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206화 (206/361)

206. 3대장

“빙고.”

[???]

[뭐가 빙고야]

[방구를 잘못 말하신 것 같네요]

[아니 진짜 1위 찍겠다고 니가? ㅋㅋㅋ]

[아니 이 새기 막던지네 ㅋㅋ]

[아니 니들이 드립 재미없다고 하니까 무리수 두잖아 빨리 재밌어해]

[선생님도대체그런드립은어디를가야배울수있는겁니까선생님의드립에공중제비를멈출수가없습니다누가나좀말려주십시오]

그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누구도, 그가 1위 달성에 성공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 지금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제가, 1주일 만에 플래티넘에서 챌린저 간다고 했을 때도, 여러분 이랬던 것 같은데. 절대 안 된다고. 그런데, 어떻게 됐죠?"

그는 이전에도 모두가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겼던 일에 도전하였으나, 결국 성공해 보였다.

하지만-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ㅋㅋ]

[ㄹㅇㅋㅋ]

[차원이 다른 건데 ㅋㅋ]

[최단 시간으로 격투기 2군 리그 챔피언 먹었다고, 1군 리그에서도 챔피언 되는 거 아니다 숨컷아]

그럼에도 사람들은 믿지 못한다.

당연하다.

궤가 달랐다.

둘이 갖는 무게감은 차원이 달랐다.

플래티넘부터 챌린저까지 1주일 안에 도달하기가 특별상 감이었다면 랭킹 1위는-

그냥 1위다.

구구절절한 미사여구나 설명이 필요 없다.

가장 위대하며 절대적인 업적.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네가 성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신 차려라.

최재훈은 만장일치로 그런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이-절대적인 불신이-

달가웠다.

도박 딜러들이 확률이 낮은 게임에 더욱 높은 배율을 배당하는 만큼.

그들이 자신의 성공 확률을 낮게 잡을수록, 자신이 얻게 되는 보상은.

유명도는.

관심은.

영향력은.

그만큼 커질 테니.

이 정도 반응이라면-

그래.

100만 미튜버들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보상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양심에 찔릴 정도였다.

자신에게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로 이 정도의 보상을 얻어도 되는 걸까?

(솔로몬의 최재훈 : 이 양심의 가책이야 말로, 잘난 죄로 느끼는 거네요.)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말은 누가 못해 ㅋㅋ]

"그렇죠.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이번에도! 저, 숨컷. 여러분께 말이 아닌, 약속을 하겠습니다. 저 숨컷,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습니다."

무엇을?

"랭킹 1위 달성을."

언제까지?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실패하면?]

[이번에도 방송 접냐?]

[아니면 그러면 하지 마 그냥]

[접지마!!!]

"아, 실패하면. 그렇죠. 방송을 접는다. 이건 더 이상 벌칙으로 사용할 수가 없죠. 왜냐! 저 숨컷, 여러분들에게 너무나도 큰 의미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제가 방송을 접는 건!!! 여러분들에게는 더더욱 큰 벌칙이 될 거니까요!"

[걍 접죠]

[숨씨 미안하니까 그냥 접어주면 안 될까?]

[어떤새끼야!!! 숨컷 접지 말라 한 새끼!!!]

[아 ㅋㅋ 그래서 벌칙으로 뭐 걸 건데 ^^ㅣ발아]

"그래서 벌칙으로 무얼 하느냐!"

숨컷이 고민하는 시늉을 하더니 이내- 카메라를 보며 도발적으로 웃었다.

"에버리띵."

그 도발적인 모습에 여러 의미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채팅창.

그런 채팅창을 향해 최재훈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 어떡해야겠어요?"

반드시 의도하던 반응이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랭킹 1위 실패 방해요!!!!!!!!!!]

[신상 털어서 시즌 끝날 때까지 감금이요!!!!!!!!]

[차로 들이받아서 게임 못하게 하기요!!!!!!!!!!!!!!!!]

