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31화 (231/361)

231. 하이로드

"아니, 오빠. 그건 좀…."

"…야, 그건 아니야."

하이로드에게 빨대를 꽂겠다는 최재훈의 선언에 일행들이 일제히 당황했다.

"여러분! 재훈 씨 의견을 존중해 드려야죠!"

방민아가 으르렁거렸다.

"권찐따야, 낄 때 껴라? 혼나기 싫으면?"

"아니, 대기업들 얘기하는데 웬 하꼬 짖는 소리가."

"헝…."

허나 1:1로도 안 되는 둘을 상대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늑대와 사자가 노려보자 골든리트리버는 즉시 꼬리를 내리고 쭈구리가 됐다.

그녀들이 말을 이었다.

"오빠. 오빠가 요즘 진짜 태양보다 뜨겁다는 건 아닌데.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은 아니야."

"지금 니한테 빨대 꽂히고 싶어 하는 년들이 무더기일걸. 선택지도 많은데, 왜 하필 그 인간이야?"

그녀들이 이렇게 당황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하이로드.

그녀는 너무 거물이었다.

대기업 중의 대기업인 제나와 방민아조차도 감히 눈도 못 마주칠 만큼의 거물.

그녀는 레오레를 논할 때 절대로 빠트릴 수 없는, 다양한 의미로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녀의 신화는 그녀의 첫 번째 상징인 '대리'에서 시작되었다.

그녀가 활동하던 시절, 더는 없을 정도로 대리가 성행하던 시절이었다.

레오레의 인기가 한창 정점을 달리는 동시에, 운영진 측에서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 또한 대리기사로서 활동했다.

당시 학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부업으로.

그런데, 부업이라 하기엔 그녀의 대리는 스케일이 너무 컸다.

누군가가 취미로 하는 히어로 일처럼.

당시 레오레의 티어는 마스터와 그랜드마스터 없이, 다이아몬드 티어에서 바로 챌린저 티어로 넘어가는 식이었고.

챌린저의 정원은 지금과 달리 300명이 아니라, 50명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대리는 다이아몬드 티어까지가 한계였다.

그 누가 대리로 랭킹 50위 IN이 가능하겠는가.

레오레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력자들이나 가능할 것인데.

그런 이들이 방송과 프로라는 비전 창창한 길을 놔두고, 대리라는 길을 택할 리 만무했다.

그런 엄청난 실력을 가졌음에도 게임을 그저 부업, 취미쯤으로 여기는 하이로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챌린저 대리의 시작을 열었다.

최초인 만큼 가격은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

그녀는 챌린저 대리 비용을 엄청난 거액으로 책정했다.

시장 바닥에서 장사하듯, 처음엔 가격을 높게 부르고 차츰 낮춰갈 생각으로.

그런데.

가격을 낮추기도 전에 의뢰가 들어왔다.

그녀는 냅다 수락했고, 완수했다.

그리고는 가격을 더 올려 보았다.

이번에도 역시 의뢰가 들어왔다.

그렇게 그녀는 가격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렸다.

유일한 챌린저 대리가 가능한 대리기사로서 독점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대리라는 문화가 아직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시기.

겨우 게임을 대신 해 주는 것 정도로 얻는 것이라곤 상상도 못할 거액을 벌어들였다.

당시 하이로드는 지금과 달리 혈기가 넘쳤고.

그렇기에 다른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그렇듯, 자신의 엄청난 수익을 자랑하고 싶어 했다.

제목 : 니들 공부 왜 하냐?

내용 : 대리하면 이 정도로 버는데

[사진]

이는 단순히 남들을 자극하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그녀 역시 명문대생인 자신이 사회에 나가 큰 성공을 거두어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액을, 겨우 대리로 얻는 것에 허망함을 느꼈다.

당사자조차 그런데, 다른 이들은 어떻겠는가.

그녀의 인증은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일개 대리 기사 따위의 수익이 프로나 유명 방송인들을 '압도'하는 게 아니겠는가.

많은 이들이 그녀의 수익에 관심을 가졌다.

대리가 쏠쏠한 용돈 벌이가 된다고 어딘가에서 듣긴 했는데.

저런 수익이 가당키나 하느냐?

그에 다른 대리기사들은 답했다.

불가능하다.

저 인간이 이상한 거다.

챌린저 대리가 가능하며.

어느 정도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저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시기, 질투, 경멸, 혐오.

다양한 감정은 혼재되어 관심이 되었다.

