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 스카이넷
스카이넷.
심판의 날이 아니라 하늘전 기간 한정으로 운영되는, 하늘전 참가 대학교들의 공동 커뮤니티.
레오레 종목 팀원 경매와, 첫 스크림이 끝난 지금.
스카이넷, 세연대 게시판에서는 한 가지 이야기뿐이었다.
제목 : 야 머냐?
내용 : 우리 세연대 레오레팀의 자랑인 '연패가도'가 깨졌다는 게 ㄹㅇ이냐?
ㄴ : 뭔 연패가도야 ㅋㅋ 이 새기들 이기는 걸 본 적이 없는데
ㄴ 글쓴이 : 그래서 연패 가도 ㅇㅇ
ㄴ : 아
ㄴ : 그 연패가 진짜 연패였누 ㄷㄷ
ㄴ : 아니 근데 ㅅㅂ 도대체 어떤 또라이 새끼가 '연패'라는 음에 연달아 이기다라는 뜻을 넣어 놓은 거냐?
ㄴ : ㅈ자 오늘도 연전 연패 이어가네 ㅋㅋ
ㄴ : 아시나요?) 포도는 사실 '포도 포'와 '포도 도'라는 두 한자로 이루어진 한자어라는 사실을
ㄴ : 지랄 (지랄 지+지랄 랄)하지 마세요
ㄴ : 팩트)다
ㄴ : 정신 나갈 것 같네 ㅋㅋ
ㄴ : 세종대왕니뮤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
ㄴ : 한글의 멋짐을 깨달았니?
ㄴ : 네!
ㄴ : 그럼 국어국문학과 들어올래?
ㄴ : 왜 갑자기 그딴 ㅈ같은 소릴 하냐? 시비걸어? 니 시발 이름 몇학번이냐? 이름 뭐고?
ㄴ : 너무하네 진짜
ㄴ : 뀪은 선 넘었지
ㄴ : 뀪이 취직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국립국어원이라면서요
ㄴ : 뀪 십새끼들아 자장면이 말이 되냐? 당장 짜장면으로 바꿔 놔라
ㄴ : 닭볶음탕 ㅇㅈㄹ ㅋㅋ
ㄴ : 무림의 볶음은 어디로 갔는가...
ㄴ 글쓴이 : 아니 그래서 ㅅㅂ 우리 렚옶렚팀 연패 깨진 거 ㄹㅇ이냐고
ㄴ : 놀랍게도 ㄹㅇ입니다
ㄴ 글쓴이 : 아니 우케했어?
하늘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라 함은 단연코 야구와 축구였다.
옛날만 해도 분명 그러했다.
하지만, 레오레라는 새로운 돌풍이 일어난 이후.
레오레는 청년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취미 생활이 되었고.
그렇게, 하늘전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되었다.
하지만 세연대만은 예외였다.
세연대의 하늘전에서 레오레는 비인기 종목이었다.
놀랍게도 이는 세연대 학생들이 레오레를 싫어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아해서였다.
레오레를 좋아하는데, 어째서 세연대 학생으로서 가장 선호하는 축제인 하늘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오레전을 싫어하는가.
제목 : 아니 ㅅㅂ 도대체가
내용 : 세연대 고구려대 인세대 이 새기들 다 똑같은 새끼들 아님?
왜 존나도대체 세연대 이 새끼들만 레오레를 존나 못하는 거냐?
아니 뭐, 구조적으로 레오레를 못하는 뇌는 '세연'이라는 단어에 끌리게 돼 있는 거냐?
레오레 못하는 새끼들은 세 곳 중에서 세연대를 고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거야?
아니면 그냥 여기를 오면 레오레 실력이 떨어지는 거냐?
ㄴ : 기계공학부 위치한 301동에서 레오레 못하는 전자파가 뿜어져 나온대요
ㄴ : ^^ㅣ발 또 그 새끼들이야?
