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시즌 종료 1
페이스가 모방함은.
페이스에게 그동안 그녀가 모방했던 이들과 같은 선상에 놓일 자격이 있음을 공인받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페이스가 그동안 모방했던 이들이라 함은.
'논외'인 페이스를 제외하고 선정되는 '세계 3대 미드'.
그 한 축을 담당하는 북미의 지배자인 비엑스를 비롯하여.
시야의 맹점을 이용하는 플레이 스타일의 선구자격인 보스레지나드.
가차 없는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한 Rapidstar.
AP마스터 리 등, 기상천외한 챔피언 선정과 플레이 스타일로 유명했던 팝콘샐러드.
등.
하나같이 '참신하면서도 혁신적인'플레이 스타일로써 한 시즌을, 시대를 풍미하고.
그 플레이의 대명사가 된 이들로.
프로 판에서 '역사'로 기록되는 이들이었다.
숨컷은 페이스에게 모방 당함으로써 그들과 같은 선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역대급 플레이어'라는 반열에 말이다.
제목 : 야 근데 숨컷 이미 역대급 레벨 아니냐?
내용 : 벌써 역대급인 하이로드 넘니 마느니 하는 소리 나오는 거 보면 ㅇㅇ
ㄴ : 근데 솔직히 그래 봐야 솔랭 안에서잖아 ㅋ
ㄴ : 솔랭한정으론 역대급 맞는데 프로판까지 포함시키면 좀 애매하지
ㄴ : 역대급 말고 역중급 정도면 적당할 듯 ㅇㅇ
ㄴ : 역대급에서 대가 그 대였나요?
ㄴ : 그럴 리가요
ㄴ : 그러면 머리 가운데만 벗겨진 대머리들은 중머리라고 하게요 ㅋㅋ
ㄴ : 엌ㅋㅋㅋㅋㅋㅋㅋㅋ
ㄴ : 근데 머리 큰데다가 대머리면 뭐라고 함? 대대머리? 엌ㅋㅋㅋㅋㅋㅋㄴ : 개새끼들...
숨컷은 이미 역대급 플레이어라 평가받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솔랭이라는 우물 안에서였다.
솔랭이라는 우물을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보여 줘.
탈 솔랭 급.
프로로 데뷔하면 반드시 성공할 급,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제목 : 짱깨단이고 조컷단이고 개웃기네걍 ㅋㅋ
내용 : 아니 솔랭 전사들 뭐만 했다 하면
'만약 프로 데뷔 했으면 1군이니 뭐니~'
아 그래서 데뷔 언제하냐고 ㅋㅋ
만약도르 그만 타고 와서 진짜 도르 타 가라고 ㅋㅋ
ㄴ : ㄹㅇㅋㅋ 솔랭에서 날고기는 년들 프로판가서 죽쑨 것만 몇인데 ㄴ : 몇인데요?
ㄴ : 네다음 조컷단 ㅋ
ㄴ : ???
ㄴ : 아 몇 있다 하면 대충 몇 있겠거니 하라고 ㅋㅋ
ㄴ : 공감이나 하라고 ㅋㅋ
ㄴ : 몇같네;
프로판에서 거둔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이상, 솔랭계를 벗어나는 평가는 결국 가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논쟁이 일어날 경우.
[그래봤자 솔랭 전사지ㅋ]라는 말에 의해, 그 논쟁의 결과는.
숨컷의 가치는 제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 하이로드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한 제한이-
지금 깨진 것이다.
페이스의 모방으로써.
숨컷이 프로판까지 포함되는 '역대'급 플레이어들과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됨으로써 말이다.
이전에도 숱한 프로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숨컷이 가진 가능성은 분명 프로 판에서도 통할 정도라는 평가를 내렸었지만.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그것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었다.
남을 인정하는 일이 극도로 드문 페이스의 인정, 그 이상의 모방은 말이다.
'역대'급 미드 라이너의 반열에 든 모든 미드 라이너들은 페이스에게 인정받았던 이들이다.
고로, '역대'급 미드 라이너의 조건은 페이스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라는 비약 논리조차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였으니.
제목 : 숨컷 이악물고 그래봤자 솔랭전사라 까던 억까새기들 ㅋㅋ
내용 : 오늘 줄초상 치르겠누 ㅋㅋ
ㄴ : ㄹㅇ ㅋㅋ 페이스가 역대급이라는데 어쩔 건데~
ㄴ : ㅄ들 좋단다 ㅋㅋ~
ㄴ : 그 물결표로 부들부들 떠는 걸 표현한 건가요? ㅋㅋ
ㄴ : 어 ㅋㅋ 여기 부산인데 지금 땅 흔들린다 ㅋㅋ 지진이냐? ㅋㅋ
ㄴ : 저 위에 진도 18.0으로 부들거리는 새기가 부산에 사나본데요 ㅋㅋ
ㄴ : 부들따리 들들따 ㅋㅋ~
제목 : 그동안 페이스가 '그거'했었던 선수들 목록
내용 : [사진]
ㄴ : 와 ㄷㄷ 라인업 보소
ㄴ : ㄹㅇ; 미드 올스타 수준인데 걍?
