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대격변 1
"…예, 대표님."
리치TV 한국 지사 대표였다.
평소, 본사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뜻대로 설치고.
끝끝내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까지 넘보려 하던 허나이가 항상 탐탁찮았던 그녀가 말했다.
-본사에서 지침 내려왔어요.
"…어떻게 하랍니까?"
-어쩌긴, 허 팀장이 싼 똥. 허 팀장이 치워야지.
"그 말씀은… 제가 총대를 메라는…?"
-말을 이상하게 하네. 누가 들으면 다른 사람이 한 짓을 허 팀장이 뒤집어 쓰는 줄 알겠어.
"…."
-그러게, 내가… 하. 그 짓. 스트리머 옥황상제 행세 적당히 하랬잖아요.
"지금까지 문제 없었잖습니까."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문제지. 문제가 되는 일을 할 거면, 계속 문제가 없었어야지. 앞으로. 쭉.
"…그래서. 어떡하랍니까?"
-…하.
내키지 않는다는 듯 한숨을 내쉬곤 말한다.
-수습해요.
그 말은 즉슨.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소리였다.
-착각하지 마요. 본사가 허 팀장 이뻐서 그런 게 아니라. 이번 일 해결 못하면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 와서 그런 거고. 게다가, 저쪽 보니 아무런 증거도 없이 넘겨짚는 것 같아서 그런 거니까.
"예, 예… 압니다."
-가서 그런 문제점들 지적하고. 최대한 빨리 법적 문제로 넘겨 버려요. 그쪽으로 넘어가면, 저것들도 증거 없이 함부로 설치진 못할 거니까. 따로 생각해 둔 거 있어요?
"…."
허나이는 뷰봇(프로그램을 사용해 시청자를 조작하는 행위) 기록 조작 자료를 쳐다봤다.
이제는 아무런 쓸모도 없게 돼 버린-
'아.'
아니지.
아직 쓸모가 있다.
새로 떠오른 활용 방법을 설명한다.
-…괜찮네. 그것도 같이 해서 진행시켜요.
통화가 끊기고.
허나이는 가만히 서서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오케이. 할 수 있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녀는 희망을 느끼고, 각오를 다졌다.
자료를 챙겨 현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
"…."
처음으로 숨컷과 눈이 마주쳤다.
그를 올려다 보는 형태로.
그가 허나이에게 웃었다.
아니, 비웃었다.
허나이의 표정이 썩었다.
그녀는 곧바로 스태프에게 출연 양해를 구했다.
스태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락했다.
그런 스태프들을 보며-
'병신 같은 년들. 이 꼬라지 날 때까지 뭘 한 거야. 한심한 쓰레기들.'
남의 일이고, 자신들 일만 잘 되면 된다 이거지.
그녀는 다짐했다.
반드시 이번 문제를 해결해서.
이 꼴같잖은 연놈들에게 복수하리라고.
허나이가 마침내 무대 위에 올랐다.
주변의 눈길이-
[얘임? ㅋㅋㅋ]
[어 잠만 얘 허나이 아님?]
[허나이가 누군데 씹덕아]
[빅가이즈랑 김경훈이랑 친하게 지내는 운영자 있음]
[그럼 얘네 ㅋㅋ]
시청자의 관심이 따갑다.
15만 명의 시청자.
수백 명의 관객.
어지간한 베테랑 방송인들조차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환경.
속이 울렁거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여유롭고 상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평소 그녀의 분위기.
젊은 성공한 사업가 특유의 여유 넘치는 분위기를.
"안녕하세요, 리치TV 시청자 여러분. SGF 시청자 여러분. 이번 일과 관련하여 리치TV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 파트너십 팀의 팀장. 허나이라고 합니다."
꾸벅.
"먼저. 현재, 숨컷 님께서 '본사'에 제기하신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그러자-
"우!!!!!!!!!!!!!!"
[아 ㅋㅋ 그러시겠지]
[그럼 저는 숨컷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임을 분명하게 밝힐게요]
[말로는 뭘 못하누 ㅋㅋ]
[아 ㅋㅋ 증거 내놓으라고]
빗발치는 야유.
하지만, 예상한 바였다.
허나이는 야유가 끝나길 기다리다 침착하게 말을 열었다.
