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75화 (275/361)

275. VS 1

페이스 이전의, 최초의 슈퍼스타 플레이어.

페이스와 함께, 레전드 오브 레전드 올 타임 레전드라 불릴 수 있는 극소수 중 한 명.

그런 데라와 경쟁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

그것도, 숨컷이 주관하여 현재 레오레 판의 관심을 한 몸을 독차지하고 있는 무대.

컨텐츠 '데라를 이겨라'.

제목 : 와 지금 숨컷 방송 ㅋㅋ

내용 : 저기 나가서 데라 미드빵 이기는 순간 월클 등극 아니냐?

ㄴ : ㄹㅇ ㅋㅋ 도대체 지금 몇 명이나 보고 있는 거냐

ㄴ : 중계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걍 지금 레오레 방송 보고 있는 사람들 다 저거 보고 있다 보면 될듯

ㄴ : 뭐래 ㅋㅋ 난 안 보고 있는데 ㅄ아? ㅋ

ㄴ : 선생님 외람되지만 저 분은 방송 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찐인 선생님께선 포함되지 않으니 신경 끄셔도 됩니다

ㄴ 글쓴이 : 찐을 사람으로 안 쳐주는 건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ㄴ : ㄹㅇ;; 찐이라고 다 저렇게 분위기 헤치는 해로운 찐인 건 아닙니다

ㄴ : 빛의 찐 협회가 공식적으로 정정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ㄴ wodms18 : 저는 당당을 요구하겠습니다

ㄴ : 저건 빛의 찐인가요 어둠의 찐인가요

ㄴ : 당을 두 번이나 강조해서 요구한 걸 보니 당뇨 환자로 추측됩니다

ㄴ wodms18 :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당뇨~욘히 인싸입니다 하하

ㄴ : 죽일까

ㄴ : 마스터 사살 명령을

ㄴ wodms18 : 윽 사살 명령이라니 그럼 전 살살 할 것을 명령하겠습니다 -다수 신고로 인해 현재 댓글 금지된 유저입니다.

ㄴ : 애들 눈 돌아가긴 하겠네

ㄴ : ㄹㅇ; 저 혼모노 새기보고 눈 돌아갈 뻔했어

ㄴ : 아니 그거 말고 지금 데라 미드빵

ㄴ : 아 ㅇㅇ

ㄴ : 보니까 지금 방송인들 어떻게든 저거 참가해 보려고 수강신청 하는 것 마냥 ㄹㅇ 목숨 걸었더라

ㄴ : 선생님 수간 신청을 모르는 저 같은 중졸자에겐 매우 불친절한 비유군요

ㄴ : 뭘 신청하는 거야 미친년아

ㄴ : 그건 세연대생도 몰라 미친년아

ㄴ : 중졸 협회 일원으로서 미리 말해 두는데 중졸이라고 다 저런 건 아닙니다

ㄴ : 대충 존나 절박하다는 것만 알아두십쇼

ㄴ : ㄹㅇ ㅋㅋ 참가만 성공해도 쌉대박인데 만약에 데라 이긴다? ㅋㅋ 오우쒯

유명.

인기.

명예.

다양한 목적을 가진, 다양한 도전자들이 호기롭게 도전했다.

그리고 좌절했다.

그래서.

그렇게 끝인가?

[아니 그런데 ㄹㅇ 이걸로 끝인가?]

[ㅈㄴ 아쉽네;]

[글고 보니 숨컷은 안 하냐?]

[하다못해 조피쉑이라도]

[프로들은 참가 안 해 주나?]

도전자들은 하나 같이, 데라라는 전설에게 도전할 자격을 가진 이들이었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수준이 높은 한국 솔랭을 대표한다 할 수 있는 네임드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그들의 일방적인 패배는 분위기를 식히지 않는다.

도리어, 뜨겁게 달군다.

그렇게 한창 달아오른 분위기.

무려 데라를 데려다 놓고 이렇게 끝내긴 아쉽다.

사람들은 판이 커지길 진심으로 바랐다.

앵콜을 바랐다.

그러던 와중.

-TC1 SIGHT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빼꼼.

그들의 바람이 이루어지려는 기색이 보였다.

아니지, 바람 그 이상이다.

그들은 프로들의 참가를 기대했다.

아주 현실적인 수준에서 말이다.

현실적인 수준이라 하면, 나쁜 의미로는 만만한 중하위권 프로들을 말했다.

LKL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서부 리그'라고 분류되는 상위권 팀의 선수들이 아닌.

6위부터 10위까지, '동부 리그'라고 분류되는 하위권 팀들의, 에이스까지도 안 바란다. 그저 그런 선수 정도.

아니면, 2군 선수라도 좋다.

은퇴 선수라도 좋고.

현실적으로, 그런 선수들 정도가 참가하는 건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SIGHT라니.

1군 프로.

그것도 그냥 1군 프로가 아닌, 서부 리그의 프로.

그것도, 그냥 서부 리그의 프로가 아닌, 서부 리그 정상.

아니, 전세계 정상에 있는 TC1의 소속.

국내 3대 원딜러 중 한 명인 TC1 SIGHT의 깜짝 등장에-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사이트 실화야????]

[차현하 씹하 닉하 거기서 왜나하!]

[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가보자]

채팅창은 삽시간에 통제불능 상태가 되었다.

"아니. 빼꼼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최재훈의 입에서 피식,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렇게 되면, 본래 이쯤에서 데라와의 합동 컨텐츠를 진행하고 다음 컨텐츠로 들어가려 했던 계획이 틀어진다.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좋아.'