ㄴ : ??? 목록 잘못된 것 같은데요?
ㄴ 글쓴이 : 뭐가
ㄴ : 조컷이 안 보이잔아 ㅋ
ㄴ 글쓴이 : 아 ㅋㅋ
ㄴ 글쓴이 : 수정버전 여깄습니다 [사진]
ㄴ : 크~
ㄴ : 펑~ (가슴이 너무 웅장해져서 터지는 소리)
ㄴ : 와 진짜 제대로 터졌나보네 ㄷㄷ 흔적도 안 남은 거 보면
ㄴ : ^^ㅣ발아
제목 : 야 내가 업계 있는 지인한테 들은 이야긴데
내용 : 지금 프로팀들에서 숨컷 ㄹㅇ 진지하게 섭외하려고 ㅈㄴ 공들이고 있다던데?
ㄴ : 아니 선수 안 한다는 애 붙잡고 왜 그리 귀찮게 해 ㅋㅋ
ㄴ : 아 놓으세요~
ㄴ 글쓴이 : 선수 말고 코치나 감독으로 영입한다고 한다던데?
ㄴ : ??? 뭔 소리야 그건 또
ㄴ : 뭔 소리긴 헛소리지 ㅋㅋ
ㄴ 글쓴이 : 아니 ㅄ들아 ㄹㅇ 임 ㅋㅋ
ㄴ 글쓴이 : 지금 숨컷 코치나 감독 쪽으로 데라나 이사영 이상 매물이라는 이야기 돌고 있음
ㄴ: ㄹㅇㅋㅋ 축구쪽에서 일하는 애 들어보니까 메시랑 호날두 이상 매물이라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던데
ㄴ : 이세계에서도 용사 후보로 숨컷 물망에 올랐다던데? ㅋ
ㄴ 글쓴이 : ㅅㅂ들
ㄴ : 야 근데 왠지 ㄹㅇ일것 같긴 해
ㄴ : 페이스가 인정한 겜잘알이니까 ㅇㅇ;
ㄴ : 와 근데 데라 이사영 이상이면 ㅅㅂ TC1이나 BAY급 선수들 키워낼 수 있다는 소리 아님?
ㄴ : 조컷 어디까지 갈 생각인 거냐 ㄷㄷ;
사람들은 이번 시즌 마무리에서.
숨컷, CSN, 하이로드.
그 셋이 페이스를 상대로 보여주는 활약에 따라, 누가 진정한 솔랭의 일인자인가가 결정될 거라 여겼다.
그런데-
페이스에게 모방이라는 이름의 인정을 당하고.
제목 : 페이스가 숨컷 모드로 CSN 떡발랐는데?
내용 : 둘이 플레이 스타일 비슷하다는 이야기 자주 나왔었잖아이러면 숨컷이 CSN 상위호환 되는 거냐?
ㄴ : 그렇지 ㅇㅇ
그와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후보였던 의문의 중국인 고수가 모방한 페이스에게 참패함으로써.
꾸르릉.
꾸르릉.
"오우 예."
"오빠,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재은아, 오빠가 한 번 생각해 봤거든?"
"뭔지 몰라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안 될까? 오빠 표정 보면 그게 맞는 것 같아."
"그… 의자 밑을 변기처럼 뚫어서 요강을-"
"으아아아악!!!!!! 안 들려!!!!!!! 안 들려!!!! 뭔지 몰라도 하기만 해 봐!!!"
"아니, 그러면 어떡해 재은아. 이래가지곤 게임을 못 하잖아."
"이래가지곤 게임을 못 하면, 게임을 쉬라고! 오늘 하루!"
"말이 되는 소릴 해 재은아!!! 게임을 어떻게 하루나 쉬어! 인간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오빠가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바보 같애!?"
"아유~ 우리 오빠 당연히 바보 아니지~ 그러면 이렇게 하자. 지금이 오후 3시니까… 게임 9시간만 쉬고 푹 자고 일어나서 하는 걸로. 어때?"
"진작 그럴 것이지."
"아이고 우리 오빠 착하다~ 너무 똑똑하다~ 말 너무 잘 듣는다~"
"후후후…."
최재훈은- 아니지.
'숨컷'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1인자의 자리를 거저 얻게 되었다.
숨컷, 하이로드, CSN의 삼파전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막을 내려.
드디어 숨컷의 천하가 찾아온 것이다.
3일 천하-
아니지.
3시간의 천하가 말이다.
하이로드가 '숨컷'을 모방 중인 페이스를 상대로 승리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명확한 '미드 차이'로.
이는 당연히도 엄청난 파장을.
논란을 낳았다.
사실, 페이스의 패배는.
하이로드의 승리는.
