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87화 (287/361)

287. 팀원 경매 2

"이야, 이 분위기! 아마도, 오늘 중 가장 치열한 경매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숨컷 님?"

"넵."

"지금 레오레 판에서 단연코 가장 핫한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 그렇죠."

"예? 아, 아하핫! 네! 그렇죠. 이야, 이거 솔직하신데요. 방송에서 보이던 그대로입니다, 여러분, 안 그럽니까?"

[우린 여전히 방송으로 보이는 그대론데요]

[아 ㅋㅋ 이렇게 기만을 하네 ㅋㅋ]

[부~럽다~]

[뭐지? ㅋㅋ 동아리실로 쳐들어오라는 의미인가? ㅋㅋ]

"앗… 아이고, 당연히 그런 의미는 아니고. 죄송합니다. 뭐, 어쨌든 반은 맞죠. 제가 또 이 맛에, 이 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유명하신 분들 실물로 보려고! 이거, 제가 SKY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1승을 챙기는 날이 또 오네요. 하하하!"

[ㅋㅋㅋ]

[유쾌한 거 보소]

[아줌씨 ㅋㅋㅋ 얼른 진행이나 하지 ㅋㅋ]

[마이크로 관자놀이 지건 마렵네 ㅋㅋ]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숨컷 님! 경매를 진행하기에 앞서, 한 마디 하시자면!?"

최재훈이 잠깐의 고민 뒤, 입을 열었다.

"숨튜브 구독 안 하신 분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얼빠진롬아니야 ㅋㅋㅋㅋㅋ]

[아니 일 하라고요 ㅋㅋ 니 채널 홍보하지 말고]

[네 구독 한 번 더 눌렀습니다 ^^]

[네, 구독 500번 눌러드리겠습니다 ^^]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옐로TV의 수치 조컷!]

"오빡!!! 우리 학교가 꼭 사 줄게!!"

[아니 ㅋㅋ 그러면 니가 세연대로 넘어가게 되는데?]

"에이, 나 대신 에께 선수가 가면 되지. 안 그래도, 아까 팔리셨잖아. 안 그래요?"

"예? 아, 예, 뭐…."

[아니 ㅋㅋ 이거 미친련아니야]

[아니 동료라며 ^^ㅣ발아!!!]

[눈에 힘 빼 양아치새기야!!!]

[에께 PTSD ON]

그가 뭘 했다고.

사방에서 엄청난 환호성과, 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

넥슬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채팅창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경매는 진행됐다.

그리고 그 경매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다른 이들의 표정 또한 굳어 들어갔다.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 여러분… 일단 시간이 종료됐습니다. 종료됐는데…."

모금 결과에 시선이 못 박힌 진행자가, 당황해서 말했다.

팀원 경매의 일반 용병 역대 최고 모금액이었던 8천 9백만 원의 기록은 방금 넥슬에 의해 깨져 약 1억 3천만 원이 되었다.

이번 LKL의 주역이라 볼 수 있는 김희은조차도 뛰어넘는 엄청난 기록이다.

하지만 그런 기록조차도, '팀원 경매'의 꽃인 '프로 용병 경매'의 역대 최고 기록에 비하면 초라할 따름이다.

팀원 경매는, 최대 1만 명이 참가 가능하여.

각 최대 1만 원 한도로 후원이 가능하다.

이론상, 각 학교당 최대 1억의 모금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론상'이라 함은, '사실상 불가능한'이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 '이론상'이 이뤄진 전례가 분명 존재했다.

페이스.

바로 그녀가 인세대 대표로 참가했을 때였다.

해당 경매에서, 세 학교는 모두 '1억'의 금액을 제시했었다.

예외 없이 전원이 모두 최대한도의 기부액을 내야 가능한 일이다.

실로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페이스는 이뤄냈다.

페이스니까.

그렇게, 문제는 발생한다.

세 학교 모두가 1억의 금액을 제시했다.

대단한 건 둘째 치고.

경매의 결과.

그걸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문제가 생긴다.

'추가 경매를 하면…?'

그런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애초에 인원을 1만 명으로 제한하고.

후원 한도 또한 1만 원으로 제한한 이유가 뭐던가.

경쟁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추가 경매를 진행할 경우, 그 방침에 반하게 된다.

결국 논의 끝에 나오는 결론.

무승부.

하지만.

무려 '최고 점수'를 득점하는 데 성공했는데, 고작 무승부라니.

그렇게.

