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39화 (239/361)

239. 프리 스나이핑

레오레에는 다양한 라이벌 구도가 있다.

한타의 AB 프로스트 VS 운영의 AB 블레이즈.

형제팀이자 대표적인 라이벌 팀인, 일명 '얼음과 불' 팀 라이벌 구도.

야수오의 절대 강자는 누구인가 한국의 야쏘 VS 미국의 PZG 특정 캐릭터의 정점은 누구인가 가리는 장인 라이벌 구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뜨거운 VS 라이벌 주제는, 당연히 세계 최고의 포지션 플레이어는 누구인가였다.

역대 최고의 원딜은 누구인가.

따라올 자가 없는 역대 최고의 커리어의 OOPS VS 원딜계의 페이스라 불리는 압도적 퍼포먼스의 슈퍼스타 플레이어인 AG.

역대 최고의 탑 라이너는 누구인가.

짧지만 역대 최강의 임팩트를 보여준 NAVY vs 장기간동안 꾸준하게 최고로 군림했던 JUKSHYU.

역대 최고의 서포터는 누구인가.

레오레 역사상 최초의 슈퍼스타이자 게임의 판도를 바꾼 DEATHLIGHT VS 서포터의 새로운 지평을 연 MAFADUFU

시즌 최고도 아닌 역대 최고를 가리는 만큼.

포지션 VS 대전은, 축구의 메VS호 대전만큼이나 핫했는데.

정글에 한해서는 예외였다.

그도 그럴게, 정글에는 역사상 유일하게 페이스와 비견되는 GOAT 플레이어인 BIHANGI가 있어서. 대전이 일어날 정도로 이견이 갈리는 일 자체가 없었으니.

그렇다면 페이스가 있는 미드는?

말할 것도 없다.

분명 그랬어야 했는데.

의외로.

존재했다.

페이스와 VS 상대로 거론되는 이가.

바로 하이로드였다.

물론.

역대 최고가 페이스라는 데에 이견은 없었다.

다만, 궁금했다.

둘이 맞서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에 하이로드는 말한다.

"나는 만약에 프로가 됐어도 그 사람한텐 안 됐을 거예요."

하이로드가 그렇게 말하는데도.

극성인 하이로드 팬들은 말한다.

[그래도 만나보기 전까진 모르지]

[ㄹㅇ ㅋㅋ]

[길고 짧은 것도 대봐야 안다자너]

[나도 얼핏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론 크단 칭찬 많이 들음 ㅋㅋ]

[그거 대가리 크다는 거 돌려서 말하는 거야]

[나도 얼핏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론 크단 칭찬 많이 들음 ㅋㅋ나도 얼핏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론 크단 칭찬 많이 들음 ㅋㅋ나도 얼핏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론 크단 칭찬 많이 들음 ㅋㅋ]

[생각해 보니 칭찬이 맞는 것 같다]

그에 페이스의 팬들은-

[ㅈㄹ하네 ㅋㅋ]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 ㅇㅈㄹ ㅋㅋ 길고 짧은 게 아니라 격투기 챔피언이랑 길거리 싸움꾼 비교하는 건데]

[ㄹㅇ ㅋㅋ 비유 꼬라지 하곤 대리충 추종하는 새끼들 수준 답고]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론-

[아 ㅋㅋ 이 대리충 새끼 진짜 페이스 한 번 만나서 제대로 털려 봐야 하는데]

[ㄹㅇ ㅋㅋ 그래야 저딴 소리 안 나오지]

궁금해 한다.

마치,

프로 격투기 챔피언 VS 유명한 길거리 싸움꾼.

혹은 사자 VS 고릴라.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싸움의 결과를.

그런 흥미적인 면에서.

'페이스' VS '하이로드'는 레오레에서 가장 핫한 라이벌 구도 중 하나였다.

그런 라이벌 구도가, 최재훈의 원래 세계인 1세계에선 존재하지 않았다.

