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38화 (238/361)

238. 피장파장

랭킹 100IN은 솔랭을 가능한 정해진 시간에 진행하며.

그 시간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다.

그 규칙에 따라.

해당 시간이 아니면 게임 서칭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으며.

서칭에 성공한다 해도 게임은 더욱 개판이 나게 되었고.

개판이 난 게임을 이긴다 해도, 점수만 오를 뿐이지 존중받지 못했다.

IN100이 아닌 떨거지들과 해서 올린 점수가 무슨 의미냐.

빈집털이다.

라는, 논리로 말이다.

그게, 최재훈이 방송을 짧게 해야 하는 이유이자.

시청자들에게 방송 시간 단축이 지극히 합당하다 정당화시켜 줄 명분이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앞으로 1위 찍을 때 까지는, 방송을 14시부터 22시까지 진행하는 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말이 시간 단축이지. 이렇게 해도 8시간이네?"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8시간을 누구 코에 붙여 ^^ㅣ발아]

[누구 코에 붙이긴 ㅅㅂ아]

[니가 장혜환이라도 돼?]

[킹메이커 아니고 코매우커 ㄷㄷ]

"아니, 8시간을 누구 코에 붙이긴요… 어? 잠깐. 그 닉네임. 귀하께선 어제 '따구리 방송 켰는데 아직도 숨컷 보고 있는 말랑카우 쉑들 없지? 크크.' 라고 분탕을 조지신 뒤 떠나신 분이 아니신지요."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아닌데요]

>채팅 로그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조컷쉑 겜 조까치하네 ㅋㅋ 내 옆자리에 앉았으면 키보드 손에 쥐어주고 일기토 신청해서 딜리트 부분으로만 줘팼다 ㅋㅋ 삭제시켜 버리게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숨컷님한테 뭐라 하지 마 개새끼들아 숨컷 님 ㅠㅠ 괜찮으니까 저새기들 말 듣지 말고 제 말 들으세요 당장 레오레 끄고 비트맥스 풀매수하세요 이번엔 떡상합니다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아 ㅋㅋ 따구리 방송 켰는데 아직도 숨컷 방송 보는 말랑말랑카우새기들이 이만큼이나 있네 ㅋㅋ 얘들아 나 보증좀 서 주라

"네?"

[엄상희볼륜상대희상엄마 : 판사님 저는 고양이를 키웁니다]

ㄴ채팅 금지 30일.

"거, 뭐야! 바람나서 버린 전 남친한테 일해라 절해라 하는 양다리, Shee leg! 한쪽 다리 컽!"

[ㄹㅇ ㅋㅋ 지가문데 일해라 절해라야 어의업성]

[닉 부터가 아주 ㅋㅋ]

[아 고양이 키워서 어쩌라고 ㅋㅋ]

[부모는 캐를 키웠을 듯 ㅋㅋ]

[어허 ㅋㅋ]

[근데 8시간이면 딱히 뭐 짧은 것도 아니네 ㅋㅋ 저거 다 보기도 힘들겠는데]

[qtz331 : 뭐냐그건내가하루8시간넘게방송이나쳐보는다고백수라고간접적으로비꼬는거냐?]

[뭔지몰라도 직접적으로 죄송하니까 진정해주세요]

[버서커좌 어김없이 등판하누 ㄷㄷ]

[나 시간의 신인데 8시간은 ㅇㅈ한다]

최재훈이 내세운 명분이 모두를 납득시켰다.

시청자들이 흔쾌히 8시간 방송을 받아들였다.

"아, 양해 감사드립니다~"

최재훈이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게 딱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

듣기로 어제-

아니지.

오늘, 하이로드는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밤을 샜고.

결국, 오전 10시 경이 되어서야 방송을 종료했다고 한다.

최재훈이 기억하기로.

하이로드는 반드시 7시간 동안 취침을 취하며.

기상하고 3시간 동안 시간을 보낸 뒤에야 본격적으로 게임과 방송을 시작한다.