"내부 조사 진행한 결과. '본사'의 관계자들이 특정 스트리머들과 유착 관계를 가진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스트리머를 지원하기 위해, 또 다른 스트리머에게 시스템적인 제재를 가한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고로. 본사는 숨컷 님께,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여 본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중지해 주시길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바입니다."
'본사'를 거듭 언급하며, 법적 공방을 연상시키는 어휘 선택을 했다.
숨컷은 전혀 주늑들지 않고 피식 웃었다.
"그러면, 어디 좀. 설명해 주시죠? 저한테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참고로 말해 두지만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면-"
최재훈이 주위를 둘러본 뒤 말했다.
"아무도 안 믿을 겁니다?"
그의 능글스러운 태도에.
허나이가 그 말만을 기다렸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가 스태프에게 눈짓하자, 무대 뒤 스크린에 새로운 화면이 떠오른다.
그녀가 준비해 온, 숨컷의 성장 과정에 뷰봇이 관여되어 있다는 조작 자료였다.
"해당 자료는, 저희 리치TV의 내부 자료로. 숨컷 님께서 삼피 님과 합방을 할 당시의 시청자 상세 정보입니다.
여기를 보시면, '비정상'적으로 시청자가 증가하는 구간이 있으며, 그 구간의 비로그인 시청자 비율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뷰봇'의 특징이며. 본사의 엔지니어 팀의 소견 역시 '뷰봇'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허나이는 그렇게.
지금까지 숨컷이 리치TV에서 보여줬던 '비정상'적인 업적들을 뷰봇으로 치부하며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고자 한 말.
"이렇게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숨컷 님의 방송에서 뷰봇이 개입해 시청자를 조작한 정황이 포착되었기에. 본사는 숨컷 님 첫 동시 송출에 소위 은신- 이라 말하는 조치를 취하여 상황을 지켜보자 판단하였고.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었기에, 파트너십이 반려된 겁니다. 어찌. 좀 납득이 되셨을까요?"
발표를 하면서 허나이는 점점 활기를 띄게 되었다.
허나이가 준비한 비장의 한 수가 제대로 먹혀들었는지.
관객들이 웅성이고 채팅창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허나이는 거기에 쐐기를 박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 본사는 숨컷 님이 '뷰봇'을 사용했다 확정짓고, 운영 정책에 의거하여 영구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현 사태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법무 팀에서 사건에 착수하여. 향후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해당 일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시는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게 될 수도 있으니. 거듭 주의 당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법적인 책임을 언급하자.
마침내 채팅창과 관객석에 불편한 정적이 찾아왔다.
그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며, 숨컷의 응수를 기다린다.
"그러니까, 그쪽 말은. 내가 뭐만 하면 시청자가 잘 나오는 게. 다 뷰봇으로 조작해서 그렇다는 거죠?"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삼피 씨랑 합방했을 때도 뷰봇이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챌린저 도전 때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방금 내가 선행 체험 방송 켰을 때도 그렇고."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그가 골몰히 생각했다.
사람들은 가만히 그의 대응을 기다렸다.
이내.
"아닐걸?"
그는 말했다.
아주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논리도 뭣도 없는 무책임한 자신감.
허나이는 기가 차서, 그를 있는 힘껏 비웃었다.
하지만 최재훈은 아랑곳 않고 말한다.
스태프를 향해.
"선생님?"
"네?"
"그 잠시, 투표 기능 좀 켜 주실래요?"
"예? 아, 예."
그리고, 시청자들을 향해.
"여러분들. 지금부터 투표 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뭔 투표?]
[갑자기 웬?]
"간단합니다. 그냥, 아까 선행 체험 때 제 방송 봐 주셨었던 분들. 있으시면, 1번에 투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
"하."
뭔 짓을 하나 했더니.
허나이가 고갤 가로저었다.
애잔하다는 얼굴로.
그리고 그 얼굴은.
갈수록 굳어들어갔다.
화면에 표시되고 있는 투표 결과를 보고 그렇게 되었다.
투표는 엄청난 기세로 1만을 돌파하고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그렇게.
"와아아아!!!!!!!!!!!!!"
주변으로부터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투표가 6만을 돌파했다.
치재훈이 얼이 나간 허나이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상하네. 우리, 허 팀장님 가져온 자료 보면 내 시청자는 6만이 안 돼야 하는데."
"아니, 저기요! 저기 투표한 분들이 당시 시청자인 걸 어떻게 압니까!"
