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 인플루언서컷
최재훈이 달성한 업적인 전 1위 달성.
그 업적에 가장 먼저 붙는 수식어, 시즌 최초였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록적인 업적인데.
전세계 역사상 최단기.
그리고 전세계 역사상 최초의 남성이라는 보다 엄청난 수식어가 더해진다.
그 세 가지 수식어가 합쳐질 경우, 상당히 비현실적인 울림이 나온다.
마치, 축구계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등장한 역대급 유망주가 '남성'인 것과도 같다.
시청자들은 지금, 엄청난 무언가가 탄생.
혹은 시작되는 걸 지켜봤다는 흥분에 휩싸여 있었다.
그 흥분이 식기도 전에, 또 하나의 기록을 더해 버린다.
게임 방송 최고 모금액이라는 기록을.
이전 최고 기록은 기업의 것이었다.
전세계 게이머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굴지의 게임 기업.
그 기업을, 개인이 넘어선 것이다.
기록의 연속.
[조컷아 그래서 이제 머하냐?]
[말 나온 김에 북미섭 ㄱㄱ?]
[진1위는 어케]
[시간 많이 남았잖아]
[야 근데 이 기세면 ㄹㅇ 북미랑 한국서버 동시 1위 가능하지 않냐?]
[흥성대원군의 짓밟힌 자존심... 조컷이 세우나?]
[그걸 왜 얘가 세워 ㅄ아]
[그 짓밟힌 자존심 세우려면 일단 레오레 한국에서 퇴출시켜야돼]
[노재팬도 아니고 노에브리띵 운동 조져야돼 ㅋ]
[노에브리띵 운동이든 뭐든 좋으니까 빨리 다음거 ㄱㄱ]
숨컷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대한 관심과 기대, 흥미가 방송에서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이가 의미하는 바.
지금의 이 막대하기 그지없는 관심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에 최재훈은 만족스럽게 미소지으며.
"빨리 다음 거?"
[ㅇㅇ]
"오케이, 그러면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서-"
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거대한 무대를 뒤로 할 수 있었다.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언젠간 다시 오리라는 기대를 안고서.
스스로의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서.
그가 짝, 하고 크게 한 번 박수를 쳤다.
"이 다음에 하려고 했던 방송 종료를 하겠습니다."
[? ㅋㅋ]
[아니 ㅋㅋ 이게 이렇게 되네 ㅋㅋ]
[선생님 진심입니까? ㅋㅋ 이 분위기에서 쫑을 내신다고요? ㅋㅋ]
[ㄹㅇ ㅋㅋ그건 너무 정 없지]
"나도 앵콜이라도 하고 싶은데, 앵콜할 곡이 없어. 어? 앵콜 그것도 준비해 와야 하는 건데, 내가 준비해 온 건 여기까지야. 저 숨컷, 박수칠 때 떠날 줄 아는 남자입니다. 여러분. 절 사랑한다면 보내주세요. 추한 남자로 만들지 말고."
[선생님을 추한 남자로 만드는 건 똥을 더럽게 만드는 격인데요]
[시작부터 추악셀 풀로 밝았던 새기가 뭐라누 ㅋㅋ]
[선생님 잘 생각해 보십쇼 ㅋㅋ 드디어 모금 끝나서 이제 후원으로 돈 땡길 수 있는 건데 ㅋㅋ]
[ㄹㅇ ㅋㅋ 이제부터 흑자 전환인데? 이 노다지를 버린다고? ㅋ]
[마쉬멜로 테스트 모르냐고 ㅋㅋ]
"어, 미친. 혹하는데? 아, 아니다. 난 그래도 역시, 돈 보다는. 여러분들한테 1절에서 컷할 줄 아는 숨 막히게 멋진 남자, 줄여서 숨컷으로 기억되고 싶어."
[네~ 알겠습니다 조올대로 1절에서 컷할 줄 모르는 뇌절따리, 줄여서 조컷으로 기억해 드리겠습니다]
[그건 이미 텄다고요 아 ㅋㅋ]
[선생님은 이미 저희 마음 속에서 1절 할 줄 모르고 돈 밖에 모르는 새기시니까 돈이나 버심이 어떨가 싶습니다]
"아, 이 어떻게든 나에게 뇌절을 유도해서 추해지게 만들려는 응애 세력들, 응? 어림도 없지. 여러분들. 오늘 방송 봐 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음에 다시 또 찾아 봬 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오늘은, 여기서 이만 눈물을 머금고 여러분들과 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방송을 종료하려다가-
아참.
