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15화 (215/361)

215. 빨대 2

(제목 : [마차] 숨컷 빨대 꽂기 성공)

그러자, 시청자수가 급상승한다.

비추천 수와 함께.

[숨컷이면 그 텔론남?]

[아니 이 빨대새끼 숨컷한테까지 ㅈㄹ한다고?]

[남자한테 그 ㅈㄹ하면 안 쪽팔리냐 진짜?]

[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닷지해그리고나가뒤져]

[아 숨컷한테 찍접대지마 쓰레기새끼야]

"찝쩍대진 않고."

그녀는 욕설로 가득 차는 채팅창을 보며 흡족하게 웃은 뒤.

옆에 켜 놓은 숨컷의 방송을 보며 말했다.

"빨대 좀 꽂을게."

* * *

[아니 적팀에 마차 빨대새끼 잡혔잖아 ㅋㅋ]

[큐 가리라니까]

[에휴 또 방송 분위기 곱창나겠네 ㅋㅋ]

자신의 이름을 팔아먹어 유명세에 기생하겠다는 일념 하에.

자신을 저격하고, 괴롭히고, 굴욕을 안겨줘 그 반응을 영상으로 올리려 하는 빨대.

그 누가 달가워하겠는가.

빨대는 당하는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기생충 같은 존재였다.

만약에 빨대가 상대방에게 굴욕을 느끼게 하여 그 자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목적에 달성하기라도 하는 순간.

그 방송은 단번에 곱창집이 돼 버린다.

-팀원 1 : 오 ㅋㅋ 나이스 숨컷

-팀원 2 : 여러분 미튜브 '넉구리' 구독 ㄱㄱ

-팀언 1 : 재훈아 누나가 캐리해줄테니까 핸들 꽉 잡아라 ㅋㅋ

[아니 ㅋㅋ 팀에도 두 마리 있네]

[한 판에 빨대가 세 마리 ㅋㅋ]

[동탄 스타벅 빨대도둑 숨컷 ㄷㄷ]

[걍 닷지하자 조컷아 ㅇㅇ;]

[나 오늘 니 방송 보려고 대학교 재수했다 빡종하면 내 인생 망한다...]

[아직도 본인의 인생이 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ㄷㄷ]

[저렇게 긍정적인거 보니 인생 망해도 잘 살 듯 ㄷㄷ]

커지는 염려의 목소리.

하지만.

최재훈으로선 빨대들이 마냥 반가울 따름이었다.

그들이 자신에게 '굴욕'과 '스트레스를 주려면 일단 자신을 실력으로 압도해야 할 텐데.

그런 일은 없을 거니까.

저 기생충들의 이빨은-

아니지.

독버섯들의 독은, 자신에게 통하지 않는다.

지금 그는 매게임마다 최대한 많은 영향력을 얻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다른 방송인들과 상호작용을 하면 베스트겠지만-

방송인들은 그를 저격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그가 방송인들에게 저격을 장려하기엔, 팬들인 프로에게 버스를 받았다는 헛소문이 돌고 있었다.

또 팬들한테 저격시켜다가 버스 태워 달라고 한다는 소리를 들을 공산이 높았다.

그런 상황에서.

저, 빨대들만큼은 자유롭게 저격을 할 수 있었다.

최재훈이 큐를 안 가림으로써 간접적으로 저격을 허락해도.

그 상대가 빨대인 이상 엮여서 스캔들이 될 가능성도 없다.

결국 빨대들은 지금 이 상황에서 최재훈이 운용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유용한 도구.

독이 제거된 맛있는 버섯인 것이다.

챌린저 빨대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게 못 된다

이 판에만 버섯 네 개.

심지어 그 중 하나는-

'마차, 그놈을 여기서 만나네.'

대왕 버섯이었다.

놈들은 되도록이면 자신이 활약하고.

저격 대상은 굴욕을 느껴 격한 반응을 보인 게임의 영상을 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올릴 수밖에 없겠지.

'내가 지들 바르는 영상을.'

이번 1위 도전으로 종결될, '남자가 게임을 잘함?'논란을.

생각보다 더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종결 시킬 수 있게 됐다.

'지금 마차 그놈이 내 영상 올리면 조회수가-'

최재훈은 곧 얻게 될 부가 수익을 떠올리고 미소 지었다.

* * *

-팀원 1 : 숨컷아 누나들 텔론 함 보여줘라

-팀원 2 : 누나들이 텔론 승률 올려줄게

"오, 그렇지."

마차가 저격을 위해 옆의 서브 모니터에 띄워 놓은 숨컷의 방송.

그를 통해 엿보고 있는, 숨컷 팀의 채팅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다름 아닌 '텔론남'이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그다.

게다가-

"텔론이 주캐라 했었지 아마?'

그런 그의 텔론을 무참히 짓밟는다면?

"크~"

그림이 아주 좋았다.

마차는 이번 영상이 역대급 대박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기도했다.

부디 숨컷이 자신을 위해서라도 텔론을 골라주길.

