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332화 (331/361)

332. 선택 1

페이스에 이어서 두 번째였다.

미튜브 어워드 종합부문에서 게임 방송인이 수상하는 것은 말이다.

게임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안 그래도 빠르게 변해가고 있었던 최재훈- 아니, 숨컷의 인생은 그 순간을 기점으로 더욱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그가 체감하기에 가장 큰 변화.

"후…."

"오빠 왜 또 후까시 잡아?"

"재은아 그런 못된 말은 어디서 배웠어. 지지. 그런 못된 말 쓰는 거 아니야."

"그럼, 오빠 왜 가오 잡아?"

"…왜구가 우리 나라에 끼친 해악이 정말로 뿌리깊도다. 어쨌거나, 와 버렸다. 오빠한테."

최재훈이 최재은에게 '그걸' 보여줬다.

"응? 오오옹!?"

오빠 칭찬해 주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여동생조차도 순수히 감탄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것.

"아니, 최재훈!? 미친 건가!?"

"후후…."

"아니, 진짜 이 팀들이 다 오빠한테 진지하게 입단 제의 보낸 거라고!?"

현재, 모든 E스포츠 구단이 머지않아 공식으로 출범한 레오필 리그에 대비하여 인재를 양성, 발굴, 영입하고 있었다.

지금, 커뮤니티는 한창 그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제목 : 오 ㄷㄷ 은하달팽이 이 새기 솔랭에서 날라다니더만 기어코 일 냈네 ㄷㄷ

내용 : 지금 공지 떴는데 프로 제의 왔고 진지하게 고민 중이래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 : 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 : 그젇ㄷㄷㄷㄷㄷㄷㄷㄷ

ㄴ : 어디에서 프로 제의 왔대? 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 글쓴이 : BULLS EEEEEEEEEEEEE

ㄴ : 와 ㅁㅊ 외쳐 EEEEEEEEEEEE

ㄴ : 은하달팽이 이 쉑 내가 크게 될 줄 알았다 ㄷㄷ 3등 구단한테 컨텍을 받누

ㄴ : 지금 은달 말고도 랭크 게임에서 싹수 보이던 새기들 프로 팀에서 죄다 긁어가고 있다던데? 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ㄴ : 박레드도 NETPLUS에서 제의왔대

ㄴ : 와 ㄷㄷ

ㄴ : 걔네 지금 랭킹 몇 위냐?

ㄴ : 50위 턱걸이인 걸로 아는데

ㄴ : ??? 뭐 그렇게 낮아

ㄴ : 지금 상위권은 프로 애들이 다 먹고 있어서

ㄴ : 아 ㅋㅋ

ㄴ : 적폐 새기들이 또 ㄷㄷ

제목 : 야 그런데 레오필 이거 어케대는 거냐?

내용 : 이거 지금 랭킹 상위권 애들 다 다른 게임 프로하던 애들이잖아레오레랑 배로그랑 언더워치 이러면 어케 되는 거임?

쟤네 설마 레오필로 갈아타는 거임?

ㄴ : 돈 더 많이 주는 곳 가지 않겠음?

ㄴ : 그러면 레오필로 전향하는 거 맞네? 지금 레오필 프로 시장 견적 ㅈㄴ 크게 나오고 있으니까

ㄴ : 그니까 ㅋㅋ

ㄴ : 다른 건 몰라도 배로그랑 언더워치는 ㄹㅇ ㅈ됐다!

ㄴ : ㄹㅇㅋㅋㅋㅋ

ㄴ : 걔네는 ㄹㅇ 레오필에서 불러주면 안 갈 이유가 없잖아

ㄴ : 인재 유출 ㅈ되겠네

ㄴ : 적어도 이번에 계약 끝난 애들은 다 나갈듯 ㅋㅋ

ㄴ : 듣자 하니까 맘에 든 애들은 위약금 대신 내주고서라도 데려가려고 하던데? 대표적으로 TC1에서 지금 포그한테 컨텍 넣은 상황

ㄴ : 와 미친 ㄷㄷㄷㄷㄷㄷㄷㄷ 그럼 포그랑 페이스 한 팀 되는 거임?

ㄴ : 야 잠만 ㅁㅊ 그러면 페이스도 레오필로 넘어가는 건가?