하고 말을 잇는다.
그가 현재 미튜브 구독자를 확인했다.
[구독자 873, 482명]
그리곤 캠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만간 있을 '레전드 오브 필드'의 첫 정식 대회인 옐로TV의 멸망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컷!
그 소리에 맞춰 화면이 암전되고, 창이 떠오른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전야제가 더는 없을 정도의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멸망전 참가 기준 최대 목표까지 - 13만 명]
[플래티넘 배지까지 - 13만 명]
[플래티넘 배지까지 - 남은 기한 2일]
* * *
언젠가부터 숨컷이 '한 건' 해내면 레오레 커뮤니티는 그의 이야기로 떠들썩해진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번에는 사뭇 달랐다.
그 규모 면에서 말이다.
이번 '한 건'으로 현재 숨컷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레오레 커뮤니티를 통틀어서 가장 핫한 플레이어가 되었다.
이번 '한 건'으로 전세계에 그 존재를 확실하게 알린 숨컷이라는 인물은, 여성 게이머라면 관심을 갖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에 대한 관심이 들끓는다.
그 첫 번째 관심.
제목 : 숨컷 얘 인싸그램 계정 아는 애 있냐?
내용 : 젠장 사진 좀 찾아볼랬더니
도통 찾을 수가 없네
ㄴ : 나도 못 찾았어
ㄴ : 걔 보니까 인싸그램 안 한다던데?
ㄴ 글쓴이 : 뭐? 그럼 SNS 뭐 하는데?
ㄴ : 아무것도 안 한대
ㄴ 글쓴이 : 말이 돼?
ㄴ : 안 되지 ㅋ
ㄴ : 우리 학교 너드 새끼들도 SNS은 하는 마당에
이성으로서의 관심이었다.
아직 한국의 이성관에는 공자의 아련한 온기가 남아 있다.
때문에, 숨컷이라는 여성 게이머의 입장에서 더는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성이 있는데도.
그에게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한 업계 종사자는, 한국 기준에선 상당히 막나가는 캐릭터인 차현하가 유일했다.
반면에, 한국의 모두가 알다시피 서양 사람들은 그런 저들에 비해 아주 개방적이다.
주저 없이 관심을 표해 온다.
댓글 : SIZER : 숨컷 나 이번에 한국 가는데 소개좀 시켜줄 수 있어? (영어) 댓글 : TAKERALOOK ; 이번에 북미서버 도전한다는데 사실이야? 듀오 할래? (영어) 댓글 : TST STAR L : LA에 올 계획 있어? 가이드 혹시 필요하면 말해 (영어) 댓글 : CHAOS : 나랑 합방 할래? 나 좀 할 줄 알아 한국어
숨튜브의 최신 영상의 댓글창을 해외, 주로 레오레 북미 서버의 유명인들이 장악했다.
댓글 : 아니 여기 숨튜브 맞냐? 왜 영어밭 됐냐?
댓글 : 한국인 손 마렵네
댓글 : Babo qudTls Soomcut brine me here :)
댓글 : 아니 근데 저 년들 뭐냐 ㅋㅋ 다 찐임?
댓글 : 댓글창에서 북미 서버 올스타 찍고 있네 ㄷㄷ
댓글 : 근데 저 새끼들 ㄹㅇ 유명인이 빠꾸가 없네
댓글 : 그니까 그냥 브레이크 없이 찝적대네
댓글 : 이게 서양인가 ㄷㄷ
댓글 : 으 땀내
댓글 : 꺼져 코쟁이들아 우리 나라에선 남녀가 유별나거늘댓글 : 그니까 ㅋㅋ 너무 유별나서 대한민국에서 28년 산 나도 아직 못 한국 남자랑 못 사겨봤는데 ㅋㅋ댓글 : 그건 나라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선생님
댓글 :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어도 똑같았을듯
댓글 창이 영상 내용과는 상관없는 주제로 난리가 난다.
이런 유명인들의 관심은 수용 방식에 따라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독이 되는 방식이었다.
전야제가 끝난 다음날 아침, 이린이 최재훈에게 연락했다.
"아, 먼저. 이번 일.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정말로, 엄청나셨고요."
그녀가 다소 들뜬 어조로 운을 뗐다.
"아, 이건 또. 겸손을 부릴 수가 없는 부분이네요. 너무 명약관화한 팩트 덩어리라서."
화면 너머의 우쭐거리는 최재훈의 표정을 떠올린 이린이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끼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된 연유로. SNS 계정 개설을 고려해 보심이 어떠실는지요?"