'하이로드'가 자타공인 솔랭의 정점인 이 세계와 달리.

그 세계에서 하이로드는 자타공인 솔랭의 정점이 아니었으니.

대신.

그만큼 핫한 별도의 구도가 하나 대체제로서 존재했다.

바로 하이로드 vs 치킨킹 구도였다.

솔랭 원탑은 누구인가.

의외로, 둘은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인연이냐면.

NSC CKK : 대리충새끼 뒤졌다 ㅋㅋ 대(가)리터질 준비는 됐나?

HIGHROAD : 연습할 시간도 부족할 판에 웬 저격?

NSC CKK : 두려운가?

HIGHROAD : 두려워? 2군 듣보가?

NSC CKK : 어~ 너는 프로진출하면 내가 3군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

HIGHROAD : 나는 누구랑 달리 사리분별이 안 되진 않아서

NSC CKK : 사리 분별은 니 뇌사리가 분변이고요 남자가 됐으면 이자식아 ㅋㅋ 정상을 노려봐야지 쫄보새끼 꼬추반납하고 한강 가라 내가 그거 이마에 붙이고 상남자 유니콘이 돼서 니몫까지 상남자다운 삶을 살게

<미니언이 생성되었습니다>

NSC CKK : 일단 좀 쳐맞자 한중 동시 1위? 어림도 없지 중국에서부터 쳐내줄게

HIGHROAD : 쯧

... : 쟤네 뭐라는 거임? 저거 한국어지? (중국어)

... : 하이로드랑 친한 앤가? 누구지? NCS? (중국어)

... : 검색해 보니 2군 팀이라네 (중국어)

... : 아 쟤 치킨킹이구나 (중국어)

... : 치킨킹이 누군데 근데 2군따리가 하이로드한테 깝치는 거임? (중국어)

... : 깝치긴 ㅋ 쟤가 작년에 하이로드 중국 1위 달성 저격해서 실패하게 만든 애잖아 (중국어)

... : 아 쟤가? 걔임? ㅋㅋ (중국어)

... : 뭔데 누군데 (중국어)

... : 하이로드랑 한국에서부터 솔랭 1위 경쟁하던 한국인 (중국어)

... : 하이로드급이라고? 그렇게 잘하는데 왜 2군 팀에 있음? (중국어)

... : 챔프폭이 너무 적어 전형적인 솔랭 전사임 하이로드처럼 (중국어)

... : 하이로드는 솔직히 프로 진출하면 모르지 ㅋ (중국어)

... : 근데 쟤 하이로드급이면 지도 방송이나 하지 왜 프로를 했대 (중국어)

NSC CKK : 새끼들아 게이머가 됐으면 한 번 정상을 노려 봐야지 저런 졸보새끼랑 달리 ㅋ(중국어)

... : 오 ㅋㅋ 쟨 중국어 할 줄 아네? (중국어)

... : 마음가짐이 돼 있구만 (중국어)

... : NCE 응원해줄게 한번 잘 해 봐라 (중국어)

NSC CKK : :NCE가 아니고 NSC 시발아 (중국어)

게임에서 만나면 그런 대화를 나눌 정도의 인연이었다.

전문용어로 악연.

그 시작은 하이로드의 1위 대리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이로드는 '하이로드'처럼 프로 준비생에게 1위 대리 의뢰를 받았었다.

여기까지는 2세계와 같다.

그러나 당시 2세계의 '치킨킹'은 플래티넘에 불과했으나.

1세계의 치킨킹은 하이로드의 라이벌인, 최정상 플레이어급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하이로드가 받은 의뢰금이 '하이로드'가 받은 의뢰금보다 훨씬 높았던 이유다.

당시 하이로드와 치킨킹의 1위 경쟁 전적은 1승 1패로.

치킨킹과 경쟁할 경우 보장된 랭킹 1위는, 결과를 보장할 수 없을 만큼 난이도가 높아졌으니.

그렇게 하이로드가 내린 해결책.