그러나 반가운 계획 탈선이었다.

본래 계획의 의도 자체가 '서포터'를 상징하는 데라의 활약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보여줘, 서포터에 대한 이미지 전반에 영향을 주려던 것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되어 데라의 활약을 한 명이라도 많이, 조금이라도 오래 관심을 갖는 게 당연히 나았고.

챌린저 네임드 10명을 상대로 하는 것보다, 프로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연히 나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찰랑!

-TC1 SIGHT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그래 빼꼼 같은 소리 하고 있지

찰랑!

-TC1 SIGHT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데라 딱대!!!!!!!!!

-TC1 SIGHT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우리 자기를 두고 결투다!!!

[어맛 로맨틱해]

[화끈한 스토커 ㄷㄷ]

[우리 자기 ㅇㅈㄹ ㅋㅋ]

[진짜 또라이 새낔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좋곸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필이면 그 프로가 TC1 SIGHT라는 것이었다.

원래 최재훈의 세계엔 TC1 SIGHT라는 선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와 접점이 생긴 이후 호기심에 그녀에 대해서 알아봤다.

역시는 역시나였다.

그녀의 실력은.

공격적인 플레이는.

성격만큼이나 호쾌했다.

괜히 TC1의 주전 원딜러가 아니었고.

괜히 국내 3대 원딜 소리를 듣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실력은 단연코 전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리고.

원딜이라 함은,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탑과 함께 가장 피지컬을 많이 타는 포지션이었다.

더군다나 사이트는 현역이고, 데라는 아니다.

피지컬을 겨루는 미드빵에서 데라가 그녀를 상대로 패배를 할 거라 걱정하는 건, 그리 불경한 일이 아니었다.

"선생님, 어떻게 하실까요?"

-쟤 참교육 가능?

최재훈은 눈과 입으로 동시에 말했다.

"사이트 선수라… 옛날에 저한테 많이 혼났었죠."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사이트 저새기는 지 코치한테 손수건을 던지네 ㅋㅋ]

[사랑 앞에선 스승이랑 부모님도 몰라볼 로맨티스트 새끼...]

[로맨틱이 좀 맵네]

[폐륜형 로맨틱]

[와 근데 사이트도 데라가 키웠구나 ㅋㅋ]

[설마 사이트도 이기나? ㄷㄷ]

그런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최재훈은 데라의 표정에서 난처한 기색을 발견했다.

역시.

아무리 데라라고 해도, 현역 전선에서 물러난 지 몇 년이나 됐다.

게다가, 나이도 있다.

지금, 한참 폼이 절정에 있는 사이트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역시 무리라 볼 수 있었다.

'이걸 어째야 하나.'

그래도 데라면, 사이트를 상대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좋게 전달될 것인가?

'아냐….'

그래도 역시, 패배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건 별로다.

만일 이 상황에서 진다면-

[아니면 쫄? ㅋㅋ 역시 원딜한텐 안 되네 쿠쿠루삥봉준호설삥열차삥]

저딴 여러 의미로 끔찍한 채팅이 도배되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기껏 올려놓은 이미지가 다시 박살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여기서 데라가 내빼면 또 겁 먹는 인상을 줘 버릴 지도 모른다.

"아니, 사이트 선수는 시간이 남아 도시나?"

찰랑!

-TC1 SIGHT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돈도 남아 돌지

[옼ㅋㅋㅋㅋㅋㅋ]

[캬 ㅋㅋㅋ]

[이건 좀 멋지네 ㄷㄷ]

[이건 좀... 로맨틱했네요]

[로맨틱이 천박한 농담이 되어버린 시대]

"솔직히, 좀 설레긴 했어."

-TC1 SIGHT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만난 이후 항상 난 하루 스케쥴의 두 시간을 비워 둬 자기가 날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도록.

"그거 이상한데. 난 차 씨 만나고 싶다는 생각 진짜, 티끌 만큼도 안 했거든."

[ㅋㅋㅋㅋ대사 하나만에 호칭 바뀐 거 보소]

[사이트 선수에서 차씨 ㄷㄷ]

[아 ㅋㅋ 저런 대사 듣고 빡이 안 돌면 조컷이 열반에 올랐지 방송하고 있겠냐고]

찰랑!

-[CLIP 영상]

영상이 재생되더니.

"우리, 자기네 집 티끌은 좀 큰가 봐?"

화면 안에서 머리띠로 앞머리를 시원하게 넘겨 이마의 흉터를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낸 호쾌한 인상의 미녀, 사이트가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하며 입으로 '끽' 소릴 내곤 말한다.

"우리 자기를 향한 내 마음처럼."

"우욱."

[우욱 씹 ㅋㅋ]

[어우 ㅋㅋ 화끈해 이게 사랑이지]

[지금 보면 숨컷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냥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국체원의 사량 ㄷㄷ 아찔하다!]

[아 사이트 선수! 크게 돌아서 조컷 선수를 몰아 넣고 있어요!]

[ㅈ컷 선수 못 벗어납니다!]

[ㅈ됐다 ㅈ컷!]

[아니 근데 저 ㅈㄹ해도 스캔들 기사 하나도 안 나는 게 레전드네 ㄹㅇ;]

[ㄹㅇ 도대체 이미지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최재훈이 시간을 끌며, 이 SIGHT라는 엄청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복잡하면서도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찰랑!

또 다시, TC1 선수로부터 후원이 온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희 병신이 또….

"옹?"

사이트가 아닌 또 다른 TC1 선수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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