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 여친단
비로소 여친단의 관심이, 시선이 숨컷에게 향하고-
"…."
눈을 꿈뻑인다.
후드 달린 칠흑색 로브를 뒤집어썼기 때문일까, 손등에 달린 암살검이 흡사 밤 하늘에서 날카로운 자태를 뽐내는 초승달 같았다.
원래 텔론보다 쭉쭉 뻗은 긴 팔다리.
높은 체고.
넓은 등과 어깨.
또 다른 버전의, 록서스의 암살자의 모습을 한 최재훈이 거기에 서 있었다.
여자친구들이 느낀 첫 번째 감상.
"노잼."
이었다.
"뭐요?"
최재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만-
노잼!!!
우우!!!
데스!!!
그 세 가지 멜로디로 환장의 하모니가 시작됐다.
"하하하, 이건 뭐."
"여, 여러분 좀 진정-!"
차현하와 김희은도 한 가락 보태지만, 광기의 연주를 따라가진 못한다.
현시간 SGF의 메인 이벤트인 코스프레 대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무대의 관객석.
그게 지금 그녀들이 집단 개지랄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장소였다.
먼저 주변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다음은 심사위원들까지 몸을 돌리자, 무대를 촬영하던 카메라도 기어이 얼굴을 들이민다.
그렇게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어그로가 끌렸다.
[머임?]
[머선129]
[갑자기 뭔 난리임]
[노잼?? 웬 노잼? 진재순이라도 떴누]
5만 명의 SGF 공식 방송 시청자들까지 말이다.
그들은 난리를 피우고 있는 여자친구들보다도, 그 중심에 있는 최재훈에게 집중했다.
'거, 뉘집 갭니까?'라는 반응.
딱 봐도 말이 안 통하는 강아지와 같거나 그 이하의 지성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어, 주인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다.
"아, 존나 세상에 십것들."
최재훈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여 얼굴부터 숨기고 봤다.
기다리는 동안 저들끼리 컨텐츠를 진행하며 그 유대감이 쫀쫀해지기라도 한 걸까?
집단 심리의 결속이 심해져, 그만큼 개개인의 이성과 수치심도 희미해진 저들은 이미 오롯이 최재훈에게 개지랄을 하겠다는 순수한 일념 하나로 존재하는 사념체와도 같았다.
-제발 닥쳐, 미친 새끼들아.
최재훈이 다급하게 중얼거렸지만-
"여러분 이 새끼 좀 보세요!!!"
"코스프레한 꼬라지 봐라!!!"
"방송이 조스로 보여!!?!?!"
"팬서비스가 죠스로 보여!?!!?"
"따란-따란-따란-따란-띠로리롱!!! 모르시는 분 계실까 봐 참고로 말하는데 죠스 BGM입니다!"
"오! 방송이 조스로 보여에서 죠스와 발음이 갖다는 걸 이용한 언어유희!!!"
"으, 으!!! 찐!"
"근!"
"리!"
"리는 뭐야, 이 새끼 옐로TV 첩자다!!"
"숨컷 우리가 키웠어 이 새끼들아!!!"
도대체 얼마나 병신력이 높아져야 현실의 공공장소에서 인터넷 채팅을 치듯 말할 수가 있을까.
최재훈은 도대체 왜 자신의 시청자들은 이런 것들밖에 없는 것인가, 속으로 통곡하는 가운데.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이 여자들이 난리를 피우는 이유를 겨우 깨달았다.
'아니, 시발 여장이 불만이라고라?'
개억울한 부분이 아닐 수가 없었다.
가발과, 추가적인 메이크업.
최재훈의 여장엔 나름대로 팬서비스의 성격이 담겨 있었다.
학창시절, 여학우들이 장기자랑에서 자신을 여장시켜 놓곤 '꺄~꺄~ 어떡해~'거리던 경험에서 비롯된 판단이었다.
물론. 20대에 가까워질수록, 남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짐에 따라 여장과는 거리가 먼 씩씩한 외모를 갖게 되었지만.