화면속 숨컷이 채팅을 보고 피식 웃은 뒤.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야, 빨대들."

눈이 마주친 것 같은 착각을 받은 마차가.

빨대들이.

몸을 흠칫 떨었다.

"보고 있지? 그렇게 엉님 텔론이 보고 싶더냐?"

하지만 그것도 잠시.

피식 웃고는 키보드를 두들긴다.

-팀원1 : ㅋㅋ 네

-팀원2 : 누나한테 함 보여 주라 ㅋㅋ 닳는 것도 아니잖아-팀원1 : ㄹㅇ ㅋㅋ 비싸게 굴지 마셈 코스프레도 했으면서

빨대의 본연에 충실하여 거침없이 무례한 태도에 숨컷은 가소롭다며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가정교육 스타벅에서 받은 빨대 새끼들 아니랄까봐. 말하는 꼬라지 보게. 기본이 안 돼 있어. 아니지. 스타벅 직원 분들이 얼마나 친절한데. 그냥 니들이 호로 빨대인 걸로 하자. 모르는 것 같으니 엉님이 다시 알려줄게. 사람한테 부탁할 때는 정중하게, 진심을 담아서 성의를 표현하는 거야. 오케이? 다시 해 봐."

-팀원1 : ㅋㅋ 참나 부탁합니다~

-팀원2 : 부탁함 ㅋㅋ

-팀원2 : 만족함? ㅋㅋ

"너희를 어쩌냐. 진심을 담아서 성의 표현을 해 보라 했는데, 만족함? 이 지랄 하고 있네. 그게 너희 최선이야? 빨대라서 뇌도 지갑도 인성도 그냥 다 텅텅 비어 있는 거야? 이거 말하는 거잖아."

숨컷이 검지와 엄지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너희 지능 때문에 걱정돼서 그런데. 이 동그라미, 빨대 아닌 거 알지? 뭐 말하는 건지 알지?"

[달라고 오천원]

[아니 ㅋㅋ 빨대새끼들 정신 못차리네 ㅋㅋ]

[ㄹㅇ ㅋㅋ 쳐맞고 삥뜯기고]

[돈 받고 빤스런치면 완벽할듯]

-팀원1 : 아니 ㅋㅋ 돈을 내놓으라고?

-팀원2 : 웃기는 놈이네 ㅋㅋ

"아, 싫으면 말던가~ 니들만 내 텔론으로 조회수 못 뽑아먹는 건데. 난 아쉬울 거 없어~"

-SYTIC1055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에휴 옛다

-AYAYA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됐냐?

"아니, 진심이야? 만 원? 야… 양심이 뒤져도 너무 뒤졌다. 니들은 양심도 빨대마냥 텅텅 비었냐. 왜 그렇게 공허한 삶을 추구하는 거야."

-팀원1 : ? 아니 줘도 ㅈㄹ임

-팀원2 : 미쳤나

숨컷이 한쪽 손으로 눈을 가린 뒤, 반대쪽 손을 내밀곤 말했다.

"아, 됐고. 오만 원 달라고 그냥."

머지않아 숨컷의 픽 차례였다.

이러다 정말로 텔론을 고르지 않기라도 하면-

마차는 답답해서 보다 못해 움직였다.

-003002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됐죠?

"크, 역시. 어? 우리 마차가, 어? 그나마 빨대들 중에서 급이 좀 있네."

전혀 연관이 없는데도 눈치 빠르게 알아본 숨컷이, 화면 너머의 마차를 보며 피식 웃었다.

마차는 왠지 그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불쾌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 게임으로 만든 자신의 영상에서.

저 남자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그 영상의 조회수가 얼마나 될 지를 상상하니 곧바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그녀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음으로써 벌써부터 승리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보고 좀 배워라 임마. 같은 빨대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나냐. 그러니까 니들이 못 뜨는 거야. 야 어쨌든."

숨컷이 텔론을 올려놓은 뒤 말했다.

"선심 써서, 골라줄게. 텔론.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 니들 계속 나를 버스 태우겠느니 뭐니 하고. 마차도 내 텔론 바르고 미튜브 각 잡을 생각에 싱글벙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에 니들은 오히려 나한테 버스 타고, 마차가 나한테 발린다?"

그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니들 미튜브 채널 일주일 동안 나오는 수익, 좋은 일에 쓰는 거. 어때?"

그가 화면에 있는 모금함을 툭툭 가리켰다.

[캬 ㅋㅋ]

[수금형 기부꾼 ㄷㄷ]

[공격적인 모금 ㄷㄷ]

-팀원1 : ㅈㄹ ㅋㅋ

-팀원2 : 좋은 일 니 많이 하시고요~

그러자 숨컷이 피식 웃었다.

현재 그를 남자라 얕보고 있는 사람들은 자존심을 자극 당하지 않고 배길 수가 없는 웃음을.

"남자한테 쫄았냐? 시청자들 보는 앞에서? 이야, 역시 빨대. 어? 가오도 텅텅 비었어."

뻔하기 그지없는 도발이었지만, 그를 남자라고 무시하고 있는 그녀들로선 당할 수밖에 없었다.