ㄴ : 니네 말하는 꼬라지 보니 우리가 지능이 떨어지는 전자파를 내뿜기는 하나보다
ㄴ : 사실 지능이 높을수록 레오레를 못한대요
ㄴ 글쓴이 : 아니 그럼 페이스는 아이큐가 한자릿수여야됐는데?
ㄴ : 사실 예쁠수록 레오레를 못한대요
ㄴ : 그럼 ㅅㅂ 우리 공학과 애들이 렐드컵 먹었어야 됐는데?
ㄴ 글쓴이 : 아니 ㅅㅂ 내년부터는 면접에서 레오레 티어 보고 고르던가 해야지
세연대의 평균적인 레오레 실력은, 나머지 두 대학교에 비해 불가사의할 정도로 특출 나게 낮았다.
따라서, 하늘전에서도 항상 절망적인 성적만을 거두었고.
[하 ㅅㅂ 이번에도 보나마나 개처발리겠지]
[아 ^^ㅣ발 내가 고대생 친구보다 티어 높은데 왜 맨날 ㅈ밥소리 들어야 하는 건지 도대체]
[재밌어하지 말라고!!!!!!!]
[하늘전에서 레오레 쳐내!!!]
그들은 일종의 방어기제로서, 하늘전 레오레 종목에서 관심을 거두게 된 것이다.
기대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였다.
이번 팀원 경매가.
그리고, 아무런 가치도 없는 '첫 스크림'에서 거둔 승리가.
비인기 종목인 레오레가.
스카이넷 세연대 게시판을 점거하다시피 한 것은.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 세연대는 하늘전 레오레 종목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연습 경기'를 포함해도 말이다.
그 기적의 '연패 행진'이, 드디어 깨진 것이다.
그렇게-
제목 : 이번 시즌에는
내용 : 보, 보여주냐...?
ㄴ : 대가리가 아직도 안 깨졌냐...
ㄴ 글쓴이 : 숨컷 오빠가 봉합해줬어!
ㄴ : 아 ㅋㅋ 숨컷 더 쉬포크라테스는 ㅇㅈ이지
희망이 보인 것이다.
사실, 연습 경기 이전에도.
세연대 게시판에서는 작년까지와는 상이한 기류가 불고 있긴 했다.
며칠 전,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숨컷.
현재, 레오레 판에서 가장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는 그의 참전소식으로 말이다.
하늘전은 팀 게임에 가깝다.
아무리 솔랭에서 날아다니는 다니는 숨컷이라 해도, 하늘전에서까지 그 임팩트를 보여주긴 힘들다.
고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의 레오레 티어는 하위권에 속했고.
그들은, 보이는 대로 믿는다.
숨컷은 남성 플레이어로서.
솔랭에서 하이로드와 MK를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페이스에게 인정받았다.
미드빵에서 숱한 프로들을 물리쳤다.
이는 하늘전의 기량과 크게 상관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믿는다.
믿는 만큼 숨컷에게 기대를 준다.
이번 하늘전에서도 뭔가 보여주리라고!
이변을 일으켜 주리라고!
제목 : 이게...
내용 : 3억의 가치인가?
ㄴ : 든든하다!
ㄴ : 3컷! 3컷! 3컷!
그리고, 그는 훌륭히 보여주었다.
제목 : 올해는 다르다
내용 : [독수리 사진] ^^ㅣ발 고구려대 인세대 대가리 다 터져서 고구려, 인세 될 준비 해라
ㄴ : 어이, 가 볼까
ㄴ 글쓴이 : 아... 출진이다
세연대의 억눌러 두었던 레오레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해방된다.
지금, 세연대에서는 온통 '레오레', 그리고 '숨컷'에 대한 얘기뿐이었다.
이는, 다른 학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목 : 어제 연습경기 본 사람 있냐?
내용 : 아니 도대체 머임?
그냥 숨컷이랑 머그컵 둘이서 혼자 다 하던데?
우리팀 용병은 뭐 쪽도 못 쓰고
수준 차이가 왜 이리 나는 거?
