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하늘전
최재훈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요리 준비에 한창이라 그걸 눈치 채지 못했다.
"에휴."
최재훈은 누워서 폰 게임을 하고 있는 여동생의 엉덩이는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았고.
그렇기에 지금 여동생을 봤다면 진심으로 감동받았을 것이다.
오빠가 만약 받지 못하면 곤란한 전화일까 봐, 주저 없이 게임을 멈추고 일어서는 여동생이라니!
그녀가 수신 번호를 확인했다.
저장되지 않는 번호.
자신의 핸드폰이었다면 주저없이 통화 거절을 눌렀을 테지만.
혹시 오빠에게 중요한 전화일 수도 있으니.
그녀가 일단 통화를 수락한 뒤 상대방의 말을 기다린다.
정체를 확인한 뒤 오빠에게 건네줄 생각으로.
-여보세요? 재훈아?
이내,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오빠를 부른다.
그게 여동생은 상당히 꺼림칙했다.
상대는 여자였고, 오빠를 부르는 태도가 아주 친근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꺼림칙한데.
심지어, 상대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배로는 꺼림칙해짐으로써, 여동생의 머릿속에 바로 얼마 전 있었던 스토커 일이 지나간다.
"누구세요."
그녀가 공격적인 경계심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며 말했다.
-어? 거기 재훈이 핸드폰 아닌가요?
"맞는데요."
-맞다고요? 뭐야, 그럼 그쪽은 누군데요?
그러자 그에 화답하듯, 똑같은 반응이 돌아온다.
말 그대로 똑같았다.
최재은처럼, '니 최재훈의 뭔데?'라고 따지는 듯한 태도.
"누구냐고 물었어요."
-아니, 내가 누군지 궁금하면 재훈이한테 물어보던가.
"그러니까, 물어보게. 그쪽이 누군지 말하라고요. 번호도 저장 안 돼 있는데."
-뭐라고요? 재훈이가 날 저장 안 했다고? 아니, 그보다 그쪽 누구시냐고. 뭔데 재훈이 전화를 그쪽이 받아?
"그건 아실 것 없고요."
-그쪽 뭐, 재훈이 여친이라도 돼요?
"하. 그러면 어쩔 건데요?"
니까짓 게 우리 오빠한테 여친이 있던 말던 무슨 상관이냐.
최재은이 그런 의미로 한 말에, 침묵이 찾아왔다.
잠시 뒤.
하.
간신히 짜내는 듯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쪽 그래 봐야, 나한테 안 될걸?
그 말에, 최재은은 더 이상 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이게 마지막이에요. 이름 말하세요."
-나 서수나-
이름이 나온 순간 여동생은 더 들어볼 것도 없이 귀에서 핸드폰을 떼고, 부엌의 오빠를 향해 소리친다.
"야! 서수나란 인간 알아?"
"어? 아니."
그러자 더 이상 대화할 가치는 없었다.
-재훈이가 뭐래요? 아니, 됐고. 바꿔주기나 해요. 재훈이한테 좋은 이야기-
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걸 무시하고, 그녀는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은 뒤 번호를 차단했다.
"하…."
그녀가 피곤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스토커 해결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상한 게 달라붙어 버렸다.
이게 남자 유명인의 삶인가?
오빠가 방송인으로서 성공한 삶을 사는 건 정말로 기쁘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회의적인 생각을 가져 버린다.
그냥 평범한 삶을 살면 안 되는 걸까, 하는.
당연히 입 밖으로 꺼내진 않는다.
오빠에겐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자격이 있었고.
여동생은 그걸 존중해 주고 싶었다.
사실, 오빠는 이런 일로 일일이 걱정할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오빠는 안 본 사이 운동능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자신보다 신체능력이 높아진 것 같았으니까.
그러나.
여동생의 머릿속에선, 오빠가 어떤 쓰레기에게 뺨을 얻어맞아 피를 흘리고 있던 모습이.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스토커가 달라붙질 않나.
스토커 해결하자마자 이런 게 달라붙질 않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특히, 그 중 한 명이 바로 윗집에 산다는 사실은 엄청난 위안이 된다.
-♪
다시 또 울리는 벨소리.
