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28화 (228/361)

228. 시수이

"센여린이라고요?"

최재훈은 처음 듣지만 일행들의 말에 따르면 엄청난 유명인이었기에, 그 활동명이라는 그 석자를 검색해 보았다.

그러자.

'올백'스타일의 단발머리, 스포츠 웨어, 조금의 화장기도 없는.

최재훈의 기준에서 남자만큼은 아니지만 여자치곤 상당히 다부진 몸매를 가진.

그가 이 세계에 와서 본 이들 중 가장 '여성'스럽다고 생각할 만한 여자가 헬스장에서 땀을 흩뿌리며 격렬한 운동을 하고 있는 영상이 나왔다.

댓글에서 누군가 일컫길 '상미녀'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여상 속 여성은-

"음…."

최재훈은 눈 앞의 여성을 쳐다봤다.

분명 눈앞에 있는 스토커가 맞았다.

화장기가 일절 없는 영상 안의 모습과는 달리.

진한 눈 화장에 붙인 속눈썹이 존재감을 뽐내고.

새하얘진 피부에 불그스름하게 터칭을 하고.

입술은 생기 넘치는 붉은빛으로 풀세팅된 미녀라 햇갈렸지만.

분명 맞았다.

게다가-

"웜멤메 진짜네."

영상은 게시된 지 며칠이 안 됐는데도 조회수가 무려 100만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채널의 조회수는 150만.

그녀가 대한민국 대표 운동 미튜버 중 한 명으로서.

엄청난 유명인이자, 초대형 미튜버라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를 스토킹하던 스토커가 알고 보니 미녀 유명인이었습니다!?' 아니 진짜, 전개 조까치 하네! 이게 시발 무슨 라노벨이여!?"

최재훈이 대뜸 하늘을 보고 소리쳤다.

그런 그를 멍하니 바라보던 제나가 한심하단 듯 말했다.

"뭐하냐…?"

"내 인생이 요즘 너무 말도 안 되게 스펙타클해서 하느님한테 좀 따져 봤지. 어쨌거나. 이렇게 대단한 분이, 왜 이런 짓을 하셨대? 뭐 시발. 자기 인생 걸면서 스릴이라도 느끼는 미친 스릴중독자라도 돼?"

그러자-

"…혹시, 저희 둘끼리만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센여린이 최재훈의 기준에서 여자치곤 아주 낮게 깐 목소리로 말했다.

"둘끼리? 이야~ 이 친구는 지금 자기가 무슨 팬미팅이라도 하고 있는 건줄 아네?"

방민아가 생글생글 웃는데 위협스럽기 그지없는 얼굴로 말했다.

"니 같이 소름끼치는 년이랑 남자를 둘만 놔두라고? 대가리 문제 있냐?"

방민아와 제나가 매섭게 딜을 꽂아넣는 가운데.

최재훈은 스토커를 말없이 바라보더니 말했다.

"뭐라 씨부리는지 한 번 들어보기라도 할까요?"

"재훈 씨, 그 인간 3대 500 넘는 괴물년이에요."

그에 최재훈은 따봉을 치켜들었다.

아니, 엄지를 접어 주먹을 치켜들었다.

"나는 3대에 골로 보낼 수 있음."

그리곤 특유의 능청을 떨자, 여자들의 얼굴에 각기 다른 형태의 미소가 전염된다.

"아 그런데, 잠깐. 그 바람막이 안에 뭐, 칼 같은 거 숨기고 있어서 둘만 되면 칼빵 놓으려는 건가 혹시?"

"절 도대체 뭘로 보시고?"

"싸이코 스토커?"

"…."

"그러니까 그, 바람막이 한 번 벗어 봐요."

"…지금은 벗기가 조금 그래서."

센여린이 쑥스러워하며 거절했다.

"뭐지, 그 거시기한 반응은. 아니, 즈기요. 지금 댁은 이 상황의 장르를 러브 코미디쯤으로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이거 싸이코 스릴러물이에요. 내가 무슨 알몸이라도 되랬습니까?"

"압니다. 아는데요… 숨컷 씨 말고 다른 사람은 무서워서 그래요."

"3대 500 치는 싸이코 스토커보다 무서운 건 16렙 찍은 케세딘 정도 밖에 없을 건데요."

"대신 만져서 확인하셔도 됩니다."

"하하, 이 친구 개수작 부리는 거 봐라."