최재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그쪽이 가져온 자료가, 조작 자료가 아닌 건 어떻게 아는데요."
"아니-"
곧바로 반박하려던 허나이의 말은-
"맞아!!!!!!!!!!!!!"
"어떻게 알아!!!!!!!"
"니들 못 믿어!!!!"
"빅 가이즈 밀어주는 적폐 새끼들 자료를 누가 믿어!!!"
"그럼 우리도 다 뷰봇이냐!!!!!!!"
성난 관객들의 말에 허망하게도 묻혔다.
리치TV 내부 자료에 대한 이의 제기는, 내부 자료를 구할 수 있어야만 할 수 있다.
반박이 불가능하다.
허나이의 비장의 한 수는 완벽했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말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최재훈은 시청자들을 자신에게 완전히 감화시켜 놓았으며.
동시에, 현재 리치TV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그런 리치TV의 내부 자료란 현재 그들에게 있어 꺼림칙할 따름이었다.
숨컷의 조작 자료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동의할 정도로.
[ㄹㅇ ㅋㅋ]
[숨컷 기계군주였누 ㄷㄷ]
[15만의 뷰봇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121211111112221211122121112211(적폐새끼들 나가 뒤지란 뜻)]
[181818181818181818181818181818(그냥 시발련들이란 뜻]
"아니, 여러분. 지금 시청자 여러분이 뷰봇이라는 게 아니라요-"
"아-"
이번엔 최재훈이 끊었다.
"허 팀장님. 팀장님 말이 사실이면, 제가 옐로TV랑 아메리카TV에서도 뷰봇을 썼다는 게 되는데. 그러면, 거기에 한 번 자료 요청 해 볼까요?"
"예… 예? 아니, 당신이 거기에선 뷰봇 안 썼을 수도 있잖습니까!"
최재훈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를 보며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확신했다.
이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함을.
그때-
"실례하겠습니다."
최재훈이 훌륭히 제역할을 다했다.
공격을 버텨냈다.
그러니 이제, 반격에 나설 차례였다.
"이번엔 숨컷 님 측에서 준비한 증거물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린이 아예 무대의 스크린을 조작하는 컴퓨터에 앉아 있었다.
"에이. 제가 아니라 편집자 님이 하신 거죠. 여러분들, 다들 박수!!!"
"와!!!!!!!!"
"갓집자!!! 갓집자!!!"
"…."
그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길 봐 주시겠습니까."
이린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준비한 자료는 아주 조악했다.
하지만.
그 내용까지 조악하진 않았다.
이린은 숨컷이 은신을 당했을 당시.
이미 은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놓았다.
그 자료를, 최재훈의 의견에 따라 재구성했다.
그의 은신이, 리치TV 관계자가 김경훈을 밀어주기 위해 취한 조치였다는 의견에 따라 말이다.
그러자 놀랍게도.
정답이 나왔다.
"리치TV 운영진 측에 의하면. 은신은 시스템 트러블로 인한 현상이라 합니다. 그 말이 맞다면, 은신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일어나거나. 혹은, 시청자가 폭증하는 오후5시에서부터 10시 구간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스크린에 그래프가 표시됐다.
"최근 여섯 달 동안 은신에 대한 표본을 수집하여 통계를 낸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은신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무작위적으로 일어나지도 않고. 오후 5시에서부터 10시 구간에 집중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바로-"
오후 2시에서부터 6시 사이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눈 여겨볼 점이 몇 가지 더 있는데요. 바로-"
그 은신 당한 스트리머 대부분이 남성 스트리머.
주로, 어느 정도의 시청자층을 보유한 남성 게임 스트리머라는 점이었다.
"여기 이 자료를 보시면, 오후 1시에서부터 6시까지 방송을 진행하는 남성 게임 스트리머 여러분은. 최근 여섯 달 동안 평균적으로 세 번 이상의 은신 현상을 겪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리고, 시청자 수가 많을수록 그 빈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여기 뒤코 님을 보시면, 시청자 1천을 보유하신 스트리머인데. 최근 여섯 달 동안 정체불명의 은신 현상만 4번을 겪었습니다.
1, 500명을 보유하신 스트리머 분은 5번을 겪었으며, 2천 명을 보유하신 스트리머 분께선 8번을 겪으셨죠. 이 법칙은 모든 은신 피해자 분들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칙인데. 단 한 분.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오…."
