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86화 (286/361)

286. 팀원 경매 1

하늘전은 다섯 명의 고정 멤버가 팀을 구성하여, 일정 기간 동안 합을 맞춘 뒤 진행한다.

매 게임마다 팀원이 바뀌는 솔랭과 달리 그 성질이, 프로 게임에.

팀 게임에 가까운 것이다.

밴픽의 마술사라고 불리우는 전 감독, 'WARDPHOBIA'는 활동 당시 말하길.

-팀 게임에서 승부의 결과는, 밴픽에서 이미 50%는 결정된다.

더군다나, 하늘전은 두 명의 용병을 구심점으로 전략과 계획을 구성하는데.

팀원 경매엔 그 두 명의 용병을 대상으로 한 가지 챔피언을 반드시 픽할 수 있는 권리, 혹은 반드시 밴할 수 있는 권리가 걸려 있다.

전략적 중요성.

그것만으로도, 팀원 경매의 중요성은 충분히 설명되는데.

팀원 경매가 중요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다.

바로, 자존심 때문이었다.

[엌ㅋㅋㅋㅋㅋㅋ 고구려대 쉑들 2천만을 못 채워서 지는 거 실화고ㅋㅋㅋㅋㅋㅋㅋ]

[남의 학교 이름 함부로 바꿔서 부르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개구려대 학생 여러분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1500만 원... 개구려대, 그게 너희들의 학교를 향한 '모교심'의 크기인가... 잘 알았다...]

[만 명이서 피시방 2시간씩만 참아도 됐겠구만 ㅋㅋㅋ]

[아 ㅋㅋ 개구려대보단 피시방이긴 해 ㅋㅋㅋ]

[사실 개구려대가 피시방 알바 면접 떨어지신 분들이 눈물을 머금고 가는 곳이라던데 사실인가요?]

[현직 개구려 주변 피시방 주인입니다, 사실입니다.]

[저 레오레 골드 3티어에 언더워치 플래 1, 배틀로얄 필드 브론즈 5인데 개구려대 입학 가능한가요?]

[총장님이 개인 헬기 타고 모시러 갑니다]

[^^^^^^^^^ㅣ발년들아!!!!!!!!!!!!!]

[아니 ^^ㅣ발 나는 만 원 넣었는데 억울하네]

[어떤 반동분자새끼들이 2천원도 안 넣었냐? ㄹㅇ 우리 학교 개구려대도 아니고 개거지대학교였냐?]

[개거지 : ^^ㅣ발아 우리를 뭘로 보고 우리도 2천원은 있어]

[미안하다 계좌에 3만원 남았던거 오늘 못 참고 던히 패키지 질러 버렸다]

[^^ㅣ발 또 던히야?]

[아 ㅋㅋ 크리스마스 패키지는 ㅇㅈ이지 ㅋㅋ]

[ㅇㅈ은 ^^ㅣ발아]

[내가 정말 저딴 새끼들이랑 같은 학교 다니려고 이 노력을 했단 말인가...]

[엌ㅋㅋㅋㅋ 세연대 흐접색들 ㅋㅋㅋㅋㅋ]

[이사회에서 알립니다 오늘부로 세연 대학교의 법인명이 약해연 대학교로 변경됩니다]

['야'같이 들어올릴 학우를 구합니다 아래에 'ㄱ'넣어야 돼요]

[잘됐다 ㅋㅋ 저기 지나칠 때마다 구조물주제 반말까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빴는데 ㅋㅋ]

['야'조립해서 '요'로 만들고 '저기' 넣어서 '저기요'만들자]

[세연대를 유교가 살아있는 대학교로]

[유교말고 학생부터 살려야 될 것 같은데? ㅋㅋ]

[ㄹㅇ ㅋㅋ 상식적으로 1만명 넘게 있는데 2500만을 못 넘긴 건 말이 안 되잖아]

[ㄷㄷ 그럼 저거 다 유령인 거임?]

['유'로 바꾸죠 ㄷㄷ]

['ㅠㅠ'까지도 봐 드릴 의향 있습니다 선택하세요]

[개새끼들아]

[니들 제가 한 문장으로 웃겨봄 ㅋㅋ '참을 인 세 번이면 인세대를 간다 유혹을 뿌리치고 의자에 앉고 책을 펼쳐라']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혹 잘 뿌리치긴 해 ㅋㅋ]

[ㄹㅇ ㅋㅋ 기부할 유혹을 뿌리쳤잖아]

[옛날 대학 설립할때 자문해줬던 미국 선교사가 학교 꼬라지 보고 'INSANE'이라 한 게 학교명 기원이래요 ㄷㄷ]

[인세대 재학생은 현역 결격 사유 된다던데요 ㅋㅋ 정신이상으로]

[? 좋은데?]

