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박멸 4
"선생님?"
최재훈이 스태프들에게 다가가 무대의 화면에 다시보기 기능으로, 아까 김경훈이 대답했을 때의 장면을 송출해 달라 요청했다.
그렇게-
-잘… 모르겠는데-
"그것 봐요!"
화면 속 김경훈이 신도의 질문에 곤란해 하면서 말끝을 흐린다.
-흑… 도대체 어쩌다, 우리 같은 리치TV 스트리머들끼리… 죄송해요… 저 기분이 이상해져서 잠시만….
이어서,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이때다 싶어, 현실의 김경훈도 즙을 짠다.
감정에 복받쳐서 호소한다.
"그러길래 제가 뭐랬어요… 잘 모르겠다 말씀드렸다고 했잖아요…."
[ㄹㅇ이네]
[야 이건 ㄹㅇ 문제 있다 숨컷아]
[왜 그러냐 갑자기;;]
[신도 때문에 예민해져 있어서 그럼]
[진정하고 ㅇㅇ;;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잘 풀자]
그를 옹호하는 사람은 더욱 많아졌다.
'잘 모르겠다'는 부분만을 강조하는 김경훈의 의도가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게 아니였다.
"저한테 계속 왜 이러시는 거예요… 흑흑흑…."
김경훈이 본격적으로 즙을 짜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방민아, 삼피, 권지현 그리고 살아난 놈들은 최재훈을 위해서라도 그를 말려야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일 생각 없는 이가 아니란 걸 알았기에, 꾹 참고 있었다.
실제로.
지금 그는 매우 침착해 보여서, 신도와 겜볼 건으로 예민해져서 감정적으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치는 평소의 그였다.
"선생님? 아까 영상에서 잘 안 들린 부분이 있어서. 다시 좀 부탁드릴게요."
최재훈의 요청에 따라 화면에 다시, 대답을 하는 김경훈의 모습이 재생된다.
-잘… 모르겠는데-
"맞잖아요!"
이번에도 김경훈이 외쳤다.
그럼으로써, 이번에도 화면속 김경훈이 흐리는 말 끝을 묻어 버렸다.
"아, 거 좀. 끝까지 들읍시다. 선생님 죄송한데, 아까 부분 다시 좀-"
[아니 뭔데]
[오 저 뭔지 알것 같음 ㄷㄷ 목소리 분석하는 거임 ㄷㄷㄷㄷㄷㄷ]
[ㄷㄷㄷ 목소리 소믈리에]
[적당히 하자 좀;; 추하다]
[에휴 이게 뭐하는 짓이냐]
-뭔데요!!!
-언니! 숨 오빠 좀 말려 봐!
영상이 시작되려 하자, 최재훈은 오른손을 들고, 왼쪽 검지를 입술에 붙여 모든 소음을 일제히 잡아먹었다.
마치 영화 시작 전의 정숙.
모두가 입을 열려는 화면 속 김경훈에게 귀 기울인다.
-잘… 모르겠는데….
이쯤에서 김경훈이 '그것 봐요!'라고 치고 나와야 하지만.
그게 없으니 비로소 들린다.
김경훈이 말끝을 흐리며 뭐라 중얼거리는 게.
"아, 쓰… 영상이라 그런가 잘 안 들리네. 선생님, 음량 최대치로 키워서 다시 한번 부탁드릴게요."
"아니, 저기요.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부탁드리는데 제발 그쯤-"
슬슬 불안해져서 끼어드려는 김경훈-
"아, 좀 닥치고 쳐 들으라잖아."
을 제나가 신경질적으로 제지했다.
-잘… 모르겠는데….
김경훈이 조심스럽게 내뱉은 말이 최대 음량으로 사람들의 귀청을 때렸다.
다음에 이어진 말도 그렇다.
말끝을 흐리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귀를 간지럽혔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그래서 그럴까.
소심하기 그지없는 그 목소리가, 더는 없을 정도로 비열하게 들렸다.
"니는-"
최재훈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곧바로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잘 모르겠다는 새끼가. 엄한 사람들 성추행범이랑, 성추행범 옹호하려고 협박하는 쓰레기로 만들 수 있는 일에 동의해? "
그가 힐쭉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뭐, 마음 약한 척. 착한 척. 중립적인 척. 니가 좋아하는 그 척, 존나게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게 더 악질이야 새끼야."
