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53화 (253/361)

253. 전야제

레오레에서 '1위 달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시즌 종료 이전에 1위를 달성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시즌 종료 당시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두 번째가 '진 1위'로 취급된다.

그렇다면 첫 번째는 아무런 의미도 없느냐?

아니다.

일명 '전 1위'라 불리는 첫 번째 1위에도 상당히 큰 가치가 있었다.

시즌이 개시되면, 모든 점수들은 초기화되며.

챌린저 1800점이든.

마스터 100점이든.

모두 공평하게, 최대 플래티넘 1티어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선발 주자들이 더는 없을 정도로 간단히, '1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 18점 1위.

그랜드 마스터 350점 1위.

챌린저 660점 1위.

그런.

1위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기 민망한 '전 1위'들이 무더기로 탄생한다.

'전 1위'는 '진 1위'를 노리지 못하는 이들이 노릴 수 있는 가장 큰 업적이었기에.

그러한 업적의 권위 손상은 언젠가부터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리하여 암묵적 규칙이 생겼다.

'진 1위'.

그러니까, 시즌 종료 1위의 평균 점수인 1700점을 토대로.

프로를 비롯한 실력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즌 마무리를 준비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시즌 말.

시즌 종료 50일 전부터.

900점에서부터 점수를 올려, 1700점을 달성한 이들만이 '전 1위'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전 1위'는 평균적으로 한 시즌이 다섯 명이 채 안 나왔으며.

본 시즌엔,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최초 '전 1위'는 '진 1위' 다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큰 업적으로서.

최초 전 1위 쟁탈전은, 진 1위 쟁탈전의 전야제 격 개념이라 할 수 있었다.

최초 전 1위에 도전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레오레 게임의 길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클럽에 소속된다.

'전1위 도전잡니다'라는 이름을 가진 클럽에.

도전자들이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자신의 전 1위 도전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의 최초 '전 1위'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모두 일명 '전'클럽에 소속되어 있었다.

저번 시즌, 최초 전 1위에 달성자이자.

현재 점수 1350점인 플레이어가 가장 강력한 후보였고.

저번 시즌, 5번 째 전 1위 달성자이다.

현재 점수 1280점인 플레이어가 그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그러했다.

제목 : MK 얘 보니까 얘도 최초 전1위 도전하나본데?

내용 : 전 클럽에 들어가서 전 굽고 있는 건 아닌데

900점 찍어놓은지 50일 이상 안 됐음

조건 만족하네 ㅇㅇ

ㄴ : ㅁㅊ 얘 그럼 그렇게 늦게 시작했는데 벌서 1400점대인 거임?

ㄴ : 난 년이긴 하네

ㄴ : 그럼 이번 시즌은 외국인이 최초 전1위 먹는 건가?

ㄴ : ㅋㅋ 진1위는 중국인이 먹히고 최초 전1위는 미국한테 먹히고 ㅋㅋ

ㄴ : 현실 반영 보소 ㅋㅋ

ㄴ : 중국이랑 미국 사이에 껴서 ㅗㅜㅑ

그러나, 정체가 밝혀짐으로써 새로 등장한 신흥 강자.

MK가, 가장 강력한 후보 자리를 꿰찬다.

그리고.

제목 : 아모른직다 새기들아

내용 : 센빠이 픽 숨컷 있잖아

ㄴ : 걔 지금 겨우 1200점 아님?

ㄴ : 겨우는 무자식아 ㅋㅋ 600점에서 5일만에 도달한 건데

ㄴ : ?? 개솔 ㄴ

ㄴ : [사진]

ㄴ : 어케했노 시발년ㄴ아

ㄴ : 아니 ㅋㅋ 말이 되는 속돈가

ㄴ : 저 속도만 유지하면 MK 따라잡는거 쌉가능 아님?

페이스의 초이스로 인해, 하이로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그 행보가 주목받기 시작한 숨컷이.

가장 강력한 후보의 라이벌 자리를 꿰찬다.

가장 앞서 나간 MK.