ㄴ : 정글은 솔직히 고만고만한데 미드 수준차이가 너무 크더라 ㅇㅇ;
ㄴ : ^^ㅣ발 여기서도 '미드'가 문제야?
ㄴ : 내 미드만 해도 서러운데 우리 팀 미드까지 문제면... 난 도대체 어떡하란 거냐
ㄴ : 아니 그러게 왜 ^^ㅣ발 방민아 같은 앨 섭외해서
ㄴ : 뭔 소리야 ㅄ아 지금 방민아가 아마추어 미드 중에서 폼 제일 좋은데
ㄴ : ㄹㅇ ㅋㅋ 걍 숨컷이 너무 어나더 레벨인 거임
ㄴ : 넥슬도 탈탈 털렸잖아
ㄴ : 아니 그러게 왜 숨컷을 놓쳐서
ㄴ : ^^ㅣ발 우리학교 섭외팀 뭐한 거임 도대체
ㄴ : ㄹㅇ; 무슨 일 있어도 숨컷은 잡았어야 했는데
ㄴ : 아니 애초에 숨컷 왜 그 ㅈ밥팀에 간 거냐?
ㄴ : 인터뷰 못 봤음?
ㄴ : 뭔 인터뷰
ㄴ : 약팀 우승시키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세연대 갔다잖아
ㄴ : 하 ㅋㅋ 진짜 미쳤네
ㄴ : 아 ^^ㅣ빨 경매에서 사기라도 했어야 됐는데
제목 : 와 진짜 숨컷 데려온 게 신의 한수다
내용 : ㄹㅇ; 누구냐 도대체
숨컷 데려온 애
뽀뽀마렵네
ㄴ : 그거 걔 서수나 아님?
ㄴ : 아 ㅋㅋ 걔였냐?
ㄴ : 그 새끼 ㅈㄴ 마음에 안들었는데 그래도 이건 좀 마음에 드네
ㄴ : ?? 수나 선배가 왜요
ㄴ : ;;이렇게 게시판에서 뒷담까는 거 안 부끄러워요?
ㄴ : 아이고 저 불쌍한 새기들 ㅋㅋ 제대로 홀렸네
ㄴ : 서수나 금맛 지 잘난맛에 사는 새끼 ㅋ 그 새끼 후배들이랑만 어울리잖아 닭 머리 노릇하려고
ㄴ : 예쁘거나, 돈 많은 후배들은 어떻게 쳐내고 만만한 여자애들로만 파티 만들어서 거기에 남자애들 끼워서 걔네 후리고 ㅋㅋ
ㄴ : 금마 휴학했던 것도 남자문제 때문 아니었나?
ㄴ : 아무튼 들어보니까 ㅋㅋ 이번에 숨컷 섭외한 거 서수나 금마랑 숨컷이랑 개인적으로 친분 있어서라던데?
ㄴ : 개소리죠 ㅋ
ㄴ : ㄹㅇ ㅋ 서수나 걔 숨컷같이 잘생긴 인싸들은 못건들잖아
ㄴ : ㅇㅇ 어떻게든 만만한 애만 건듦
ㄴ : 근데 그 새끼 만약에 숨컷한테 ㅈㄹ하면 어카냐? ㅋ
ㄴ : ㅋㅋ 어카긴 뒤지는 거지
ㄴ : ㄹㅇ 지금 상황에서 숨컷한테 개수작부리면 ㅋ
ㄴ : 아 ㅅㅂ 어쨌든 빨리 하늘전 당일 기다려지네 나도 숨컷 실물 보고싶다
ㄴ : 아 다음 스크림때 관전이나 갈까?
ㄴ : 오
제목 : 얘들아 그런데
내용 : 숨컷 쟤 왜 용병으로 참가한 거임?