'아니, 저 진짜 그런 의도로 한 말 아니에요!!! 믿어 주세요!!!"
김경훈이 제발 보고 듣고 느껴서 동요해 주라는 듯 더욱 격정적으로 울부짖었다.
감정에 호소한다.
여지껏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와 ㄹㅇ; 소름돋네]
[김경훈 이런 애였구나]
[ㅈㄴ 무책임하네]
[ㄹㅇ ㅋㅋ 애가 착한 게 아니라 그냥 약아빠진 거였네]
사람들이 듣기에 그의 목소린 더 이상 이전처럼 순수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거기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래 봤자 꺼림칙함뿐이었다.
"아니, 저는 진짜 신도 씨가 피해자인 줄 알았단 말이에요! 신도 씨가 워낙에 그 일로 저한테 힘들다고 많이 이야기 하셔서!"
싸늘한 반응에 당황한 김경훈이 되는 대로 내뱉는다.
"뭐!?"
그에 김경훈을 딱하게 바라보던 신도의 눈썹이 튕긴다.
연기하느라 여념이 없는 김경훈은 그걸 확인하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하기 시작한다.
"미안해요…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죄송해요… 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최재훈이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나지막이 말한다.
"야."
나지막하고, 또 싸늘하게.
질렸다는 듯.
"니 말 대로. 니가 우릴 엿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착각해서 그런 거라고 치면. 니는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 믿고 두 사람 인생 말아먹으려 한 개새끼가 되는 건데. 그게 니가 하고 싶은 말 맞아?"
"아, 그, 그게 아니라-"
"뭐가 아닌데."
"어떡해요 그럼 진짜 미안한데"
"내가 보기엔 진짜 죄송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니 지금 열심히 즙 짜는 거. 홍수 일으켜서 우리 익사시키려는 거 아니야?"
"아니 뭔…."
"진짜 죄송한 새끼면, 질질 짜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는 안 할 거라고 새끼야."
"그, 그럼 어떡해야 하는데요…."
"어떡하긴 새끼야. 진짜 죄송하면 사과를 해야지."
"알겠어요… 함부로 행동한 거 사과드릴게요."
김경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꾸벅 숙였다.
속으론 굴욕감에 치를 떨며.
그의 목을 조르는 상상을 하며.
"말로만?"
"그럼 어떡해요…."
"남의 인생 조지려 했으니, 니 인생도 그만큼 응? 무슨 말인지 알지?"
"저보고 뭐 어쩌라고요."
"방송 접어."
"…그건 너무 심하잖아요."
"하, 심해?"
최재훈이 김경훈에게서 고갤 돌려 방민아의 팬들을 향했다.
"거기, 선생님."
"어! 네!"
최재훈에게 지목당한 여자가 신나서 답했다.
"혹시, 직업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 백수요…."
"앗."
"헐!!!!!"
"대박!!!"
"개 못됐어!!!"
"아니, 여러분 백수가 어때서요. 오히려 여러분 그런 반응이 못된 거야. 사람이 백수일 수도 있지. 아무튼. 그럼 그쪽 분은요?"
"저도 백수요."
"아니, 우리 민아 씨. 호피 무늬 좋아하는 게 백수의 왕 같아서 그런가, 시청자들이 죄다 백수네."
"저기요. 무슨 소리예요, 그게. 아니 그보다, 얘들아! 뭐 하는 거야! 우리 뺑갈단 힘 좀 보여줘 봐! 좀 깔쌈한 직업 갖고 계신 분 없어요!?"
그때 누군가가 거수하고 말한다.
"저… 한성 다니긴 하는데…."
"오~~~~~~~~~~~~~"
"오! 오빠, 보셨죠!? 내 시청자들이 이 정도야! 그런데, 직업은 갑자기 왜요?"
"한성 다니는 선생님?"
"예?"
"지금 상황과 관련해서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아."
그제야 사람들이 최재훈의 의도를 파악한다.
"예. 그러세요."
"성추행범으로 몰리기, 회사 퇴직하기. 뭐가 더 에바쎄바참치입니까."
"어… 아무래도 회사 퇴직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왜죠?"
"여자들은… 그런, 성추행 같은 걸로 문제 되면… 사회적으로 매장 당해서…."
주변에서 격한 동의가 따라왔다.
그렇게 최재훈이 분위기를 휘어잡고 이끌어감에 따라.
김경훈을 측은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갔다.