즉, 오늘 20시는 되어야 방송을 켤 것이며.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마찬가지로 랭크 100IN에 들어 16시부터 22시까지 게임을 하기 위해 생체 리듬을 조정하기 전까진.

그 생체리듬을 유지할 것이다.

'그 인간 성격상, 스케쥴 깨는 건 그렇다 쳐도. 생체리듬 깨는 건 엄청 이례적인 일이니까.'

어제 하이로드가 이례적으로 생체리듬을 깬 건.

숨컷의 숨컷 챌린지 1일차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서였다.

숨컷이 챌린지 1일차에 무리를 했기에, 하이로드 또한 덩달아 무리를 한 것인데.

숨컷은 2일차부터 무리를 하지 않았으니, 하이로드 또한 무리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렇게 망가진 생체리듬은.

랭킹 100IN에 들어 부득이하게 재조정해야 하기 전까지는 깨는 일 없이 죽 이어갈 것이다.

그렇게.

하이로드는 랭킹 100IN에 들기까지, 오후 8시는 되어서야 방송을 켜게 될 것이다.

최재훈의 계산- 아니지.

'계획'대로라면 하이로드는 지금부터 랭킹 100IN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1주일은 걸릴 예정인데.

즉.

최재훈은 앞으로 1주일 동안,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진행하게 될 방송 시간 8시간의 절반 이상을.

하이로드라는 유일하고도 압도적인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1위 도전을 향한 관심을 독차지하는 꿀을 빨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렇게 1주일이 흘러 하이로드가 랭킹 100IN에 도달하고, 다시 직접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괜찮다.

그때 이미 자신의 계획은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자신은 1위 도전의 주인공이 되어, 더 이상 하이로드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전문 용어로, 아다리가 쌉 오지는 상황이구만.'

이런 상황이 가능한 건, 우연이 따라준 덕도 있지만.

이전 세계에서 하이로드와 수차례 경쟁을 한 경험으로 그녀에 대해 일방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반면에 하이로드는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치트키적인 입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경쟁에서 승리한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최재훈은 당당했다.

'피장파장이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에게 빅엿을 때려 박는다.

이는 하이로드가, 최재훈에게 먼저 시작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하이로드는 계획의 일부인 '그거'에 대해 아주 관대했다.

조사해 보니, '하이로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러니.

계획에 포함된 '그거'로 인해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최재훈은-

[선장님 4시 됐는데 언제 출항하나요]

"아~ SHEEP 잘하니까 호. 지금 출항 하겠습니다~"

마냥 만족스럽고 유쾌하며 또, 근심 없이.

'하이로드 기생 계획'에 착수할 수 있었다.

<게임을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어 ㅋㅋ 야 저거 1픽 찐 레이온임?]

[맞는 것 같은데? 쟉스 장인 ㄷㄷ]

[와 ㄷㄷㄷ 실물 ㄷㄷㄷㄷㄷㄷ]

[아니 적팀에는 야쏘 있네 ㅋㅋㅋ]

[뭔 한 게임에 쟉스 원탑이랑 야쏘 원탑이 둘 다 있냐 ㄷㄷ]

랭킹 100위권 게임이 되다 보니까.

게임마다 네임드, 프로, 전프로 등.

사람들이 이름만 봐도 알아보고 열광할 유명인들이 최소 한 명 이상은 포진되어 있었다.

<승리!>

[레이온 : 아니 와 ㄷㄷ;; 숨컷님 진짜 잘하시네요]

[레이온 : 이야기 듣고 영상 보고 잘하시는 건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레이온 : 제가 캐리해드릴랬는데 오히려 캐리를 받았네요 ㄷㄷ]

[레이온 : 이 정도면 ㄹㅇ 1위 가능하시겠는데요? 응원할게요]

[레이온 : 혹시, 이 판 영상으로 올려도 될까요? 이 대화 내역이랑 같이]

[야쏘 : 숨컷님 ㅋㅋ 아니]

[야쏘 : 혹시 1:1 한판만 가능하심?]