'최재훈'은, 이 나이에도 오히려 최재훈의 학창시절이었을 때보다 더 뽀송뽀송하게 중성스러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보다 더 좋은 반응이 나올 거라는 게 최재훈의 생각이었는데-또 여기서 남녀역전의 괴리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여자들에게 분명 중성적인 미남의 '여장'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요소일지 모르겠으나.
'여자'들에게 '여장'이란 오히려 마음을 식게 하는 마이너스 요소였다.
그녀들이 보는 최재훈이 쌍꺼풀을 붙이고 장발을 착용한 모습은.
최재훈의 기준으로 하자면 여자가 콧수염을 착용하고 구레나룻을 기른 모습인 것이다.
다른 성별인데도 캐릭터와의 동화율이 높다는 점에서, 코스프레로서의 퀄리티는 높았지만.
여친단이 기대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살해당한 상남자의 최재훈의 영혼 : 겨우 이런 꼴을 보려고 나를…! 잊지 않겠다!)
'나도 몰랐어 시발아.'
팬들을 위해 나름대로 큰마음으로 굴욕을 감수하고 여장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뒤통수가 당기는데, 여친단들이 피운 소란 때문에 대회를 진행 중이던 스태프들이 숙덕거리기 시작했다.
최재훈은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것을 느꼈다.
'아니, 이거 진짜 상당히 크게 엿된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런 최재훈의 걱정은-
[아니 ㅋㅋㅋ 저거 먼데]
[코스프레 대회라고 단체로 미친련 코스프레 하는 건가요?]
[수준이 너무 높은데 제가 보기엔 권위 있는 미친련 대회가 따로 열린 것 같네요]
[우승자에겐 구속복과 정신병동 프리패스가 주어집니다]
[ ???: 광기... 나의 오랜 친- 저게머야시발]
[아니 숨컷 얘기 나온 것 같은데?]
[와 숨컷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숨컷 아시는구나! 혹시 모르시는분들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진.짜.겁.나.미.쳤.습.니. 다]
[여러 의미로 정신나간련이긴 하지 ㅇㅇ;]
[옐로우TV의 자랑 숨컷! 옐로우TV의 자랑 숨컷! 옐로우TV의 자랑 숨컷!]
[뭔 개소리야저건또]
[-옐-]
아주 다행히도 빗나갔다.
주변의 시선은 놀랍게도 호의적이었다.
한창인 축제 분위기가 사람들의 유쾌함과 관대함을 늘려주기도 했고.
무엇보다, 방금 여친단이 '숨컷'을 언급한 덕분이었다.
숨컷은 지금까지 SGF에서 가장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방송인 중 한 명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SGF주최측은 당연히 그 안에 포함되었다.
마침 심사도 일단락됐겠다, 진행자가 카메라를 대동하고 다가와 말했다.
"저, 실례합니다. 잠깐 촬영 좀 가능할까요?"
그러자 여친단 중 한 명이-
"엄상희는 살아있다!!!"
카메라에다 대고 외쳤다.
그러자 쓰게 웃는 진행자.
"아, 상희 씨 살아계셔서 다행이고요. 촬영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자 엄상희도 모르네 ㅋㅋ]
[엄상희도 모르면서 왜 한국에 삼?]
[사계절과 엄상희가 있는 나라]
[K-엄 ㄷㄷ]
[아 옐수새끼들 또 꾸득구득 기어나와서 채팅창 곱창내는거바]
[엄]
"아… 방금 그분이 제가 모르는 유명인이신가 본데요? 어쨌든. 여러분. 지금 여기에서 뭐 하는 중이신가요?"
"아니 글쎄, 이 새끼 좀 보세요!!!"
"도 넘은 얼빠진 방송인, 이대로 괜찮은가. 숨컷을 고발합니다"
"후, 니네는 이런 방송 보지 마라…."
"팬서비스의 P도 모르는 이 얼빠진련을 좀 보세요."
"F야."
"P야 얼빠진 것아!"
"그런가?"