여동생은 탐탁찮은 얼굴이 수신번호를 확인하자, 곧바로 펴진다.
그녀가 즉시 전화를 받곤 아까완 달리 평소의 친근함으로 말한다.
"여보세여~"
-어….
그러자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당황하는 소리.
문자로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굳이 전화로 이야길 전달하는 것은, 매니저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것뿐이다.
그런 생각으로 최재훈과 목소리를 섞을 생각에 들떠있던 이린이, 갑작스럽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당황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즉시 최재은인 걸 깨닫곤 안심하며 말을 잇는다.
-아, 안녕하세요 최재은 학생. 저, 숨컷 님 편집자입니다.
"아하, 넵. 언니. 무슨 일이세여? 아 근데, 언니."
-다름이 아니- 아, 예?
괜히 찔려서, 곧바로 용건을 말하려던 이린의 말이, 최재은의 말에 끊긴다.
"왤케 우리 딱딱하게 불러여?"
-…예?
"우리 같이 많이 놀고 친해진 줄 알았는데. 언니는 우리 불편하세여?"
-예? 아! 아뇨! 그런 건 절대로 아니고!
이린이 드물게 당황해서 답했다.
"근데 왜여?"
-어, 이건… 그…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별하기 위해서….
"아하~"
이린의 사무적인 태도는 분명 그녀가 매니저로서 방송인들과 공사구별을 철저히 하기 위함이었지만.
최재훈에 한해서는, 오히려 자기 합리화 수단에 가까웠다.
'나는 이만큼 숨컷 님과 거리를 두고 있다'라며.
자신이 그에게 느끼고 있는 사심을 부정하기 위한 수단이랄까.
'최재훈에게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최재훈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최대한 그와 가까워지려 하는 이린의 최근 행보는.
그녀의 공과 사를 철저히 구별하길 원한다는 말과는 분명 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린도, 최재은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여동생은 이 언니가 마음에 들었다.
이 언니도 그렇고, 윗집 언니도 그렇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처음엔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보기엔 전혀 모르겠지만, 오빠의 외모는 객관적으로 수준이 아주 높다고 한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언젠가부턴 오빠의 주변에 날벌레가 끊이질 않았다.
얼마나 많은지, 4살이 차이나는 여동생한테도 날아올 정도였다.
니 오빠좀 소개시켜 달라니.
니 오빠 폰 번호 좀 내놔 보라니.
어느 날 여동생은 날벌레가 오빠에게 과도하게 집적거려 선을 넘어 버리는 것을 목격했다.
친구들 앞에서 거절당하더니 자존심을 긁혀 이성을 잃었는지, 갑자기 팔을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걸로도 안 되더니 오빠에게 손찌검을 한다.
당시 여동생은 의외로 꽤 불량한 청소년이었다.
의외로 싸움도 아주 잘했던 여동생은 이성을 잃었다.
자기보다 네 살 많은 여자 세 명을, 오빠가 말리지 않았다면 정말로 어디 병신을 만들어 놨을지도 몰랐다.
다행히 그 날벌레들은 남자에게 찝쩍대다가 셋이서 네 살 어린 여동생 한 명에게 얻어맞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자랑할 정도는 아니어서 법적 문제까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빠는 자신의 여동생이 싸움을 아주 잘한다며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고마워해하지도 않았다.
되려 울면서 자신 때문에 폭력을 쓰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뒤로 오빠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기피하는 내성적인 성격이 되었다.
좋아해야 할까.
오빠가 그런 성격은 외모에 고스란히 묻어나와 그의 외모를 감소시켰고.
덕분이라 해야 할까. 날벌레들도 줄어들었다.
불량했던 여동생도 오빠를 안심시키려는 듯, 성실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상처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러한 성격도 치유된 듯했다.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그렇기에 여동생은 더욱 예민하고 걱정이 됐다.
다시 또 오빠의 주변에 날파리들이 생길까 봐.
권지현을 비롯한 동료들이 그런 날파리라 생각했다.
일 동료라고 자처하는 그녀들에게선 숨길 수 없는 사심이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같이 지내보니 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분명 오빠에게 사심을 갖고 접근하는 건 맞았지만, 그 사심은 순수해 보였다.