"인싸그램? 그거 들어보니까, 가입하려면 현실 친구 추천서 백 장 필요하다던데요. 그리고 막, 계정 새로 파면 인싸들 몰려와서 클럽 손목밴드 인증하라고 요구하고. 인증 못하면 매장시키고 그런다던데."
"…그런 일은 없을 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오, 잘 아시네 편집자 님도 설마 SNS하는 인싸?"
"아뇨, 딱히 계정은…."
"아, 하긴."
"아, 하긴. 이요?"
이린의 최재훈의 반응에, 평소 자신의 언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번민하다가도-
"그러면 이 참에 저희 같이 SNS 시작해서, 인싸 입성해 볼까요?"
이어진 최재훈의 말에 곧바로 표정이 부드럽게 풀린다.
'같이 SNS 시작'이라니.
"느에헿…."
그 해석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울림에, 이린이 망상의 나래를 펼쳤다.
SNS개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최재훈은 제나에게도 통화를 신청했는데-
"바쁜가?"
그녀는 끝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깐
이라는 문자가 돌아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 문자가 도착하고 한참 뒤.
-♪
제나가 통화를 신청해 왔다.
그냥 통화가 아닌, 화상 통화를.
최재훈은 별 생각 없이 수락했고.
그러자, 화면에 쭈볏거리는 제나의 모습이 비춰지길 잠깐.
"어, 야."
그녀가 반갑게, 그래서 어색하게 인사를 해 왔다.
평소 집에서 탱크톱 차림을 고집하던 그녀는 지금, 금발 머리와 어울리는 개나리색 오픈숄더 원피스 차림이었다.
포인트로 수줍게 프릴도 들어가 있고.
머리엔 조그만한 핀도 꽂혀 있다.
제나가 요구한 '잠깐'은.
그녀가 지금의 치장을 하기 위한 시간임을.
그리고.
지금의 복장은 제나가 바로 어제, 최재훈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으며.
구입하고, 입고, 보여주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고.
용기가 필요했으며.
기대가 있었는지.
최재훈은 알지 못했다.
그는 마치 채점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쭈뼛거리는 제나에게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하, 제나 씨. 어디 외출하시나?"
그때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던 제나의 입이 꼬물거린다.
그녀가 짐짓 시큰둥하게 툭하고 내뱉었다.
"왜, 좀 잘 어울리냐?"
어딘가 조심스러운 그 말에 답한다.
"아니?"
"어?"
"좀이 아니라, 많이 잘 어울리는데?"
마치, 귀여운 여동생 보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참듯, 제나의 입꼬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한동안 우물쭈물 거리더니 말했다.
"야. 이번에 그거. 내가 도와준 거. 어땠냐?"
"그거? 아, 기부. 아유~ 어떠긴요. 당연히 엄청 큰 도움이 됐지. 계산해 보니까, 제나 씨 없었으면 1위 달성 못 했겠더만."
"그래? 흐응, 그렇구만. 그래서?"
"응?"
"뭐, 할 말 없냐고."
"할 말? 아."
최재훈이 피식 웃으며, 따봉을 치켜세웠다.
"땡큐 아리가또 마치 합니다."
제나는 못마땅한 건지, 만족스러운 건지 분간이 안 되는 묘한 표정으로 그걸 받아들이더니 말한다.
"겨우?"
"응?"
"겨우 그 정도?"
"아니, 그럼 뭐 어떻게 해 드릴까. 어떻게 해야 지금 내 고마움이, 우리 제나 씨한테 다 전달될까."
"자세히 말해 봐."
"자세히?"
"자세히, 내 어떤 점에 감사를 느꼈는지. 그리고, 얼마나 감사한지."
최재훈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그녀의 지시, 혹은 부탁을 따랐다.
마치 국어 지문 풀어 말하는 듯 이어지는 그의 말에 제나의 표정이 좀 더 알아보기 쉽게 되었다.
못마땅한 기색이 줄어들어, 뭔가 우쭐거리고 싶은 걸 참는 듯한 표정이.
정말로 이거면 된 걸까.
최재훈이 긴가민가해 하며 일장칭찬을 마치자.
드디어, 제나는 순도 100%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굴을 가리듯, 다시 뚱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됐어. 이제 꺼져."
다소 붉어진 얼굴로.
그렇게 통화는 종료 됐다.
"…?"
이게 뭔.
상황이지?
