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76화 (276/361)

276. VS 2

-TC1 MoY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TC1 SIGHT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모와이 어서오고

-TC1 SIGHT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만 원 뭐야? 축의금으로 만 원은 좀 선 넘는 거 아닌가?

"아니 미친, 축의금은 또 뭐야. 진짜 사람 정신 혼미해지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시네."

차현하와 최재훈이 투닥거리는 걸 바라보는 두 여자의 표정을 몹시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당장 여기서 꺼지라고 한 마디 쏘아 붙이고 싶었으나.

"헝…."

"쯧."

체급 차이가 너무 컸다.

강아지와 늑대는 코뿔소 앞에서 눈을 깔고, 최재훈이 코뿔소에게 끌려가지 않도록 바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근데 저거 축의금 아주 틀린말은 아니지 않나 ㅋㅋ]

[ㄹㅇ ㅋㅋ 데라 이기면 결혼해 준다며]

그렇게 정신이 혼미해지는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재훈은 이, 차현하.

TC1 SIGHT라는 좋은 기회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드디어 결정할 수 있었다.

또다른 TC1의 등장으로 말이다.

TC1 MOY는, 서포터 플레이어였다.

"데라 선생님?"

"예?"

"그, 예전에 사이트 선수가 데라 선생님께 많이 혼났다고 하셨는데. 모와이 선수는 어떤가요?"

데라가 그 말 안에 담긴 최재훈의 의도를 읽어냈다

-쟤네 둘 뜨면 누가 이기나요?

"모와이 선수도, 사이트 선수랑 뭐. 비슷한 수준으로."

-비등합니다.

서포터의 상징인 '데라'가 아니라 모와이라면.

국내 3대 원딜러로서 피지컬의 상징적인 존재와도 같은 차현하에게 패배해도 서포터의 이미지에 그렇게 큰 타격이 없을 터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비등비등한 모습 정도만 보여줘도.

엄청난 이미지 개선 효과가 있을 터다.

만약에 이기기라도 하는 날엔?

'대박띠.'

모와이는 이번 결투에 있어 데라 이상으로 적합한 기사였다.

"아, 그렇군요. 아, 혹시. 여러분. 제가 재밌는 게 떠올랐는데, 모와이 선수?"

-찰랑!

-네?

"아, 후원 그만 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그, 혹시 지금 레오레 친추 받아서 보이스 채팅 가능하신가요?"

[와 ㅁㅊ]

[개부럽누 ㄷㄷ]

[둘 중에 누가 부러움?]

[아 당연히 모와이가 부럽지 ㅋㅋ]

[솔직히 숨컷이 아니라 일반 남자여도 >프로 선수랑 음성채팅하기 일 것 같아 ㅋ]

[그 정도냐...]

[^^ㅣ발 저 측은하다는 반응 뭐야!]

[저 새끼 인싸다!!!]

[매달아!!!]

-찰랑!

-아, 예! 물론이죠!

모와이가 기다렸다는 듯-

<친구 요청 : TC1 MoY >

냅다 친구 요청을 보내왔다.

[크 ㄷㄷㄷㄷㄷㄷ]

[TC1한테 친구 요청 받는 사람 ㄷㄷㄷ]

[무쳤다 무쳤어]

[찌찌가 웅장해진다...]

[그게 웅장해진 크기인가요?]

[십년이...]

"아, 아아. 들리시나요?"

-아, 네! 들립니다! 숨컷 님! 영광입니다!

둘이 보이스 채팅으로 연결되자, 상당히 들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TC1 소속 선수에게 먼저 친구 요청을 받다니.

저번 세계였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최재훈이 저도 모르게 멋쩍은 듯하면서도, 자랑스러운 듯한 쓴웃음을 흘렸다.

지금 자신의 입지를 새삼 인지하고는 말이다.

"아유, 영광은. 제가 영광이죠."

띠링!

<친구 요청 : TC1 SIGHT>

찰랑!

-자기?

찰랑!

-자기??????

찰랑!

-나는???

"시간만 남아도시는 게 아니라며?"

찰랑!

-하하하 이게 이렇게 되는구만

찰랑!

-그렇지 잘난 게 죄라면 나는 겸허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아니 ㅋㅋ 쿨한 거 보소]

[딜이 안 박히네 ㄷㄷ]

[쾌녀 그 자체 ㄷㄷ]

[ㄹㅇ; 혼모노 상여자 그 자체누]

"참나."

최재훈이 헛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모와이 선수?"

-넵!

"이렇게 우연찮게 모시게 돼서 다시 한번 영광입니다. 혹시, 지금 본 방송에서 무슨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아, 넵! 당연하죠. 그, 감사드립니다~ 저희 서포터들 대신해서 이렇게 서권 신장에 힘 써 주셔서.