엄청난 논란을 낳을 만큼 대수로울 일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고 또 당연한 일이었다.
하이로드는 'CSN'.
그러니까, 숨컷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처하기 위해.
'전 1위 쟁탈전 이후' 줄곧, CSN가 플레이 한 수백 판의 게임을 모조리 분석하고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그렇게, 낱낱이 파헤치고 파훼했다.
'숨컷 카운터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페이스는 '숨컷'의 플레이 스타일을 모방해 버렸으니.
완벽하게 카운터에 당해 버린 것이다.
아무리 페이스라고 해도.
솔랭에서 하이로드에게 카운터를 당하고도 무사할 순 없었다.
사실, 카운터를 당하지 않아도.
페이스는 솔랭이라는 무대에서 하이로드를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보장하기가 힘들었다.
페이스가 솔랭에 관심을 갖지 않은 동안, 솔랭도 많은 발전을 거두었다.
하이로드에 의해서 말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제목 : 아니 ㅅㅂ 뭐야
내용 : 페이스 하이로드 만나서 또 졌는데???????
ㄴ : 말이 되나?
ㄴ : 아니 뭐지?
페이스의 패배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허나.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에겐 그렇게 복잡한 내막 따윈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표면으로 보이는 대로 평가할 뿐.
그들에겐 보이는 건.
'플레이 스타일을 카운터 당해 하이로드에게 패배한 페이스'가 아니라.
그저, '숨컷의 플레이 스타일을 모방해 하이로드에게 패배한 페이스'였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페이스가 하이로드에게 패배하는 일은 말이다.
그렇기에, 그 문제의 원인은 자연스레-
지금 페이스가 모방 중인 플레이 스타일에게 향해진다.
제목 : 야 이거 숨컷 사실 별거 없는 거 아님?
내용 : 페이스가 '그거'해 버리면 보통 '그거'당한 애 이기잖아그러면 지금 페이스가 숨컷보다 위라는 건데 그런 페이스가 하이로드에게 졌다?
ㄴ : ㄹㅇ ㅋㅋ 페이스가 하로한테 진다? 말 안 되지 그냥
ㄴ : 아무리 봐도 숨컷 모드라 그런 것 같음
ㄴ : 아 ㅋㅋ 평소 검증된 프로판 음식만 집어먹다가 오랜만에 거리 나와서 신기해가지고 아무거나 집어먹다가 바로배탈나누
ㄴ : 그니까 ㅋㅋ여긴 프로판이 아닌데
ㄴ : 맨날 '솔랭'에서 맛있다는 걸 먹어보니 배탈나는 쓰레기 음식이었고 ㄷㄷ
숨컷의 승승장구에 삐죽 내민 입에 거미줄을 치고 있던 헤이터들이 오랜만의 기회에 신이 잔뜩 나서 설치기 시작했다.
단기간에 폭증한 숨컷의 팬들은 당연히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제목 : 숨컷 칭찬
내용 : 그럼 하이로드 뭐임?
압도적인 화력으로 내리 누르려 했으나.
세상에는 추잡한 이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그저 숨컷이 능력 있고, 그를 통해 단시간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는 이유만으로.
헤이터들도 그동안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페이스가 진 건 숨컷이 문제다.
아니, 숨컷에게 문제가 없다.
두 의견이 격렬하게 충돌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제목 : 하이로드 이번엔 졌네
제목 : 이번엔 페이스가 이겼누?
둘의 승부가 그런 방향으로 흐르자.
더 이상 사람들은 숨컷에게 집중하지 않았다.
그들은 숨컷이 본인을 모방한 페이스를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까 기대했다.
그러니까, 얼마나 잘 버티느냐.
지더라도, 얼마나 멋지게 지냐 말이다.
하지만 지금.
하이로드는 선전을 넘어서, '호각'을 보여주고 있었다.
페이스와 격렬하게 공방을 이어나간다.
그들이 숨컷에게 격렬히 기대했던 그림, 그걸 아득히 상회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페이스가 하이로드에게 지는 건 '숨컷의 플레이 스타일'이 조잡해서.
페이스가 하이로드에게 이기는 건 '숨컷의 플레이 스타일'이 대단해서가 아닌, 그런 조잡한 플레이 스타일로 발전하는 페이스가 대단해서.
공방이 거듭될수록 그러한 논리가 거듭되고.
그렇게.
CSN와 숨컷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제목 : 역시 근본이 있지
내용 : 솔직히 숨컷이니 CSN이니 ㅋㅋ
어이가 없더라 이번 시즌 별 근본도 없는 듣보들이 먹는다고 했던 거 '왕'이 돌아왔다.
ㄴ : 하이로드가 대단하긴 하네 ㄹㅇ;
레오레 커뮤니티를 도배했었던 색.
'숨컷'이라는 색이, 새로이 도배된다.
하이로드라는 색으로.
하이로드의 천하가 찾아왔다.
"…."
하이로드는 전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