대리기사 '하이로드'는 단번에 프로 혹은 유명 방송인 급의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 만큼, 그녀의 사업을 더욱 번창했다.

챌린저는 매일마다 갱신되었고, 고객은 그만큼 많았다.

챌린저 50명 중, 절반이 그녀가 대리한 아이디라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이로드가 독보적입 입지를 구축해가고 있던 와중.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저기요, 하이로드 님. 혹시, 랭킹 1위 대리도 가능하신가요?"

프로 팀 입단을 준비하는 프로 지망생이었다.

솔랭 1위가 프로 팀에 입단할 때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에게 의뢰한 것이다.

랭킹 1위 대리라니.

하이로드는 수락했다.

그녀는 다수의 1위 달성 경험을 갖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N년 치 연봉에 달하는 의뢰금을 받고 하이로드는 대리에 착수했고.

성공했다.

하이로드는 엄청난 의뢰금을 벌어들였고.

의뢰자는 뜻하던 프로 팀 입단에 성공했다.

그렇게 랭킹 1위 대리 사건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랭킹 1위란 이목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라면 더더욱.

유저들이 랭킹 1위를 낱낱이 분석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잘하기에,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구사하기에 저런 신인이, 엄청난 속도와 기록으로 1위를 달성할 수 있는가 알기 위해서.

이것도 하이로드가 대리한 거 아냐? 라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랭킹 1위 대리라니.

일반 상식을 아득하게 초월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그게 결국엔 하이로드의 흔적이라는 걸 인정하고, 의혹을 제시하기까지 말이다.

의뢰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1군 팀의 주전인 유명 선수가 되어 있었다.

솔랭 1위라는 타이틀이 관심을 불러일으킨 덕이었다.

그런 그녀의 대리 의혹.

사안이 사안인 만큼, 평소 대리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운영진이 이번엔 즉각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사실임이 밝혀졌다.

그녀는 대리를 받았고.

그 대리를 해 준 이는, 다름 아닌 하이로드다.

랭킹 1위가 대리라니?

가능한 건가?

설상가상으로, 그 대리를 받은 이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프로팀의 주전 선수라니?

당연히 레오레 업계는 발칵 뒤집혔고.

레오레가 대리와의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그 본보기로 프로와 하이로드를 한국 레오레에서 영구히 퇴출시켰다.

계정 '1만 년 정지'에, 해당 명의로 영구 가입 불가 처분을 내린 것이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파급력이 워낙 지대했고.

그런 만큼, 자연스레 하이로드라는 대리 기사의 존재가.

그리고 그런 대리 기사의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수익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이전까지는 생소했었던 '대리'라는 개념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고.

그만큼 향해지는 관심은 더더욱 많아져 결국 레오레는 '대 대리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그녀의 별명 중 하나인, '대리왕'이 이에서 비롯되었다.

대리는 레오레를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였다.

그런 대리의 시대를 연 하이로드에 대한 인식은 당연히 최악이었다.

암 그 자체!

만년정지에 명의 제한 처분 당한 것도 있겠다.

사람들은 하이로드가 이대로 레오레에서 사라질 줄 알았더랬다.

그리고 하이로드 또한 마찬가지로, 자신이 이대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하이로드가 주목받은 건 대리기사로서의 수익뿐만이 아니었다.

실력.

당연했다.

1군 팀의 주전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프로를 대리해주었으며.

그저 대리가 아닌 1위 대리였으니.

이는 단순히 1위를 찍은 것 이상의 인상을 주었고.

당시, 중국에서 새로 런칭을 준비 중이던 인터넷 방송 플랫폼, 호야TV가 하이로드를 눈여겨보는 결과를 낳았다.

호야TV는 하이로드에게 제안했다.

중국 서버에서 1위를 달성하면 10억을 주겠노라고.

그녀는 그렇게 대륙으로 향했고, 전설이 되었다.

최단기간, 최고 승률 1위 달성.

하이로드는 단번에 중국 레오레계에서 유명인사가 되었고.

호야TV의 간판 방송인이 되어, 호야TV의 부흥을 이끌었다.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쥐었고.

명예를 거머쥐었다.

한국 서버로 역 진출해, 따로 구한 계정으로 1위를.

전세계 솔랭 양대 산맥인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 1위를 달성함으로써 말이다.

그녀는 '대리'의 상징이었으며.

그 이상으로 '솔랭'의 상징이었고.

언젠가부터 '실력'의 상징이 되었다.

솔랭에서 1위를 찍는 과정에서 프로들을 '압도'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수차례 선보이다 보니.

