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 ㅈㄱㅊㅇ 1
미국 여 고등학생의 평균 신장은 160cm후반에서 170cm초반에 달한다.
MK.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그녀의 신장은 155cm였다.
그 신장은 20대가 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가 처음부터 작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유년기의 그녀는 또래들 사이에서 가장 발육이 빨라 골목대장으로 통할 정도였는데.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서자, 그녀의 성장은 다른 이들에 비해 확연히 더뎠다.
마치 본격적인 성장기에 겪게 될 성장을, 미리 가불받은 듯했다.
그렇게 머지않아 그녀는 발육을 따라잡힐 뿐만이 아니라.
무리에서 가장 작아졌다.
골목 대장으로서 경외의 대상이었던 그녀는 이제 주변으로부터 괄시의 대상이 되었다.
명백한 몰락.
어린 MK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나도 잔혹한 개념이었고. 그렇기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비록 신체적 우위가 골목대장 시절 같진 못하다지만, 그 시절의 위세는 아직 살아 있었다.
자신을 무시하던 이들을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
남들이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굳세지고.
그런 스스로를 대단히 여김으로써 자존감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녀는 점점 더 작아져만 갔다.
그녀가 작아질수록 비대해지는 콤플렉스.
동시에, 방어기제로서 따라서 비대해지는 자존감.
그 둘이 충돌하여.
그녀는 만성적인 인정 결핍에 시달리게 되었다.
성장기가 끝날 고등학생에 들어섰을 무렵.
그녀와 다른 이들의 신장 차이는 극에 달한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을 무시하는 이들을 흠씬 두둘겨 패 주지 못한다.
오히려, 흠씬 두둘겨 맞는다.
높은 자존감으로 생각하는 자신과, 현실의 자신의 괴리를 버티지 못한 그녀는.
현실에서 도망쳤다.
언젠가부터 그녀는 당연한 듯 방에 틀어박혀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병신 너드 새끼, 또 게임질이야? 하긴. 그 몸뚱이로 뭘 하겠어. 큭큭큭."
"게임 잘해서 뭐 어쩌라고 한심한 새끼야. 그 나이 쳐먹고 그게 자랑이냐? 뭐, 동네 꼬마들한테 자랑이라고 하게?"
주변인들은 그녀를 현실도피자라 비웃었다.
"그 멍청한 비디오 게임이 니 인생보다 중요해!? 니 마음대로 해라!"
"게임으로 기분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잖니."
가족들조차 그녀를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멀리 도망쳐서, 게임에.
레오레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저명한 레오레 플레이어 소개 채널에, 그녀가 소개되었다.
[오 새끼 ㅋ 좀 치는데?]
[조만간 뜨겠구만]
[뜨다니 뭘? 목도리를? 엌ㅋㅋㅋㅋㅋㅋ]
[니랑 현피를 십새야]
얼만 만일까.
처음이라 느낄 정도로 오랜만이었다.
동정이나, 선심이 섞여 있지 않은 순수한 인정.
"응?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그녀에게 게임은 더 이상 도피가 아니었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도취되기 시작했다.
명확한 비전을 세워나간다.
유명세를 알리게 된 계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즌.
챌린저 상위권에 입성에 성공한다.
다음 시즌.
더욱 성장한 압도적인 기량으로.
북미 서버 솔랭의 경쟁을 종결시키고, 왕좌를 만들어 군림했다.
그리고 또 다음 시즌.
그 왕좌를 지켜냄으로써, 명실공히 최고로 인정받게 된다.
그래.
인정.
그녀는 게이머로서, 방송인으로서 엄청난 성공을 이루게 된다.
"그 잘나던 운동은 어떻게 하고, 여기서 햄버거나 팔고 있대? 큭큭, 병신."
자신을 괄시했던 이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준다.
"네가 엄마보다 낫구나. 자랑스럽다."
"우리는 믿어주지 못했는데, 고맙다."
부모의 인정.
무수히 많은 돈과 인기.
그 모든게 그녀가 인정받고 있음을 실감시켜 주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인정 중 가장 의미 있는 인정이라 함은 역시.
자신이 인정하는 이에게서 받는 인정이었다.
방어 기제로서 아주 비대해진 그녀의 자존감은, 그녀가 그 누구도 본인 위에 둘 수 없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내로라하는 북미의 프로들도, 그녀를 솔랭에서 이기진 못했다.
올 타임 레전드이자, 그녀에게 분명한 패배를 안겨준 페이스.
오직 그녀만이, MK가 인정하는 유일한 이였고.
