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09화 (209/361)

209. 중고 신입PD 삼컷 1

최재훈의 이적으로 완성된 옐로TV의 계획.

그로 인해 양측 플랫폼에 일어난 결정적인 변화.

다름 아닌 전 옐로TV PD들의 귀환-

옐로TV 시청자들이 이르길 단체 '역수입'혹은 '역배신'이었다.

나카무라 이츠키.

박연우.

장혜환.

옛날 3대장을 따라 리치TV로 향했던 PD들.

그들이 숨컷을 따라온 3대장을 따라, 엘로TV로 되돌아왔다.

수만에 달하는 그들의 팬, 시청자들과 함께.

옛날.

아무것도 없는 공터였던 리치TV의 부흥을 이끌었던 그들. 그 주역의 이탈로 인한 타격은 당연히도 심대했다.

옐로TV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준비해두었던 무기를 하나 더 꺼냈다.

리치TV의 일부 대기업 스트리머들의 영입이었다.

[방송인 꿉으로 흥하고 방송인 꿉으로 망하누 ㄷㄷ]

[꿉께서 향하시는 곳에 꿉의 의지 있으리]

[꿉이 뭐임?]

[꿉도 모르면서 왜 대한민국 삼?]

[학교에선 안 알려주더라고요 ㅎㅎ;;미친련아]

[꿉=빼먹다]

[그럼 날씨가 꿉꿉하다는 건 뭐임?]

[빼먹기 좋은 날씨라고]

[아니 그럼 구두굽은]

[구두를 뺏어 신다 신데렐라 이야기네요]

[난 지금까지 한국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건가?]

[박연우를 알고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옐로TV가 공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와중에도

리치TV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대가를.

숨컷의 이탈로 인해 떠나는 마음을 붙잡을 방법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들은 이번 일에 대한 확실한 조치를 약속하며 남아 있는 마음이라도 달랠 뿐이었다.

그러한 양측 플랫폼의 분위기 변화는 숨컷의 이적 발표 직후부터 시작되어 지금이 되자 표면상에 드러날 정도로 명확해졌다.

이적 발표 다음날 오후.

리치TV는 장례식 분위기였다.

그리고-

옐로TV는 축제 분위기였다.

돌아온, 새로운 방송인들이 몰고 온.

돌아온, 새로운 시청자들로.

그리고 기존 시청자들.

고인물을 넘어선 썩은물인 옐로TV의 기존 시청자들은 폐쇄적이고 또 거칠어서.

새로이 유입된 시청자들에게 경지에 이른 개지랄로써 텃세를 부리고 배척해서 쫓아내는 걸로 유명했다.

그런 그들이-

[이 새끼들 오늘 왜 이럼?]

[제가 들었는데 시청에서 단체 중성화 수술 진행했다네요]

[ㄹㅇ; 야생성 거세된 개새끼들 다 됐누]

[옐로TV 시청자분들 들었던 것 만큼 쓰레긴 아니네요]

[느금띠]

[광견병 치료는 안 했누]

아주 놀랍게도, 새로운 시청자들과 옐로TV를 배신했었던 동지들에게 텃세를 부리는 등의 쌉지랄을 하는 일은 없었다.

평소 그들의 유입을 향한 배척은 어떻게 해도 결국 옐로TV가 망할 거라는 체념의 발로였다.

그렇다.

옐로TV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이들조차도, 이번 일로 긍정적인 관심과 기대를 품게 된 것이다.

국내 인터넷 방송 시청자 집계 사이트의 꺾은선 그래프 통계에 격변이 일어났다.

미튜브, 옐로우TV, 리치TV로 구성된 기존 3색 무지개의 높이가 낮아졌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리치TV의 보라색이 가장 크게 낮아졌으며.

다른 무지개들을 흡수하여 새로 떠오른 노란색 선과 인접하게 되었다.

그 간극은 매우 협소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옐로TV가 정말로 벌써 [리치TV 컽!]이라 할 정도가 된 건 건 아니었다.

이번 일로 아무리 옐로TV가 부상하고 리치TV가 추락했다지만.

짧지 않은 그간의 세월 동안 벌어진 격차는 단번에 좁혀질 게 아니었다.

옐로TV가 리치TV를 다시 추월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건 훗날의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도대체 뭐냐.

뭐든지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다.

한 번 대차게 말아먹었다가 부활을 꿈꾸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두 번째 첫인상은 더더욱 그렇다.

지금의 옐로TV는 '오픈빨'을 받고 있었고.

옐로TV는 그 오픈빨에, 전략적 집중을 더하여 한 순간이라도 리치TV의 시청자 통계를 넘어설 생각이었다.

