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18화 (218/361)

218. 빨대 5

제목 : 아니 조컷 이거 ㅋㅋㅋ

내용 : [CLIP 영상] 타이밍 뭔디 ㅋㅋ

후원금 기부한다고밝히자마자 100만원 후원 나오네 ㅋㅋ

얼빠진 쉑 표정 보소 ㅋㅋ

ㄴ : 아 ㅋㅋ 백만원이나 기부에 동참해줬는데 왜 나라 잃은 표정이냐고

ㄴ : 백범 김구가 아니라 백버림 김구가 됐네

ㄴ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글쓴이 : ㅁㅊ색 ㅋㅋㅋㅋㅋㅋㅋㅋ

ㄴ : 현직 세종대왕이신가 ㄷㄷ 한글을 갖고 노시네

ㄴ : 근데 쟤 갑자기 뭔 기부임?

ㄴ 글쓴이 : ㅁㄹ

ㄴ : 뜨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이미지 관리하누 ㅋㅋ

ㄴ : 저 새기가 관리할 이미지가 어딨어 ㅄ아

ㄴ : ㄹㅇ ㅋㅋ 관리할 이미지가 없는 새긴데

ㄴ : 아니 숨컷 이미지 좋지 않냐? 그때 자기 사람인 권지현 끝까지 안고간 것만 해도

ㄴ : 원래부터 애가 좀 모자라도 사람은 착했어

ㄴ : 근데 저새기 인성은 안 터졌어도 양심이 터졌잖아

ㄴ : ㄹㅇ ㅋㅋ 저래 놓고 막판 가서 지한테 기부한다 할 것 같은데

ㄴ : 그러면 방송의신 ㅇㅈ한다

ㄴ : 줄여서 ㅄ

ㄴ : 근데 좋은일 하네

제목 : 어 뭐냐 숨컷?

내용 : 마차 그 빨대 새끼 발랐네? ㅋㅋ

얘 프로들 버스 받은 거라 하지 않았냐?

좀 치는데요?

ㄴ : ㅈ같은 빨대새끼 하나 이긴 게 뭐 대단하다고 ㅋㅋ

ㄴ : 뭐 대단한 거 맞는 것 같은데요

ㄴ : 마차 실력가지곤 뭐라 못하지 ㅋㅋ 가끔 네임드나 프로들 저격 성공해서 이기기도 하는 새낀데

ㄴ : 걔 챌 800점 챌600점 2챌 계정인데 그래서 님은 티어가?

ㄴ : 나 다이아 계정 8개정도 있는데 이거 점수 다 합치면 걔보다 높음 ^^

ㄴ : 그 논리면 니가 여덟 마리 있으면 그 아이큐 합쳤을 때 아인슈타인 아이큐보다 높으니까 니네가 아인슈타인보다 더 똑똑하다는 건데요

ㄴ : 진지하게 쟤 여덟 마리 아이큐 합쳐도 아인슈타인보다 낮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ㄴ : 300으로 아이큐키가슴크기 분배하라하면 키 가슴에 150씩 투자할 새끼..

ㄴ : 저 8개의 계정은은 부모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

ㄴ : 8_8

ㄴ : 아니 그래서 그런 마차를 숨컷이 발랐다고?

ㄴ : 걔 프로들한테 버스 받았다며

ㄴ : 바른건 에바고 그냥 팀원들한테 버스 받았나보지

ㄴ 글쓴이 : 마차랑 맞라인이긴 했어

유명해진 이후 첫 행보.

그리고 활약.

이번에 자신을 새로 알아 단순히 '텔론남'으로 알고 있던 이들에게, '숨컷'이 누구인가 확실하게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허나-

ㄴ : 얼마 모이려나

ㄴ : 500정돈 모이면 많이 모으는 거 아니겠누?

ㄴ : 적어도 챌린저에서 버스탈 실력 정돈 되는 건가?

공식 대회의 경기가 아닌.

고작 개인 방송에서의 솔랭 한 판일 뿐이었다.

확실히 전달되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괜찮다.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

현재 숨컷은 빨대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가 없는 저격 대상이었다.

그랜드마스터에서 챌린저까지.

그와 점수대를 공유하는 모든 빨대들이 그가 방송을 켜기 이전에 집결하여, 그를 저격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마치, 게임에서 비싼 아이템을 드롭하는 몬스터의 사냥터에 사람이 바글바글 모여 있듯.

그리고, 그의 점수대는 최상위권.

게임 서칭 조건을 만족하는 유저 수가 적은 만큼 저격하기는 용이했다.

그리하여 마차와의 게임 이후 다음, 두 번째 게임.

이번 역시 빨대가 저격에 성공하는 건.

최재훈이 빨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저번 판.

저격에 실패하고, 숨컷의 방송을 보며 손가락만 빨던 둘이 쾌거를 불렀다.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숨컷아 ㅋㅋ 누나한테도 텔론 함 보여줘라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참고로 누나는 성평등주의라 마차처럼 남자라고 안 봐준다ㅋ

그리곤 신나선 그렇게 말한다.