"와."
넋이 나가 그녀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온다.
단 하나의 예외.
바로 김경훈이었다.
"아니-!"
"어허."
김경훈이 발작을 일으키며 끼어들려 했지만, 최재훈이 만류했다.
시청자들의 흉흉한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그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우연히 김경훈 님께선 단 한 번도 은신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김경훈 님께선 정확히 2시부터 6시까지 방송을 진행하시며. 우연히, 남성 게임 스트리머였습니다. 단순히 우연이라 치고 납득하기엔 너무나도 작위적인 상황이었기에. 숨컷 님께선 어떠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은신은 김경훈 방송의 라이벌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다.
"…."
허나이는 표정이 일그러지려는 걸 가까스로 참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허나이 파트너십 총괄 책임자 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억측입니다."
"그 말씀은. 허나이 파트너십 총괄 책임자 님과 김경훈 님 사이에 개인적인 유착이 없었음을 분명하게 밝히시는 거라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끄덕.
그러자-
이린이 피식 웃었다.
걸려들었다는 듯.
"우!!!!!!!!!!!!"
"아니 이거 완전 눈 가리고 아웅하네!!!!"
"그걸 누가 믿어!!!!!"
사방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사실상,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자료를 보고도 그녀의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숨통을 완전히 끊기엔 또 부족했다.
이대로 보내주면, 허나이는 돌아가서 정말로 숨컷의 계정을 정지시키고.
법정 싸움으로 끌고가 싸움을 질질 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린은 그녀를 유도했고.
그녀는 완벽하게 걸려들었다.
준비되어 있던 다음 장기말을 꺼냈다.
외통수를 외치며.
"아, 잠깐만요."
그때, 토끼탈이 끼어들었다.
"혹시 모르니까, 이건 제가 할 게요."
"…네?"
그건 급조한 이린의 자료와는 달리.
오랜 세월 동안 준비한 흔적이 역력한 자료였다.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도록'
매우 교묘하고 치밀하게 구성된 자료는.
가장 먼저 어떤 스트리머들, 전직 스트리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들은 허나이 팀장에게 파트너십 계약과는 별개의 개인적인 계약을 권유 받았다.
그 개인적인 계약의 조항 중 하나는, 다양한 이유를 대며 방송 시간을 지정해 준 시간에 따르라는 것이었다.
오전 7시부터. 오후1시 사이로.
그들은 계약을 거절하고 파트너십 계약만을 체결했다.
그 이후, 원인 불명의 시스템 문제에 시달리다.
납득하기 힘든 사유에 의해 방송이 정지되어 파트너십 자격을 박탈당하고, 리치TV에서 퇴출당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직 스트리머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은 성공 가능성이 창창한 남성 스트리머들이었는데.
파트너십 신청이 반려되었으며.
어느 날부터 원인 불명의 시스템 문제에 시달리다 역시, 납득하기 힘든 사유에 따라 방송이 정지되어 리치TV에서 퇴출당했다.
그렇게 두 스트리머에 대한 이야기를 끝낸 자료는, 리치TV의 부당한 시스템에 대해 전문적인 관점에서 지적하고 헐뜯기 시작했다.
리치TV의 파트너십 계약과 운영약관이 법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윤리적 관점에서 얼마나 얼마나 불공정한지.
리치TV에서 권력이 운영진 측에 얼마나 치중되어 있으며, 스트리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약자인지.
그동안 스트리머들이 그 불공정한 시스템으로 인해 얼마나 손해를 봐 왔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러한 리치TV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인 파트너십 총괄 책임자에 관한 이야기였다.
매우 교묘하게 구성되어 해당 이야기에 따르면.
허나이.
그녀는 분명 김경훈과 개인적인 유착 관계를 맺고 있었다.
애인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
숨컷과 이린이 딸피로 만들어 놓은 허나이와 김경훈.
그들에게 마무리 일격이 들어갔다.
뿐만이 아니라, 여지껏 그 둘을 방치하고 있었던.
아니.
용인하고 있었던 리치TV에 경종이 울렸다.
그 경종을 울린 자료의 마지막 페이지 구석에는, 몇몇 사람에겐 익숙하며.
몇몇 사람에겐 낯선 로고가 박혀 있었다.
새로 바뀐 옐로TV의 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