그 순간을 '부활의 신호탄인가, 몰락의 신호탄인가. 옐로TV 시청자 리치TV 추월!' 따위의 기사로 냅다 박제해서.

대중들에게 옐로TV의 부상과 리치TV의 몰락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대형PD들의 방송 시간을 맞춰줄 것을 요청했고, 지금의 기록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부족했다.

하지만 괜찮다.

결정적 한 방이 남아 있었으니.

제목 : 구라치지마 ^^ㅣ발련들아

내용 : 뒤질래?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여?

ㄴ : ㅋㅋ 어떻게 알았지

ㄴ : 뭔 얘기하는 거임?

ㄴ :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ㅄ아 공감을 해 주란 말이야

ㄴ : 엌ㅋㅋㅋ도대쳌ㅋㅋㅋㅋ떻게알았놐ㅋㅋㅋㅋㅋㅋㅋ시발련ㄴ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 미치광이에게 공감하는 자 미치광이가 된다 ㄷㄷ

ㄴ 글쓴이 : 아니 ㅄ들아 이거

ㄴ 글쓴이 : [사진]

ㄴ 글쓴이 : 말이 되냐? 옐로TV랑 리치TV 시청자가 겨우 이만큼 차이나는 게?

ㄴ : 그러니까 이 글 제목이랑 내용 해석하면 옐로TV가 다시 흥해서 기쁘고 축하하다는 거죠?

ㄴ : 부모님 생일잔치때마다 난리 나겠누

ㄴ 글쓴이 : ㄱㅊ 별로 안기쁨 그건

ㄴ : ??????

ㄴ 글쓴이 : 우리 부모님 나이가 한 살 더 늘어나고 그만큼 늙는다는 거 아님

ㄴ : 올 ㅋㅋ

ㄴ 글쓴이 : 두분 늙어서 은퇴하면 내가 일해야 하잖아

ㄴ : ??????????????????????

ㄴ 글쓴이 : 나는 싫어

ㄴ : 반전 어디갔어 미친련아

ㄴ : 매우 뜨겁고 비범한 사고를 가진 사람

ㄴ : 이제 그만 부모님을 해방시켜 주세요...

ㄴ : 낳은 죄 ㅠㅠ

ㄴ : 아니 근데 저거 ㄹㅇ;; 레전드긴 하네

ㄴ : 그니까 오줌시티가 리치TV랑 겸상하는날이 다 오네 ㄹㅇ;

제목 : 선생님들 혹시 제가 꿈을 꾸고 있나요?

내요 : [사진]

페카 장혜환 박연우 이츠키

이 사람들이 다시 옐로TV에서 한자리에 모이다니...

이거 말 안 되 거든요...

ㄴ : ㄹㅇ;; 1234위 나란히 차지한 거 보면 찌찌가 웅장해지네

ㄴ : 이걸 보고 제 바지가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ㄴ : 오줌시티 ㄷㄷㄷ

ㄴ : 예수 나가 있어! 지금부로 오늘이 크리스마스다!

ㄴ : 아 근데 뭔가 좀 아쉽네

ㄴ : 조컷쉑 없자너

ㄴ 글쓴이 : 그러게 이 사람은 도대체 언제 기어오시나요

ㄴ : 아 ㅋㅋ 이 새기 또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답시고 재고있을 거 생각하니 열받네

제목 : 야 지금 이거

내용 : 리치TV 시청자수 넘길 수 있냐?

ㄴ : 페장박이 다 방송 켰고 지금 방송 킬 만한 애들은 다 키지 않았음?

ㄴ : '그 사람' 한국 오면 되긴 하는데

ㄴ : 아직 1위 못찍었다더만

ㄴ : 그럼 안되겠네

ㄴ : 그 사람 아니면 시청자 더 나올 구석이 없을 것 같은데

ㄴ : 힘들 듯

ㄴ 글쓴이 : 하 ㅅㅂ 지금 아니면 리치TV 시청자 못 넘길 것 같은데

ㄴ : 야 아닌데 조컷쉑 아직 방송 안 켰잖아

ㄴ : 오

제목 : 조컷쉑 언제와 ^^ㅣ발

내용 : 너 배신한거 누나들이 화낼까봐 그러는 거면 걱정 안 해도 된다 빨리 와라...