어지간한 프로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런 평가는 시즌을 거듭하여, 그녀의 업적이 늘어날수록 높아졌고.

결국, 그녀는 '어둠의 페이스'라는 칭호를 손에 얻게 됐다.

그녀의 평가는 어지간한 1군 프로들을 상회했다.

물론 솔랭 한정 여포라느니.

대리 출신 쓰레기라느니.

안 좋은 이야기가 항상 뒤따랐지만-

언젠가부터 그녀의 이름값에 묻히게 되었다.

솔랭의 신.

그리고- 레오레 방송의 신.

호야TV 팔로우 수천만.

평균 시청자 수십만.

한국에서 반쯤 취미로 하는 미튜브 구독자 200만.

그녀가 한국 솔랭 등반을 위해 옐로TV에 돌아오는 시기.

그 시기가 바로 이전 옐로TV의 성수기였다.

그녀가 옐로TV에서만 최대 시청자 6만을 달성한 업적은 이미 유명했다.

거의 페이스와 대등한 화력.

하이로드의 팬 대부분은 그녀를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극성팬이었다.

그 팬들에게 밉보여 골로 간 방송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중에는 대기업 방송인도 더러 있었다.

최재훈이 그런 하이로드에게 빨대를 꽂겠다 선언하니.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동료들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니 멸망전 때문에 급한 거 알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냐. 진지하게 니…."

제나가 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걱정해서 하는 말이니까. 들어."

"오빠, 정 빨대 꽂을 상대가 필요하면. 응? 차라리 나한테 꽂아. 나도 요즘 한 잘나감 하잖아. 아, 우리 셋이서 합방이나 해 볼까? 나랑 제나 씨랑 오빠. 이렇게 셋이서. 응? 장난 아닐 것 같은데."

"민아야 나는…."

"아, 맞다 꿘따도."

"헤헤."

"나쁘지 않네. 이 사람 말대로 해."

"제가 생각하기에도 허니뱅 님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격렬한 걱정과 만류에, 최재훈이 쓰게 웃었다.

"아니, 여러분. 무슨 걱정을 그리… 제가 뭘 할 줄 알고. 설마, 제가 그 인간 방송 가서 후원으로 '눈나~ 저 요즘 짱 잘나가는 신입PD 숨컷인데 저랑 두오해여~' 이러기라도 할까 봐요? 아니, 이건 당연히 아니겠-"

고. 라고 말하려던 최재훈이 여자들의 표정을 캐치한다.

마치 찔린 듯한 표정을 말이다.

"아니. 아가씨들. 도대체 날 어떤 사람으로 보길래?"

"한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대단하고 멋진 분이요!"

권지현이 눈을 반짝이며 열성적으로 말했다.

이는 아부가 아닌 진심이었다.

그의 행보를 처음부터 지켜본 권지현은, 그가 실패하는 걸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크, 역시 날 알아주는 사람은 우리 지현 씨랑 재은이 밖에 없다!"

그 말에 최재은이 코를 후비적거리며 말했다.

"난 빼쇼."

"역시 우리 재은이 밖에 없다!"

"끄아아아악!"

최재훈이 최재은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헤헤, 재은 학생 부럽당."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세 여자는 푹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응?"

"그래서 뭐, 어떻게 할 건데 도대체."

최재훈이 멸망전에 맞춰 성장하기 위해 빨대 격파니, 모금이니 여러 컨텐츠를 병행하고 있다곤 하나.

결국 그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컨텐츠는 '1위 도전'이었다.

그러나, '1위 도전'으로 하이로드의 화제성을 당해낼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하이로드도 옐로TV에서 방송을 한다.

지금 '1위 도전'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있어.

최재훈은 하위로드의 완벽한 하위호환인 선택지인 것이다.

이대로라면 그의 주력 컨텐츠는 하이로드에 묻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해 처참하게 실패할 것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하이로드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아무런 빛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문제점을 일찍이 인지한 최재훈은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이로드와 같은 시기에 1위에 도전하며, 하이로드에게 묻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떠올린 방안.

하이로드를 오히려 자신의 그림자에 가두는 것이었다.

보통 같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지금 최재훈에겐 그걸 가능케 하는 무기가 있었다.

"자료들 별도로 전송해 두었으니 언제든지 확인하시고. 설명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주저 없이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언제든지 다시 찾아와 주세요."

이린이 대답 대신 차분하게 싱긋 웃은 뒤, 등을 돌려 나아갔다.

'크, 쿨하신 거 보소.'