ㄴ : 페이스는 아직 계약 남았잖아

ㄴ : 위약금 내주고서라도 데려간다며

ㄴ : 같은 아이엇끼리? ㅋ

ㄴ : 아 ㅋ;

ㄴ : 이거 ㅅㅂ 완전 마피아새끼들 아니야 지들끼리 다 해 쳐먹으려고

ㄴ : 언더워치랑 배로그 리그 망하겠네 ㄹㅇ;

ㄴ : 리그 걱정할 때가 아니지 않나? ㅋ

ㄴ : 아 ㅋㅋㅋㅋㅋㅋㅋ

ㄴ : 그럼 페이스 계약 끝나면 그때 레오필 넘어가는 거고?

ㄴ : 듣자 하니 계약 끝난 뒤로는 미정이라네

ㄴ : 미정이가 뭐하는 년이야!!!

ㄴ : 어떤 년인데 우리 이리한테 꼬리쳐!!!

ㄴ : ㅄ들

ㄴ : 근데 모르지 ㅇㅇ지금 레오레 유저도 다 레오필한테 빨려들어가고 있는데 상황 봐선 그냥 레오레 선수들도 레오필로 옮기지 않을까?

ㄴ : 아니 이러다 진짜 레오필 말고 다 망하는 거 아님?

ㄴ : 그니까 지금 게임 방송인들 죄다 다 레오필로 갈아타서 다음 시즌 시작되도 본 게임에 복귀 안 할 것 같다던데

새로운 공룡의 등장!

이전까지 생태계를 구성하던 게임들이 모조리 잡아먹히고, 게임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레오필의 엄청난 열기를 실감한 PC방 업체는 도태되지 않기 위해 조속히, 레오필을 구동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에 따른 대한민국 인기 게임의 척도라 불리는 PC방 점유율 순위.

1. 레전드 오브 레전드 [235주] 54%

지난 몇 년 간 요지부동이었던 그 1위에 자리에, 변화가 일어났다.

제목 : 와 ㅅㅂ 이거 실화냐?

내용 : [사진] 이 새기 드디어 내려갔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레전드 오브 필드 [1주] 73%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제목 : 야 근데 조컷은 어떻게 되는 거임?

내용 : 얘는 ㄹㅇ 탈레오레 확정인 거냐?

ㄴ : 그렇지 않을까?

ㄴ : 아마도 그렇겠지 ㅇㅇ 멸망전에서 우승해가지고 지금 ㅈㄴ 잘나가잖아

ㄴ : 조컷 컨텍 좀 받았냐?

ㄴ : 좀이 아니라 좀나 많이 받았습니다 선생님

ㄴ : 이새기 공지에 자랑해 놓은 거 못 봤누? ㅋㅋ

ㄴ : LKL리그 10팀 말고도 그냥 전세계 프로팀이란 모든 프로팀에서 컨텍 왔더만 ㅋㅋ

ㄴ : 중국에서 백지 수표 제안했다던데?

ㄴ : 수표에 아무것도 안 적어넣으면 0원 아님? ㅋ 열정페이누

ㄴ : ㄹㅇㅋㅋ 짱깨새끼들 상도덕없는 거바

ㄴ : 어딜 ^^ㅣ발 만리장성 지을 때처럼 공짜로 해 먹으려고

ㄴ : 아 ㅋㅋ다행이다 열정페이면 조컷 중국은 안 가겠네 ㅋㅋ

ㄴ : 아니 ㅈㄹ 말고 얘 중국 가면 ㄹㅇ 어케 ㅄ들아

ㄴ : 그니까 이새기 돈에 환장한새기잖아

ㄴ : 중국만은 안 돼!!!!!!!!!!!!

ㄴ : 근데 얘 프로 되는 건 맞음?

ㄴ : 그때 인터뷰에서 프로 안 한다고 못박았었잖아

ㄴ : 그건 레오레 얘기잖아

ㄴ : 레오레 프로 안 하면 레오필 프로도 안 하는 거 아님?

ㄴ : 모르겠네

ㄴ : 얘 근데 수상식 소감에서 한 말 있잖아

ㄴ : 포기했던 꿈에 다시 도전한다던가 뭔가?

ㄴ : ㅇㅇ 그거

ㄴ : 그게 프로 얘기하는 거 아님?

ㄴ : 아니 모르겠어 ㅅㅂ ㅋㅋ

ㄴ : 아니 ㅋㅋ 조컷이 말 안 해도 알 거랬는데 왜 아는 새기가 한 명도 없어

ㄴ : 도대체 누구한테 한 말이냐고 ㅋㅋ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자,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에겐 더욱 커다란 관심이 향해졌다.