능력도 좋다.
믿고 오빠를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화하신 건 일 때문에?"
-예? 아, 예. 물론입니다.
"…근데 언니."
-예?
"우리 오빠 어디가 마음에 드세여?"
-…에?
평소 그런 무감정한 목소리를 내는 이린이라곤 상상할 수 없는, 갈라져서 얼빠진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니…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린 언니 엄청 유명한 편집자신데. 우리 오빠 하꼬였던 시절에 편집자 지원하셨었다면서요?"
-아….
그제야 안도하는 이린.
의 목소리를, 여동생은 오빠와 비슷한 특유의 능글거리는 짓궂은 표정으로 듣고는.
부엌 쪽으로 다가가서 통화 방식을 스피커 폰으로 바꾼 뒤 말했다.
"오빠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드셨었던 거예여?"
"?"
요리를 하던 오빠가 뭐하는 거냐고 쳐다봤고.
"크흠. 그… 가능성이 보였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이게 말로는 표현하기가 힘든 거라서."
그에 답하듯, 핸드폰에서 이린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그러니까 오빠한테는 말로 형용 못할 매력이 있다?"
"…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군요."
평소의 무뚝뚝한 말투를 유지한다곤 했지만.
거기에선 숨길 수 없는 쑥스러움이 묻어나왔다.
"아항~ 오빠, 그렇다네~? 오빠한테 말로 형용 못할 매력이 있대."
여동생 능글거리며 말했다.
"…예?"
그러자 다시 또 새어나오는, 갈라져서 얼빠진 목소리.
여동생이 핸드폰을 건넨다.
무슨 상황인가 싶은 오빠가 눈을 깜빡이며 전화를 바꾼다.
"여보세요?"
"…."
이린은 답하지 못했다.
여동생의 짓궂은 장난이 만들어낸 상황을 파악하고, 반쯤 정신이 나가 버렸다.
"이린 씨? 아니, 큭큭큭. 난 또ㅡ 갑자기 어디서 우리 이린 씨 목소리 들려오길래. 내가 우리 갓집자님 보고 싶어서 환청을 듣는 건가 했네."
하지만, 최재훈이 특유의 능청을 떨며 순수하게 반가움을 표해오자-
"…헿."
"네?"
"크흠. 아. 안녕하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업무와 관련해서 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이린은 변명하듯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예? 아~ 문자로 주셔도 되는데~"
흠칫.
"이렇게 친절하게 전화로~ 크. 역시 우리 갓집자님. 아니, 갓니저님. 너무 믿음직스러워서 아직 아침 안 먹었는데도 벌써 배부르네."
휴우.
"그러면 니 돈까스 나 줘!"
"우리 또라이가 무슨 쌉짓을 하진 않았나요?"
"아, 후후. 예. 물론입니다."
그렇게 한동안 안부 인사를 나눈 뒤, 이린이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다름이 아니라, 숨컷 님. 하늘전 대해 알고 계시나요?"
"하늘전이요? 아, 예. 물론이죠.
매년 연말마다 대한민국의 특정 대학교들이 모여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우열을 가리는, 대결 행사이자 일종의 축제였다.
하늘전이라는 이름은, 참가하는 특정 대학교인 세 곳의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했을 때.
앞 글자만 따오면 SKY라는 단어가 되는 점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전은 왜요?"
"숨컷 님께 하늘전 참가 제의가 왔습니다."
"네?"
"세 곳 모두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하늘전에 참가하는 세 대학교.
세연 대학교, 고구려 대학교, 연학 대학교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라 불리는 교육기관으로서.
그 학문적 성과만 놓고 보자면 서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
완전히 연소되지 못한 국내 최고 엘리트들의 최고 수준 경쟁심은 완전 연소되길 원했고.
그렇게, 하늘전이 탄생했다.
세 대학교의 향우 1년간의 실질적 서열은 이 하늘전을 통해 결정됐다.
하늘전은 국내 최고의 대학교를 가려내는 이벤트인 것이다.
그 파급력과 영향력은 실로 엄청났다.
매년마다 대학교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하늘전 현장에는 전국의 구경객.
방송국.
