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10화 (210/361)

210. 중고 신입PD 삼컷 2

[와! 숨컷 아니고 삼컷!]

[뭐지 누가봐도 숨컷이랑 다른사람인데 왜 착각했지 ㄷㄷ]

[죄송합니다 잘못들어왔네요 저희 그냥 나갈게요]

"아, 괜찮습니다. 죄송하실 것 없습니다. 제가 오늘 방송이 처음이라 잘은 모르는데, 그래도 숨컷 그분은 아네요. 그분, 쌉 월클이잖아요."

[일단 지금 숨컷 아니고 삼컷님 보면서 든 생각인데 정신병이 월드 클래스긴 해요]

[방송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셔서 그런지 어디서 허위정보를 주워오셨네요]

[숨컷 그 사람 월클이 개소리를 잘해서 월월 클레스라고 하는 겁니다]

[괜히 님도 비슷한 닉네임 쓰면 싸잡혀서 ㅄ소리 들을 수 있으니까 빨리 닉변하세요 쌊컷은 어떠신가요]

[8000]

"아닌데요. 제가 들어 보니까 잘생기고, 요리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뭣보다 게임을 아주 쌉 잘해 가지고. 페이스가 업계 1위인 이유가, 숨컷이 레오레 프로판에 진출을 안 해서라던데요?"

[그사람 프로판 진출은 몰라도 프로판가스는 마신 것 같던데요 지금 그거때문에 뇌손상 온 것 같음]

[삼컷 신입 PD님 지금 페이스 비하 발언 하신 건가요?]

[속보) 숨컷 아니고 삼컷日 페이스 자기보다 못하다]

[속보) 숨컷 아니고 삼컷日 페이스 나부랭이가 1위 타이틀 들고 다닐 수 있는 건 자기 덕분이다]

[속보) 숨컷아니고 삼컷日 페이스가 1위로 있는 렐 프로판 수준 쓰레기다]

[속보) 숨컷믐 '그 숫자' 언급]

[믐은 또 뭐야]

[저거 한자 어케 하는지 모르겠어]

[아니 ㅋㅋ 혜민이들 한자 쓰는 법도 모르는 거 실환가]

[凸이거나 드셈 ㅋㅋ]

[ㅁㅊ 어케함]

"아~ 자, 자. 여러분. 진정하세요. 이해했습니다. 아주 잘 알았습니다. 여러분이 숨컷, 그 대단한 방송인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고 간절히 원하는지. 숨컷 님을 모르고, 숨컷 님이랑 전혀 관련이 없는 저, 삼컷도 감동 받을 정도입니다."

[일단 또라이라는 범주로 묶여 있는 것 같긴 한데요]

[삼컷님 꼴값 그만 싸고 숨컷 데려와주실래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숨컷. 그분 방송 접으신다 하시더라고요. 그 뭐냐,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명예 교수직을 제안 받았다면서."

[명예 교수직이 아니라 정신병학과 연구자료로 팔려나간 거 아닐까요]

[나 존스홉킨스 의대 정신병학과 2학년 3반인데 어제 새로운 연구자료 들어오긴 했어]

[선생님한테 물어보자]

[숨컷 모르고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요]

"하지만, 여러분. 혹시나 모릅니다. 여러분이 숨컷을 원하는 그 간절한 마음! 팬심! 사랑! 애정! 존경! …원. 그 모든 걸 담아서, 숨컷 님을 부른다면?!"

[이 새기 중간에 뭐라 중얼거리지 않음?]

[후원이라 한 것 같은데요]

[미쳤나봐 진짜]

[6000]

"정말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원이 숨컷 님에게 닿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찰랑.

-…님이 1,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저 숨컷 님한테 후원으로 제 진심을 전달하고 싶은데 ㅠㅠ 한 3000만억 정도 ㅠㅠ? 그런데 숨컷 님이 방송을 접으셔서 너무 슬퍼요 ㅠㅠ

"아니! 그런 딱한 사연이 있을 수 있나.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쇼. 여러분들의 정성과 사람이 담긴 후원! 일단 제게 주시면, 저 숨컷이! 알아서 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앗 이 새끼 '저 숨컷'이라 했다]

"하하, 아닙니다. 제 이름이 숨컷 님이랑 비슷하고, 또 목소리가 숨컷 님만큼 멋져서 착각을 하셨나 보네요."

찰랑!

-…님이 18, 180원을 후원했습니다.

=[CLIP 영상]

>일단 제게 주시면, 저 숨컷이! 알아서 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아, 저 봐! 삼-컷! 이라 하잖아요."

[???]

[정보) 청해 능력은 뇌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ㅋㅋ 그러면 ㅇㅈ이지]

[(노랭이가 걱정하는 이모티콘) 선생님 혹시 밖에서도 쌉소리를 지껄이시다가 뺨을 맞고 고막에 문제가 오셨나요?]