모두가 숨컷의 선택을 예의주시했다.

그리고 최재훈.

"그래서 오빠, 어디 팀으로 들어갈 거야?"

"글쎄…."

그는 고민하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숨컷 님, 다 왔습니다."

"예? 아, 넵."

프로와, 방송인 사이에서 말이다.

지금 그들이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크리에이터이자 요리 방송인의 스튜디오였다.

"아이고~ 어서들 오세요!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거, 숨컷 님이 부르면 제가 가야 되는데-"

"아이고, 아닙니다. 불러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아이고~~~ 영광은 제가 영광이죠!!!"

공동 컨텐츠 촬영을 위한 장장 2시간의 거리 이동 끝에 말이다.

미튜브 어워드 이후.

안 그래도 최근 들어 바빠지고 있던 최재훈은, 그보다 더욱 급격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듣자 하니, 어제 해적TV 촬영하시느라 부산 다녀오셨다 들었는데.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바쁜 시간 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들과의 합방.

뿐만이 아니라-

방송.

광고 촬영.

채널 섭외.

등.

많은 이들이 프로 숨컷을 원하기 이전에, 방송인 숨컷을 원했다.

거기에다가-

크루 활동까지.

최재훈은 가늠해 봤다.

프로에 데뷔할 경우.

지금의 생활.

그러니까, 방송인으로서의 활동과 프로 활동을 병행할 수 있을까?

'당연히 무리지.'

프로가 되면 프로로서 별도의 활동을 해야 한다.

누군가의 방송에 출연한다 해도 방송인 숨컷이 아닌 프로 숨컷으로 촬영한다.

가령, 그토록 꿈꾸던 TC1에 입단한다 가정했을 경우.

'컷컷컷' 크루의 소속이 아닌, 'TC1'소속의 숨컷으로서 참여하는 것이다.

모든 활동은, 소속된 팀을 위해서 하게 된다.

더 이상-

"오왕, 대박… 우줌마 님… 저 완전 팬이에요!"

"아이고, 지현 씨! 저도 팬입니다! 제가 요즘 지현 씨 방송 보고 레오필 배우고 있는 거 아시죠!?"

"헐, 숨컷 씨가 아니라요?"

"숨컷 씨 플레이는 너무 어려워서."

"야, 찐따. 저거 니 플레이는 쉽다는 얘기다."

"헝…."

"숨컷 님, 저는 먼저 세팅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컷컷컷 크루로서 활동이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권지현과 제나가 아닌, TC1의 팀원들과 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매니지먼트 또한 이린이 아닌 팀의 담당이 맡게 되겠지.

현재 숨컷의 입지 상, 다소 무리한 조건을 내세워 어느 정도의 타협이 가능할지도 모르나.

그래 봤자 결국엔 어중간해질 따름이다.

방송인 숨컷과 프로 숨컷은 공존할 수 없었다.

따라서 그가 프로가 될 경우, 그가 더 이상 프로가 아니게 될 때까지 그가 방송인으로서 쌓아 온 모든 것들이 방치된다.

그래서였다.

최재훈이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프로로서 정점에 선다는 꿈을 앞에 두고서도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은.

"아, 그리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숨컷 님- 아니지, 컷컷컷 크루 다음 컨텐츠가 방송인들끼리 대회 여는 거라면서요?"

며칠간 이어져온 복잡한 상념에 빠지려던 찰나, 우줌마의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지금은 방송인으로서 활동 중이다.

벌써부터 프로와 관련된 일로 본분을 그르칠 순 없었다.

'이따 다시 생각해야지.'

그렇게 그는 생각을 잠시 미뤄뒀다.

"아, 네. 뭐."

"그 혹시, 게임을 그렇게 잘 못하는 방송인도 참가가 가능… 한가요? 하~ 제가 게임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젊은 분들 못지않은데, 몸은 거짓말을 하질 않더라고요. 나이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 버려!"

"아이고, 어르신. 저희 대회에 바둑이랑 장기는 없는데, 그래도 괜찮으실까요?"

"네!? 아니, 너무한데!?"

"큭큭큭, 농담이고요. 선생님께서 저희 대회 빛내주시면 당연히 영광이죠."

"아이고~ 영광까지야."

그들, 컷컷컷 크루가 마중 나온 우줌마와 함께 스튜디오에 입장했다.

일반 가정집이 연상되도록 조성된 깔끔한 부엌 디자인의 스튜디오 내부가 그들을 반겼다.