대단한 업적을 이뤄낸 용병과, 그런 용병을 섭외하는데 성공한 학교에 존중을 표하는 의미에서 표현을 달리하며-

"세연대 최종 모금액, 1억으로-"

사실상의 방어 성공으로, 승리로 취급한다.

"우승입니다. 챔피언을 지정해 주세요."

"제가 지정할 챔피언은-"

최재훈이 신호를 보내자-

"""텔론!!!"

""

[텔론! 텔론! 텔론! 텔론! 텔론!]

주변에서 일제히 그 단어가 호명되었다.

최재훈이 넥슬에게 여유로운, 그래서 도발적인 특유의 미소를 향하며 말했다.

"그렇다네요."

넥슬의 표정이 구겨졌다.

세 학교는 모두 '1억'의 금액을 제시했다.

실로 말도 안 되어서 페이스니까 가능했던 일을, 최재훈 또한 이뤄냈다.

숨컷이니까.

숨컷이 참가한 해 팀원 경매의 총 모금액은.

여지껏 논외로 취급 되었던 페이스가 참가했던 해의 총 모금액에, 꿀리지 않았다.

"자 그럼, 팀원 경매를 종료하겠습니다. 선수 교체는 언제든지 가능하니 그 점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 *

팀원 경매가 끝남으로써 팀 구성이 완료되었다.

다음은 첫 연승경기, 스크림이 진행될 차례였다.

"안녕하세요!"

스크림을 진행하기에 앞서 약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오늘, 처음 만나는 팀원들끼리 서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파악할 시간이었다.

팀의 탑을 맡은 강수화가 행복에 겨운 얼굴로 최재훈에게 인사하곤,

"와…."

감탄을 흘린다.

"숨컷이랑 같이 게임이라니, 진짜. 세연대에 입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게요, 진짜 성공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네? 아, 큭큭큭. 아, 진짜. 대박이네. 하, 정말, 잘 부탁드릴게요! 전 이번에 탑 맡은 강수화라고 합니다!"

"미드 맡은 숨컷이라고 합니다."

"와, 근데. 숨컷 님."

"아, 편하게 부르세요."

"아, 네. 숨컷 씨. 진짜, 저희 수나 선배 님이랑 아는 사이세요?"

강수화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서수나가 움찔했다.

자신만만하게 후배에게 자랑해 놨는데, 오늘 숨컷의 반응을 보면 된통 망신만 당할 판이었기에.

그녀가 다급히 말을 돌리고자 입을 열려던 찰나였다.

"아~ 예, 뭐."

서수나의 체면을 신경 써준 걸까.

최재훈이 눈치 좋게 이야기를 잘 받아 넘겨주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와… 선배님… 존경합니다, 진짜."

서수나는 안도하며 냅다 그걸 받아먹었다.

그러면서도 숨컷의 눈치가 보여, 황급히 대화의 주제를 돌린다.

"아, 그리고. 머그컵 선수! 머그컵 선수랑도 같이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저야 말로, 잘 부탁 드림다! 수화 씨! 전 편한 대로 불러 주시면 됨다! 머그컵이든, 김희은이든. 그쪽 두 분도 마찬가지고요!"

"아, 예. 원딜 맡은 서수나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희은 씨."

차례대로 서수나, 강수화와 악수를 나눈 김희은.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다음 차례인 최재훈에게 향했다.

"아, 숨컷. 최재훈 입니다. 저도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릴 게요?"

그에, 그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손을 내밀자.

"앗, 네! 저도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림다!"

김희은이 신나서 그의 손을 맞잡으려다가-

"아…."

황급히, 그 손을 다시 거둬들인다.

그리고 최재훈을 노려보다가-

"흥!"

그가 보란 듯, 매몰차게 고개를 돌리며.

두 팔을 등 뒤로 숨겼다.

그에 최재훈은.

갈 곳 잃은 무안한 손과, 김희은을 번갈아 쳐다봤다.

한 번.

두 번.

세 번.

"끄응…."

그러자 김희은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팔을 꺼내서-

뜨거운 모래에 손을 넣다 빼듯.

신속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 놓았다.

그리곤-

됐지?!

그런 표정으로 최재훈을 노려본다.

최재훈은 피식 웃어줄 따름이었다.

"흥!"

그 광경을.

딱 봐도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는 둘의 모습을.

서수나는 아주 흥미롭게 바라봤다.

'이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희은이 최재훈을 경멸하는 감정'을 말이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저도 잘 부탁드려요."