[야쏘 : 2렙 솔킬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서]

그들은 기본적으로 방송국이나, 미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규모가 엄청났다.

그들은 레오레 안에서 연예인으로 군림하는 이들이었다.

레오레 상류층.

보통이면 친해지고 싶어도, 친해질 수가 없는 그들이.

알아서 먼저 접근해왔다.

그렇게 발생하게 되는 상호작용은, 당연히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았다.

게임이 거듭되고.

유명인들과의 상호작용이 거듭됨에 따라.

숨컷과 하이로드가 양분하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숨컷의 지분이 더욱 상승해간다.

그렇게 그는 6시간 동안 7승 3패.

랭킹 100IN에서 승률 70%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하며.

엄청난 관심을 끌어 모았다.

미튜브 실시간 급상승 채널에, 숨컷 채널이 거론되었다.

<구독자 318, 913명(+28, 250)

[남은 기간 - 39일]

[최소 목표 구독자까지 - 16만]

[최대 목표 구독자까지 - 66만]

그렇게 최재훈의 방송이 절호조에 달했을 때쯤이었다.

[따구리 ON]

[따구리 하는 거 보러 가자!]

[왠지 옐로TV가 아니라 옥수수TV나 하토미로 가야할 것 같은 기분이]

찰랑!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조컷아 들었지? ㅋㅋ 누나 슬슬 퇴근하고 '거기' 간다 인사 오지게 함 박아 봐라

드디어 올 게 왔다.

따구리의 방송이 켜지는 순간, 5만을 바라보던 시청자가 단숨에 1만대로 추락하며.

이내, 1만선도 붕괴하며 고정팬들만이 남는다.

커뮤니티는 반동이라도 일으키듯, 철저하게 하이로드의 이야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인사는 ^^ㅣ발아 ㅋㅋ ㅈ까고 가버렷!]

[아 ㅋㅋ 조컷쉑 퇴물되는 속도 보소 누나 맘 아파지려 하네]

-숨컷사랑개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숨아가는 아가야... 금융치료 해 줘야 돼... 너무 신경쓰지 마라 ㅇㅇ;

최재훈은 그러한 상황.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 대한 팬들의 격려에-

"흑흑… 지금 천만 원어치 슬퍼서, 십만 원으론 안 될 것 가태…."

-숨컷사냥개 님이 10, 000원으로 후원했습니다.

=현피로 줄 테니 만나자

"현금 대신 본심을 말하셨는데요. 아 어쨌든, 여러분!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전혀 안 괜찮고 아주 힘들어하는 상황이니까. 많은 위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ㅋㅋ 누구야 이런 얼탱이 없는 련한테 10만원이나 뜯긴 말랑쏠랑카우쉑!]

[5치킨의 가치 ㅋㅋㅋ]

[숨컷사랑개 : ^^ㅣ발]

진심으로 태연하게 답한다.

지금의 상황이, 자신이 성공해가는 과정의 일부라 확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최재훈은 2시간 동안 전적에 2승 1패를 더하여.

9승 3패라는 엄청난 승률과-

+100점이라는 상징적인 성과를 기록한 뒤-

"자, 그럼 저는 슬슬 방 빼겠습니다."

[도망치는 데스 하지만 현명한 선택인 데스]

[아 ㅋㅋ 따구리 상대면 명예로운 죽음 ㅇㅈ이지 ㅋㅋ]

[조컷아 근데 너 방송 끄고 따구리 방송 보는 건 인정이냐?]

"아니, 방송 다시보기랑 숨튜브로 복습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뭔. 디질래!?"

[허락해줘서 고맙다 역시 대인배구나 ㅇㅇ;]

[ㄹㅇ ㅋㅋ 조컷쉑 대인배지 나 방금 100만원 후원할랬었는데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텔레파시 보내더라]

"지금 제 텔레파시 사칭범 활동 중인 것 같으니 주의해 주시고. 100만 원마저 입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누가 마음만 받는데 감사해? 여러분, 제 마음 드릴게요. 감사해요?"