ㄴ : ?? 뭔 소리야 그게
ㄴ : 뭔 말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있누
ㄴ : 독수리의 부리는 왜 노랄까
ㄴ 글쓴이 : 아니 숨컷 쟤 우리 학교 애 아님? 옛날에 같은 수업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 뭐시깽이
ㄴ : 아 ㅋㅋ 맞지 ㅋㅋ
ㄴ : ㄹㅇ ㅋㅋ 숨컷 우리 학교 학생이지
ㄴ : 숨컷 정도면 우리 대학교 명예 학위 ㅇㅈ이지 ㅋ
ㄴ : ㄹㅇ ㅋㅋ
ㄴ : 이번에 하늘전에서 우승하면 명예의 전당에도 올릴 예정이라던데?
ㄴ : 가보자가보자
ㄴ 글쓴이 : 흐... 아닌가? 하긴 둘이 너무 다르긴 해
숨컷의 활약은 세 학교의 공식 채널에 팀원 경매, 첫 스크림 영상이 올라오자.
일반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진다.
제목 : 고구려대, 인세대
내용 : 왜 그리 죽상이야?
ㄴ : 숨컷이 꼴받게 하잖아
ㄴ 글쓴이 : 역시 숨컷 ㅋㅋ 성능 확실하구만
제목 : 와 숨컷 세연대 저 ㅈ밥팀을 이겨주네ㅋㅋ
내용 : 프로들도 못한 걸 ㅋㅋ
역시 숨컷은 전설이다...
ㄴ : 아니 숨컷 + 머그컵 조합 ㄹㅇ 어떻게 막을 건데 ㅋㅋ
ㄴ : ㄹㅇ ㅋㅋ 짱구 조합이야 못말려
ㄴ : 이건 페이스 데려오는 거 아님 답 없을듯
제목 : 와 근데 이번 세연대 팀 꼬라지 또 가관이던데 ㅋㅋ
내용 : 탑 다3 원딜 다1에 예티 서폿 ㅋㅋ
얘네 데리고 마스터~그마 애들 도대체 어케 이겼냐
ㄴ : 그저 조컷
ㄴ : 이번 시즌은 ㄹㅇ 세연대 우승 노려볼 만할듯
ㄴ : 이거 캐리하면 숨컷 팀게임에서도 검증되는 거네 ㄷㄷ
ㄴ : 완전체 ㄷㄷ
이게 하늘전인지 숨컷전인지 모를 정도로.
하늘전 소식이 퍼진 커뮤니티는 온통 숨컷의 얘기로.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가득 찼다.
이미 다방면에서 검증된 숨컷.
사람들은 그가, 이번에 또 다시 무언가를 보여줄 거라.
증명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물론 회의적인 의견 또한 나온다.
제목 : 근데 스크림 영상 보니까
내용 : 숨컷 텔론이 휩쓴거 아직 팀원끼리 적응 안 돼서 그렇지 팀원끼리 적응되고 소통 잘 되면 숨컷 저렇게까지 날라다니지 못할 것 같은데?
아니 애초에, 다른 라인 격차가 너무 큼
팀게임이면 저거 못접힐걸?
ㄴ : 나도 같은 생각 ㅇㅇ
하지만-
ㄴ : 아 ㅋㅋ 넥슬충 새기들 또 또 어떻게든 음해해 보려고
ㄴ : 응~ 숨컷 마스터팀원들 데리고 그마~챌린저들 이긴게 몇판인데 ㅋㅋ
ㄴ : 그마 ㅈ밥이야~
현재 숨컷의 이미지가 이미지인지라 큰 호응은 못 얻는다.
지난 며칠간.
그의 미튜브 채널 구독자가, 1, 173, 154명에서 1, 232, 039명까지 늘었다.
그로 인해 국내 게임 채널 순위 10위대에 돌입하는데 성공했으며.
멸망전 중에서 또 한 명의 방송인을 제치고, 8번째로 구독자가 높은 방송인이 되었다.
그렇게, 숨컷은 일부 헤이터들이 거품이라 했던 자신의 위치를 훌륭히 굳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