방민아가 실실 웃으며 다가가-

"지금 이 상황이 재밌으신가 봐?"

정색하며 말했다.

그 사나운 모습에도-

"그럼 그쪽이 확인해 보시죠."

센여린은 마치 바위처럼 조금도 꼼짝하지 않았다.

그렇게 둘 사이에 긴장감이 형성되려 하자-

"할 얘기 있으면 그냥 이대로 하세요."

최재훈은 그냥 센여린의 요청을 반려하기로 했다.

스토커의 요청을 들어주다가, 자신의 동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이유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대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센여린이 주저 끝에 힘없이 고갤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센여린, 시수이는 어릴 적부터 특이했다.

같은 여자 아이들과 공을 차고 노는 것보다, 남자 아이들과 인형을 갖고 노는 걸 좋아했고.

동화에서 백마 탄 공주가 아닌 공주에게 구원 받는 왕자에 이입했다.

스포츠보다 패션- 아니, 뷰티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

대한민국은 아직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가혹했다.

사람들은 어린 그녀를 동성애자로 여기고 차별했다.

그녀는 그래서 정말 자신이 동성애자인 줄 알았더랬다.

하지만 아니었다.

자신은 그저 '남성'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잘못된 줄 알았다.

바로잡고자, '남성'스러운 면을 죽여 나갔다.

그 누구보다 '여성'스러움을 추구함으로써.

그렇게 '상미녀'라 불리는 대형 운동 미튜버가 되었다.

평범한 여성보다 더욱 여성스러운 여성으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숨컷을 알게 됐다.

그를 알게 된 시수이는 마치 잃어버렸던 반쪽을 찾아 완전해진 기분이었다.

그녀는 '여성'스러운 숨컷을 보고 그를 자신과 똑같은 부류라 생각했다.

몸은 '남자'지만 마음은 '여자'라고.

자신과 똑같은 처지라 생각했다.

본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여 숨기고 있다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서로뿐이라고.

운명의 상대라고.

감정은 계속해서 커졌고 어느 기점으로 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은 이미 스토킹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거, 도대체 저희 집 주소는 어떻게 안 겁니까?"

"…그때, 조깅 방송에 국밥집 상호명 나온 걸로 알았습니다."

"그것만으로는 몰랐을 텐데요?"

시수이는 눈치를 보다, 말을 이었다.

"국밥집에서 기다렸다가 숨컷 씨가 들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거 따라갔습니다."

"오우, 예. 이건 좀 쎘어? 이건 좀 많이 소름 돋았다."

여자들은 시수이를 살기 담긴 눈으로 바라봤다.

"아니, 근데 도대체. 성공한 인생 사시는 분이 왜 하필이면 이런 방식을?"

"숨컷 씨라면 절 이해해 줄 거니까요."

"매우 흥미로운 견핸데."

시수이가 고갤 들어 응시했다.

"저는 숨컷 씨를 아주 잘 알아요."

"내가 돌잔치때 집은 물건이 뭔데."

"…."

"조또 모르는구만."

"아니, 알아요! 숨컷 씨! 당신 나랑 똑같잖아!"

그 말을 들은 최재훈이 표정을 구기며, 저 말의 의미를 해석한다.

아마도 정황상-

"내가 그쪽처럼 몸은 '남잔'데 영혼은 '여자'다~, 뭐 이런 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최재훈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실망시켜서 미안한데, 아니야."

비슷할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론 달랐다.

최재훈 안에 있는 건 '여자'가 아닌 남자였으니까.

설령.

안에 들어있는 게 정말로 '여자'였어도, 최재훈은 시수이와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재훈의 말에 왜인지, 여자들은 안심했다.

시수이 혼자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숨컷 씨. 괜찮아요. 응? 내 앞에서 안 숨겨도 돼. 이 봐."

시수이가 바람막이 지퍼를 내려 안의 복장을 보여줬다.

그녀가 생각하는 자신의 본모습.

'남성'스러운 모습이었다.

"나도 숨컷 씨랑 똑같다니까?"

그녀의 분위기 또한 그에 맞춰 달라졌다.

"아니, 내가 그쪽 싫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런 걸 어떡해."

"거짓말하지 마!!!"

"나 그냥 집에 갈까? 너는 그냥 니 상상 속의 숨컷이랑 대화가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당신! 여장 좋아하잖아!"

"세상에 시발."

"틀려요!?"

