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준비 끝
"역시 익숙한 데가 낫겠지…."
"…네?"
"예?"
"아니, 지금 뭐라고…."
최재훈이 중얼거린 말에 이린이 당황했다.
"네? 제가 뭐 무슨…."
이린이 갑자기 당황하자 최재훈도 당황했다.
"방금, 익숙하신 데라고ㅍ."
"예?"
최재훈이 되물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최재훈2 : 병신)
에브리띵 쌉연기였다.
여지껏 잊고 있었지만 방금 떠올랐다.
자신은 국내 최고 명문대학인 세연대의 휴학생이었다.
S대 학생.
그게 자신의 학벌이었던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학벌 자랑할 수 있으니까.'
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기에, 학벌 자랑할 기회를 놓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심지어 그냥 학벌도 아니다.
짜릿하고, 흥분되고, 감미롭게도.
무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얻은 학벌이었다.
그걸 자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쾌락은 책임 없는 쾌락으로써.
세상에 책임 없는 쾌락보다 달콤한 건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 이린의 반응으로도 알 수 있듯.
본인의 이미지는 명문대생과는 거리가 참으로 멀었다.
즉.
'평범한 겜창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S대 학생!?'
이라는, 힘숨찐 짓이 가능한 것이다.
하늘전에 참가하여 관심도 끌고.
사람들에게 마음껏 힘숨찐 짓을 하며 학벌 자랑할 명분이랑 기회도 얻고.
'데프프프픗.'
최재훈이 진심으로 감동에 벅차서 희열했다.
(최재훈2 : 시발)
원래 몸주인이 본다면 대성통곡을 할 상황이었다.
그런 추악하고 추잡하고 끔찍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속내도 모르고.
가엾은 이린은 최재훈이 원하는 반응을 보인다.
"설마, 숨컷 님…."
그녀가 깜짝 놀란 표정이 그래도 눈에 그려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
그러자 최재훈이, 자신이 뭐라 중얼거렸는지 드디어 깨달았다는 듯.
쓰게 웃은 표정이 연상되는 소리를 흘렸다.
"안 어울리죠? 공부 못할 것 같은 놈이 세연대라니."
"세연대…! 아, 아닙니다! 안 어울리신다뇨!"
안 어울리긴 한다.
세상에서 숨컷이 세연대생인 것만큼 안 어울리는 건.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정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린은 그걸 내색하지 않고, 숨컷을 추켜 세워줬다.
그에 최재훈은 짜릿함을 느낀다.
"…으 디스거스딩."
그런 속내를 눈치 챈 여동생이 오빠를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나저나, 세연대생이라니…."
이린은 현재 최재훈의 캐릭터에, 세연대생이라는 학벌까지 추가해 보았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스펙트럼이었다.
완벽.
만능.
그런 것과는 달랐다.
그는 마치, 극과 극에 있는 다른 두 사람이 합쳐진 존재 같았다.
알면 알수록 신비로워지는 남자.
"아참. 숨컷 님?"
이린은 가까스로 상념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이어갔다.
"혹시, 서수나라는 분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응?"
"어?"
남매가 동시에 반응했다.
그 이름이, 이린의 입에서 언급되다니?
"어… 아뇨? 무슨 일이신데요?"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끝에-
"그렇다면 말씀하신 대로. 세연대 측에 참가 의사를 밝히는 걸로, 괜찮으시겠습니까?"
"넵."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통화는 이쯤에서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모쪼록, 좋은 하루 되시길."
"아,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네요. 아침부터 어떤 분이랑 통화해 가지고, 벌써부터 좋고 보람찬 하루가 된 것 같거든요. 이린 씨도,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렇게 통화가 끝나자마자.
이린은 봉인을 풀었다.
느에헿.
그리곤 곧바로 업무에 착수하는 동시에.
방금 통화를 녹음한 파일을 재생시켰다.
그가 자신에게 해 준 말들을 되새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상 매니저로서, 방금 전 대화에서 까먹거나 빠트린 내용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최재훈.
그는 깨닫는다.
일어나서 곧바로 아침 준비하느라, 아직 연락이나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그에 곧바로 확인하자-
제나에게서 온 문자가 꽤나 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최재훈은 그걸 확인한다.
* * *
"오늘은 여기까지. 오늘도 봐 줘서 고맙고, 내일 또 보자."