최재훈이 그런 그녀의 등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오빠~ 오늘 진짜 재밌었엉~ 나 또 와도 돼~?"

"돈도 많으신 분이 한끼 줍쇼도 아니고 매끼 줍쇼를 하시려고?"

"아~ 당연히~ 내야지, 돈. 응? 셰프, 얼마면 돼!"

방민아가 큭큭 웃은 뒤 말을 이었다.

"내가 준 선물, 꼭 열어 보고. 소감, 꼭 문자로 보내 줘?"

"하, 진짜 괜찮은데. 일단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고마워요, 잘 쓸게요."

그녀가 윙크를 한 뒤, 선글라스를 쓰며 떠났다.

"재훈 씨!"

권지현은 최재훈을 그렇게 부른 뒤, 양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에도 반드시 잘 되실 거예요!"

최재훈이 흐뭇하게 웃으며 답했다.

"아이고~ 우리 지현 선배님이 보장해 주시니, 이렇게 든든할 수가!"

"헤헤헤."

그렇게 권지현도 떠났다.

그 광경을 멀뚱히 서서 지켜보고 있던 제나.

"아침… 잘 먹었어."

그녀가 최재훈과 둘만 남게 되자 돌변한 태도로 말했다.

"오야."

"…아. 야, 맞다. 니, 그랬었잖아. 내 차림 보고 귀…."

"응?"

"귀, 귀엽다고. 어디! 가냐고…."

"응? 아, 응. 그랬지"

"안 가."

"뭐?"

"…오늘 너 말고 볼 사람 없다고."

"아~ 어… 응. 그게 왜?"

"…그냥 그런 줄 알라고. 어쨌든, 나 간다."

그런 그녀를 향해 최재훈이 말했다.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고~ 아침 또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고~"

제나가 대답 대신 손을 들어올렸다.

실로 무심한 제스쳐였지만.

그녀의 돌변한 얼굴엔 감정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렇게 최재훈은 여자들을 모두 배웅한 뒤.

곧바로 방송을 켰다.

하이로드가 이미 방송을 진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예상대로 시청자의 유입이 현저하게 줄었다.

하지만, 괜찮다.

예상 범주 안이다.

이 계획이 진행되면 자신이 받는 관심이 곧 하이로드의 관심이 되고.

하이로드가 받는 관심이 곧 자신의 관심이 될 테니까.

최재훈은 침착하게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야 조컷아 ㅋㅋ 근데 아직도 1위 성공 가능하다고 보냐?]

"응? 당연하죠."

[치타 달리기 시작햇는데? ㅋㅋ]

[숨컷아... 치타는 웃고 있다...]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흐름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채팅이 나왔다.

최재훈은 냅다 시치미를 뗐다.

"치타가 뭔데요?"

[뭐긴 무자식아 ㅋㅋ]

[하이로드 방송 킨 거 못 봄?]

[오늘부터 달린다더라 ㅋㅋ]

"아~"

최재훈은 그제야 알았다는 듯 고갤 끄덕였다.

[아 그래서 ㅋㅋ 하이로드 대가리 깨고 1위 가능하겠냐고~]

그가 고민하는 시늉을 한 뒤 말했다.

"하, 글쎄요… 그런데 그분은, 챌린저까지 며칠이나 걸리셨대요?"

[아직 시작 안 함 ㅇㅇ 지금 플래고 곧 시작한다 함]

"아~ 그래요?"

시치미를 이어나가며,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지금 플래티넘이라… 이거 궁금하네. 저는 플래티넘에서 챌린저 가는데 1주일 걸렸는데, 그 분은 며칠 만에 하시려나?"

속으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커뮤니티를 확인한 바.

지금 자신과 관련해서 화제 되고 있는 것 중에 눈여겨 볼만한 게 있었다.

바로, 자신의 실력이 인정받으며 덩달아 조명된 '1주일 만에 플래티넘4에서 챌린저 도달하기'였다.

사람들은 이를 '숨컷 챌린지'라 명명하고.

유명 네임드, 방송인, 프로들이.

이 숨컷 챌린지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이야기에 하이로드가 빠질 순 없었다.

잠시 뒤.

최재훈이 직접 가서 빨대를 꽂을 것도 없이.

하이로드의 팬이 직접 빨대를 공수해 와서 그녀에게 꽂았다.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CLIP영상] 선생님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숨컷 챌린지 할 예정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숨컷 챌린지?"

하이로드가 되물었다.

그렇게 숨컷의 그림자 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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