[4000]

"내가 뭐랬어. 여러분들이 잘못 들은 거- 아니, 죄송하기까지야. 괜찮아요. 용서해 드릴게요. 우리 사이에, 이 정도야."

최재훈이 캠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참고로, 제가 가면 쓰고 있어서 안 보이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지금 양쪽 눈으로 번갈아가며 윙크했습니다. 각각 용서와 사랑을 담아서."

[참고로, 제가 모니터 너머에 있어서 안 보이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지금 쌍뻐큐 했습니다 각각 ^^ㅣ발과 분노를 담아서]

[착란 환각 환청에 얼굴근육 경련까지 ㄷㄷ 이거 다 뇌에 문제 있다는 신호 아니냐]

[제발소통해줘제발우리가하는욕을들어줘제발소통해줘제발우리가하는욕을들어줘제발소통해줘제발우리가하는욕을들어줘제발소통해줘제발우리가하는욕을들어줘제발소통해줘제발]

[공대장님 이 새끼 딜이 안 들어가요 버그 걸렸나봐요]

[ㄹㅇ 'BUG' 그 자체]

"하…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저, 삼컷. 숨컷 님을 향한 여러분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인 것 같군요."

하….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긴 했어요. 여러분들의 숨컷 님을 향한 사랑과 존경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도, 대신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꺼지셔도 될 것 같아요 아 너말고 숨컷이요]

[삼컷아 보니까 너가 숨컷보다 괜찮은 것 같다]

[ㄹㅇㅋㅋ 숨컷 그 새끼 요즘 슬슬 질리더라 퇴물새끼]

[2000]

찰랑!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자 여러분 다들 조컷은 잊고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숨컷 보러 오신 시청자분들 빨리 나가세요 숨컷 방송 접으니까 팔로우 구독 다 삭제하고 관심 끄세요

"여러분. 포기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지금부터 다 같이, 숨컷 님을 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숨컷님을 사랑하는 만큼, 존경하는 만큼. 보고 싶은 만큼! 간절하게! 진심으로 소리 높여서! 자, 다 같이- '숨컷! 우리가 미안하고 사랑해! 뭐든 해 줄 테니 제발 돌아와 줘!'"

[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숨컷죽어]

[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숨컷싫어요]

[제발 미련을 버리고 사라져 구세대의 망령!!!]

"숨컷 조까 삼컷 좋아님이 사만, 사천, 사백, 사십 원을 후원했습니다."

"지옥으로 사라져, 숨컷!"

"숨컷 님!!! 이 목소리가 안 들리시나요!!! 이렇게 많은 팬들이! 숨컷 님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어!!! 아니!!! 당신은!"

그때 화면 속 삼컷이 경악하며 어딘가를 쳐다보더니-

캠이 쓰러지고, 화면이 돌아간다.

그리고 찾아오는 암전.

무언가를 암시하는 극적인 연출에 시청자들이 반쯤 미쳤다.

[아니 ^^ㅣ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련인가 진짜 ㅋㅋㅋ]

[제발 지랄하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컷 않되!!!!!!!]

[가지마!!!]

[1000]

이내, 다시 켜지는 캠 화면.

옆으로 쓰러져 돌아가 있는 그 화면이 일어선다.

그렇게 원래대로 돌아온 화면에 가면을 벗은 삼컷-

아니.

숨컷이 서 있었다.

삼컷과 다른 후드티를 입고 있는 그의 머리카락은 땀(방금 지가 머리 위에 뿌린 물)로 흥건했다.

허억.

허억.

그는 마치 '나 어딘가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왔소.'어필이라도 하듯, 작위적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가-

"여러분의 절대로 절 잃을 수 없다는 간절한 목소리, 마음."

씨익 웃으며 고갤 끄덕였다.

"제게 닿았습니다."

[으아아아악^^ㅣ발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

[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제발 뒤져]

[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

[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미칠것같애]

[삼컷!!!!!!!!!!!!!!!!]

[삼컬 돌려내 이^^ㅣ발 살인마 퇴물새끼야!!!!!!!!!!!]

그 감동적인 연출에 시청자들이 자지러졌다.

"삼컷 님의 말대로 명예 교수직을 제안 받고 존스홉킨스 의대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려던 찰나…."

그가 젖은 눈으로 캠을 향해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제 발을 멈춘 건 다름 아닌 여러분들의 목소리였습니다."

[(파랭이가 손 들고 질문하는 이모티콘) 심장은 어케 멈추나요?]

[(파랭이가 손 들고 질문하는 이모티콘) 선생님 존스홉킨스 의대가 어딨는지는 아시나요?]

"존스홉킨스에 있겠지 뭐. 아님 말고."