가장 빠른 숨컷.

현재, 레오레 판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의 존재로 인해.

전야제는 보통보다 훨씬 빠르게, 크게 타오른다.

제목 : MK 얘도 보니까

내용 : 지금 미국에서 1위 달성해 놓고 한국 도전하는 거라네

ㄴ : 아메리카로드 ㄷㄷ

ㄴ : 근데 레오레 3대 서버 한국>중국>넘사>미국 아니였나?

ㄴ : 얘가 대표로 검증하러 왔자너

MK가 한국에서도 통할 것인가.

아니면.

제목 : 야 지금 숨컷 이거

내용 : 이 속도 그대로 유지하면

얘 최단기 최초 전1위 달성 아님?

ㄴ : 그러게

ㄴ : ㅇㅇ 지금 하이로드 기록 ㅈ바른 상황

제목 : 아니 야 ㅋㅋ 이거 뭐냐

내용 : [사진]

숨컷 이거 모금액 뭐임? ㅋㅋ

어제 무슨 ㅅㅂ 하루만에 천만을 넘겼네

4천만 실화냐?

ㄴ : 그거 걔네 크루원인 권지현이랑 삼피도 합치면 1천만 넘음

ㄴ : ㅁㅊ ㅋㅋㅋ

ㄴ : 거기에 TC1이랑 BAY까지 꼈잖아

ㄴ : 설마 1억 넘기냐?

ㄴ : 인방 모금 최고 기록이 얼마더라?

ㄴ : 찾아 보니까 겜방 쪽은-

숨컷이 최초 전 1위를 달성함으로써.

'최단기' 최초 전 1위 기록과.

한국 인터넷 게임 방송 역사상 최대 모금액 갱신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달성할 것인가.

여지껏 가장 거대한 규모의.

가장 많은 게 걸린 최초 1위 쟁탈전에.

전야제가 후끈 달아오른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전야제가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받게 된 건.

그럼으로써.

1위 도전 기간에, '하이로드'가 사람들의 관심 최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게 된 건.

숨컷.

그가, 하이로드의 자리를 꿰차고.

현재, 레오레의 중심이 되었다.

모두가 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제목 : 조컷 ON

내용 :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불이 들어 온 그의 방송 썸네일은, 검었다.

실제 방송 화면도 그랬다.

그는 아직 화면 송출도, 웹캠 송출도 시작하지 않았다.

[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조컷ON]

[자 드가자]

[주인장 오늘 오마카세 메뉴는 뭔가]

[오마카세가 뭐임]

[한국말 안 써 이 토착왜구새기야!?]

[하이 와까리마시타]

[진작 그럴 것이지]

[아니 이 집은 뭐, 밑반찬이라도 안 내놓나?]

[물이라도 갖다 주던가!]

[배짱 장사하네]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쉴 새 없이 몰려든다.

그저 열광한다.

현재. 커뮤니티뿐만이 아니라.

모든 플랫폼의, 모든 레오레 방송에서.

[숨컷ON] 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최재훈은 지금 1위 도전 시청자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레오레 시청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모든 레오레 방송의 유동 시청자들은 그의 차지였다.

그는 지금 한국 레오레의 중심이었다.

여지껏 도달해 본, 가장 높은 위치였다.

아마도 이게, 하이로드가 보던 세계가 아닐까 싶다.

지금 그는.

자신이 목표로 하던, '게임으로 최고가 된 이'와 같은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인 비행일 것이다.

머지않아 연료가 떨어져, 다시 원래의 자리로 가야될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한 감흥을 느낀다.

이 일이 끝나면.

자신의 위치는 여기에 더욱 가까워져 있을 것이며.

머지않아, 이곳에 도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기에.

최재훈은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숨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시청자를 확인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청자는-

<시청자 61, 552명>

6만대에 도달한 뒤 정체기에 들어섰다.

"미친."

최재훈은 그 엄청난 수에 기쁨의 당황을 느끼길 잠깐.

일단 모인 사람은 다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한다.