[오늘부터 1일이야 자기]

"으악 시발, 도망가!"

<방송을 종료했습니다.>

"끄응~"

최재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오빠, 나 배고파. 응애, 나 아기 재은. 치킨 조."

그러자 침대 위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최재은이 말했다.

"재은아, 니 설마 하루 종일 거기에 있었냐?"

"아니?"

"휴."

"중간중간 화장실이랑 냉장고 갔다 왔음."

"적어도, 오빠 방송은 봤겠지?"

"아닝? 겜하면서 하이로드 방송 키는 거 기다렸는데?"

"오늘 하루를 순도 100%으로 쌉 낭비했구나 재은아. 넌 치킨 먹을 자격이 없다."

"오빠 고생했네. 어깨 주물러줄까?"

"무… 뭐? 재은아, 지금 뭐라고…."

"와, 이걸 진짜 운다고?"

"재은이가 오빠한테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오빠… 죽어도 여한이 없다. 거기 치킨 집이죠?"

"아니, 좀 에반데. 날 도대체 어떻게 보고 있었길래.

잠깐 동안의 휴식을 갖고.

"자, 그럼…."

2차전에 돌입했다.

그가 다시 레오레에 접속했다.

또 다른 계정으로.

* * *

"사장님. 시간 됐어요."

매니저의 모닝콜에 깨어난 하이로드는 가장 먼저 시간을 확인했다.

정확히 오후 5시.

모닝콜이 아닌 에프터눈콜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곧장 런닝 머신으로 땀을 뺀 뒤 욕실로 향했다.

욕실에서 나오니 식탁 위에는 갓 차려진 요리들이 차려져 있었다.

요일에 따라 차려진 정해진 요리들을, 평소와 똑같이 정해진 순서대로 먹은 뒤.

커피를 들고 산책을 진행.

그 과정을 끝내니 정확히 오후 6시 30분이 되어 있었다.

이후,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보고 자료를 간략하게 검토하는 등의 일과를 끝마치니.

정확히 오후 8시 5분 전이 되어 있었다.

"바로 시작할게요~"

그렇게, 하이로드의 방송이 8시 정각에 LIVE-ON 되어 숨컷 챌린지 2일차에 접어들었다.

확인한 바.

숨컷 챌린지에서 까다로운 기록은, 무려 39판이나 진행한 1일차뿐이었다.

이후 일차의 기록은, 스케쥴은 몰라도 생체 리듬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못 된다.

보잘것없다.

특히나.

마스터 이후의 기록.

하루 만에 0점에서 고작 170점이라니.

하이로드는 오늘 안에 마스터.

다음날엔 그랜드 마스터.

또 다음날엔 챌린저.

그렇게, 숨컷 챌린지를-

'이 흐름이면 4일-'

안에 끝낼 자신이 있었다.

즉.

그녀 안에서 숨컷 챌린지는.

숨컷의 기록 부수기는 이미 끝나 있었다.

이후는 말할 것도 없다.

600점에서 하루 만에 700점?

자신은 200점도 가능하다.

700점에서 하루 만에 900점?

자신도 가능하다.

그리고.

랭킹 1위는 결국 자신일 것이다.

어제, 잠깐이지만 깨졌었던 절대적인 여유를 되찾은 하이로드가 게임을 진행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렵지 않게 숨컷의 2일차 기록인 마스터 티어에 도달했다.

이제 여기서, 50점을 더 올려서.

숨컷의 2일차 기록을 박살내자.

그러면, 그걸로 끝이다.

3일차 이후 숨컷의 기록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형편없었으니.

그녀가 따분함마저 느껴질 정도로, 다음 게임을 시작한다.

픽벤이 시작된다.

상대팀 미드의 캐릭터.

텔론이었다.

"…."

하이로드는 영문 모를 꺼림칙함을 느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