-팀원1 : 그럼 니가 지면 어쩔 건데?

"내가 지면?"

숨컷은 잠깐의 고민 뒤 말했다.

"내 미튜브 일주일 수익- 아니지. 한 달 수익 삼등분해서 니들 방송에 후원할게."

그 말을 들은 빨대들은 곧바로 그의 미튜브를 확인해 보았다.

하루에 영상은 세 개가 올라오고.

영상마다 조회수가 최소 10만은 된다.

최소 천만 원의 수익이 나올 터였다.

그걸 삼등분해서 받을 수 있다고?

자신들이 내기에서 패배할 거라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 그녀들의 눈이 탐욕으로 빛났다.

-팀원1 : ㅇㅋ

-팀원2 : ㄹㅇ 기부천사네 숨컷ㅋㅋ

-팀원1 : ㄹㅇ ㅋㅋ

숨컷은 겨우 웃음을 참으며-

"마차, 니는?"

마차의 미튜브 일주일 수익.

역시 수백 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녀 역시-

-003002 님이 1,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 ㄱ

자신이 질 거라 추호도 생각하지 않고.

탐욕으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오케이~"

그러자, 비로소 최재훈도 웃었다.

빨대들과 똑같이.

그리곤-

-칼에 살고….

텔론을 픽했다.

[아니 뭐해;;]

[숨컷아 진짜 이건 아니다]

[빨대새끼들이랑 약속 아무도 신경 안 쓰니까 그냥 지금이라도 닷지해]

더욱 더 커지는 염려의 목소리.

그걸 본 빨대들이 어림도 없다며-

[이미 영상 찍고 있어~]

[우리랑 약속한 게 문제냐? ㅋㅋ 시청자들 앞에서 약속한 게 문제지]

그런 채팅을 치고 있던 와중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채팅창에 그 자음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빨대들이 흠칫한다.

뭐지?

[이걸 낚이네 빨대 새끼들 ㅋㅋㅋㅋㅋㅋ]

[낚시 손맛 묵직~한 거 보소]

[낚싯대를 던졌는데 왜 돼지가 잡히누 ㅋㅋ]

[돈에 눈 먼 탐욕스러운 돼지련들 컽!]

[성차별에 눈 먼 새끼들 컽!]

[일주일 식비 압수!]

[숨컷이 주도하는 기부문화 ㄷㄷ]

여태껏 입 다물고 있던 '기존 시청자'들이 참다못해 터뜨린 것이었다.

기존 시청자들로서 숨컷의 실력을 알고 있는 그녀들은 지금 이 상황이 마냥 우스웠다.

"아니, 이 인간들 계속 입 닥치고 있다가."

입을 열어줘야 할 땐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입을 다물어줘야 할 땐 입을 연다.

최재훈은 누군가의 파멸을 보는 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인 양 행동하는 그들이 얼탱이가 없었다.

그걸 모르는 나머지 이들은 영문 모를 찝찝함 속에서 픽벤을 진행했고.

그렇게 마차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미드로, 숨컷의 맞라이너였다.

즉, 후픽으로써 텔론의 카운터 챔피언을 고를 수 있었다.

-폭력은 모든 것을 해결….

하지만 그녀는 카타린나를 골랐다.

텔론과 같은 암살자이며, 상성 상 동등한 챔피언이었다.

'그래야 실력 차이가 부각되니까.'

그러자.

피식.

숨컷에게서 그런 소리가 새어나왔다.

마치, 마차의 속내를 읽고 가소롭다며 비웃기라도 하듯.

그에 마차도 역시-

피식.

가소롭다며 똑같은 소릴 낼 뿐이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그러한 당당한 태도에 스믈스믈 올라오는 '설마?'라는 불안감을 담배 꽁초마냥 짓밟으며.

이내 게임이 시작되고, 로딩창에 진입하자-

-003002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미하~ 여러분 저 마차 무려 ㅋㅋㅋㅋ 플래티넘에서 챌린저까지 1주일 만에 도달했다는 ㅋㅋㅋㅋ 숨컷을 상대해 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휴 떨려 ㅋㅋㅋㅋㅋ

빨대를 꽂는다.

본격적으로 상대방에게 굴욕을 안겨줄 준비를 한다.

'일단 2렙 킬각 보려고 무리하는 거 역으로 한 번 따 주고….

그녀는 숨컷을 최대한 무참히 짓밟을 수 있는 계획을 세워나갔다.

그 계획이 가져다 줄 결과를 상상하며 미소 지었다.

머지않아-

-미니언이 생성되었습니다.

억제기로부터 생성된 미니언이 느리지만 착실하게 움직였다.

가장 공격로가 짧은 미드인 숨컷과 마차의 시간은 다른 라인보다 조금 더 빠르게 흐른다.

그러니 만큼-

"…어?"

마차의 죽음은 더더욱 빠르게 느껴졌다.

피식.

이번에도 숨컷에게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마차는 이번엔 똑같은 소리를 돌려주지 못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