MK는 그런 페이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허나, 페이스는 그녀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결국 MK는 그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욕구인, 인정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
그 결핍을, 다른 인정으로 메꾸고자 한다.
한국 서버 정복으로써 말이다.
그러는 MK는 만성적인 불만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그게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숨컷과의 게임.
솔직히, 그녀는 긴가민가했다.
자신이 정말로 숨컷에게 이길 수 있으나, 팀 때문에 진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패배했다 여길 경우, 자신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반면에, 자신이 팀 때문에 졌다고 여길 경우.
자신은 페이스가 인정한 숨컷을 상대로 승리한 게 된다.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고로, 기꺼이 후자를 택한다.
다음 날인 오늘.
그녀는 커뮤니티를 확인하곤 미소지었다.
일반 유저들뿐만이 아니다.
솔랭의 정점이라 일컬어지는 하이로드.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호적수라 인정한 CSN.
현재 솔랭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 할 수 있는 이들까지.
자신을 인정했다.
페이스에게 인정받지 못한 뒤, 모든 인정은 공허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인정은.
페이스에게 인정받은 숨컷.
그를 넘어선 것에 대한 인정이었다.
이는 곧, 페이스에게 간접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녀의 비어 있던 공간이 채워지는 기분.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오랜만에 알콜 중독자의 혀에 닿는 술처럼.
그렇게 충실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행복한 만큼 불안을 느낀다.
자신이 부정하고 있던 불확실성.
자신이 정말로 숨컷에게 이길 수 있었으나, 팀 떄문에 진 게 맞나에 대한 의문에 대해.
하지만, 역시 행복한 만큼.
다시 또 철저하게 부정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확신하게 된다.
자신이 숨컷에게 이길 수 있음을.
자신이 숨컷 위에 있음을.
[적 팀에 숨컷 잡혔다네 ㅋㅋ]
[이판은 확실하게 가자고]
지금 그녀 안에서 숨컷은 철저하게 자신의 아래가 되어 있었다.
그런 숨컷의 만남은.
어제의 '치욕'을 만회할 기회였다.
팀 차이 때문에 져 버린 오명을.
그럼으로써, 자신에게 향해지는 인정을 더욱 공고히 하리라.
[숨컷이 선픽이네?]
듣자 하니 숨컷이 선픽이었다.
어제, 그녀는 숨컷에게 밴픽 단계를 내어주기로 했다.
고의로 상성 상 아래에 있는 챔피언으로 맞서 확실하게 실력 차이를 강조할 요량으로.
하지만, 되려 숨컷이 상성 상 아래에 있는 챔피언을 선택하여 카운터를 하는 대신 당함으로써 무산되었다.
반면에.
지금이라면, 확실하게 숨컷에게 '역'카운터 당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확실한 실력의 차이를 부각시킬 수 있다.
"…."
그런데 왜일까.
[오]
[이거 카운터 아님?]
[ㅇㅇ 맞음]
[픽벤은 이겼네]
그녀는 카운터를 당하는 대신, 그를 카운터했다.
숨컷이 선택한 챔피언의 상성 상 우위에 있는 챔피언을 선택했다.
카운터를 당했다가 만약에.
아주 만약에 패배해서 자신의 현실 부정이, 부정될까봐-
'아냐.'
는 아니란다.
'…그래.'
숨컷은 자신이 적 팀에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니, 그걸 염두하여 챔피언을 선택했을 것이다.
미리 나에 대해 조사해 두고.
그 조사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챔피언 폭을 최대한 활용해서, 내가 최대한 대처하기 힘든 챔피언을 선택한 거겠지.
하지만 이를 어쩌나.
나는 너처럼 챔피언 폭이 극단적으로 좁지 않은데?
그래서 봐라.
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는 결국 카운터를 성공했다.
챔피언 폭은 솔랭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곤 하나, 그럼에도 실력의 지표 중 하나인 건 확실했다.
즉.
자신이 카운터에 성공한 현재의 픽벤 경과는.
'실력'이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니까, 자신은 당당하다.
당당히, 승리를 얻을 자격이 있다.
게임은 닷지되지 않고 그대로 시작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라인전.
에서, MK가 분명한 우세를 점한다.
그럼에도 일절의 방심은 없다.
이전과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한다.
언제 주변에서 정글 교전이 일어나도 만전의 상태로 임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거지(영어)]
[숨컷 숨도 못 쉬는구만(영어)]
[ㄹㅇ 숨 CUT이네 ㄷㄷㄷ]
[역시 어제는 정글이 문제였네]
모두가 그렇게 느끼도록 확실하게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던 와중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MK의 라인 관리로 인해.
현재, 중단 공격로에서 MK팀 미니언이 군집을 이룬 상태였다.