최재훈이 시청자들이 모이기까지 방송을 시작하지 않고 시간을 끈 이유.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시청자들을 모아놓고 먼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조건이 갖춰졌고 그는 비로소 화면 송출을 시작한다.

불이 들어오는 화면.

거기엔, 치킨킹의 점수창.

1200 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점수가 표기되어 있었고.

"숨하!"

불이 들어오는 웹캠 화면에는.

여심을 뒤흔드는 미남이 해맑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었다.

[조하!]

[선생님 뭐가 좋아서 그리 실실 쪼개고 계십니까?]

[우리가 그렇게 좋누? ㅋㅋ]

[너무 좋아하진 마 ㅋㅋ 너만 상처받으니까 ㅋㅋ]

[젠장 기다렸다고~]

[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아빠밥줘]

분위기는 시작부터 최고조.

예열은 되어 있으니, 바로 가동하면 된다.

최재훈이 웃으며, 방송의 제목을 바꾼다.

제목 : 유교 주입기 출격

그렇게-

[아 ㅋㅋㅋ MK쉑 딱대]

[리젠지전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

[동아시아를 곱창낸 유교맛을 좀 보아라]

[숨컷 THE 공자 ㄷㄷ]

MK와의 정면대결을 암시하여 기대감을 고조시킨 뒤.

"지체할 것 없이, 바로 게임 서칭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을 서칭하려던 찰나였다.

찰랑!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동영상]

"응? 이게 뭐야."

클립 영상을 비롯한 모든 영상 후원은.

방송인의 허가 뒤에 송출된다.

"아, 이거. 그거구만. 출정곡."

영상을 미리 확인한 최재훈이 씨익 웃으며 송출을 허가했다.

그러자.

한때 국민 드라마였던 대하드라마에서 군대가 출정하는 장면.

그 장면의 웅장한 BGM이 방송의 오디오를 채운다.

"돌격."

그가 노래에 맞춰 비장하게, 게임 서칭을 시작했다.

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시청자들은-

[아니 ㅄ아 뭐해]

[미친놈아]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모야메롱!]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이거보셈★빨리꺼]

폭발했다.

마치 중국 제품과도 같은 갑작스러운 폭발.

"아니 뭐야. 무슨 일이에요 여러분?"

당황한 최재훈의 눈에 들어오는 채팅.

[저작권 ㅄ아]

"저작권?"

최재훈이 어벙하게 고개를 갸웃거린 그 순간이었다.

그의 방송 화면에, 어떤 창이 떠올랐다.

최재훈이 의사와는 상관없이 떠오른 그 창은-

[운영 약관 위반에 따라 방송이 종료됩니다.]

[위반 약관 : 저작권 위반]

[처벌 내용 : 계정 7일 정지]

"아니, 머라고?"

[5초]

[4초]

"잠깐, 뭔데."

[3초]

"아니-"

[2초]

[1초]

"잠깐만 기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렇게, 6만 시청자들이.

방송인의 단말마가 공허하게 울려 퍼지는.

방송인이 쫓겨난 텅 빈 방송에 남겨졌다.

모든 방송 플랫폼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절대 원칙이었다.

뭐가 됐던, TV의 정규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송출해선 안 된다.

운영 약관에 버젓이 적혀있지만.

사용 설명서를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우주의 이치에 따라.

신인 방송인이 더러 저지르는 실수였다.

[아니 ㅋㅋㅋㅋ]

[미치겠네 ㅋㅋㅋ]

[이게머야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

[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

미사일이 발사되려는 순간.

카운트가 끝나서 엔진에 불이 붙으려는가 싶더니, 방귀가 나오고 모든 게 끝나버린 것 같은 허망한 상황에.

시청자들은 거의 정신이 나갔다.

그렇게 난리가 난 자신의 방송을 말없이 바라보는 최재훈은-웃고 있었다.

* * *

최재훈은 어제 페이스의 언급으로, 자신에게 향해진 북미의 거대한 관심을 활용할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역시-

방송이었다.