[현직 해커인데 바로 해킹 들어간다]

아니네.

"아, 여러분 쌉지랄하지 마시고요. 저에게 불상사가 일어나는 순간 이 미션은 취소되는 줄 아십쇼."

[ㄵ]

[아니 ㅋㅋ 그러면 니가 미션 실패할 것 같을 때 일부러 차에 치이면 되는 거잖아]

[ㄹㅇ ㅋㅋ 일부러 옥상에서 뛰어 내리던가]

"아니, 시발. 도대체 저한테 뭘 시킬 생각이실래."

[ㅋ]가 도배되는 채팅창.

최재훈도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튼 간에. 그렇게 됐으니까, 많이들 보러 오세요. 목격자 적으면 실패해도 그냥 튀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어디로 오느냐?"

최재훈이 카메라를 향해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시죠?"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짝짝짝짝-

방송을 보고 있던 페카가 핸드폰을 집어넣고 박수를 쳤다.

"이야, 퍼포먼스. 너무 좋고!"

김 팀장도 덩달아 박수를 치며, 눈을 빛냈다.

방금 그의 방송을 수만 명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수만 명 전부가 옐로TV로 넘어온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잠깐 지켜봤지만, 그가 방송인으로서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페카가 이렇게 아끼는 게 이해가 갔다.

'…이거 때문에 아끼는 거 맞나? 아니, 애초에 아끼는 게 맞긴 하나?'

그녀는 페카와 관련된 걸 생각하자마자 머리가 복잡해지는 걸 느끼며 곧바로 그만뒀다.

짜짜짜짜짜짜짝!

"재훈 씨! 너무 멋져요!"

최재훈이 코를 파도 '와! 자원 생산!'이라며 진심으로 감탄할 빠순이 권지현은 아주 열광해서, 물개박수로 혼자서 두 명 몫의 소리를 만들어냈다.

'이게 뭔….'

평소 솔선수범해서 자신감과 자존감을 어필하는 최재훈조차도.

두 여자의 과도한 찬양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누가 보면 나뭇잎 마을이라도 구한 줄 알겠다.

"하. 아니, 야 니, 뭔 생각으로 그딴 소릴 한 거야?"

때마침 그 어떤 분위기라도 갑자기 분위기 싸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분위기 소방수 제나가 나섰다.

"감사합니다."

"뭐? 아니, 어쨌거나. 니 그거, 1위 미션. 무슨 생각으로 한 거냐고."

"재훈 씨라면 가능하실 거예요!"

짜짜짜짜짜짜짝.

"아, 시끄러 좀!"

"…."

짜짜짜짜짜짜짝.

"아니, 주둥이 말고 손모가지를 좀!"

"흑흑흑. 짝짝짝짝짝짝."

"하, 얘도 진짜 정상 아니네. 아무튼. 니, 그거. 감당 돼?"

"그러게요 선생님. 1등이라니! 그런 포부를 갖고 계셨을 줄이야!? 역시~"

"재훈 씨, 괜찮으신 건가요?"

"니 설마, 어그로 끌고 벌칙 받자~ 이딴 생각 하는 건 아니지?"

"그, 숨컷 님? 만약 멸망전 때문에 무리하시는 거면…."

최재훈이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 해도 박수를 쳐 줄 권지현을 제외하곤.

모두가 그의 1위 도전이 무리라 여기는 눈치였다.

심지어는, 최재훈의 실력을 직접 겪어 보았기에 그를 존중하는 페카와 제나조차.

"니가 좀 하는 건 아는데. 랭킹 1위가 찍고 싶다고 찍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딴 소릴 한 거야?"

그에 최재훈은-

비로소 박수갈채와 찬양을 받은 것 같은 얼굴이 된다.

그도 그럴게.

그녀들이 저렇게 절대로 불가능할 거라 여기는 일은, 자신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

이 이상의 찬사가 있을까?