"자, 여기요~"

"앗, 감사합니다!"

우줌마가 권지현과 제나에게 앞치마를 매 준 뒤, 뒤의 매듭을 묶어줬다.

제나가 고개를 까딱이며 그녀에게 예를 표한다.

"자, 그럼 숨컷 씨도-"

"아, 전 괜찮습니다."

"네?"

숨컷이 앞치마를 목에 건 뒤, 능숙하게 뒤의 매듭을 묶었다.

"익숙하거든요."

"오오!"

"우왕, 역시 숨컷 씨!!!"

짜자자자작.

"하, 누가 보면 앞치마를 혼자서 입은 게 아니라, 무슨 앞치마를 개발한 줄 알겠네."

제나는 그렇게 비아냥대면서도, 권지현이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능했다.

그가 능숙하게 앞치마를 두른 뒤 소매를 거두는 모습엔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자, 그럼. 여러분, 다들 준비 되셨나요? 자 그럼-"

<방송이 시작 되었습니다!>

미튜브 종합 부문 랭킹 한 자릿수 대의 초대형 크리에이터이자, 대한민국에선 고든 다람쥐보다 유명한 요리인 우줌마.

그녀와 현재 게임계에서 가장 핫한 집단인 컷컷컷 크루의 합방.

이미 소문이 자자했던 합방에 불이 들어오자, 시청자들은 단번에 몰려들었다.

[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

[기다리느라 목이 빠져서 듀라한이 돼 버렸읍니다]

[와 ㅅㅂ ㅋㅋㅋㅋㅋㅋ 진짜 컷컷컷 크루를 섭외했네]

[역시 우줌마 클라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ㄹㅇ ㅋㅋ 오지긴 하네]

[와 근데 시청자 뭐고 ㄷㄷ]

[이거 최고 기록 아님?]

[와 마이마이 불렀을 때보다 많냐 ㄷㄷㄷ]

엄청난 반응이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일전에 1군 아이돌인 마이마이를 초청해 합방을 진행했을 때보다도 더욱 뜨거운 반응.

그게, 전세계적으로 레오필이 게임을 초월한 센세이션을 주도해나가고 있는 현재 컷컷컷 크루의 위치였다.

1군급 아이돌을 상회하는 수준.

[조컷!!!!!!! 협박 당해서 일부러 당근하시는 거면 출연을 흔들어 주세요!!!]

해당 채팅을 확인한 숨컷이 테이블 위를 두러보더니, 준비되어 있던 당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그걸 흔들었다.

"아, 저희도 반갑습니다 여러분. 숨하. 컷하. 컷컷컷 크루의 숨컷입니다."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조컷!]

[제 1우주의 자랑 조컷! 제 1우주의 자랑 조컷! 제 1우주의 자랑 조컷! 제 1우주의 자랑 조컷!]

[옐로TV의 자랑 조컷!!!!!!!!!]

[와 ㅅㅂ ㅋㅋ 우줌마 조명 안 쓰는데도 ㅈㄴ 실물 뭔데]

[우줌마 요리 때려치우고 우리 겜이나 하지 ㅋㅋ]

그에, 폭주하듯 불타오르는 채팅창의 열기!

시작부터 절호조인 분위기 속에서 방송이 진행된다.

우줌마의 대표적인 컨텐츠는 지금처럼, 유명인들을 섭외해 함께 요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우줌마가 한 쪽에서 설명하며 요리를 진행하면, 참가자들이 그걸 보고 따라한 뒤 결과물을 비교하는 식.

"아, 시작전에 여쭙겠는데. 세 분의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이신가요?"

그에-

"후후…."

권지현이 기고만장한 표정을 지었다.

"오, 지현 씨! 자신 있으신가요?"

"제가 요리왕 비령보다 잘하는 요리가 하나 있는데 바로, 볶음밥입니다. 이걸 드시면 우줌마 님도 감탄을 금하지 못하실 걸요?"

"앗! 하지만 오늘의 요리는 볶음밥이 아닌걸요?"

"헝…."

[요리왕 비령 ㅇㅈㄹ ㅋㅋ]

[찐따야 너는 그냥 요리 왕구령이다]

[아 ㅋㅋ 볶음밥 못하는 여자가 어딨냐고 ㅋㅋ]

[ㄹㅇ ㅋㅋ]

[대한민국 여자들 앞에서 총 만져봤다고 자랑하는 격이네 ㅋㅋ]

"볶음밥이 아니면… 김치찌개도…."