최재훈은 조만간 크게 한 방 터뜨릴 예정이었다.

최 단기 최초 전1위 달성에 맞춘, 인터넷 게임 방송 역사상 최고 모금액의 기부.

그 과정과 결과를.

지금 자신에게 향해진 관심을 기반으로 끌어 모은, 해외의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면?

안 그래도 거대한 지금의 판을, 배로 불릴 수 있을 터다.

그리하여 힘들다 여겼던 기한 내 구독자 100만을.

어쩌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겼던, 플래티넘 배지를 넘볼 수 있을 터다.

하지만.

댓글 : 친구들 이 청년 방송은 어디 가야 볼 수 있어? (영어) 댓글 : 뭐? 옐로우TV? 그게 뭔데? (영어) 댓글 : 젠장 뭐라는지 모르겠구만 그냥 패스할래(영어)

그가 방송하는 플랫폼인 옐로TV의 해외 인지도와 접근성은 끔찍한 수준이었다.

어제, 미튜브에 해외 구독자 십 수만이 유입될 동안.

방송에서는 영어 채팅 한 번을 못 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해외의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려면, 해외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인 리치TV와 미튜브에서 방송을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일전에 옐로TV와 리치TV에서 동시에 방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리치TV와 그 사이에 있었던 헤프닝 때문에?

그렇다면 미튜브에서 진행한다면?

마찬가지다.

그가 리치TV에서 동시송출을 진행하지 못하는 건 그런 입장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규정상의 문제였다.

최재훈은 지금 옐로우TV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있었다.

파트너십 계약의 기본 조건 중 하나.

바로 단독송출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떡해야 할까.

'따로 부탁해 봐?'

내가 옐로TV를 살려 주었으니, 이번엔 그대들이 날 살려주시오~ 하고.

'아니야.'

지금 인터넷 방송계는 그 어떤 때보다 방송 플랫폼과 방송인과의 유착 관계에 민감하다.

허나이 사건 때문이다.

그리고, 숨컷은 그런 허나이 사건의 대표 피해자였다.

그런 숨컷이, 원칙을 무시할 수 있는 특혜를 받는다?

방송이 다른 의미로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러면 어쩌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불가능하다.

이 파트너십 계약이 있는 이상은.

'…어?'

그렇게 떠오른다.

예전에, 혹시 몰라 숙지해 놓았던 방송 이용 약관.

그가 옐로TV의 이용 약관에 들어가, 저작권과 관련된 문항을 확인했다.

거기에- 답이 있었다.

-정규 프로그램의 영상을 송출하는 경우, 저작권에 위배되며.

-그 경우, 계정이 1주일 제한됩니다.

-동시에.

-계정 정지 동안은 파트너십 계약이 일시 정지되며, 모든 수익 창출이 금지됩니다.

일부러 저작권을 위배하며 정지를 당하면.

공정하며 합법적으로, 다른 플랫폼에 가서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최재훈은 해당 계획에 대해 김 팀장에게 상의했다.

플랫폼 차원에선 언짢기마저 할 계획이었다.

현재, 인터넷 방송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이벤트를.

구태여 다른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싶다니.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옐로TV측은 흔쾌히 수락했다.

옐로TV는 그에게 진 빚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행보를 기대하고 있었다.

솔직히, 불가능할 줄로 알았다.

멸망전 참가.

그를 위한 구독자 100만.

상식적으로, 1달 만에 구독자 20만대에서 100만이 가당키나 한가.

그런데.

지금 그의 행보.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기대를 하게 만든다.

어쩌면.

그는 멸망전에 단순히 참가할 뿐만이 아니라.

멸망전을 드높여줄 이가 될지도 모르리라고.

기라성 같은 다른 방송인들 사이에서 말이다.

그렇게, 최재훈의 계획을 용인할 뿐만이 아니라 협조한다.

그의 요구에 따라.

최재은이 부계정으로 저작권 영상을 후원하고, 최재훈이 그걸 송출하면.