둘은 숨컷의 방송을 보며, 그를 기다렸다.

즉, 저번 게임 그의 활약상을 보았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한다.

어쩔 수 없다.

레오레에는 '재훈이'라는 속어가 있다.

탄생 일화는 이러하다.

어떤 여자는 듀오 시스템을 이용해.

남자친구에게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서포터 포지션을 맡겨 그의 실력에 합당하지 않은 티어까지 버스를 태워줬는데.

그 과정에서 남자의 실력에 불만과 의문을 품은 팀원들과 싸움이 났고.

여자가 남자를 두둔하다가-

"재훈아 쟤네 말 신경 쓰지마. 너 잘하고 있어."

라고, 저도 모르게 실명을 언급하며 발언해 버린 것이다.

이후, '재훈이'는 수동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낮은 실력을 가진 이들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굳어졌고.

레오레에서 남자=못함 이라는 공식 성립되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다.

그런 마당에 남성 챌린저 유저는 가뭄에 콩 나듯 하여, 한 번도 자신과 동격인 남성 플레이어를 만나보지 못한 두 챌린저의 선입견을.

솔랭 한 판으로 완전히 개선시키기란 역부족인 일이었다.

그녀들에게 저번 게임이 어떻게 보였냐 하면.

아주 '남성스럽게 잘 생긴' '남자'가 있다.

그가 '여자'와 싸움이 붙었는데.

맞붙은 여자가 아주 수타 반죽 마냥 쫄깃하게 두들겨 맞고 정신을 못 차린다.

그녀가 외친다.

"아악, 남자가 왜 이렇게 잘 싸워!"

그렇다면 그걸 곁에서 지켜보던 여자들은 폭소하며 말할 것이다.

"호호깔깔 저 병신 좀 보라지."

남자가 잘 싸워 봐야 얼마나 잘 싸우겠냐.

니가 병신인 거다.

남자가 잘 해 봐야 얼마나 잘하겠냐.

마차가 거품인 거다.

자신이라면 다를 것이다.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숨컷아 누나랑도 내기 조질까? ㅋㅋ

그런 근거로.

저번 게임에서 빨대들이 패배하여 거액을 잃었던 내기를 먼저 제안한다.

한달 수익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기로 판돈으로 건다?

평소 그녀들이라면 안 할.

못 할 무모한 행위였다.

그러나.

도박장에서는 화폐를 '칩'으로 대체 한다.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도박을 하는 이들의 금전 감각을 마비시켜, 거리낌 없이 돈을 걸게 하기 위해서다.

이는 실제로도 효과가 있다.

그와 같은 논리로.

빨대들은 미튜브 '1주일 치 수익'이라는 칩에 감각이 마비된다.

더군다나 숨컷에게 반드시 이길 거란 자신감이 더해져-성공할 경우 얻게 될 이익만 눈에 들어오게 된다.

"아, 안 될 거 있나."

[사람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나보네 ㄷㄷ 기부가 멈추질 않누]

[벌써 봄이 오려나 봅니다]

[무수한 기부의 요청이 ㄷㄷ]

전적으로 자업자득.

최재훈은 죄책감 따윈 느끼지 않고 선듯 받아들인다.

그들의 내기 제안을.

돈을.

그는 기꺼이 텔론을 골라줬고.

두 빨대는 환호했다.

그 중 한 명은 숨컷의 상대인 미드였다.

저번 게임을 겉핥기식으로 받아들인 그녀였다.

그렇기에 배운 게 많지 않았고.

결국 같은 절차를 밟는다.

자존심을 부리며 텔론의 카운터픽을 고르지 않는다.

'2레벨 킬각을 좀 보던데….'

텔론을 경계하긴 하지만, 그 경계하는 정도.

본인의 기준에 의거한 것이었다.

마차와 같이 말이다.

저번 게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그녀는 본인의 기준으로 '과할' 정도로 경계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적합한 대처를 취했을 것이다.

<선취점!>

"아니, 시발?"

맞아 보니 비로소 알겠다.

여자가 병신인 게 아니었다.

정말 이 남자의 주먹이 매운 것이었다.

곧바로 숨컷의 실력을 인정하고 조심하지만.

그조차도, 같은 절차에 해당되는 일이었다.

조심하려면 처음부터 조심해야 했다.

안 그래도 큰 실력 격차.

선취점을 내주자 돌이킬 수 없게 돼 버린다.

그녀에게 희망 없는 지옥이 펼쳐졌다.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점이라면-

전 랭킹 1위에게 얻어맞으며 한 수 제대로 배웠다는 점인데.

-…님이 1, 83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좋은 일에 200만원 기부하는 미튜브AGAY 잘 부탁드립니다...

그 배움의 대가가 너무 컸다.