아까부터 팔짱을 낀 채 짝 다리로 퉁명스럽게 서 있던 남자.

"서포터 맡은, 김수환이에요."

"아, 넵! 잘 부탁드림다!"

"아, 저도.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릴게요, 수나 씨."

"아, 응. 나도 잘 부탁해."

"수환 씨도요."

그렇게 서수나와 악수를 마친 최재훈을, 김수환은 그저 퉁명스럽게 쳐다보더니.

"네."

다시 최재훈을 보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

단지 그뿐이었다.

다른 말을 하지도, 손을 맞잡지도 않았다.

최재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팔을 거둬들이자-

"아, 맞다~ 누나 그런데~"

서수나의 팔짱을 끼곤, 최재훈을 대할 때완 상반된 분위기로 조잘조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 이거 시작부터 뭔가….'

최재훈이 한숨 같은 쓴웃음을 내뱉으며 다시 운을 뗐다.

"자, 그러면- 여러분. 우리 이제, 고구려대랑 연습 경기 시작할 건데. 시작하기 전에, 픽밴이랑 플레이 방향성 대략적으로 정해 봅시다. 제가 받을 자료에는. 수나 씨가, 원딜러. 다이아1 티어고, 모스트 챔피언이 데인, 야수오, 러시안. 맞으신가요?"

"아, 응."

최재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데인, 야수오, 러시안.

하나 같이 '충'이라는 어미가 붙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 아니면 도', 극단적 성향을 가진 챔피언들이었다.

알기로, 다른 팀의 원딜들 같은 경우엔 최소 마스터 티어였는데.

다이아 1로서 그들을 상대로 선택할 수 있는 챔피언이 저 모양이라니.

벌써부터 봇을 위주로 그려지는 고생길이 훤했다.

"수화 씨는 탑 라이너, 다이아2 티어고 모스트 챔피언이- 어지간한 탱커는 다 다룰 줄 안다고 하셨는데. 맞으신가요."

"네!"

"굿."

반면에 탑의 경우엔 절로 따봉이 나온다.

탱커의 경우엔 아무리 망해도 '1인분'을 할 수 있었기에.

신경 쓸 부분이 크게 줄어든다.

"그, 김수환 씨는 유틸 서포터 위주에, 다이아 4시고요?"

턱을 까닥이는 김수환.

역시, 문제는 바텀이다.

'충' 원딜에, 예티 유틸 서포터 조합이라니.

'세연대엔 인재가 정말 이것밖에 없는 건가…?'

고국의 미래가 어둡다.

최재훈은 하루 빨리, 세연대가 교양 과목에 게임을 포함하는 선진학교가 되기를 기원했다.

'어, 잠깐.'

그러고 보니-

워낙 자연스럽게 상황이 흘러가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이거, 내가 뭐 용병이 아니라 선수로 참가할 수는 없는 건가? 나도 일단은 세연대 학생인데.'

그렇게 자신이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면, 용병 쪽에 한 자리가 더 생겨 전력이 대폭 상승할 터였다.

다른 세연대생도 그게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고.

그런데도 일언반구도 없는 거 보면-

'설마, 내가 세연대생인 걸 모르나?'

'에이, 설마.'

세연대를 대표해서 자신을 섭외한 게 저, 대놓고 자신의 선배 행세를 하는 서수나였다.

자신이 세연대생이란 걸 모를 리가 없었다.

'아니면 휴학생이나 방송인은 뭐, 안 되는. 제한 같은 게 있는 건가?'

사실, 전말은 이러했다.

재학할 당시 '최재훈'을 기억하는 이는 그의 의도에 따라.

세연대에 전무하다시피 했다.

아주 섬세한 교수와, 학생 몇 명.

그리고, '친절한 선배'의 모습을 표방하고자 숨컷에게 끈덕지게 접근했었던 서수나 정도.

그리고 그 중.

이번 하늘전 관계자이며, 그 재학 당시 '유령'과 지금의 숨컷을 일치시킬 수 있는 이는 서수나뿐이었고.

서수나는 숨컷의 정체를, 과거를 본인 혼자만 알고 있었단 사실에 모종의 우월감을 느끼는 등의 이유로 남들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뭐, 이건 나중에 따로 알아보고.'

어쨌거나, 이번 관건은.

"희은 씨?"

"네! 아, 아니. 네?"

김희은과 둘이서 게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였다.

최재훈은 벌써부터 든든했다.