"아유, 제가 이렇게 고마움을 느껴 버리면. 응? 지금 후원을 해 주셔도 괜찮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예? 아하하핫, 아 예, 그럼 잠시만 충천을-

"아~ 농담. 농담입니다. 후원은 당연히 나중에 해 주셔도 되고요."

[???]

[아니 '안'이 아니라 '나중에'라고]

[농담이 그 부분이 아니였고]

[조컷쉑이 TC1 선수들 우승 상금 다 털어가네 ㄷㄷ]

"응? 그러게? 내가 TC1 선수들 우승 상금 다 후원 받으면, 사실상 내가 LKL 우승하는 거 아닌가? 이거, 혹하는데? 어디 한 번, 제대로 뜯어내 볼까?"

[실로 흥미로운 접근방식이네요 혹시 한강에 바닥에 접근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아니 ㅋㅋ 사람새끼신가]

[뇌뚜껑 제대로 뜯어내서 뇌구조 확인하고 싶네 ㄹㅇ]

[돈에 미친 미친 새기...]

[아니 ^^ㅣ발 사이트 이 새기한테 돈 그만 쏴!!!!!!]

-TC1 SIGHT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하하 싫지롱

"사실, 난 옛날부터 LKL 우승을 해 보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요원해 포기해야만 했던 그 꿈. 어쩌면,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길 아니야 ^^ㅣ발아]

[우리들의 LKL를 조컷 묻은 발로 더럽히지마!!!!!!]

[진짜 정신 나갈 것 같네 ㅋㅋ]

[이 새끼 독백하는 꼬라지 봐요 이 새낀 이미 나갔어요]

[방송 텐션 정신 나갔네 ㄹㅇ;]

두 TC1의 등장과, 숨컷의 정신 나간 진행으로 절정에 달한 방송의 분위기와 텐션.

최재훈은 이쯤이면 되겠다 싶어, "어쨌거나!"로 운을 떼며 본론으로 들어간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 사이트 선수께서 데라 선수에게 도전한다는데."

-아, 옙!

"지금 데라 선수께서 장시간동안 미드 빵을 진행하셔서 다소, 집중력이 고갈된 상태시거든요? 그, 있잖아요. 연배가 좀 있으시다 보니까…."

-앗, 아… 코치님….

아니, 저기요.

데라는 그런 시선으로 최재훈을 바라봤다.

"그래서 여쭙건데. 제자이신 모아이 선수께서. 스승님의 명예를 위해. 서포터의 종사를 대신해서, 서포터의 명예를 위해!"

최재훈이 카메라를 향해 주먹을 내밀며 말했다.

"간악하고 비열한 악의 무리와 맞서 싸워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찰랑!

그 소리와 함께-

-TC1 MoY님이 1, 0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CLIP 영상]

화면에 재생된 영상 안에서 모와이, 그녀가 마찬가지로 카메라를 향해 주먹을 내밀며 씨익 웃엇다.

"스승님, 다녀오겠습니다."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연출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즈아!!!!!!!!!!!!!!!!!!!!!!]

극에 달했던 분위기가 폭발했다.

그렇게, 폭발적인 관심 속에서 TC1 바텀의 내전이 성사되고.

진행된다.

어찌 보면, 데라가 뭇 네임드들과 프로들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는 것보다도 확실하면서도 상징적인 메시지가 전달될 게임이었다.

똑같이 'TC1'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서, 동급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원딜러와 서포터가 동등한 조건에서 자웅을 겨룬다.

현재, 레오레 판의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이 무대에서 둘이 보여줄 그림이 곧.

서포터의 이미지가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드빵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뉜다.

각기 본인이 자신 있는 캐릭터로 하느냐.

혹은, 동일한 캐릭터로 진행하느냐.

보통, 후자가 일반적이었고.

그 경우, 레오레 초창기 때부터 '스타일리시'와 '피지컬'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챔피언인 '이신'으로 진행된다.

TC1의 두 선수가 이신을 선택하고, 동일한 특성과 스펠을 선택했다.

아이템 또한 같다.

더는 없을 정도로 동등한 조건 속에서-

<미니언이 생성되었습니다.>

TC1 SIGHT는 공격적인 걸로 유명한 선수였다.

그녀의 공격성은 초반 라인전에서부터 발현되곤 했다.

그리고, 오늘 확실하게 밝혀진 바에 의하면.

초반 바텀 라인전은 전적으로 서포터의 주도 하에 이루어졌다.

TC1 SIGHT의 공격적이 발현될 수 있었던 건, 그 만큼 공격적인 서포터의 존재.

TC1 MoY의 존재 덕분이었다.