인터넷 방송인들이 몰려들었다.
"숨컷 님을 이번 하늘전 레오레 종목의 용병으로 모시고 싶다더군요."
그런 하늘전의 꽃이, 바로 E스포츠 대전이었고.
그런 E스포츠의 꽃이, 바로 레오레였다.
레오레 하늘전의 인기는 LKL와 비견될 정도였는데.
국내 최고 엘리트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라는 특징만으로도 모자라.
유명 방송인, 네임드, 프로를 용병으로 기용하여 그 화제성과 수준에 박차를 가하는 덕분이었다.
그런 이유로, 하늘전은 용병으로 자타공인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급'만을 초청했다.
"아니, 저를요?"
최재훈은 얼떨떨했다.
자신이 거기에 낄 급이 되나 싶었다.
그에 이린이 열성적으로 답했다.
당신이 당연히 거기에 낄 수 있는 이유를.
하늘전에 섭외하는 용병은 실력과 유명세도 물론이지만.
학교를 대표하는 팀의 일원이 되는 만큼, 이미지도 중요했다.
고종대에서, 고종대 출신인 하이로드를 섭외하려다 무산됐던 것과 같은 이유로.
숨컷은 초청받은 것이다.
동료를 두둔하기 위해 기업과 맞서 싸웠고, 화제가 된 기부 목적 모금으로 검증된 걸 넘어서 찬사를 받고 있는 인성.
내숭 없이 털털해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성격.
거기에, '미남'이며.
결정적으로.
그는 지금 레오레 커뮤니티에서 무려 하이로드와 게임 실력으로써 비견되고 있다.
지금 레오레 판에서, 간판으로 내세우기에 이보다 훌륭한 재목이 있을까?
하늘전에 낄 급은 안 되지만.
자격은 충분하다.
그게 이린이 열성적으로 설파한 의견이었다.
그렇게, 평소 무뚝뚝한 이린에게 열성적인 칭찬을 들은 최재훈이 능청스럽게 '크~' 박수를 치며 말했다.
"역시~ 우리 갓집자 님께선 나, 숨컷의 진가를 알아봐 주시는 군. 역시, 우리 갓집자 님 밖에 없다~""
역시 우리 갓집자 님 밖에 없다.
그 말에-
"…헿."
"예?"
"크흠.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이린이 언제 흥분해서 일장 찬양을 늘어놓았냐는 듯.
다시 또 무뚝뚝하고 새침한 분위기로 되돌아와 말을 이었다.
"물론 숨컷 님도 아시겠지만, 정말로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현재 최재훈은 멸망전을 위해, 있는 관심 없는 관심 죄다 끌어 모으려고 마른 오징어 비틀어 즙을 짜 내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하늘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라니.
보통 같았으면 천만금을 내고서라도 얻고 싶을 기회였다.
최재훈이 한 달 수익을 기부하겠다 밝힌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하고, 이린이 말을 덧붙인다.
"현재 숨컷 님의 일정이…."
하늘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라면, 2주일 뒤부터 하늘전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스케쥴을 상당부분 할애해야 한다.
하지만, 최재훈은 지금 1위 도전 미션 중이었다.
엄청난 도전이니만큼, 시즌 종료까지 남은 기한인 한 달도 모자라게 느껴진다.
이린이 보기에, 그걸 위해 어제도 밤을 지새운 그에게.
일정을 동시 소화할 여유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걸 알면서도 이린은 이야기를 꺼냈다.
놓치기엔 너무나도 아쉬운 기회였기에.
이번에도 숨컷이라면 무언가 뾰족한 답을 내놓지 않을까 기대했기에.
"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최재훈은 너무나도 선뜻 대답했다.
그가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2주면 뒤면, 충분하겠네요."
뭐가 충분하다는 걸까.
이린은 구태여 묻지 않고, 그저 기대감에 미소 짓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좋군요. 정말로 좋습니다. 그러면 이제, 어느 대학교 소속으로 참가할 지를 결정해야겠군요."
이린이 미리 준비해 둔 자료를 최재훈에게 보낸 뒤, 브리핑하려던 찰나였다.
"역시 익숙한 데가 낫겠지…."
최재훈이 중얼거렸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