“도대체 시발 누가 그러디.”

"다 봤어! 당신 방송 끝나고 여장해서 방송하는 거!"

"아니 시발, 도대체 누가 그랬냐고.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그 새낀 진짜 고소한다."

"여기-"

시수이가 핸드폰을 두드리더니 무언가를 보여줬다.

"여기요!"

어떤 방송인의 다시 보기 영상이었다.

어떤 방송인이 누구냐면, 바로 '여자 숨컷'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였다.

또 어떤 싸이코가 이제는 사칭까지 하고 자빠졌고.

이 인간은 또 그걸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자빠졌는지.

최재훈의 얼탱이가 털리려던 찰나-

"어?"

뒤에서 그걸 쳐다본 최재은이 말했다.

"그거 난데."

그제야 시수이의 시선이 최재은을 향했다.

"…."

얼이 빠져서 남매를 번갈아 쳐다본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눈이 삐어야 오빠랑 날 햇갈려?"

최재훈이 비웃으며 고갤 으쓱거렸다.

그에 여자들도 남매를 번갈아 보더니-

"…솔직히 닮긴 했어."

"뭐?"

방민아가 중얼거렸다.

"재은 동생 이쁜 건 그렇다 치고. 재훈 오빠가 워낙에… 미인이니까."

여자들이 고갤 끄덕였다.

"아니, 뭐? 미인이요?"

최 남매가 질색팔색십팔색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최재훈이 중성적 미남, 미인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으니까.

"그래도 뭐. 분명 둘이 다르긴 해요. 가발 쓴다고 착각할 정도는 아니야."

그런데도 착각한 건.

시수이가 그렇게 믿고 싶어서이겠지.

"…아니, 아니야."

시수이가 부정했다.

"그러면 그건 뭔데."

"또 뭐. 여자 암컷이라도 있디?"

"아니, 당신! SGF에서 좋아서 여장 코스프레 했었잖아!"

오늘 시수이가 붙잡힌 건 SGF 때문이었다.

숨컷을 만나기 위해 SGF에 가려 했지만 일정이 꼬여 결국 가지 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오늘 숨컷의 집에 찾아온 거였으니까.

SGF에서 숨컷이 여장 코스프레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분통이 터졌던가.

"아니, 저기요. 저에 대해서 아주 잘 안다면서요. 진짜 조또 모르는데? 내가 여장 코스프레를 좋아서 했다고?"

"그럼 왜 한 건데!"

"왜 하긴, 방송 때문에 한 거지. 시청자들 좋아할까 봐."

"헛소리, 헛소리 집어쳐."

"하. 그래. 니 말이 맞다 치자. 니 말대로, 내가 너처럼 '남자' 몸에 '여자'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 치자. 그래서?"

"뭐?"

"그게 어떻게 내가 널, 니 패악질을 이해해 주는 이유가 되는데?"

"내 이야기를 듣고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니 이야기가, 그래. 딱하긴 해. 그런데, 그래서. 너한테 딱한 사정이 있다고, 니랑 같은 성향을 가진 나도 똑같이 딱한 사정에 처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니가 뭔 짓을 하든, 스토커 짓을 하든 말든 이해해 줬을 것이다. 이게, 니는 진심으로 말이 되는 논리라고 생각해?"

"…."

시수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다른 이가 저렇게 말하면 니까짓 게 뭘 아냐고 신경 쓰지도 않았겠지만.

숨컷이 저렇게 말하니-

"내가 닐 이해해 줄 줄 알았으면. 왜 도망간 건데?"

"…."

"아니, 애초에 왜 스토커 짓을 한 건데? "

흘려들을 수가 없다.

그대로 들어와 머릿속을-

뒤흔든다.

그렇게 그녀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논리와 사고가 무너지고, 드러난다.

시수이의 스토킹 행위는 결국 도착 행위에 불과했다는 것을.

시수이는 숨컷을 스토킹하며,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느끼곤 했다.

그를 지배하고 정복하고 있다는 우월감을.

그 본질은 순수했을지 모르나, 결국엔 변질되어 버린 추잡한 감정의 발로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리고, 지현 씨한테 듣자니. 무슨, 몰래 영상 찍었다더만. 뭐 찍었어요. 한 번 봐봐."

시수이는 넋이 나가, 뺏기다시피 해당 영상을 보여줬다.