"아니던데?"

"뭐?"

"찍고 싶으면 찍어 지던데?"

* * *

컷컷컷 크루가 옐로TV 이적을 발표했다.

그렇게, 그 누구도 옐로TV를 이적하기 위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지자-

옐로TV는 계획을 다음 단계로 옮겼다.

엑소더스를 본격화 시킬 계획으로.

미튜브 구독자는 100만, 평균 시청자 1만이 넘어가는 리치TV의 TOP5안에 드는 초대형 스트리머 세 명.

그들의 옐로TV 이적 소식을 밝혔다.

아니, 귀환 소식을.

멸망전 참가자 발표로써 말이다.

옛날 옐로TV의 엑소더스의 시작을 끊었던 코가 큰 배신의 아이콘, 장혜환.

한국에 살면서 일본을 혐오하는 혐일 일본인, 나카무라 이츠키.

미드 라이너가 정글을 빼먹는 메타를 유행시킨, 빼먹기의 달인 박연우.

옛날, 옐로TV의 개국 공신이자 대표 PD로서 본격적인 엑소더스를 주도했었던 원로 배신자.

일명 3대장이라 불리는 그녀들의 귀환은, 엄청난 파장을 낳았다.

옛날, 옐로TV의 미래가 없다 판단해서 눈물을 머금고 리치TV로 떠났던 PD들.

그들이 3대장과 숨컷의 귀환에 희망을 느끼고, 그 뒤를 따라나섰다.

그들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방송인들이.

시청자들이.

옐로TV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레전드 필드 발표와 함께 검색어 순위에 오른 '옐로TV'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 *

"난리 났구만."

팬미팅에 나가기 이전.

팀원들이 숨컷의 방송을 보고 있으면 '뭐 봐?' 라며 뒤에서 잠깐 동안 바라보다가 제 갈 길을 갔었던 차현하는 더 이상 없었다.

일정을 마치는 즉시 숨컷의 이적과.

그와 관련된 상황을 확인한 차현하가 끌끌 웃었다.

"그럼 오늘은 방송 안 켜는 건가?"

그녀가 쩝 입맛을 다시고는, 숨컷의 미튜브로 향했다.

"크~ 오르는 속도 보게~"

그녀는 20만을 앞둔 숨컷 채널의 구독자를 보고, 마치 제 채널이라도 되는 양 뿌듯해 했다.

"아니 이 새끼, 팬미팅 갔다 오더니 숨컷 열혈팬 되셨네."

그녀의 파트너, TC1의 서포터가 그녀의 의자 머리에 매달렸다.

"숨컷 실물이 그렇게 쩔디?"

"아~ 끝장나지~"

"아니 이 새끼, 염장 지르는 거 봐."

"하하하, 물어봐 놓고 이게 뭔."

"뭔 얘기 하냐?"

TC1의 탑이 대화에 끼었다.

"숨컷 실물 얘기."

"오. 어떻디."

"끝내준단다."

"오… 야, 차현하."

"응?"

"그 뭐냐, 숨컷. 그 사람."

"어."

"그 사람한테서 무슨 냄새 났냐?"

"…."

"…."

바텀 듀오가 기겁을 하며 탑신병자를 쳐다봤다.

"아니, 왜? 이게 뭐 어때서?"

"아, 궁금할 수도 있나?"

"정신 차려 새끼야. 저게 어떻게 궁금할 수도 있어. 아니, 니는 뭐 그딴 게 궁금하냐?"

"아니~ 차현하 말대로 궁금할 수도 있지. 그렇게 잘생긴 남자 몸에선 무슨 냄새가 나나."

"미안한데, 진심으로 존나 소름끼친다."

"하하하, 역시 탑신병자 답구만."

"아니 시발~ 욕할 거면 적어도 알려주고 욕해~"

"탈 쓰고 있어서 그런가? 별 냄새 안 났었는데?"