[아니 ㅋㅋㅋ]

[야님코고]

[와 ㄹㅇ;; 살인마렵네]

[삼컷님 ㅈㄹ 그만하시고 빨리 가면쓰세요 ㅋㅋ]

[ㄹㅇ ㅋㅋ 삼컷 이 새끼 숨컷 닮았다고 숨컷 사칭하네]

[삼컷님 벌서 그립읍니다...]

[700]

최재훈은 채팅창을 보며 피식 웃더니-

"어쨌거나, 예. 여러분. 옐로TV 경력 신입 PD 숨컷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재훈의 쌉 난리에도-

아니.

쌉 난리 덕분에.

어색한 재회의 순간은 아주 유쾌하게 이루어졌다.

채팅창이 [ㅋ]뿐만이 아니라 욕설로도 도배됐지만, 반응은 실로 흥겨웠다.

바야흐로 광란의 현장, 축제의 분위기랄까.

그때-

찰랑!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100

"응?"

아까부터 드문드문 보이던 정체불명의 숫자.

저게 도대체 뭔가 싶던 그때.

[속보)옐로TV 리치TV 시청자 추월]

그러한 내용의 채팅들이 일제히 채팅창을 가득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카운트다운이면서, 격차였다.

인터넷 방송 실시간 시청자 집계 사이트에 표시되는, 옐로TV와 리치TV.

두 플랫폼 간의 시청자 격차.

동결되어 있었던 그 격차가 최재훈이 방송을 켜자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의 방송 시청자 수가 피크를 찍은 지금 이 순간.

옐로TV는 마침내 리치TV를 넘어선 것이다.

현재 옐로TV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 사실을 진심으로 기꺼워하며 축하하고, 자축했다.

잠시 뒤, 리치TV가 다시 옐로TV를 추월해도 실망하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원한 건 가능성이었으니까.

사람들은 옐로TV가 '살아났다'여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옐로TV에 비로소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아주 오랜만에.

기존 옐로TV의 삭막한 모습을 기억하던 이들은 그 생기에 취했다.

기존 옐로TV의 삭막한 모습을 모르던 이들도, 그 생기에 취한 이들이 자아내는 활기에 취했다.

최재훈 또한 마찬가지로 그걸 느끼고 있자니-

-나카무라 이츠키 님이 1, 0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

-장혜환 님이 1, 0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젠장 믿고있었다고

-박연우 님이 1, 0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거, 방송 흥하십쇼

[젠장 숨컷 믿고 있었다고!]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옐로TV의 영웅 숨컷!]

[점마들 저거 숨컷 이름만 나오면 배신자라며 경기 일으키던 새기들 아니누]

[넌 영웅이야 숨컷!]

[노란잎 마을 ㄷㄷ]

[이걸 심폐소생에 성공하네 ㄷㄷ]

방송인들이.

시청자들이.

그를 인정한다.

이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라고.

방송인이라고.

그를, 방송인으로서 인정하고 존중을 표해 온다.

그에, 최재훈은 큰 게임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

뇌에 사이다를 들이부은 듯 시원한 쾌감을 느꼈다.

자신이 방송인으로서 잘해 나가고 있음을 남들에게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성취감, 인정 욕구 충족에서 비롯된 쾌감이 그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그 엄청난 쾌감은 서서히,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최재훈은 다시 한번.

더욱 거대한 성취감과 인정 욕구를 가져다 줄 다음 목표에 눈을 돌린다.

멸망전.

그게 개최되기 전까지.

그에 걸맞은 방송인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로.

그 목표를 위해 최재훈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이번 방송 미션으로 내세우기도 한 그것은 바로 '랭킹 1위'달성이었다.

최재훈은 시청자를 확인했다.

옐로TV 추월 카운트다운을 하기 위해 자신의 방송에 모이기라도 했던 건지.

3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시청자는-

<15, 337명>

까지 줄어들었다.

기존 평균 시청자 5천 명인걸 감안하면 역시 엄청난 수치지만.

이는 SGF와 이번 옐로TV 엑소더스로 낀 거품이었다.

약 한 달 뒤.

멸망전 개최 시기에 가서 어떻게 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이 거품에 만족할 게 아니라.

이 거품을 활용해야 한다.

[야 그래서 오늘 방송 여까지임? 아니면 계속함?]

"당연히 계속 하죠. 오늘 꽤 밤늦게까지 달릴 예정입니다."

[오 ㅋㅋ]

[아 ㅋㅋ 이렇게 또 내 공부를 방해하겠다 선언하네]

[숨씨 ㅋㅋ 나 자격증 시험 떨어지면 내 인생 책임져 줄 거야? ㅋ]

피식 웃은 최재훈의 눈에 어떤 채팅이 들어왔다.

[그래서 그 1위 미션은 어떻게 되는 거임? 진짜로 하는 거?]

"예, 당연히 진짜로 하는 거죠."

[언제 부터 하는 거임?]

"언제부터긴요."

그는 곧바로 레오레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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