열심히 즙을 짜 봐도 안 된다.
[아니근데 도대체 이게 니 방송 일부러 견제한다는 거랑 무슨 상관임?]
물론.
아직도 대가리가 안 깨진 김경훈의 팬들은 예외다.
[ㄹㅇ결과적으로 잘 해결됐으면 된 거지 왤케 ㅈㄹ임? 니야말로 김경훈 견제하는 거 아님?]
그들이 논점 흐리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론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이거 자체가 견제지 ㅄ들아 ㅋㅋ 크루원을 성추행범으로 만들고, 그 성추행범 감싸려고 협박한 쓰레기로 만들려 해 놓고]
[견제 기준 높은 거 보소 사드 설치하고 근처에 군인이라도 주둔시켜야겠누]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아,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다! 여러분.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아까부터 말로만 정중하지. 사람 인생 조지려 해 놓고 사과 한 마디로 퉁치려 하는 새낀데. 여러분. 김경훈 이 새끼, 인성 문제 있어요. 평소에 그거 다 연기예요. 여러분 다 속고 있는 겁니다."
[아니 ㅋㅋ 이제 경훈이 존재 자체를 부정하네]
[확실한 것만 얘기해 좀;;]
[니가 어떻게아는데 ㅄ아]
"제가 어떻게 아느냐!"
최재훈이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응시했다.
증인이었다.
이성을 잃은 김경훈이 처음으로 남들에게 내비치는 본성을 숨컷과 같이 목격한 증인.
바로 신도였다.
"신도 씨."
"…예?"
이 대목에서 자신이 언급될 줄 몰랐는지, 그가 당황해서 답했다.
"우리는 알고 있죠?"
"…예?"
"우리 경훈이 본성이요. 그때, 분장 부스에서 같이 봤잖아요."
여기서 갑자기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모르는 신도.
그런 그의 눈에-
"…."
비굴하게 눈치를 보는 김경훈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위로 방금 전-
-아니, 저는 진짜 신도 씨가 피해자인 줄 알았단 말이에요! 신도 씨가 워낙에 그 일로 저한테 힘들다고 많이 이야기 하셔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에게 독박을 씌우려 했던 그의 모습이 겹친다.
이미 자포자기 심정으로 최후를 기다리고 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경훈 씨의 본성이라… 잘 모르겠네요."
휴.
김경훈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그 순간-
"그런데-"
하.
비죽이는 신도.
"숨컷 씨한테 무슨 감정이 있긴 한 건지. 아까 코스프레 분장실에서 만났을 때. 처음 보는 분위기로,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신인 주제, 어떻게 SGF선행 체험권을 구한 거냐고. 도대체, 업계 여자들한테 얼마나 대주고 다닌 거냐고."
잠깐의 침묵.
그리고-
-헤에엑
[ㅁㅊ?]
[??????????]
[김경훈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기겁.
충격.
김경훈의 얼굴이 마침내 사색이 되었다.
신도는 그걸 보고 신나서 말을 잇는다.
"아, 그러고 보니.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어요. 엄청 진지하게 숨컷 씨 보고 '장담하는데 너 오래 못 간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발언.
"아, 맞다."
쉬지 않고 딜을 퍼붓는다.
최재훈이 생각났다는 듯 운을 뗐다.
"그러고 보니. 김경훈 씨. 그때 부스에서, 신도 씨한테 그런 말도 했었잖아요. 제가 신도 씨보고, '한 시간 내로 지현 씨한테 한 짓 수습하라' 했더니. 신도 씨한테 '제가 도와드릴 테니, 일단 숨컷 씨 말 대로 하세요.' 라고. 이거, 아까 하신 말이랑 상반되는 거 아닌가요? 신도 씨가 정말로 피해자인 줄 알아서 도와주고 싶었다면서요. 그런데 그땐 아무리 봐도 아니던데?"
둘이 열심히 떠드는 동안 주변은 고요했다.
리치TV 호감의 대명사인 김경훈의 실체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에, 그 누구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원래 같았다면 그 누구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믿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에서 무수히 생겨 버린 흠집들.
그게 하나로 이어져서, 균열이 된다.
김경훈의 가면에 균열이 간다.
시청자들은, 그 균열 안에 들어 있는 그의 실체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증인이 신도 아닌가.
지금 그 누구보다도 숨컷이 원망스러울 신도.