본론은 꺼내지도 못하고 머리만 잔뜩 쓰다듬어 주다가 끊어진 통화.
최재훈은 다시 연락을 하려 했지만, 그녀가 통화를 왠지 안 받아줄 것 같은 예감에 대신 문자를 보냈다.
-제나 씨
-또 뭐
-아니 또 뭐는요.
-제 할 말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제나 씨 SNS해요?
-뭐
-왜
-안 하는데
-역시
-역시?
-그럴 줄 알았지
-뭔 의미야?
그렇게 제나도 SNS 계정 생성에 동참하고.
-지현 씨 SNS 안하시죠?
-넹
-넹
권지현도 SNS 계정 생성에 동참했다.
유유상종이라고.
컷컷컷 크루가 아니라 아싸아싸아싸 크루였다.
세 배로 신나는 그들은 지금 한창 기세를 타.
인플루언서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다.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SNS계정이 탄생했다.
숨컷의 미튜브에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SNS계정 팠다
그러니까 영상 내용이랑 조또 상관없는 이야기로 댓글창 그만 곱창내고 정 할 말 있으면 SNS에 씨부려 주세요이 글 글꼴 궁서체로 바꿀 수 있으면 그랬을 거니까 명심하셈
공지사항이 기재되자 마자, 마침내 숨컷의 SNS 계정이 개설되었다는 소식이 널리 퍼졌다.
그의 인싸 그램의 첫 게시글.
귀찮은 티 팍팍 내며 찍은 셀카 사진에,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 왔다.
북미 서버의 유명인들이 최재훈을 팔로우하며, 서로 팔로우를 하여 공식적인 친분 관계임을 공인하는.
'맞팔'을 신청했다.
그에 대한 최재훈의 답-
-천 만원(9000$) 후원하고 미드빵 이기면 해 줌
절대로 해 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 태도에, 몇몇 이들이 볼멘소리를 냈다.
-그럼 쟤네는 뭐냐?
쟤네.
현재 최재훈이 팔로우하고 있는 유일한 네 명.
바로 권지현, 제나, 이린, 방민아였다.
-토모다찌
네 여자는 그 대답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모종의 우월감을 느꼈더랬다.
제목 : 와 ㅋㅋㅋ
내용 : [사진]
숨컷 팔로우 목록 뭐냐? ㅋㅋ
숨컷 걍 북미의 남왕 됐네 ㅋㅋ
ㄴ : "집합"
ㄴ : 숫사자 그 이상의 숨사자 ㄷㄷ
ㄴ : 숨컷이 ㄹㅇ 지금 ㅈㄴ 핫하긴 한가 보네 ㅋ
ㄴ : 야 근데 어찌 된 게 한국인은 한 명도 안 보이냐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한국 서버 유명인들도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SNS계정을 통해 숨컷에게 접촉을 하고 나섰다.
-나 왜 맞팔 안 해 줘 귀염둥이?
SNS계정이 개설되자마자 찝쩍거렸던 차현하를 제외하고도 말이다.
-안녕하세요 숨컷 님 ㅎ
프로필 사진으로 본인이 김희은인 걸 열성적으로 티내는 김희은을 비롯하여.
한국 서버의 유명인들이 '숨컷을 팔로우 한 목록'에 추가되었다.
그렇게.
숨컷의 SNS 계정은 하루아침에, '레오레 유명인 도감'이 되는 기염을 토해내었고.
현재, 사람들이 숨컷에게 향하고 있던 관심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관심은.
충족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활활 타오르는 관심은, 땔감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플래티넘 배지.
국내 게임 미튜버뿐만이 아니라, 미튜버 전체를 통틀어도 갖고 있는 이가 손에 꼽히는.
개인이 미튜버로서 이룰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남은 2일 간, 13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숨컷 미튜브의 구독자는 아주 순조롭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대로라면, 아슬아슬하게 기한 내에 맞출 수 있을 성 싶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다.
계속해서 장작을 공급해 줘야 한다.
그런 최재훈의 입장에선, 현재 부담스럽기까지 한 사람들의 관심은 달갑기마저 하다.
그에-
"다른 사람들 보면 X만 구독자 기념으로, QNA 영상 제작하고 그러던데. 저희도 그래 볼까요?"
최재훈이 다시 이린에게 연락하여 묻자, 그녀가 답했다.
"마침, 그것보다 좋은 방법이 있긴 합니다."
이린이 최재훈에게 특정 메일들을 보여주길.
언론에 별 관심이 없는 그라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국내 유명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이었다.
최재훈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오… 월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