[ㅁㅊ; 아니 이 새기 진짜 요즘 왜 이래]
[이 새기 요즘 왜 이렇게 기분 좋은 것 같냐 빡치게]
[삼피야...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 니가 행복하면 우리가 얼마나 불행할지는 생각 안 해 봤어?]
[그러고도 니가 방송인이야?]
[역시 누나 언더워치 하실 때가 행복하신가 보다 ㅠㅠㅠ]
[방송 켜 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더 고마워요!!! 내일 꼭 다시 봐요!!!]
방송을 종료한 제나는 시청자들의 말마따나.
최근,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자신이 기분이 좋은 이유.
모른다.
그냥, 요즘 왜인지 기분이 좋았다.
지금에 한에서는 그 이유가 명확하긴 하다.
오늘 모금도 아주 순조로웠다.
제나가 언더워치에 복귀했다는 사실과.
복귀 동시에 기부 목적 장기간 모금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동시에 퍼져.
그녀의 방송과, 모금은 나날이 성장세를 더해가는 중이었다.
하이로드의 복귀로 하락세에 몰린 레오레 방송들과는 정반대였다.
때문에.
오늘 그녀의 모금 성적은, 최재훈보다도 높았다.
그걸 알면 최재훈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그의 성격상.
자랑스러워하며 칭찬해 주지 않을까 싶었다.
모금 성적을 캡처한 제나의 시큰둥한 입꼬리가 스스로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미세하게 올라갔다.
그녀는 곧바로 최재훈에게 그 캡쳐 사진을 보냈다.
그리곤 핸드폰을 내려 놓고 다른 용무를 보는데-
"…."
언젠가부터 계속해서 핸드폰 쪽으로 힐끔힐끔 시선이 갔다.
늦다.
답장이 늦어도 너무 늦다.
어째서?
'아.'
맞다.
레오레 방송들은 하이로드의 복귀로 하락세를 맞이했고.
그중에서도, 최재훈은 하이로드의 복귀에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시청자가 대폭 감소했으며, 모금액이 줄어든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모금액 자랑 사진은 자랑처럼 느껴져서 불쾌했을 수도 있다.
그녀는 다급함을 느끼고 곧바로 오해를 풀기 위해 문자를-
"…하."
확인하자 긴장이 빠지는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최재훈이 아직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다.
즉.
적어도 자신의 문자를 보고 오해해서 불쾌함을 느끼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녀가 안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
그런데 왜 아직도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지?
제나는 그의 방송에 들어가 보았다.
방송을 진행하는 숨컷은 극도로 집중해서 게임을.
방송을.
1위 미션을 진행 중이었다.
그래서 문자를 확인할 시간이 없었던 거구나.
제나는 그렇게 믿기로 하고, 안심한다.
그렇게 자연스레 최재훈의 방송을 시청하게 된다.
제나는 최재훈이 집중하는 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아."
하고 정신을 차리며 생각한다.
문자 확인하기 전에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정정해야지.
그녀는 사진에 덧붙였다.
[제나 : 나 오늘 이렇게 엄청 잘됐는데도 너한텐 안 되네]
그리곤 이 문자를 본 최재훈의 반응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 특유의 능청스러운 미소로 으스대며.
자신을 칭찬해 주리라.
그녀가 만족스럽게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방송을 시청한다.
부엌에서 맥주 한 캔을 가져와 홀짝이며.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 방송을 시청하는 건 이게 처음이었다.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어떨까 싶었지만.
그녀는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
그런데 지금 보니.
비로소 이해가 된다.
이래서 보는 거구나.
그렇게 그녀는 기분 좋게 방송을 시청하는 내내,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방송 도중 최재훈이 핸드폰을 확인했는데도, 자신의 문자를 확인하지 않을까 봐.
그렇게 자신의 문자를 못 읽은 게 아니라 안 읽은 거라 밝혀질까 봐.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최재훈은 단 한 번도 핸드폰을 확인하는 일 없이.
게임과 방송에, 미션에 집중했다.
그렇게 방송이 끝나자.
제나는 곧바로 관심을 모니터에서 핸드폰으로 이동시킨다.
집중이 끝났으니 이제 핸드폰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거란 생각에 기다린다.
1분.
2분.
3분.
계속해서.