평소, 김경훈과 친하게 어울리던 신도.
그런 그가 숨컷을 옹호한다고 볼 수 있는 증언을 하니, 아무리 그가 거짓말쟁이라 판명 났다 해도. 설득력이 실릴 수밖에 없었다.
"헛소리 하지 마요!"
그러니 만큼 김경훈은 절박하게 외쳤다.
"숨컷 씨. 뭐 하는 거예요? 그쪽이 말했잖아요. 신도, 저분 거짓말쟁이라고… 네?"
거의 애원 수준으로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그런 사람이랑 말 맞춰가면서까지 저 이상한 사람 만들려는 이유가 도대체 뭐예요? 숨컷 씨야 말로, 저 견제하려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싸늘한 주위의 시선.
그를 괴물 바라보듯 쳐다본다.
최재훈이 능청스럽게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견제? 내가? 널?"
그거면 충분했다.
쩌저적-
김경훈의 가면에 생겼던 균열이 더욱 커져, 파편이 떨어진다.
그렇게 그의 얼굴에 평소 보여주지 않던 표독스러운 일면이 드러난다.
"니가 뭔데!!! 아무것도 아닌 새끼가!!! 맞잖아!!! 신도, 저 놈도! 나한테 덤터기…우, 웃기지 마! 둘이서 짜고 나한테 덤터기 씌우려는 거잖아!!!"
김경훈의 가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가 얼굴에 독기를 드러내고 칠판 긁는 듯 표독스러운 소릴 냈다.
"저기요!"
그러자, 관객석에서 누군가 거수했다.
소란을 듣고 구경 나온 코스프레의 스태프.
아까, 최재훈과 신도, 김경훈의 분장을 도왔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저 아까, 저 세 분 메이크업 도왔던 사람인데요~ 저 두 분 말이 맞아요~"
"너! 숨컷 팬이잖아! 닥쳐!!!"
김경훈이 신경질적으로 그를 모함했지만-
"하, 뭐래~"
그는 같잖다는 듯 피식 웃을 뿐이었다.
사람들도 김경훈이 아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게 지금 스트리머로서의 김경훈의 위치였다.
지나가던 메이크업 아티스트A 보다도 못한 위치.
쩌저적.
김경훈의 성채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와… 대박이네…."
"그렇게 안 봤는데…."
[와 개소름이네 ㅋㅋㅋ]
[경훈아 빨리 방송 때려치우고 연기나 하러 가라 ㄹㅇ]
[오스카상 뒤졌다]
[연기 안 해도 이제 방송은 때려쳐야지 ㅋㅋ]
김경훈은 그저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마치 속이 비어 버린 깡통처럼.
"구질구질하긴. 내가 아무리 그래도, 당신 같은 싸이코패스보단 나아. 안 그래요?"
그 모습을 본 신도가 통쾌함과 우월감을 느끼고 신나서는 최재훈에게 캐치볼을 던졌다.
그러자 최재훈이 정색을 하며 두 손바닥을 내민다.
"좀 놀아줬다고 친한 척, 곤란."
볼일 끝났으니 다시 거리를 벌린다.
캐치볼이 튕겨져 나와 허무하게 바닥을 굴렀다.
신도는 바닥을 나뒹구는 공을 고갤 떨궈 바라보는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깡통이 하나 더 추가 되었다.
최재훈은 그 깡통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김경훈.
그를 일으켜 어깨동무를 하듯 끌어안았다.
"…?"
무슨 영문인가 싶어 자신을 쳐다보는 김경훈을 무시하고 핸드폰을 들어 카메라 기능을 키고, 그 안에 자신과 김경훈의 모습을 담는다.
그리곤 반대쪽 손으론 엄지를 치켜들며, 상쾌한 미소를 짓는다.
마치 낚은 물고기를 자랑하는 어부처럼.
"투 페이스 싸이코패스, 라임 쩌는 새끼 컽!"
찰칵!
콰직!
카메라 셔터 소리가, 마치 깡통을 밟아 찌그러트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다음은 신도에게-
"자기랑 싸바싸바 안 해 줬다고 남의 인생 곱창 내려던 애정결핍환자 컽!"
콰직!
그렇게 밟아 찌그러트린 깡통들을-
"거, 뭐야!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인생 망한 허접쓰레기들 컽!"
있는 힘껏 걷어찼다.
깡!
머릿속에 통쾌한 소리가 울러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