그 즉시 계정을 정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제목 : 야 숨컷 방송국에 공지 떴다 ㅋㅋ

내용 : 저작권 위반으로 1주일 정지래 엌ㅋㅋㅋㅋㅄㅋㅋㅋㅋㅋㅋㅋ

ㄴ : 잌ㅋㅋㅋㅋㅋㅋㅋ

ㄴ : 빡컷아...

ㄴ : 아니 ㄹㅇ ㅋㅋ 골때리는 새기네 ㅋㅋ

ㄴ : 아니 얘 지금 방송 한창 피크 아님?

ㄴ : 어떡하냐 얘 ㅋㅋ

ㄴ : 그러면 1주일 동안 방송 못하는 거임?

ㄴ : 보니까

ㄴ : 정지 풀릴 때까지 미튜브에서 방송 진행한댄다

그때.

알람이 도착했다.

<숨컷 님이 미튜브LIVE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숨컷의 채널을 구독한-

[530, 336명] 의 구독자에게 말이다.

그 53만 명 중.

15만 명이, 어제 새로 유입된 해외 유저들이었다.

그 15만 명에 의해.

해외 커뮤니티에 소식이 전파된다.

제목 : 친구들 숨컷 방송 켰다는데?

내용 : 한 번 보러 가 보자고

ㄴ : 보러 가고 싶어도 웬 듣도 보도 못한 플랫폼이라

ㄴ : 옐로TV랬던가?

ㄴ : ㄴㄴ

ㄴ : 지금 미튜브에서 방송 켰어

ㄴ : 오

ㄴ : [링크]

ㄴ : SOOMCUT 검색 ㄱ

그리하여.

"아, 헬로 에브리완. 마이 네임 이스 숨컷? 어? 나이스투 미튜, 하오앤드 탱크유?"

[얘 뭐라냐 ㅋㅋ]

[귀엽네 ㅋㅋ]

숨컷의 방송에 해외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

한국인 시청자와 뒤섞여 정확히 그 수가 얼마인지는 모르나-

<시청자 110, 374명>

아무튼 많았다.

[아 근데 얘 영어 못하나 본데?]

[페이스 센빠이처럼 통역사 같은 건 없나?]

[얘 일반인이라며 ㅋㅋ 있을 리가]

그리고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애로사항.

"장난이고. 오늘 처음 와 주신 해외 시청자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서버의 레오레 유저이며. 지금, 최초 1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장난이고. 오늘 처음 와 주신 해외 시청자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서버의 레오레 유저이며. 지금, 최초 1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오]

[뭐야?]

[통역사 있는데?]

무미건조하고 사무적인 여성의 목소리에 의해 해소된다.

"자 그러면."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바로,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 ㅋㅋㅋ 뭐야 MK 적팀에 잡혔는데? (영어)]

[엌ㅋㅋ 적팀에 MK ON]

[이 십새기 딱대]

[캬 첫판부터 리벤지 ON][

시작이 좋다.

[야 근데 조컷아 근데 복수 가능하겠냐? ㅋㅋ]

[큰일났네 친구 ㅋㅋ(영어)]

어제 있었던 다양한 일로.

현재, MK에 대한 평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숨컷 그놈, 별거 없더만. 내가 뭐랬어? 한국 서버 별거 없다니까? 이번 기회에 잘들 봐 두라고.

하이로드와 CSN에게 숨컷과 비교해서 호평 일색을 받아.

숨컷을 라인전에서 압도했으나 팀 차이로 아쉽게 진 게 된 MK가 잔뜩 입을 털어놓은 탓에.

플레이 스타일에 따른 인간 상성이든.

아니면 정말로 실력이 부족하든.

숨컷은 MK에게 안 된다는 중론이 형성된 덕분이다.

이가 의미하는 바.

이제 최재훈은 숟가락질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어이 MK, 보고 있어?"

그가 웹캠을 쳐다보며-

"두유 노우 킴치?"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이 엉님이, 김치맛 질려서 한국 뜨고 싶어질 정도로 먹여줄 테니까 기대해."

<선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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