[혹하네]

[아니]

[ㄹㅇ; 공익, 면제 취업 전문으로 바꾸면 국내 원탑 될듯]

[이새끼들 못하는 말이 없네]

학생들만 참가할 수 있는 '1만 명', '1만 원' 제한의 모금.

그 팀원 경매의 진행 방식 상.

팀원 경매의 결과는 곧, 학교와 학생들의 자존심으로 귀결되곤 했다.

경매에서 패배할 경우.

학교를 위한 학생들의 단결력은 그 정도 밖에 안 되더라.

고로, 그 학교와 학생은 그만큼 형편이 없더라.

같은 논리로 말이다.

그렇게, '팀원 경매'는 전략적인 이유로도, 자존심적인 이유로도.

절대로 질 수 없는 승부였다.

게임이 밴픽 단계에서 이미 시작되듯.

하늘전은 '팀원 경매'에서 이미 시작된다 볼 수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는 가벼워도.

그 안에서 이어지는 신경전은 절대로 가볍지 않다.

현재까지 팀원 경매의 진행 상황.

프로 용병의 경우.

고구려대는 약 2, 500만 원을 모금함으로써 BULLS JOBCHO 경매 방어에 성공했다.

2, 568만 원에 더해 나머지 두 팀의 모금액까지 합쳐서 총 모금액은 약 7, 200만 원.

인세대는 약 3, 500만 원 모금함으로써, TC1 EGGE 경매 방어에 실패했다.

나머지 두 팀의 모금액까지 합쳐서 총 모금액은 약 8천500만 원.

마지막으로 세연대.

약 3, 800만 원을 모금함으로써 BAY MUGCUP 경매 방어에 성공했다.

나머지 두 팀의 모금액까지 합쳐서 총 모금액은-

약 1억에 달한다.

팀원 경매에서는 경매의 승패 여부도 물론이지만.

중요한 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총 모금액이다.

학교가 섭외한 선수의 경매 진행으로 모금된 성금은, 해당 학교의 이름으로 기부된다.

즉, 더 높은 총 모금액을 기록할 경우.

'더 많은 성금을 모금, 기부함으로써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는 논리로.

이 또한 승리의 소재가 된다.

재작년, 팀원 경매의 최고 기록은 고구려대로 8천만 원이었고.

작년은 인세대로 8천5백만 원이었다.

년을 거듭할수록 갱신되던 기록이 깨졌다.

아주 오랜만에, '억 단위'를 갱신함으로써 말이다.

[캬 ㄷㄷㄷㄷㄷㄷㄷ]

[엌ㅋㅋㅋㅋ와 ㅋㅋ ㅈㄴ 오랜만에 억 등판하네]

[몇 년 만임?]

[2년만일듯?]

[이걸 또 세연대가 해내네 ㄷㄷ]

[천만따리 개구려, 인세인대 컷!]

[크 역시 세연대 클라스 ㄷㄷ]

[이것이 국체정...?]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세연대의 자랑 머그컵!]

프로 용병 경매의 분위기의 열기는 마지막 대상인 김희은에서 점정을 찍었다.

김희은이 자신의 존재로 인해 후끈 달아오른 그 열기를, 특유의 활기찬 표정으로 만끽하다가.

그를 뽐내기 위해 최재훈에게 표정을 향했다.

"엣헴!"

어때요?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듯한 자신만만한 표정에 최재훈은 솔직하게-

"크, 역시. 우리 정글러!"

솔직하게 감탄하며 따봉과 함께 그녀를 추켜세워졌다.

그렇게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오자 김희은은-

"…흥!"

일부러 매몰차게 그에게서 고개를 획 돌렸다.

그리고는 또 후회한다.

처음 느껴 보는 감정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최재훈 또한 마찬가지였다.

'거리조절 쌉오지네.'

그로서는, 다가올 때마다 친절하게 받아들여주고.

갈 때는 쿨하게 보내줄 따름이었다.

마치, 따르는 듯하면서도 경계하는 야생 동물과 친해지는 것처럼.

"자, 그러면 이제 일반 용병 대상 경매를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인세대의 허니뱅님 대상입니다."

팀원 경매의 꽃은 과연 '프로 용병 경매'라 할 수 있었다.

솔랭을 주력으로 하여 팀 게임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일반 플레이어들과 달리.

프로 활동으로 다져진 그들의 풍부한 팀 게임 경험은, 팀 게임인 하늘전의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이라 할 수 있었으니.

그렇게 팀원 경매는 '프로 용병 경매'에서 과열된 열기가 '일반 용병 경매'로 넘어가서 식는 식이었다.