"아, 생각보다 많은 메뉴에 재능이 있으시군요. 그렇다면, 오늘의 메뉴인 '라따뚜이'는 어떠신가요?"

"영화를 보긴 했는데…."

"아쉽게도, 여기에 요리를 대신 해 주는 햄스터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앗, 뭐가 죄송하다는 거죠?"

"라따뚜이… 못 합니당…."

"아이고, 그렇다고 죄송할 것까지야. 어쨌든, 알겠습니다! 지현 씨께서는 요리에 서투르시다! 그렇다면, 우리 삼피 씨는요? 왠지 느낌상이지만, 라따뚜이를 한 번쯤은 해 보셨을 것 같은 느낌이!?"

"하, 참나. 왜, 백인은 한국에서도 김치찌개 말고 스프 해 먹고. 김치 말고 피클 먹을 것 같아서요?"

"아이고~! 그런 뜻이 아니라…!"

[우줌마/논란/인종차별]

[아니 ㅋㅋ 동양인이 백인을 어떻게 인종차별 하냐고 ㅋㅋ]

[ㄹㅇ ㅋㅋㅋㅋ]

[걍 시발 쟤네는 우리 옆에만 서 있어도 인종차별이잖아]

[ㄹㅇ ㅋㅋ 삼피쉑 머리 작은 거 봐 ㅅㅂ 우줌마가 대두가 돼 버리네]

[근데 정작 다른 두 동양인은 머리 크기 비슷한데? ㅋ]

[그건 쨰네 둘이 특이한 거고]

"하, 농담이고. 없어요, 라따뚜이 해 본적. 요리도 뭐, 그저 그렇고요. 인터넷 보고 레시피 따라하면 겨우 먹을 만한 거 나오는 수준?"

"아, 딱 대한민국 여성분들 평균이군요! 자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숨컷 씨?"

"넵?"

"숨컷 씨께서는 요리 실력이 어떻게 되시나요?"

[조컷쉑 요리실력 ㅋㅋ]

[물어 볼 거 있나 ㅋㅋ]

[ㄹㅇ ㅋㅋ 겜창쉑 요리할 시간이나 있겠냐고]

[오늘 조컷이 방송 출연한 이유가 남자는 일반적으로 요리를 잘 할 거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는데, 맞나요?]

[예 맞습니다]

"제 느낌상이지만, 왠지 요리를 그렇게 많이- 해 보시진 않으셨을 것 같은데. 아니신가요?"

예나 지금이나 숨컷의 이미지는 여전했다.

그러한 여론이 느껴지는 반응에, 그가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 역시 그렇게 보이죠?"

자신 없다는 듯 말이다.

"…."

"…."

"…."

저 행동의 의도가 '힘숨찐'이라는 걸 아는 세 여자만이, 그를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아, 아아! 아닙니다! 요리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사실, 그 귀한 손! 귀한 재능으로 요리를 하는 것 자체가 낭비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십쇼! 오늘 제가 잘 알려 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컨텐츠가 진행되며, 커뮤니티가 그들의 합방 얘기로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제목 : 야 근데 옛날부터 궁금했던 건데

내용 : 권지현이랑 숨컷 쟤 무슨 관계임?

ㄴ : 동료 ㅄ아

ㄴ 글쓴이 : 그 얘기 하는 거 아닌거 알잖아

ㄴ : 그럼 뭐 ㅄ아

ㄴ 글쓴이 : 듣자 하니 쟤네 위아랫집으로 이웃이고 숨컷 데뷔도 권지현 방송에서 했다더만

ㄴ : ㄹㅇ?

ㄴ 글쓴이 :ㅇㅇ 그렇다네 찾아보니까 ㄹㅇ임

ㄴ : 아 나도 그거 알음

ㄴ : 근데 말이 되냐? ㅋㅋ '우연히' 택배 아랫집으로 잘못 가서 '우연히' 밑집에 찾아가서 그런 말 했더니, '우연히' 저런 남자 나와서 반갑게 맞이해주고 '우연히'방송 출연까지 하는 게? ㅋㅋ

ㄴ 글쓴이 : 그니까

ㄴ 글쓴이 : 쟤네 둘 사귀는 거 빼박 아니냐 솔직히?

엄청난 열기는, 방송과는 상관없는 곳까지 미친다.

그렇게, '계기'가 되어줄 대화재의 불씨가 피어났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