근접 미니언 2마리, 원거리 미니언 7마리.
결정적으로 대포 미니언 1마리.
미니언은 라이너 성장의 기반이며.
이 정도면, '2웨이브' 수준의 가치를 지닌다.
웨이브의 생성 주기는 30초.
즉, 숨컷이 이 미니언을 취하지 못할 경우.
그는 다른 이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약 '1분'은 늦춰지는 것이다.
이는 쉬이 무마할 수 없는 손해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숨컷에게 그 미니언을 취하지 못하도록 할 것인가.
일단, 죽여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죽이느냐다.
'다이브.'
MK가 다방면으로 상정해 본 바.
그 방법이 유일했다.
타워 근처에 있는 숨컷을.
타워에게 공격받아가며 죽이는 것이다.
현재, 숨컷과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면 가능은 하나.
자신 또한 사망이 불가피하다.
킬만 놓고 보자면 1:1 교환으로써 무승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니언까지 놓고 보자면?
자신은 이미 모든 미니언을 취한 반면에.
숨컷은 두 웨이브 가량의 미니언이 쌓여 있었다.
즉.
숨컷과 공멸할 경우.
숨컷만 두 웨이브에 해당하는 미니언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녀는 다이브를 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검토한다.
다이브의 유일한 변수.
숨컷 팀의 정글을.
그때-
"오."
그녀의 와드에, 숨컷 팀 정글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렇게 확인한 바.
적 팀 정글은, 바닥에 가까운 체력과 마나로.
미드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필시, 정글 몬스터를 처치하고 귀환하거나.
아니면 그냥 귀환하거나 둘 중 하나일 터.
그렇게, 유일한 변수가 제거되었음을 확인한 MK.
<선취점!>
거침없이 다이브를 시도하고, 성공시킨다.
그 대가로, 저 멀리서 날아오고 있는 피할 수 없는 공격.
포탑의 투사체에 사망하겠지만-
상관 없다.
미드 라인전은 이걸로-
'끝났네.'
포탑의 투사체가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녀에게 닿으려던 찰나였다.
"어?"
사각지대에서 적팀 정글러가 튀어나와, MK에게 툭 하고.
스킬을 던졌다.
MK는 그에 죽지는 않았으나-
뒤이어 적중한 포탑의 투사체에 사망한다.
그리하여.
MK의 데스는, 정글러의 공이.
킬이 된다.
[엌ㅋㅋㅋㅋ]
[이걸 크게 한 입 한다고?]
[한입충 새끼 햄버거 한 입 달라면서 베이컨 다 가져가네 ㅋㅋ]
[저 새끼 저거 ㅋ 한국에 총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구만]
[근데 저거까지 뺐겼으면 숨컷 ㄹㅇ 인생 망했는데?]
[미니언도 다 놓치고 북한 사람도 저거보단 부유하겠는데?]
[이봐 친구 그건 좀 선 넘는 것 같은데]
[아 그런가? 이건 좀 인종차별적인가?]
[북한 사람보다 가난해지는 방법은 북한 사람이 되는 것 뿐이라고]
[아 ㅋㅋ]
시청자들은 그걸 숨컷의 악재라 여겼다.
[MK 이판 진짜 숨컷 뼛속까지 터는 거 보여주겠는데?]
[이봐 살살해 친구 ㅋ 미국의 숙녀도를 보여주라고]
[미국인들이 원주민 인디언들 신사들 다뤘듯, 목화밭 노예 신사들 다뤘든 정중하게 대 해 주라고 ㅋ 미국 숙녀가 뭔지 보여 줘]
[숙녀의 나라 영국 저리가라구만]
[그건 아니고 ㅋ]
MK의 호재라 여겼다.
'…뭐지?'
하지만 MK는 껄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예상에 따르면, 숨컷 팀의 정글은 현재 기지로 귀환한 상태여야 했다.
헌데도 여기에 있는 건 극도로-
그래.
작위적인 상황이었다.
그런 MK의 감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숨컷은 방송 시작 전, 어제 방송의 대한 반응을 확인해 본 바.
MK가 저지른 짓에 대해 알게 됐다.
어제, 자신의 패배를 부정하기 위해.
목이 터지도록 열성적으로 '정글 차이'를 부르짖었다는 게 아닌가.
그녀의 말에 따르면.
어제 숨컷 팀의 정글은 재림한 BIHANGI이며, MK팀의 정글은 앞이 보이지 않는 물아일체 이신 플레이어였다.
심지어, 사람들은 그걸 믿었다.
그에 숨컷은 꼭지가 돌아도 단단히 도-
는 대신에.