[뱅하 ㅋㅋ]

[언니 저 뱅조쿠예요~]

[캬 ㅋㅋ 이번 섭외 라인업 짱짱하구만]

하지만 방민아는 요즘 한창 기세를 타고.

솔로 랭크 50IN에 안착하고, 미튜브 구독자 100만과 평균 시청자 1만 명을 가볍게 넘기는 대세 방송인의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분명 김희은 때와 비교하면 그 열기는 식긴 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뜨거웠다.

[야 ㅋㅋ 이거 꼭 방어 성공해야 됨]

[ㄹㅇ ㅋㅋ 방민아 방어 실패하면 아군팀들한테 화풀이 개 조질 건데]

[상상만해도 ㄹㅇ; 지갑오픈 마렵네]

"아니, 여러분 무슨 소리예요. 응? 나 이미 우리 팀원들이랑 얼마나 친해졌는데, 안 그래~?"

방민아가 팀원들 둘을 동시에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아, 어… 예, 물론이죠…?"

"에이~ 우리 말 놓기로 했잖아. 응? 원래 팀워크의 기본은, 수평적인 조직 관계 아니겠어? 내가 몇 살 언니면 어때~ 편하게 말 놔~"

"어, 어… 아, 알았어…."

"응… 알았어 민아야."

"이봐~ 우리 얼마나 친해."

[ㅁㅊ;;; 야 쟤 눈 깜빡이는거 모스 부호로 해석했더니 '제발 살려줘'임 ㄷㄷ]

[눈을 그 사이에 얼마나 깜빡인 거야]

[근데 ㄹㅇ; 이건 살려줘야지]

[방어 실패해서 방민아 가오 구겨진다? ㅋㅋㅋ]

[팀원 분위기 뒤졌다 ㅋㅋ]

[인세대 뒤졌다 ㅋㅋ]

프로 용병의 경우, 총 모금액 평균 5천만 원이 나오며.

7천만 원 이상이 나올 경우, 높은 기록이라 친다.

일반 용병의 경우는, 총 모금액 평균 3천만 원이 나오며.

5천만 원 이상이 나올 경우 높은 기록이라 친다.

"시간 종료됐습니다. 인세대, 최종 모금액 1, 993만 1천 원으로.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인세대는 챔피언을 지정해 주세요."

[휴 ㅋㅋ 한도 금액 1만원이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다 뜯겨버릴 뻔했네]

[ㄹㅇ;;]

[와 총 모금액 5천만 오버했네 ㅋㅋㅋ]

[5500만 ㄷㄷ]

[여윽시 방민아 ㄷㄷ 5500만 원을 삥뜯어 버리네]

[탈 일반인급 클라스 ㄷㄷ]

"아~ 언니들~ 또 이렇게, 우리 팀원이랑 오빠 앞에서 제 가오를 살려주시네~ 고마워요~"

[니 가오가 아니라 우리 학우들을 살린 거야...]

[ㄹㅇ;]

[일찐이시여... 부디 그 돈을 받고 우리 학우들을 굽어 살피소서]

일반 용병 경매는 시작부터 아주 높은 기준으로.

뜨거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다음 타자가 다가오자-

"고구려 대의 넥슬라이스 님 대상입니다."

[넥슬! 넥슬! 넥슬!]

[신뢰의 넥슬!]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풀매수 때렷!!!!!!]

그 분위기는 더욱 더 뜨거워진다.

일명 넥슬이라 불리는, 넥슬라이스.

일찍이 최재훈보다 '멸망전' 참가 소식이 퍼짐으로써, 멸망전의 이름을 널리 알렸던 그녀는.

솔랭에서 '미드' 실력자를 꼽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챌린저 네임드로서, 레오레를 대표 컨텐츠로 내세우는 게임 방송인이었다.

170만 구독자의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게임 방송인'의 반열에 속해 있는 공룡 기업 게임 방송인.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게임 크루 중 하나인 '넥슬 크루'의 수장이기도 했다.

그녀가 대한민국 대표 게임 방송인의 자리를 지켜온 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최근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방민아를, 햇병아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게임 방송계에서 입지는 아주 높았다.

더군다나.

"아, 넥슬 선수! 맞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그녀는 저번 시즌.

섭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프로 용병을 섭외하지 못한 고구려대를 훌륭히 지휘하여 승리로, 우승으로 이끌었다.

현재, 채팅창이 폭발 직전 수준으로 과열된 이유였다.

그 열기는-

심지어 프로 용병 경매에서 극에 달했었던 김희은 때의 열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렇듯.

작년과 올해.

고구려대 안에서, 하늘전 안에서 그녀의 이름이 갖는 무게는 프로 그 이상이었다.