이번 LKL에서 국체정이라는 평가를 받은 프로 선수와 합을 맞춘다니.

"영광이에요. 이번에, 같이 한 번 잘 해 봅시다."

"아!"

영광이라는 말에 김희은이 반색하다가도 곧바로-

"아, 응… 네."

"그, 고구려 팀 정글이 잡초 선순데. 그, 잡초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리해 주시자면-"

김희은은 매몰차게 굴면서도, 진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또, 평소의 해맑은 분위기로 진지하게 대화에 임했다.

그렇게 둘을 중심으로, 게임의 대략적인 방침이 정해졌다.

"수환 씨, 이해하셨나요?"

"우리 라인은, 누나랑 제가 알아서 할 게요~"

불안을 안고, 스크림이 시작된다.

논의를 마친 최재훈 일행이 다시 E스포츠 동아리실로 들어갔다.

E스포츠 동아리실에는 두 개의 방음 부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각 부스 안에는 다섯 개의 컴퓨터가 구비되어 있었다.

최재훈이 부스에 들어서기 전, 반대편의 방민아가 말했다.

"오빠, 나 처음이니까 살살 해 줘?"

"미친 여자 아니야."

"왜 미쳤어~ 오빠랑 라인전 처음 하는 거 맞는데~"

"디졌다 방민아."

"큭큭큭."

둘이 사이좋게 대화 나누는 모습을 김희은과 서수나가 물끄러미 쳐다봤고.

그런 서수나를, 김수환이 또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들이 자리에 모두 착석하자, 게임이 시작된다.

부스 밖에선 인세대 팀과 진행자, 그리고 시청자들이.

경기가 중계될 프로젝트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자, 그럼. TC1 EGGE 선수?"

"넵."

"이번 경기, 어떻게 보시나요?"

진행자가 EGGE에게 질문했다.

"음. 아무래도, 고구려대 팀이 이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선수 차이,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선수 차이, 말씀이신가요?"

"예, 용병이 아니라 선수 차이. 지금 세연대를 보면, 탑 라이너가 다이아2. 원딜러가 다이아1. 서포터가 다이아 4인데. 고구려대를 보면, 탑 라이너가 마스터. 원딜러가 그랜드 마스터, 서포터가 마스터거든요. 체급 차이가 너무 커서, 솔직히 세연대가 힘들 것 같고. 그걸 또,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네요."

"아~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넥슬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숨컷 선수는 불리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라는 게. 지난, 1위 도전에서 검증되지 않았던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에, 넥슬이 피식 웃었다.

"그건 솔랭에서 이야기고요."

"네?"

"이건, 팀 게임이잖아요. 제가 알기로 숨컷 선수 플레이 스타일이, 적 팀 빈틈을 계속 파고드는 스타일이 걸로 아는데. 솔랭에 비해서 훨씬 계획적이고 짜임새 있게 진행되는 팀 게임에선- 뜻대로 안 될 겁니다."

"아, 그렇군요! 두 분 의견, 잘 들었습니다. 아, 마침 게임이 시작되네요. 다들, 보시죠!"

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최재훈의 플레이 스타일은, 넥슬이 말하는 것처럼.

기대하는 것처럼, 팀 게임에서 아주 불리한 건 아니나.

솔랭 게임에서 빛을 발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팀 게임에서는, 혼자서 게임을 캐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바텀과 탑의 체급 차이는 치명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

"어, 넥슬 선수! 게임이 말씀하신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건 어디까지나 팀 게임일 경우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지금 일단 '팀 게임'을 표방하고 있으나.

생각해 보자.

그들은 팀을 구성했다곤 하나, 방금 처음 만났을 뿐이다.

처음 만나, 처음 같이 게임을 하며, 처음 같이 합을 맞춘다.

결국.

지금 저들이 하고 있는 게임은 팀 게임보다는-

솔랭에 더 가깝다 할 수 있었다.

솔랭에서 맞닥뜨린 '숨컷'과 'MUGCUP'의 조합.

<더블 킬!>

<트리플 킬!>

<텔론을 막을 수 없습니다!>

<텔론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텔론은 전설입니다!>

이는 응당 '자연 재해'라 부를 만했다.

하늘전 첫 스크림.

세연대가 나머지 두 팀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었다.

전통의 약팀으로서, 첫 스크림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둬본 적이 없었던 세연대 팀이 말이다.

팀원 경매와, 첫 스크림까지.

숨컷이 참가한 하늘전은 초장부터 이변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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