고민했다.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렇게,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아, 저거 잘만 하면 킬각- 아, 아니지.'
'여기서 스킬 한 대 맞아주고.'
'여기서 미니언 쌓게 냅둬 주면 다이브를 염두하겠지?'
MK를 일부러 봐 주어서, 플레이를 유도하는 지금의 상황에 말이다.
이제 마지막이다.
염두 해 둔 다이브를, 어떻게 실행으로 옮기게 만들까.
다이브를 감행해도 문제없는 상황이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느끼려면 변수 개입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지금 MK에게 있어 변수라 함은 정글.
최재훈은 아군 정글의 상태를 확인했다.
정글링을 막 끝낸 아군 정글은, 바닥에 가까운 피와 마나로 귀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재훈은 그런 정글을 불렀다.
숨컷의 팬인지.
게임 시작 때부터, 아주 살갑게 구는.
"정글 님?"
-넹!?
심지어 음성 인식마저도 되는 정글을.
"지금, 집 가지 말고. 여기에 경유해서 이리로 이동해 주실래요?"
-엥?;;
정글이 당황했다.
그도 그럴게.
-방금 거기 와드 됐다면서요
그가 경유하라 한 위치는, 방금 MK가 와드를 한 위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걸 알려준 이도 숨컷이었다.
정글의 위치 발각은, 아주 큰 실점이었다.
뿐만이 아니다.
귀환 대신 그 지시를 따르게 되면, 적잖은 시간이 낭비된다.
이는 곧 동선의 낭비를 의미하며.
이는 곧, 정글의 폭망을 의미했다.
"저 믿어주세요."
하지만.
정말로 숨컷의 팬이었던 정글은, 결국 그의 지시를 따른다.
그리곤-
"이제 다시 제 근처로 와서 숨어 있어 봐요."
-아니… 도대체 왜…?
현재 피와 마나가 바닥인 자신이 그의 근처에서 대기해 봐야.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텐데?
-것보다 지금 님 다이브 당할 각 같은데 빼야 되지 않아요?
-저 못 도와드리는데
"아, 제 걱정은 마시고. 괜찮으니까. 딱 거기서 기다려 봐요."
이내-
[선취점!]
MK의 다이브가 성공한다.
정글의 우려대로.
숨컷의 의도대로.
"자, 이제 나와서 막타 먹어요!"
내가 여기서 킬 먹으면 너는?
너는 어쩌게?
그런 의문을 느끼면서도.
마치 다 계획하고 있었다는 듯한 그의 태도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숨컷의 지시를 따른다.
그럼으로써 본래는 숨컷의 킬이었던 MK의 킬을 취하고-
"이제, 그 미니언 다 드시고. MK도 죽었으니까 라인 한 번 더 쭉 미세요."
MK가 쌓아 놓은 미니언을-
아니지.
숨컷이 쌓아 놓은 미니언을 취한다.
그렇게 숨컷의 정글은 킬 하나와.
2+1웨이브를 취함으로써.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다.
그렇게-
팽팽하게 유지되던 양쪽 정글 간의 격차가 무너졌다.
어제와 같이.
숨컷의 의해서 말이다.
치킨킹이, 정글퀸 메이킹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하여 역시 어제와 같이-
"썅! 이런 개 같은 한국 정글러 새끼들이 진짜!"
<패배!>
MK가 정글차이를 부르짖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이후로도, 숨컷은 몇 차례 더 MK와 조우했다.
조우하는 게임마다, 스스로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매 판마다 스스로 캐리하는 게 아닌.
정글퀸 메이킹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냈다.
MK가 계속해서 정글 차이를 외칠 수 있도록.
둘이 만남을 거듭할수록.
MK는 '숨컷보다 잘하지만, 정글 운이 끔찍하여 기구한'이라는 평가가 강해지고.
숨컷은, 'MK보다 못하지만, 정글 운이 기가 맥히는'이라는 평가가 강해진다.
숨컷은 그렇게 자신의 사냥감을-
아니지.
가축을 살찌웠다.
[치킨킹치킹 - 1620점]
[중단 칼날 - 1640점]
머지않아 가축의 살이 충분히 오르고.
도축의 시간이.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다.
숨컷이 미리 연락처를 받아 두었던 누군가에게 연락을 걸었다.
한 명은, 이전 MK와의 게임에서 '숨컷의 정글러'로서.
숨컷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평가 받는 플레이어였고.
다른 한 명은.
같은 게임에서 'MK의 정글러'로서.
MK에게 패배를 안겨줬다 평가 받는 플레이어였다.
그리고 마지막은.
MK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