[와 ㅋㅋ]

[첨부터 화끈한 거 보소 ㅋㅋ]

먼저 선공권을 잡아낸 모와이가 격렬하게 밀어붙이자, 사이트가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훌륭하게 버텨냈고,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그러자 모아이 또한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역시 훌륭하게 버텨내는 데 성공한다.

처음부터 둘은 모든 걸 쏟아 부으며 격전을 이어갔다.

마치 광대가 줄을 타듯, 무당이 칼 위를 타듯.

아슬아슬하면서도 악착같이도 이어지는 그 승부에도, 결정적 순간이 다가온다.

미드빵은 상대방을 죽이지 않아도, CS를 먼저 100을 달성하거나 타워를 파괴하는 데 성공해도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공격적인 플레이는 거기까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레벨이 올라 둘의 궁극기에 불이 들어오고.

시간이 흘러, 스펠에도 마찬가지로 불이 들어오자.

둘은 마지막 행동에 나선다.

라인의 상황은 사이트가 밀어붙이는 상황이었다.

체력도 사이트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하지만, 먼저 달려든 쪽은 모아이였다.

-번쩍!

[와 ㅁㅊ]

[뭐야?]

그야 말로 눈 깜짝할 사이, 엄청난 속도의 연계였다.

모아이의 이신이 모든 스킬과 스펠을 쏟아 부어, 단번에 사이트의 뒤로 이동해서 그녀를 걷어찼다.

그렇게, 사이트가 모아이의 타워로 날아간다.

타워에게 피격당해, 체력이 뭉텅 깎인다.

모아이는 체력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그 '각'을 본 것이다.

그 '각'을 잡아내는 모습은 몹시 날카롭고, 또 공격적이이어서.

[와 ^^ㅣ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다 ㅋㅋㅋㅋ]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모와이!]

경이로운 퍼포먼스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경이로운 퍼포먼스에 대응하는 사이트의 '각'또한, 경이로운 퍼포먼스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었다.

타워에 무방비 상태로 있는 사이트의 이신에게, 모아이의 Q 스킬이 쇄도하여 승부가 결정되려 한 순간이었다.

스킬을 피하려면 옆으로.

그게 정석이다.

하지만, 사이트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점멸'로 Q스킬의 투사체를 피하는 것을 시도한 것이다.

이신 Q스킬의 투사체는 레오레에서 빠르기로 수위에 꼽힌다.

그런데도 위험부담을 안고 굳이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은, 그래야만 나오는 각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신의 Q스킬은 비관통형이다.

미니언을 사이에 두고 있으면, 당연히도 적에게 적중시킬 수 없다.

Q를 옆으로 피해서 모아이에게 접근할 경우, 미니언에 가로막혀 Q를 적중시킬 수 있다.

오직, 방금 그가 접근해서 뚫려 있는 정면만이.

미니언의 벽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이트는 무모하고 지극히 까다로운 정면 돌파를 택했고-성공했다.

이 또한 엄청난 연계속도였다.

Q를 건너뛰어 단번에 모아이에게 접근한 사이트.

그녀는, 모아이와 달리 궁극기를 사용하여 모아이를 걷어차기 전에 먼저Q를 적중시켰다.

둘의 승패를 결정지은 건 그 차이였다.

Q를 적중시켰느나, 적중시키지 못했느냐.

<선취점!>

아주 근소한 차이로-

-찰랑!

-줴줴!

TC1 SIGHT.

원딜러의 승리였다.

그렇게, 서포터는 패배했다.

하지만-

[와 ㅋㅋㅋㅋㅋ진짜 ㅅㅂ 경기 수준 정신나갔네]

[ㄹㅇ; 명경기네]

[진짜 입 벌리고 시청했네;]

지루할 새가 없으며, 아슬아슬하고 또 치열한 그 경기는, 분명 명승부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기에.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오직 찬사만이 쏟아질 뿐이었다.

서포터가 원딜러를 상대로 보여준 명경기.

그 경기를 접하고도, 계속해서 서포터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낼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지금, 레오레 대부분 유저들이 그 경기를 지켜봤고.

나머지 유저들은, 추후 그 경기를 시청할 예정이었다.

그렇게, 모든 유저들이 그 경기를 접하게 될 예정이었다.

숨컷의 '서포터 인식 개선 프로젝트'가 레오레의 아주 거대한 일부인 '서포터'에 대한 역사를 새로 쓸 정도의,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며.

성황리에 종료되-

[자 그럼 서폿 논란 정리됐으니 이제 솔랭 VS 프로 ㄱㄱㄱㄱㄱㄱㄱ]

[숨컷 선수 입장하세요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응?"

려던 찰나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앵콜 요청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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