하지만 최재훈은 답장을 돌려주긴커녕, 문자를 읽지도 않았다.
그녀는 아쉬움에 저도 모르게 툭하고 문자를 보냈다.
[제나 : 자냐?]
그리곤 핸드폰 화면을 노려보는데.
눈이 뻐근하다.
눈을 감으면 당장에라도 잠에 들 것만 같다.
단순히 방송을 시청한 자신도 이런데.
집중해서 게임과 방송을 진행한 최재훈은 필시 더하리라.
그러니, 곧바로 잠든 게 분명하리라.
그렇게 판단하고 안심한 제나 또한 참을 청하려는데-
"…."
문득, 자신이 보낸 문자가 신경 쓰인다.
아주 늦은 새벽.
그의 방송이 끝나자마자 문자를 보냈다.
이를 최재훈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방송을 보며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가.
거기에 맞춰 문자를 보낸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남자의 입장에선 상당히 꺼림칙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높다.
기분 나쁘다 느끼면 어떡하지.
"…."
제나가 아주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해결책을 떠올렸다.
[제나 : 어 뭐야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제나 : 영화 보다가]
[제나 : 자라]
그녀가 해결책으로써 보낸 문자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누가 봐도 구질구질한 변명이었지만.
살면서 이렇게 타인을 신경 써가며 대화해 본 경험이 극히 드문 제나였기에 그걸 못 느끼고, 만족스럽게 고갤 끄덕인 뒤.
그제야 잠을 청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문자를 확인한다.
"…."
아직도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다.
'아직 안 일어났나보네.'
제나는 기다린다.
기다림이 길어짐에 따라 불안함도 늘어난다.
그렇게 그녀가 불안한 생각을 하며 얼굴이 시무룩해져가고 시작할 무렵이었다.
라톡!
[최재훈 : 아 미안해요 어제 방송하고 바로 뻗고 일어나서 바로 요리하느라 이제야 확인했네]
[최재훈 : 오 ㅋㅋ모금액 보소]
[최재훈 : 쌉고수 ㅋㅋ]
[최재훈 : 든든하다 삼피!]
[최재훈 : 하지만 그래도 이 몸한테는 안 되지 ㄹㅇ ㅋㅋ]
[최재훈 : 주제를 잘 아는군]
최재훈에게서 연이어 답장이 도착했다.
문자를 뒤늦게 확인하고 의무적으로 보내는 답장이 아니라.
정말로 흥미를 갖고 진심으로 대화에 임한다는 게 느껴지는 답장이.
어제 밤부터 구겨져있던 제나의 표정이 단번에 퍼지며, 특유의 기분 좋은 비소를 만들어낸다.
최재훈은 한동안 그녀의 모금에 대한 소감을,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에 제나는 들떠서-
[제나 : 야 그런데 니 언더워치 종아하냐?]
최재훈이 "오, 우리 제나 씨 대단한데요?"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언더워치에서 자신의 위상이 어떻느니.
언더워치 쪽으로 방송 쭉 나갔으면, 지금 자신은 방민아는 상대도 안 됐을 정도로 커져 있었을 거라고.
일방적으로 자기 자랑 늘어놓기.
이성과 대화함에 있어 절대로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타인을 신경써가며 대화를 해 본 경험이 극도로 적은 제나는 역시 그에 대해서도 몰랐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모를 공산이 높았다.
최재훈은 싫은 내색 없이 그녀가 원하던 반응을 돌려줄 뿐이었기에.
그날, 방송을 진행하는 삼피는 특히나 더 기분이 좋아 보였다.
* * *
"응?"
제나와의 문제를 끝내고 다시 요리를 재개한 최재훈.
그가 현관 쪽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문을 열고 확인했다.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권지현을 발견하고 그녀를 불러 세웠다.
"지현 씨, 좋은 아침이에요?"
"앗!? 재훈 씨!"
그러자 주인을 발견한 강아지처럼 반색을 하며, 다시 계단을 내려온다.
계단을 내려올 때마다 하이 포니테일 머리가 꼬리처럼 총총총 흔들렸다.
"일어나 계셨네요? 어제 미션 때문에 엄청 늦게 주무셨다고 들었는데, 안 피곤하세요?"
그녀가 걱정 가득 담긴 얼굴로 최재훈의 얼굴을 이리 저리 살폈다.
