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316화 (316/361)

316. 하애민 3

"어…."

"음…."

실눈 미녀의 투정에 사람들이 당황했다.

그녀가 적어도 성인이었다면, 이렇게 난처하진 않았을진데.

그들은 이 18살 혈기 넘치는 월클 꼬꼬마의 어리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그때.

"아, 그러면."

숨컷이 입을 열었다.

"저랑 FOG씨 역할 바꾸는 건 어떨까요?"

그에, 감독이 이번에야 말로 진정 당황했다.

이번 프로모션 영상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숨컷이었기에.

어쩌지?

그녀가 전전긍긍하던 그때였다.

"됐어요, 그냥 할게요."

FOG가 마지못해라는 듯 툭 내뱉었다.

'후후.'

그러면서는 속으로는 내심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이 꼬꼬마는 자신의 말에 사람들이 당황하자, 이 장소를 자신이 지배했다 여기고 기분이 좋아져서는.

'뭐, 겨우 연기니까. 해 줘도 괜찮을지도.'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아, 그. 고마워요. 애민 씨. 이해해 줘서."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더욱 기세등등해진 하애민은, 우쭐거리는 시선을 숨컷에게 향했다.

그에게 무시당해 자신이 굴욕을 느낌만큼.

그 역시 굴욕을 느끼라고.

하지만-

"고마워요, 포그 씨."

숨컷은 그렇게 말하며, 너그럽게 웃을 뿐이었다.

여동생을 업어 키운 최재훈이었다.

그는 이미 꼬꼬마의 투정 내성 LV.100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최재훈이, 포그는 더욱 못마땅할 따름이었다.

어쨌거나 촬영은 재개되고.

"어.이.포.그.내.실.력.어.땠. 어?"

"끝.내.주.던.데."

여러 의미로 엄청난 프로모션 영상이 완성됐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프로모션 촬영이 끝나자-

'드디어….'

하애민이 고대하던 시간이 찾아왔다.

바로-

[오 ㅋㅋ]

[머임? ㅋㅋ]

[와 ㅅㅂ 라인업 뭐냐?]

[숨컷에 사이트에 머그컵에 포그에 재미니에 레이지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아니 ㅅㅂ 먼 올스타전임 갑자기? 라인업 ㄹㅇ 뭐고?]

[왜 모인 거임?]

레오레 공식 채널의 라이브 방송에 불이 들어왔고.

그렇게, 레오레 본사에 위치한 경기장이 비추어졌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서프라이즈'일 아이엇의 깜짝 선물.

'미니 멸망전'이 시작된다.

레오레와 FPS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그들의, '레오필'사전 체험을 겸한.

대결 방송.

레오필의 오픈 베타를 기다리면서 말라 죽어가고 있는 팬들에게 가뭄의 비가 되어줄 이벤트였다.

FOG는 이 미니 멸망전에서,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나갈 주역은 어느 쪽인지 말이다.

"선배님들."

"응?"

"네?"

"저희 미래가 달린 게임인 거, 아시죠?"

진짜?

두 선배는 당황하면서도-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갑시다."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봤다.

[아니 머임???]

[미니 멸망전?]

[설마???]

순조롭게 모여가는 시청자.

"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렇게~ 비 시즌에 뵙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국 E스포츠의 얼굴 마담인 전수용 캐스터.

그리고, LKL의 대표 해설가인 강임준과.

FPS리그의 대표 해설가인 마희선.

멸망전의 해설을 담당할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네자, 채팅창의 분위기는 단번에 달아오른다.

[와 ㄷㄷㄷㄷㄷㄷㄷ]

[아니 언니들이 왜 거기서 나와요]

[해설까지 라인업 쳐돌았네 ㄹㅇ;]

[오늘이... 크리스마스였어...?]

[미니 멸망전이면 설마? ㄷㄷ]

"아, 그 설마입니다! 게임 팬 여러분들, 아이엇 본사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인사드리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지금 레오필을 목 놓아 기다리고 계실 팬 분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을 전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미니 멸망전! 아, 이름을 보고 몇 몇 분들이 이미 감을 잡으셨을 텐데요. 바로 그렇습니다! 지금 여기, 모두가 아시다시피 아주 바쁘실 텐데도 기꺼이 자리를 빛내 주신, 레오레와 FPS계를 대표하는 여섯 명의 플레이어가! '레오필'을 통해 경쟁을 진행하게 될 예정입니다!"