해당 영상은 아래층에 있는 숨컷과 여자들이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걸로 뭐 하려고 찍었어요?"

여자와 어울리는 숨컷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에게 복수하는데 사용할 생각이었다.

최재훈은 생각해 보았다.

만약, 오늘 그녀가 잡히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언제까지 이 행위를 이어갔을 것이며.

결국 어떠한 행위에까지 이르게 됐을까.

"이래도 아직, 그쪽 스토킹 행위가 무슨 로맨틱한 애정 행각이라도 되는 것 같아요?"

시수이가 배신감과 억울함에 사무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입을 열었지만-

"…."

결국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 * *

시수이에 대한 처분과 관련해서 가장 먼저 제시된 의견.

다름 아닌 법적인 처벌이었다.

“그리 효과는 없을 겁니다.”

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방민아와 이린이 상의한 결과 그런 결론이 나왔다.

시수이가 최재훈에게 한 스토킹 행위를 정리하여.

그녀가 스토킹으로 인한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될 경우, 그에 대한 형량은 매우 가벼울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시수이가 저지른 짓이 가벼워서는 절대로 아니고.

기본적으로 스토킹이라는 행위에 대한 형량이 가벼운 탓이었다.

어이가 없을 만큼.

스토커들에게 보여줄 본보기론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제시된 두 번째 의견.

그녀의 스토킹 사회적으로 공표하는 것이었다.

그 경우.

그녀는 사회적으로 파멸에 가까운 피해를 받게 될 것이고.

미래의 스토커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도 확실한 경고가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의견.

피해자인 최재훈이 마땅한 보상을 받아야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렇게 종합한 바.

시수이가 경찰과, 본인의 채널에 스토킹 행위를 자백한 뒤 장기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과 숨컷에게 지은 죄에 대해 사죄한다는 의미에서, 숨컷의 모금에 거액을 기부함으로써.

숨컷에게 공개적으로 용서를 받는다는 걸로 결론을 보았다.

말 그대로 탈탈 털리게 될 시수이의 표정이 썩어들었지만.

최재훈 일행에게 CCTV 증거 영상이 있다 믿는 그녀는 그런 얼굴로 제안에 응한 뒤-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 시수이를 보며 최재훈은 방금 전 일을 떠올렸다.

그는 시수이를 보며, 저도 모르게 이 세계에 막 왔을 당시의 자신을 떠올렸다.

만약 그때였다면 시수이의 반응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어쩌면, 그녀에게 동조했을지도 모른다.

'남성성'이니 '여성성'이니.

과민하게 반응했던 시기였다면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수이 씨."

"…?"

최재훈은 저도 모르게 시수이를 부르고.

"…."

잠깐동안 그녀를 바라본 뒤 말했다.

"지금 그 모습, 제 생각 말해도 돼요?"

"…."

또 무슨 소릴 지껄이려고.

시수이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툭 내뱉었다.

"말해 봐요."

"멋지네."

"…."

"아, 스토킹하다 붙잡힌 모습 말하는 거 아닌 거 알죠?"

최재훈이 씨익 웃었다.

그에.

마냥 썩어 있던 시수이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고마워요."

여전히 복잡하지만, 어딘가 달라진 표정이 된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치 묵직한 바위에서, 살랑거리는 깃털처럼.

혹은, 무거운 것을 벗어던진 것처럼.

성 정체성은 최재훈이 이 세계에 온 이후로 줄곧,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주제였다.

그에 대해 생각할수록 해답에 가까워지긴 커녕 더욱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 대로 판단하고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그러자 간단해졌다.

최재훈은 고개를 돌려 일행들이 있는 방향을 쳐다봤다.

이린은 경과보고를 위해 시수이와 번호를 교환했다.

몰래 촬영한 영상을 삭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수이가 허튼 짓을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까지 탈탈 털어버린 뒤에야, 그들은 시수이를 보내주었다.

약속을 지킨 시수이의 자숙으로 비어버리게 된 어떤 '대형 합동 컨텐츠'에 숨컷이 합류하게 되는 건 나중의 이야기.

그렇게 스토커 사건은 일단락 되었고.

"아, 맞다."

최재훈이 스토커 사건으로 인해 끊긴 대화를 이어간다.

"민아 씨."

"응? 왜 오빵?"

"그, 팀에 들어오라니. 무슨 소리예요?"

"응, 아~"

씨익 웃은 방민아의 입에서 거론된 단어.

대항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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