급 헌터 이상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천양의 고기는 뛰어난 영양분을 가지고 있었다. 털은 물리 공격 99.9% 막을 수 있는 특수한 재질을 가지고 있어 모두에게 유용하게 쓰인다.

‘그런 걸 소파에 사용한다고?’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하하. 이런 거로 놀라다니. 옛날 생각이 나는구만. 지금 우리 사무실을 한 번 둘러봐 주게나.”

“…….”

촌장의 말대로 사무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겉으로는 특별한 건 없었지만, 자세히 보니 엄청난 것들이 숨겨져 있었다.

“책상이 벼락 나무?”

“천양은 한 번 점프해서 공수해 오면 되는 일이고, 벼락 나무는 대마법사가 농축된 마나로 직접 번개를 내리쳐서 만들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

“…….”

보통 둔기나, 금고로도 많이 사용되는 희귀한 나무의 한 종류. 신체에 닿는 즉시, 강렬한 전기를 일으키고 단단한 내구성을 가진 벼락 나무.

직접 벼락을 맞아야 생성되는 나무이기에 경매로 나가면 몇억은 넘어가는 거로 알고 있는데.

“고작 사무실 책상으로 만들었다고요?!”

“고작이라니? 여기에는 내가 원하는 것이 한가득 들어 있지!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의 도시락!! 그리고 책상용 안마기야. 온몸을 지지는 게 얼마나 시원하던지!”

“…….”

벼락 나무를 저런 식으로 활용하다니. 오리하르콘으로 잠옷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일단 다른 건 알겠는데, 저 사람들부터 치워 주면 안 되나요?”

“하하. 뉴비인데도 우리 주민들의 기세를 느끼다니. 정말 대단…….”

“저렇게 콧김 뿜으면서 보고 있는데, 모를 리가요.”

창문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 방금 봤던 마을 주민들이었다.

사람들이 집 전체를 에워싸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뉴비는 내 거야! 내가 가르칠 거라고!”

“워워, 일단 규칙을 정해야지! 그래야 공평한 법이라고! 누구든지 먼저 뉴비를 만지고 싶어……. 아니, 가르치고 싶어 하잖아. 안 그래?”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벌써 뉴비 교육이 계획되는 듯했다.

강수호는 애써 무시한 채 궁금한 점을 물었다.

“여기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다른 것 같네요?”

“그렇지. 비밀을 하나 알려 주자면…….”

씁쓸한 표정을 짓는 촌장. 얼마 지나지 않아 촌장이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모두 죽은 사람일세.”

“……네?”

올 때부터 궁금했다. 도대체 이 차원이 뭐길래 새로 온 사람을 이리 반기는지.

그 해답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는 죽은 자들의 무덤. 내가 이곳에 제일 처음 왔고, 차차 늘어가는 사람들을 돌봐왔지. 하지만 몇만 년 전부터 사람들이 오지 않기 시작했어.”

촌장의 말뜻은 이렇다.

이 차원은 100명의 주민이 끝. 더 이상 이곳에 오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너무 반가워서 그랬네. 이곳에 온 사람은 몇만 년 만에 처음이어서.”

“아하…….”

그들이 왜 이렇게까지 외부인을 경계하고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마을 입구에 경비병이 없는 것까지.

‘경비병 자체가 필요 없었어. 여기에 들어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들어올 사람도 없으니까. 들어온다 해도 모두 얼굴을 아는 사람들.’

변방 구석진 마을보다 더욱 외진 곳.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대충 이야기는 끝났고, 또 궁금한 점이 있나?”

“아, 네. 혹시 저 황금 사과 말인데요.”

“10 브론즈 하는 그거 말하는 건가?”

“네.”

강수호는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지금 제일 궁금한 것이 바로 돈에 관한 거였으니까.

“그것들을 사려면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나요?”

“돈을 어떻게 버냐는 거지?”

“네.”

고민하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을 내주었다.

“그냥 가져.”

“네?!”

별일 아닌 듯 말하는 촌장.

이해할 수 없었다. 지구에서는 몇천만 원을 줘도 가지지 못할 만큼 귀한 황금 사과를 그냥 공짜로 주다니.

“좋긴 좋은데, 공짜로 줄 필요는 없는데…….”

공짜로 주는 이유가 궁금했다. 아무리 싸도 어느 정도 노동력이 들어갈 터.

분명히 그것들을 키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뉴비 하나 키우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그리고 저 화폐는 우리끼리 심심해서 만든 거야. 사실상 별 가치도 없는 것들인데.”

“아하.”

주변에 널린 황금 사과를 굳이 돈 주고 팔 이유는 없었다.

몇만 년 만에 만난 뉴비. 이제는 자신의 식구나 다름없으니까.

“그러면 SSS급 최상급 물약은…….”

“당연히 가져가도 되네. 우리는 굳이 물약 같은 걸 사용하지 않아도 돼서.”

그럴 것 같았다. 굳이 물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 정도 되는 괴물들은 스킬 같은 거로 회복할 수 있으니까.

“황금 사과를 너무 많이 먹어서 물약이 필요 없거든.”

“…….”

스킬 같은 게 아니었다. 황금 사과에 있는 사기성 체력 재생 100% 때문.

그렇게 벌써 2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이만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흠흠, 그래. 내일은 최대한 빨리 와 줬으면 좋겠구나. 오랜만의 뉴비라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어서.”

“네! 이만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일만 해결하고 바로 올게요!”

이야기를 마치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촌장은 겉모습과 다르게 착한 사람이어서 괜찮았다.

“그래, 들어가거라.”

“차원 이동.”

-지구로 차원 이동됩니다.

슈아아악!!

촌장이 인심 좋은 미소로 보내는 것과 동시에 강수호는 파란빛을 내뿜으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강수호가 사라진 그 자리에서는…….

쨍그랑!

우당탕탕탕!

“뉴비다!!”

“이놈들아! 뉴비가 왔는데 그렇게 놀라게 하면 어떻게 하냐! 천천히 소개해 줘야 할 거 아니야! 순서부터 만들어! 부서진 창문은 고치고!”

“헤헤! 넵! 촌장님!!”

뉴비를 고인 물로 성장시키기 위한 계획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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