"크~ 이보다 성대한 맛보기가 있을까요?"

"이 정도면 맛보기가 아니라 그냥 뭐, 코스 요리죠 코스 요리. 맛만 봐도 배부를 예정이에요."

"아, 그렇습니다! 맛보기가 아닌 코스 요리!"

해설자들이 진행하는 사이, 선수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세팅을 마쳤다.

본래 레오필은 한 게임 참가 인원 최소 50명, 최대 100명을 상정한 대규모 배틀 로얄 게임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 모인 인원은 단 여섯뿐.

그렇기에, 그에 맞춰서 특별히 설정된 레오필의 클라이언트를 그들은 실행했다.

"오…?"

[오 ㅋㅋㅋ]

[맵 뭐야 ㅋㅋ]

그렇게 특수 클라이언트가 보여주는 맵은, 몇몇 이들에겐 아주 친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레오레 기준인 5:5게임이 진행되는 맵인 '전설의 무대'를 본따 만들어진 맵이었다.

숲 한 복판에, 여러 길, 공터, 강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면 레오레 하는 애들한테 너무 유리한 거 아님?]

[ㄹㅇ 맵도 캐릭터도 레오레 IP면 이건 뭐 ㅋㅋ]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마희선 해설!? FPS 장르의 대표 해설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 물론 그런 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알아 둬야 할 게. 게임 캐릭터와 맵이 레오레라, 레오레 선수들에게 유리한 것처럼. 게임 시점이 레오레 같은 쿼터뷰가 아니라, 3인칭 시점이고. 게임 방식은 배틀 로얄 그라운드를 따라간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또, 전투 방식은 레오레를 따라간다고 하니! 이야, 이거 기대되네요!"

"아니 마희선 해설. 그래서, 도대체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는 겁니까?"

"앗,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아마도, '반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이 레오필이라는 게임을 처음 한다는 조건 자체는 모두에게 적용되니까요. 굳이 유리한 쪽을 고르자면, 아마도 상대 게임에 대해서 다 잘 알고 있는 선수가 아닐까요?"

"아! 결국 레오필이라는 게임을 처음하는 건 모두가 같으니, 공평하다. 다만, 상대 게임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선수라면, 훨씬 수월하게 적응하여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명쾌한 정리, 감사합니다!"

그 말대로.

조건은 같았다.

양쪽 다 불리한 점이 있고, 유리한 점이 있었다.

결국, 승패를 가르는 건.

상대 게임에 대해서 얼마나 더 이해하고 있느냐였는데.

이마저도 같았다.

대한민국에서 배틀 로얄 그라운드 안 해 본 게이머가 어딨고.

레오레 안 해 본 게이머가 어딨겠는가.

하애민, 레이지, 재미니.

그녀들은 FPS계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게임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은 FPS가 아닌 게임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녀들은 레오레를 그렇게 많이 플레이 해 보지 않았음에도.

기본적으로 다이아몬드 티어에 해당하는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차현하와 김희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들 역시 배틀 로얄 그라운드를 그렇게 많이 플레이 해 보지 않았음에도.

기본적으로 다이아몬드 티어에 해당하는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숨컷도 마찬가지겠지.'

결국.

이 게임의 승패는, 민감한 부분이기에 해설가들이 언급하지 않은 요소에 의해 결정될 예정이었다.

바로-

'게임에 대한 절대적인 센스와 감각'.

그러니까-

[결국 실력쌈이란 거네 ㅋㅋ]

[ㄹㅇ ㅋㅋ 배로그랑 레오레 안 해 본 새기가 어딨겠어]

"아!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하는데요. 참고로, 경기는 5판 3선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경기-"

레오필은 본래 최소 50인을 상정하고 제작된 게임이기에.

이번 경기의 과정은 상당히 간략화되어 있었다.

서서히 축소되는 맵의 규모는 시작부터 협소했고.

게임의 진행 요소인 '성장'도 이미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

이는 사실상.