치킨킹보다 훨씬 먼저 시작해 격차를 벌려두는 것이었다.

그렇게 먼저 1위를 찍은 뒤.

올라오는 치킨킹을 방해한다.

즉, 저격을 하는 것이다.

하이로드와 치킨킹의 솔랭 전체적인 승률을 비교해 보자면.

하이로드가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서로 만났을 때의 승률을 비교해 보자면, 치킨킹이 명백한 우위에 있었다.

하이로드는 치밀한 계산으로 게임을 차분히 쌓아나가는 플레이어였는데.

그런 하이로드에게, 쉴 새 없이 미친 듯이 게임을 뒤흔들어 변수를 만들곤 그걸 파고드는 치킨킹의 플레이 스타일은 상성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인간 상성.

그런 하이로드가 치킨킹을 저격해 봐야 효과가 있을까?

있었다.

최재훈이 하이로드를 만났을 때 상대적으로 승률이 높아봐야.

하이로드가 아닌 다른 이들과 만났을 때보단 낮았다.

그렇게 승률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게임의 수준이 높아져, 평균 플레이 시간 또한 길어진다.

치킨킹은 평소에는 웬 해괴망측한 챔피언으로 게임을 즐기다가.

시즌 말쯤에 바짝 달려서 1위에 도전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이로드가 그런 그의 스타일을 미리 알고 파고든 전략이었다.

속도만 늦추면 된다.

그런 전략은 확실하게 먹혀들었다.

하이로드의 방해공작으로 치킨킹은 결국 1위 도달에 실패한다.

하이로드는 당당하게 본캐로 그를 저격했다.

어차피 그를 상대하면서 정체를 숨겨 봐야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곧바로 들킬 것이며.

그렇다고 플레이 스타일을 감추자니, 그러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자니 상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치킨킹은 그가 자신을 저격했단 걸 알았음에도-별다른 문제 삼지 않았다.

"하, 이 정신 나간 새끼 진짜."

하이로드가 저격을 한다고 해 봤자.

저격 벤을 하거나, 방플을 하거나, 어뷰징을 하거나, 고의트롤을 하거나, 듀오 저격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같이 게임했을 뿐.

즉, 또 다른 형태의 공정한 경쟁이라 인정해 준 것이다.

그리고 그게 가능했던 이유.

어쨌거나 하이로드가 자신보다 점수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하이로드가 자신을 악착같이 저격한 걸 알았다.

그가 저격을 하지 않았으면, 치킨킹과 하이로드는 밑이 아니라 위에서 1, 2위를 두고 경쟁했을 것이란 것 또한.

그러니까.

어쨌거나 하이로드보다 점수가 높은 자신은 1위나 다름없다.

그런 정신승리가 가능한 덕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발표되는 기사.

어부지리로 1위를 주워 먹고 그대로 프로에 입단한 어떤 플레이어의 대리 사실 발각.

그리고 그 대리를 해 준 대리기사는-

최재훈은 즉시 하이로드에게 게임 내 채팅으로 연락했다.

-시발미친또라이새끼세요?

-개양아치새끼야

-개조까튼십대리충새끼야 진짜 니가 시발 짐승새끼가 아니라는 증거를 십새끼야 함 시발 개가튼 시발함 개새끼야

분노를 토해낸다.

그에 대한 하이로드의 반응.

-무슨 문제라도?

-뭐이십짐승새끼야?

-내가 트롤을 함 어뷰징을 함? 저격벤을 함? 방플을 함? 뭘 함-난 그냥 솔랭이라는 경쟁 환경을 활용했을 뿐임

-난 공정하게 했음

-인정

-했을텐데 보통이면

-ㅆㅂ아 대리하느라 그 ㅈㄹ한 거라 인정 못하겠다

-그건 솔직히 미안하게 됐음

-그래서 말인데 계좌 부르셈

-좀 나눠줌

-필요 없어 시발아

그렇게 둘의 악연은-

"야, 대리충아. 니 이번에 중국 청룡서버 가서 1위 도전한다면서요."