"아. 쓸모없는 자식."

"아니, 미친년아. 나 봐야 무슨 냄새가 나겠냐. 샴푸 냄새, 향수 냄새. 뭐 대충 그런 냄새 나겠지."

"아니 임마. 디테일이 중요한 거지. 무슨 샴푸 냄새인가, 무슨 향수 냄새인가. 어?"

"아, 그만하자. 내 뇌까지 오염되는 기분이네."

"아니면- 요리 냄새가 나려나?"

"응? 웬 요리."

"그 사람, 요리 잘하는 것 같더라고. 도시락 보니까."

"요리? 아, 맞다. 이 새끼. 도시락 받았었지."

"이 정 없는 새끼는 그걸 혼자 다 쳐먹냐?"

"하하, 나 주려고 만든 거니까 당연히 나 혼자 다 먹어야하지 않겠어?"

"않겠다 이 년아."

"이 팀플레이 결여된 새끼. 우리는 다섯이서 한 몸인 거 잊었냐?"

"원래 CS는 원딜러 몰아주는 거잖아~"

"말하는 꼬라지 보소?"

"아니, 야. 근데 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거기서 마스크 벗었던 거냐?"

"아. 맞다 그거. 야, 현하야. 나 진짜 니 또라인 줄 알았다. 원래 또라이인 줄은 알았는데, 진짜 개쌉 또라이인 줄 알았어."

"사람들이 슬슬 눈치 챈 것 같기도 하고. 숨컷, 그 사람이 우리 팀 팬이라길래. 내가 TC1 원딜러인 거 밝혀서 관심 좀 받아 보려 했지."

"거 존나게 솔직하고 속물적인 이율세."

"하, 어쨌거나 야. 다행이다 진짜. 일 안 커져서."

TC1의 차현하가 남성 스트리머에게 빠져 엄청난 경쟁을 뚫고 팬미팅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그리 큰 관심을 끌진 못했다.

너무나도 상쾌한 인간군상인 팬미팅 1번 참가자 TC1 SIGHT는 아무리 봐도 순수한 팬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도무지 스캔들로 몰아갈 수가 없던 탓이었다.

거기에.

아이엇 신작인 레전드 필드 발표에, 첫 공식 대회인 멸망전에, 리치TV와 엘로TV의 상황까지 겹쳐져.

사람들은 금방 차현하에게서 관심을 거두어 다른 곳으로 돌렸다.

"어, 현하 여기있었구나."

그때, 감독이 다가왔다.

"아, 예 감독님. 무슨 일이세요?"

"무슨 일이냐면, 현하야. 너 그거 어떻게 됐어."

"그거요?"

"이번 멸망전에 숨컷 섭외하는 거."

"아. 아직, 답이 안 왔긴 한데.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응? 왜."

"그 사람, 저희 TC1 팬이라더라고요."

차현하가 자신만만하게 미소 지었다.

"오, 그래? 그러면 현하야. 혹시 지금 연락해서 확답 좀 받아줄 수 있겠어? 그거에 맞춰서 계획 좀 조정하게."

"그러죠, 뭐."

차현하가 핸드폰을 들었다.

그 시각, 팀 BAY의 숙소.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갑자기 저한테, 저격에서 만났을 때 플레이가 어땠는지. 엄청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 아니겠슴까? 그러더니 갑자기 기를 받을 수 있겠냐며 손을 내밀더니, 제 손을 만지작만지작-"

"와 씨!!!"

"지랄하지 마!!!!!!"

"하하, 진짬다!"

"아 미친 거 아냐 진짜!"

"아니, 그 사람이 진짜 닐 그렇게 좋아한다고?"

"절대 할 때 특별히 친절하길래 설마 했더니 진짜였슴다!"

"아니, 근데. 방송 마지막 보니까, 그 사람 TC1 SIGHT, 걔 팬 같던데?"