"그러는 지현 씨도, 미션 때문에 늦게까지 방송하신 걸로 아는데. 지현 씨는요?"
"아! 전 끄덕없어요!"
데스의 타임 어택 때문에, 어제도 어김없이 늦게까지 고생한 권지현이었으나.
그녀는 씩씩하게 힘찬 자세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입을 쩌억 벌린다.
하아암! 하고 큰 하품이 새어나온다.
그리곤 머쓱한지 헤헤, 실실거리며 말을 돌린다.
"그거 드시고,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권지현이 바닥 쪽을 가리켰다.
자양강장제와, 예전에 스토커 때문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고급 케이크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걸 발견한 최재훈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뭐야~ 아직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산타가 다녀갔나 보네?"
"제가 봤는데! 엄청 젊고 예쁜 산타였어요!"
그에 최재훈이 권지현을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러게요?"
"에헤헤헤."
"지현 씨, 아침은 드셨어요?"
"아직요!"
마치 밥그릇 앞에서 헥헥거리며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골든리트리버처럼.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달려든다.
"권하."
"재은 학생 좋은 아침!"
이제는 셋이 더 익숙한 아침식사가 끝나고.
"마침 잘 됐네. 이거, 같이 먹읍시다."
최재훈은 권지현이 가져 온 케이크를 잘라 그녀에게 건넸다.
"오왕!!! 대박!!! 재훈 씨! 재훈 씨도 언능 드셔 보세요! 제가 먹어 본 케이크 중에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고마워요! 너무 맛있어요!"
"아 맞다. 지현 씨. 이것들도 좀 가져가시고."
최재훈이 자양강장제 박스를 열어 몇 병 꺼낸 뒤, 그녀에게 건넸다.
"지현 씨도 피곤하실 텐데, 우리 같이 힘냅시다."
"재훈 씨잉…."
진심으로 감동하는 그녀를 보고 최재훈은 헛 웃었다.
"아니, 아까부터 뭐가 그리 고마우실까. 지현 씨가 주신 거 나눠드린 것뿐인데."
"아뇨! 제가 재훈 씨 드렸으니 이젠 재훈 씨 거죠! 그러니까, 이건 재훈 씨가 저한테 준 거예요!"
"그래요? 그럼, 여기 인심 써서 하나 더 드림."
"헉!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재훈 씨한테 하나 더 드릴게요!"
"그럼 저도 하나 더."
"헉!!! 대박!"
"언니, 여기 제 것도 받으삼."
"헉 재은 학생까지! 그러고 보니 재은 학생한테 안 드렸네, 미안해요! 여기 받으세요!"
"이거 재밌네."
그렇게 권지현 덕분에 잔뜩 올라간 텐션을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방송을 켰다.
[조하]
"조하는 또 뭐야."
[조컷 하이요]
"아니, 넌 나를 봐서 자기도 모르게 좋아라고 한 거야."
[헉]
방송을 켜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몰려 들어오는데.
그 기세가.
수가.
상당했다.
마치 하이로드 복귀해서 시청자를 빼앗기기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는, 하이로드와 자신을 엮는 노림수가 아주 제대로 먹혀들어 갔-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게 아주 효과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야 조컷아 하이로드 왜 방송 안 키냐?]
[그 짱깨는 저희 알바 아니고 따구리는 어제 숨컷 챌린지하느라 밤 새서 오늘 좀 늦을 거임 ㅇㅇ]
[그 사람 성격상 컨디션 풀충전 하고 난 뒤에야 방송 킬 건데 어제 그 사람 자러 간 시간 생각하면 한참 걸릴듯?]
[ㅋㅋㅋ 아니 웬일이야 그사람이 생체리듬을 다 곱창내고]
[이게 다 숨컷 챌린지 때문이다]
[숨컷 네이놈!!!!!!!!]
그렇다.
하이로드가 아직 방송을 켜지 않았기-
아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건, 생체리듬이 꼬였기 때문이고.
최재훈의 의도대로였다.
자신과 하이로드를 엮고.
그녀의 생체리듬을 곱창 내는 것까지 성공했다.
준비는 끝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계획에 착수할 차례였다.
"여러분 일단,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죄송하게도, 슬픈 소식부터 전해드려야 할 것 같네요."
그가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오늘부터 며칠 동안, 방송을 길게 진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