"그래서."

뚝.

-ㅋㅋ

-화이팅 ㅋ

시작되었다.

2세계의 '하이로드'는 중국에 간 첫 시즌에 1위 도전에 성공했고.

1세계의 하이로드는 실패했다.

하이로드가 '하이로드'보다 위상이 낮은 이유였다.

그 이후로도 둘의 악연은 계속해서 이어지다가-

최재훈의 2세계 전이로 끝을 맺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최재훈에겐 '하이로드'를 저격할 명분이 없을까?

있었다.

'하이로드' 또한 하이로드와 비슷한 일을 벌인 것이다.

그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 세계에서도 경쟁자들을 저격했으며.

그 행위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다 발언했다.

합리화도, 변명도 아닌 진심으로.

솔랭의 환경과 특성을 사용한 정당하고 공정한 행위라 여겼다.

저격은 솔랭 전략 중 하나다

그에, 이 세계에서는 누구든 '하이로드'를 자유롭게 저격할 명분과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정말로 누구나 그녀를 저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정말로 저격이 솔랭 전략의 일환이라 여기는 하이로드는.

누가 자신을 저격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1세계의 하이로드 팬들보다 훨씬 거대하며, 극성인.

2세계 하이로드 팬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하이로드의 발언을 그렇게 해석했다.

저격은 솔랭 전략 중 하나다.

즉.

경쟁을 위한 수단이다.

그러니.

하이로드에게 그 경쟁을 위한 수단인 저격을 하려면.

하이로드와 솔랭에서 1위를 두고 경쟁할 최상위 랭커쯤은 되어야 한다.

그만한 실력을 갖고 있거나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챌린저 최상위권이 아닌 방송인들은 하이로드가 1위 등반에 시작하면.

가장 먼저 그녀의 점수를 확인했고.

만약 점수대가 비슷하면, 그녀가 게임 서칭을 하고 있는가를 확인했다.

그리고 만약 게임 서칭 중이라면.

그녀가 게임 서칭에 성공할 때까지, 게임 서칭을 멈추고.

그녀의 게임 서칭이 시작되면, 그제야 게임 서칭을 시작했다.

아주 만약에, 우연찮게 그녀와 엮이기라도 해서 하이로드 팬들에게.

자격도 없는 게 하이로드를 저격한다고 여겨지는 순간.

방송인생은 끝난다 봐도 무방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2일차인 오늘 마스터를 찍기까지 단 한 명의 방송인도 보이지 않았는데.

[어 적팀 텔론]

드디어 첫 번째 방송인이 등장했다.

[점마 텔론 원탑 걔 부캐 아니냐?]

[전적 보니까 맞네]

[전체][텔론] : 한 수 부탁드립니다

전체 채팅으로 하이로드를 겨냥한 발언.

사실상, 하이로드를 저격했다 당당하게 밝히는 일이었다.

그에 대한 채팅창의 반응

[캬 ㅋㅋ]

[쟤 정도면 ㅇㅈ이지]

[첫 도전자 등장했네 ㅇㅇ;]

[한수 ㅇㅈㄹ ㅋㅋ살살 부탁드린다 해야지]

[ㄹㅇ ㅋㅋ]

[한수가 언놈이야!!!]

[한 남자, 한수를 두고 벌이는 두 여자의 경쟁전 ㄷㄷ]

[흥미진진하다!]

긍정적이었다.

저격할 자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미튜브 구독자 50만 대에, 평균 시청자 7천명대의 대기업 방송인.

동시에, 텔론 원챔 유저로서 국내 텔론 원탑이라 평가 받는.

랭크 50IN 최상위 플레이어.

셸리온이었다.

[누구세요]

최근 '텔론남' 숨컷의 행보에 위협을 느낀 그녀가,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곳에 섰다.

그런 그녀와 하이로드를.

해당 게임의 정글러.

'KCC CSN'은 조용히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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