기승전결에서 지루한 '기승'부분을 생략하고.

바로 흥미진진한 '전결'부분으로 돌입하는 거라 볼 수 있었다.

팬들의 흥미를 고조시키기 위한 판단에서 비롯된 구성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의 수혜자.

바로, 'FPS팀'이었다.

레오필에서 '기승' 부분에 해당한다 할 수 있는 부분인 '성장'은.

배틀 로얄 그라운드가 아닌 레오레를 모델로 했다.

그리고, 레오레는 배틀 로얄 그라운드보다 '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게임이었다.

그만큼, 선수들의 능력치에서 성장은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그런 부분이 생략되니, 레오레 팀은 이점을 하나 빼앗긴 상태로 게임에 임하게 되는 거라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첫 판이기에, 이렇다 할 전술이나 전략은 존재하지 않았다.

"뭐가 뭔지 모르겠으니, 일단 다들 모스트 고르는 걸로 어때요?"

"콜."

이벤트 매치이니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것 또한 중요했다.

만장일치로 그들이 모스트 챔피언을 선택함에 따라 곧바로 경기가-

"시작하겠습니다!"

<구역이 제한 됩니다>

<제한된 구역에서 이탈할 시, 지속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이미 준비는 끝나 있었다.

그들이 할 일은 그저 서로를 발견해, 전투를 치르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기꺼이 그러한다.

"아! 첫 충돌! 재미니 선수와 사이트 선수입니다!"

"이어서 레이지 선수와 사이트 선수가 맞닥뜨리네요!"

"아, 여기서 포그 선수가 난입!"

그렇게 게임은 금방 막바지에 이르러.

"아, 결국 포그 선수와 재미니 선수에게, 전물 용어로 '다굴'을 당한 사이트 선수! 가장 먼저 탈락하고 맙니다. 하지만, 역시 사이트! 호락호락하지 않죠!? 신들린 무빙으로 스킬을 피해 번 한 턴으로! 재미니 선수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합니다! 그렇게! 2:1로 한 명을 데려가는 기염을 토합니다!"

"아, 사이트 선수! 캐릭터 상성이 좋지 못 했나요! 분전했지만 결국 레이지 선수에게 마무리를 당합니다!"

"이러면 숨컷 선수! 레오레 팀 최후의 생존자 숨컷 선수는 어딨나요!? 숨컷 선수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할 수 있을까요!?"

<구역이 제한됩니다!>

<제한된 구역에서 이탈할 시, 지속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아, 마지막 구역 제한! 구역이 맵의 중심인 고지대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레이지 선수와 포그 선수, 고지로 이동하기 전 서로 합류하려고 하는데요! 숨컷 선수! 어디서 뭘 하고 있나요! 이거 그대로 놔두면 위험합니다!"

"앗, 잠깐만요! 저기-"

"아 숨컷 선수! 어디 있나 했더니, 저기 있네요! 지금까지 뭘 한 걸까요? 앗, 잠깐만요! 저게 뭐죠!?"

"그러게요! 저게 도대체 뭔가요! 숨컷 선수! 도대체 어떻게, 레이지 선수의 동선을 읽어낸 거죠!? 도대체 어떻게, 저런 자리를 찾아낸 거죠!? 너무나도 적절한 위치에 매복! 이대로라면 레이지 선수 암살당합니다! 레이지 선수!!!"

"아!!!!! 어쩔 수 없어요! 너무 완벽한 매복이에요! 저걸 어떻게 눈치챕니까. 결국 레이지 선수! 숨컷에게 처치당하고 맙니다!"

"아니, 숨컷 선수. 도대체 뭐죠? 이게 사실상 맵이 전설의 무대를 모델로 했다고 해도, 전혀 다른 맵이거든요? 그런데 마치, 이미 몇 번이고 해 본 맵처럼. 지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그 특징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 숨컷 선수! 그 동안 안 보이고 뭘 하나 했더니! 텔론의 기동력을 이용해서 맵 곳곳을 누비며 지형을 파악했던 거군요!"

"이거 그거네요!!! 내가 파밍해서 캐리할게, 팀원들아 조금만 더 버텨줘!"