물론.

김희은.

혹은 EGGE.

팀 게임에서 두 선수와 넥슬의 역량, 영향력만을 순수하게 비교하자면.

비교되는 두 선수에게 실례가 될 정도로 그 차이는 확연하다.

당시, 김희은이 프로들을 제치고 고구려대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건.

챌린저가 두 명이나 포함된 고구려대 학생의 기본적인 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 덕분이었다.

하지만, 레오레 유저 대부분은 브론즈~골드 티어에 속한다.

지금, 팀원 경매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깊지 않다.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는 게 고작인 수준.

그 보이는 대로 받아들인 바.

"넥슬 언니!!!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위기의 고구려대를 구할 마지막 희망, 누구!?"

"넥슬! 넥슬! 넥슬!"

[본인 적금 깼다]

[어차피 1인당 1만원이 한도인데요?]

[그래서 깼다]

[????]

[역시 개거지대 ㄷㄷ]

[개거지대생이 만 원 지출을 각오하게 만들 정도라니 ㄷㄷ]

[그저 넥슬 ㄷㄷ]

분명 고구려대의 구심점이 되어 팀원들을 이끌고 우승을 쟁취한 넥슬은 작년 하늘전에서 위기의 고구려대를 구해낸 역전의 용사'였다.

오늘 중 가장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그 반응 속에 있는 넥슬은 아주 기분 좋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런 넥슬의 기분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최악이었다.

요 근래 쭉 그랬다.

바로, 악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악연은, 바로 숨컷을 칭하는 말이었다.

그녀는 최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노력과 자금을 투입하여 대형 컨텐츠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대형 컨텐츠를 공개한 그 때.

숨컷이 즉석으로 진행한 '서포터 인식 개선 프로젝트' 또한 같이 진행되었다.

결과.

현재, 레오레 커뮤니티 어디를 가도 온통 '서포터 인식 개선 프로젝트' '미드빵'에 관한 이야기 뿐, 그녀의 컨텐츠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완벽하게 묻혀 버린 것이다.

그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 방송인이 된 이후로 겪어본 적 없는 끔찍한 굴욕이었다.

그 굴욕을 안겨준 숨컷이 넥슬은 심히 못마땅했다.

적대감마저 느낄 정도다.

그렇기에.

지금의 이 반응은, 넥슬은 특히나 만족스럽다.

방금 전, 그녀의 심기를 자극했었던 숨컷의 등장.

그때의 반응보다 훨씬 좋았기에.

"자, 그럼 넥슬 선수. 경매를 진행하기에 앞서, 한 마디하시자면요?"

진행자의 질문에-

"작년과는 다르게, BULLS의 정글러이신 잡초 선수도 계시니까."

넥슬이 숨컷에게 여유로운, 그래서 도발적인 시선을 향하며 말을 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쉽겠네요."

그러자, 더욱 폭발적인 반응이 되돌아오며-

경매가 시작됐다.

"시간 종료됐습니다."

그 경매는 단연코, 몇 년 간 하늘전 경매 중 가장 치열하다 할만 했다.

팀원 경매에서 일반인 용병의 역대 최고 모금액은 8천 9백만 원이었다.

오늘.

그 기록이, 전무후무하여 이후 절대로 깨지지 않을 압도적 기록으로써 갱신될 예정이었다.

"고구려대 최종 모금액, 6천 383만 5천 원으로.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ㅁㅊ ㅋㅋㅋㅋㅋ]

[아니 개거지대 ㄹㅇ; 전재산 털어넣었나본데?]

[야 토탈 얼마냐?]

[1억 3천 ㄷㄷㄷㄷㄷ]

[와 정신 나갔네]

[역시 넥클 ㄷㄷㄷㄷㄷㄷㄷㄷ]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고구려대의 자랑 넥클!]

역전의 용사가 재출전한다.

재출전하는데, 분위기는 이미 출전식이 아닌 개선식이었다.

넥슬 또한, 이미 승리자의 기분을 실컷 만끽하고 있었다.

그녀는 확신했다.

이곳은 자신의 홈그라운드다.

자신의 홈그라운드에 숨컷, 저 같잖은 신참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녀가 승리자의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자 그 순간.

장소의 분위기가 급변한다.

"자 그러면, 세연대의 숨컷 님 대상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가 그 말을 내뱉음으로써, 이전과 다른 종류의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긴장감이었다.

넥슬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하늘전은 분명 그녀의 홈그라운드였다.

그곳에, 숨컷이 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하늘전 레오레 경기가 포함되어 있는, '레오레 판' 전체가.

'게임계' 전체가.

지금 숨컷의 홈그라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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