"칫, 칫, 칫."

김희은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손가락을 가로저었다.

"제가 그래서 방송 꺼지고 물어봤슴다."

"와! 개찌질해!"

"실화냐 진짜?"

"아니 이딴 게 우리팀 에이스라니!"

"여러분, 좀 듣는 검다! 지금부터 중요한 부분임다! 제가 방송 꺼지고 물어봤슴다. 제 팬 아니였냐고! 그랬더니 그 분이 이러는 거 아니겠슴까!"

김희은이 목소리를 내리깔고 숨컷을 흉내 냈다.

"희은 씨는 제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게이머입니다. 전 희은 씨의 열렬한 팬이에요."

"이 새끼 또, 또, 지랄하네."

"희은아 행복회로 따라서 뇌가 불탔냐?"

"하하, 부러워하시긴! 그리고, 제가 가면을 벗고 정체를 밝히니까! 넋이 나가는 거 아니겠슴까. 진짜, 도저히 이런 만남은 상상도 못 했다는 것처럼. 아 맞다! 그분, 저희 숙소 구경하고 싶다 하셨었슴다."

"뭐!?"

"레알!?"

"레알! 저 어떤 곳에서 지내는지 구경하고 싶으시다고!"

"아, 니 그거 갑자기 싸인 유니폼이랑 굿즈 모아다 놓은 거 그거 때문이였냐? 그 사람 오면 주려고?"

"그렇슴다! 진짜 엄~청나게 갖고 싶어 하시길래. 제가 드린다 했슴다. 그러니까 와~ 진짜 좋아 죽으려 하시는 거 아니겠슴까!"

"아니, 말 안 되네 그냥."

"왜 하필 이 새끼 팬이지?"

"하, 인생 조깠네."

"아니, 혹시 모른다. 얘가 아니라 우리팀 팬인 걸 수도 있어. 우리 숙소 구경 오고 싶다고 한 것도, 사실 얘 말고 다른 팀원 구경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설마 나?"

"하하! 꿈 깨시는 검다. 여러분들이 그분이 절 보는 표정을 보셨어야 했는데! 아 맞다, 저 주려고 도시락까지 만들어 오셨었슴다!"

"니 그때 자랑했잖아 새끼야."

"니는 그걸 혼자 쳐먹냐?"

"어쩔 수 없잖슴까! 저 드시라고 만들어 온 건데. 참고로 하트 모양 유투초밥이었슴다!"

"와, 씨 대박이네."

"하트 모양이라고? 아니, 그 사람 평소 이미지랑 너무 다른데?"

"니는 그걸 혼자서!!! 새끼야!!!"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는 검다. 그 분이 저희 숙소 올 때 또 만들어 온다고 하셨었으니까!"

김희은 안에서 숨컷에 대한 기억이 부지런하게 왜곡되어가고 있던 그때-

"아, 희은아."

감독이 나타나 물었다.

"너, 그거. 어떻게 됐니. 숨컷 섭외."

그러자, 김희은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 붙들어 매시는 검다! 알고 보니 그분, 제 광팬이신 거 아니겠슴까!? 저랑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니, 당연히 받아들이실 검다!"

"오…."

반색하길 잠깐.

"음… 아니, 왜 불안하지?"

더는 없을 정도로 들뜬 김희은을 보니,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드는 그녀였다.

"뭐가 말씀이심까!?"

"그, 희은아. 혹시, 지금 연락해서 확답 받아줄 수 있겠어?"

"아, 알겠슴다! 맡겨만 주시는 검다!"

김희은이 핸드폰을 들고 싱글벙글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 *

"응?"

집으로 돌아온 최재훈이 옐로 TV 이적 준비를 하며.

내일 옐로TV 두 번째 첫 방송이 포함된 차후 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던 때였다.

문자가 왔다.

최재훈은 그걸 확인하곤-

"아, 맞다."

깜빡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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