"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자세."

다른 라인이라 배운 게 덜한 나머지 빨대의 경우엔 오죽할까.

하지만, 빨대들이 서로 탓하며 싸우는 일은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동족끼리 싸우는 분단의 아픔을 아주 잘 아는 최재훈이었다.

같은 빨대끼리 서로 싸우는 일이 없도록, 아주 골고루 두들겨 패서 동변상련의 아픔을 느끼게 해 줬다.

변명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님이 905,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미튜브 ProT

"앗 차가. 쿨한 거 보소."

[쿨하기보단 먼가 좀... 싸가지가 없어 보이네요]

[ㄹㅇ ㅋㅋ 90만원 내고 싸가지 없어 보이기가 쉽지가 않은데]

[근데 주급 상납하고 쿨하기가 더 힘들긴 해 ㅋㅋ]

[뭘 어쩌겠음 지들 업본데 ㅋㅋ]

그리하여-

찰랑!

찰랑!

보통이면 하루 내내 방송해도 모으기 힘들 거액의 후원금이 모금통을 채운다.

최재훈은 마치 대량의 경험치를 흡수하는 듯한 충족감을 느꼈고-

"아니, 실환가?"

<모금액 : 11, 317, 000원>

어느새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경험치통을 보고 충격마저 느꼈다.

[아니 뭔 벌써 1100만이 모여 ㅋㅋㅋㅋㅋㅋㅋ]

하루 평균 후원 수액은 약 50만 원이었기에.

최재훈은 모금 종료 당시 목표액을 1천500만 원 수준으로 잡고 있었다.

그런데 모금을 시작한지 하루 만에-

'아니지, 하루가 뭐야.'

거의 두 시간 만에 목표액에 근접해 버렸다.

"아니 이렇게 되면 제가 진지하게 먹튀를 고려해볼 수밖에 없게 되는데요?"

[2시간 만에 1100만원 ㄷㄷ 시급 500만 원의 사나이]

[하루에 1억2천 한달이면 3억6천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니네집 달력이 이상한 거냐 수학 선생님이 이상한 거냐 뇌가 이상한 거냐]

[한달 3억6천이면 착한 횡령 ㅇㅈ이지;]

[ㄹㅇ; 이건 마르크스도 못 참지]

최재훈은 시작부터 미쳐 날뛰기 시작한 이 기부 목적 모금 활동이.

오늘, 빨대들 역빨대.

그리고 솔랭 1위 도전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상상만 해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딱 기다려, 츄디파이.'

[빨대 코인 달달하네 ㄷㄷㄷㄷㄷㄷㄷ]

"아니, 그러니까. 너무 달달해. 너무 달달해서 다리가 달달달 딸릴 지경이야. 제 모금함 더 이상 빨대 코인 없인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돼 버린 것 같은데요?"

하지만-

최재훈의 첫 번째 캐리가 우연이라고 칠 순 있어도.

그게 또 한 번 반복되면- 무언가 느낄 수밖에 없을 터였다.

당장 채팅창만 봐도 알 수 있다.

[와 근데 이판으로 숨컷 실력 팩트인거 밝혀졌네]

[숨컷 프로한테 버스 받았다던 새끼들 누구야!]

[나 소문 퍼뜨린 장본인인데 숨컷이 게임 너무 잘해서 프로들이 한 수 배우려고 '버스'를 선물했다는 소리였다 ㅇㅇ;]

[아 ㅋㅋ 버스 받았다는 게 그 받았다는 거였냐고]

[버스의 주인 숨컷 ㄷㄷ 줄여서 ㅄ숨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숪컷!]

처음 캐리를 보았을 때, 그들은 어느 정도 혹했고.

지금 두 번째 캐리를 본 순간.

그들은 인정했다.

숨컷, 그의 실력이 사실임을.

그의 업적, 플래티넘에서 챌린저를 1주일 만에 갔다는 말도 안 되는 업적이 사실임을.

그런 숨컷에게, 빨대들이 계속해서 빨대질을 시도할지언정.

더 이상 내기를 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재훈은 비어버린 꿀통을 바라보는 곰돌이 후의 심정을 느꼈다.

이 꿀.

계속 빨 방법이 없을까?

"아."

그때, 빨대들의 태도가 떠오른다.

자업자득에 의해 반 강제적으로 거액을 기부할 때, 자신의 방송을 홍보하며 위안 삼던 그들의 모습을.

그걸 이용한다면?

"아, 여러분. 이렇게 뜨거운 성원 보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특히-"

최재훈이 후원 내역을 켰다.

그리고 내기에서 진 빨대들을 닉네임과 후원 액수를 열거하며-

"솔선수범해서 쾌척해 주신 우리 빨대 여러분께 감사와 존중을 표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속되게, 빨아주기 시작했다.

예로부터 지갑을 여는데 그만한 일이 없었다.

최재훈의 빨대가 불을 내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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