ㄴ : 그때 숨컷이랑 숨컷 따라간 배신자새끼들 모조리 집 iq로 찾아내서 모아놓고 알라후앜바르 조진다 글쓰셨던 분 아닌가요

ㄴ : IQ추적 ㄷㄷ

ㄴ 글쓴이 : 죄송한데 사람 잘못보셨어요

ㄴ : [사진]아닌 것 같은데

ㄴ 글쓴이 : 제가 사실 집에 고양이를 키워요

ㄴ : 그럼 개랑 고양이랑 같이 사는 거네요

ㄴ : ㄹㅇ; 숨컷은 배신자가 아니라 그거지 그 뭐냐 암튼 그거임ㄴ : 숨컷이 병신신에 배신신이면 어떠냐... 그래도 기다린다

[숨컷 내놔 ^^ㅣ발 뇌없페련아]

"왓더퍽? 왜 내 방에 와서 지랄들이야? 안 꺼져?"

[숨컷이 와야 꺼지지 ^^ㅣ발아]

[아 신입PD가 까라면 까야지 ㅋㅋ 기강 잡기 마렵네 ㅋㅋ]

[ㄹㅇ ㅋㅋ 오늘 언니들 기분좋아서 다행인 줄 알아라 뇌없페련]

"참나."

[권씨 뭐해 아랫집 사는 숨씨 빨리 안 데려오고]

"곧 오시지 않을까?"

[ㅁㅊ 얘 숨컷 윗집 삼?]

[ㄷㄷ 숨세권]

[둘이 어케 만난 거임?]

[일단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 드리자면 첫 대사는 '내 XX 내놔'였습니다]

[(파랭이 손 들고 질문하는 이모티콘)XX가 뭔가요 선생님]

"어… 그건…."

[일단 딜로 시작해서 도로 끝나는 단어긴 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거 완전 미친련 아니야]

[대뜸 처음 보는 남자한테 내 딜X 내놓으라고 했다고?]

[ㅗㅜㅑㅗㅜㅑㅗㅜㅑ]

[와 로맨틱 ㄷㄷ]

[지현이 빠꾸가 없는 상여자였누...]

[어떻게 성희롱범으로 안 잡혀갔누?]

[이 새끼 와꾸봐]

"아니, 여러분. 그렇게 말하니까 사람들이 오해하잖아요."

[오해는 ㅋㅋ 팩트잖아]

[ㄹㅇ ㅋㅋ]

[근데 숨컷 얘 만나고 방송 시작한 거 아님?]

"아, 내 공이, 없지는 않지?"

[여잔데 공이 있으시다고요?]

[ㄷㄷ 숨컷을 키워낸 사람]

[그래서 언제오냐고 ^^ㅣ발아]

많은 이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방식으로.

숨컷,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때.

-띠링!

드디어, 알림이 왔다.

숨컷.

그가 방송을 켰다고.

이 알림은 숨컷의 방송을 팔로우 해 놓지 않은 이들에게도 전달됐다.

그러니까.

옐로TV 이용자들 전체에게 말이다.

플랫폼 차원에서 특정 방송을 유저 전체에게 홍보한다.

옐로TV에서 공식 행사나 이벤트를 벌일 때나 있는 일이었다.

그 누구도.

그게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의 옐로TV를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그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 여겼다.

그리하여-

[제목 : 신입PD 삼컷]

그의 방송에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

그가 성대하게 송별회를 벌이며 옐로TV를 배신한 게 불과 며칠 전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성대한 귀환식을 벌이며 돌아오는 것은.

제아무리 뻔뻔한 최재훈으로서도 멋쩍은 일이었다.

때문일까.

현재 그는 마이크도, 카메라도 켜지 않은 상태였다.

숨컷의 방송에 들어가면 보이는 건, 레오레 로그인 창과.

검게 물들어 있는 캠창.

그리고 침묵뿐이었다.

정적이다 못해 따분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아랑곳 않고 밀려들어와-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캠 샤따 열어!!!!!!!!!!!!]

[얼굴 내놔 ^^ㅣ발]

[배신자쉑 왔누 ㅋㅋㅋ]

[아니 배신한지 며칠됐다고 ㅋㅋ]

[이건 ㄹㅇ 배신이 아니라 잠깐 외출한 수준이네]

열광했다.

염려하던 불편한 기색이 보이지 않자.

최재훈은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았다.

마이크를 켜고-

"아, 아."

캠을 켠 뒤.

"어엉!?"

화들짝 놀란다.

"아니, 이게 머선 일이고! 방송 켜고 잠깐 화장실 갔다 왔더니, 뭐야! 이 시청자! 여러분, 방송 잘못 들어온 거 아니에요? 저 오늘 처음 방송하는 신입PD 삼컷인데."

그리곤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그러는 그는, 옛날 한예지와 미드빵에 참가할 때 착용했던 개구리 가면을 쓰고 있었다.

[? ㅋㅋㅋ]

[와! 숨컷 아니고 삼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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