"버텼습니다! 사이트 선수와 머그컵 선수, 잘 버텼습니다! 이제, 숨컷 선수가 밥값만 하면 됩니다!"

"숨컷 선수의 텔론! 유명하죠! 페이스를 무찌른 그 텔론! 과연, 레오필에서도!?"

"앗, 그러기엔! 포그 선수가 이미 고점을 점해 버렸네요! 사각지대가 없어요! 기습하고 싶어도 숨을 곳이 없어요! 포그 선수, 독수리처럼 아래를 내려다보며 숨컷 선수를 기다립니다! 숨컷 선수, 어떡할 건가요!?"

"앗, 저게 뭔가요?"

"숨컷 선수!!! 뭐 하나요!? 거기로 나가면, 아픕니다! 제한 구역 밖으로 나가면 아파요!"

"아니, 잠깐만요! 숨컷 선수! 아! 텔론의 벽 넘기 스킬을 이용해 절벽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아! 설마!!! 절벽을 등지고 있는 포그 선수의 등을 노리려는 걸까요!?"

"아니 저건 너무 위험한 모험 아닌가요? HP, 괜찮나요? 버틸 수 있나요!?"

"아! 모험이 아니었나본데요! 숨컷 선수! 움직임에 거침이 없습니다! 머릿속에 네비게이션이 있는 것 같아요! 방금 전, 지형을 파악하는 부분에서 이미 그림을 그려 뒀나 봅니다!"

"가능합니다! 이거라면 죽기 전에, 절벽에 올라서 포그 선수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어요!"

"과연!?"

열번을 토하던 해설자들조차 말하는 걸 깜빡하고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본다.

그리고 잠시 뒤, 입을 모아 외친다.

"아, 결국 이렇게 되나요! 아쉽습니다. 숨컷 선수, 분전했음에도 결국- FPS팀의 승리입니다!"

"나이스!"

"크, 역시 애민 씨!"

[와 ㄷㄷ 역시 포그인가]

[클라스 오지네 ㄷㄷ]

하애민이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입가를 실눈처럼 가늘게 찢었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등한 조건에서 승부한 끝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자신이 숨컷 위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확인했다는 만족감에 말이다.

'별거 없네.'

숨컷의 플레이에 대한 포그의 평가였다.

해설가와 시청자들은 방금 그의 플레이가 창의적이니 파격적이니 뭐니 포장해 주고 있었지만.

포그가 느낀 바는 달랐다.

숨컷의 플레이에서 '배틀 로얄'류 게임과 관련된 부분은.

그러니까, 그에 대한 이해도는 얄팍하고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그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플레이는, 그 얄팍하고 허술한 게임 이해도를 숨기기 위한 수단이라 보는 게 마땅했다.

얼핏 기억이 난다.

숨컷이 레오레에서 이렇게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포그는 레오레에 대한 조예가 그렇게 깊지 않았기에.

숨컷이 레오레에서 얼마나 수준 높은 플레이를 구사하는지 모른다.

허나, 그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플레이'의 정체가, 실상이 이런 식이라면.

그에 페이스가 당한 거라면.

그녀의 입가에 번진 미소에 담긴 감정의 종류가 바뀌었다.

만족에서-

여유로 말이다.

그녀는 낙승을 확신했다.

멸망전에서도.

미튜브 어워드에서도.

그러던 와중.

"아, 숨컷 선수! 한 끗 차이로 아쉽게 역전을 놓쳤는데,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아, 이게… 재밌네요."

"아 재밌었다! 그렇죠, 재밌는 승부였죠!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부분이 재밌으셨나요?"

"아, 사실. 제가 이런, 배틀 로얄 류 게임을 이번에 처음 해 보거든요."

막간 인터뷰의 내용이 들려왔다.

"…뭐?"

숨컷에게 무시당했다고 착각하자 '나도 너 같은 라이벌 필요 없어'라고 토라지며 그를 신경 쓰지 않기로 다짐했으면서.

숨컷 상대로 승리를 확신하자, 다시 또 그를 제멋대로 라이벌로 인정하곤.

자신이 인정한 라이벌에게서 승리를 거뒀다며 하늘을 날 듯 기뻐하는.

복잡하면서도 단순유치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녀의 실눈에 각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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