"아니, F 맞아 멍청한 련아!"
"F는 느그 성적이 F겠지!!!"
"그럼 P는 니네 부모님이 니 보고 흘리는 피눈물이겠네?!!!"
이번엔 또 F파와 P파로 나뉘어 고품격 논쟁을 진행하는 여친단.
진행자는 그 사이에서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 있는 최재훈을 발견했다.
"아… 아무래도, 이 품격 넘치는 팬분들은 숨컷 님의 팬이신 것 같은데요. 숨컷 님! 혹시 지금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아, 그… 일단 죄송합니다. 이 찐따들을 관리 못한 제 잘못이 맞습니다. 아니, 이런 시청자를 두고 있는 제 잘못입니다. 책임지겠습니다."
"할복해!!!"
"죽어!!!"
"하…."
[숨아가는 아가야... 할복해야돼...]
[저 ㅄ들을 어케 관리하누 ㄷㄷ]
[극한직업 ㅇㅈ합니다;]
[하여간 옐수새끼들 ㅋㅋ]
[리치TV에서 옐수 찾고 있네 ㅋㅋ -리-]
[목소리 ㅆㅅㅌㅊ]
[아니 근데 머야 우리도 보여줘 숨컷]
[거 좋은거 같이 봅시다]
카메라워먼이 그의 모습을 카메라 안에 담으려 했지만 진행자가 만류했다.
"아, 다행히! 시청자분들께서도 숨컷 님의 노고를 이해해 주시네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숨컷 님을 카메라에 담아 달라는 분들이 계신데! 저희가 왜 숨컷 님을 카메라에 못 담았느냐! 숨컷 님이 대회 참가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회 참가자라면 당연히 무대 위에서 봐야겠죠~? 인정?"
그가 대회 참가자일 경우를 고려해서였다.
지금 난리가 난 채팅창만 봐도 알 수 있듯, 숨컷의 코스프레는 엄청난 화제성을 가진다.
만약 그가 대회에 참가한다면, 그의 코스프레 차림을 공개하는 것은 최대한 늦을수록 좋았다.
그 화제성이 끌어모으는 관심과 기대감이 더욱 길게 유지되며, 점점 더 고조될 테니까.
대회에게나 숨컷에게나 그게 좋았다.
이린도 그걸 알고 의도적으로 숨컷이 코스프레한 모습을 화면에 담지 않고 있었다.
[아지매요... ㅇㅈㅇㅈ 거린다고 젊어보이시는 건 아닙니다]
[틀딱 특 = 유행어 남발함]
"아니 틀딱이라뇨~ 저 겨우 30대 초반인다. 어쨌거나, 숨컷 님? 대회에 참가하시나요?"
"예, 참가할 예정입니다."
"아, 역시! 그렇죠! 그렇게 훌륭한 퀄리티로 대회 참가 안 하면 아깝죠! 이야, 그나저나~"
진행자가 숨컷의 차림을 한눈에 담고, 그의 모습을 어떻게 묘사해야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생각했다.
"정말로, 정말로! 이색적인 코스프레입니다. 대회에서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코스프레네요!"
[도대체 머길래 ㄷㄷ]
[우르곤 코스프레라도 했나요]
[이거 어차피 게임사마다 코스프레 종류 정해져 있는 거 아니었음?]
[숨컷이면 레오레일거고]
[레오레에서 아직 안 나온 게 있던가?]
[설마 수제작?]
"자 여러분, 자세한 건! 아시죠? 대회를 통해서! 한 가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리자면, 대박입니다. 정말 상상도 못한 조합을, 아주 완벽하게! 소화하고 계십니다."
[아니 그니까 보여달라고 ㅅㅂ]
[정신나갈것같애]
[아빠어딨어안보여아빠어딨어안보여아빠어딨어안보여아빠어딨어안보여아빠어딨어안보여]
"아~ 시청자 여러분들이 숨컷 님을 정말 간절히! 보고 싶어 하시는데요~ 역시, 인기가 엄청납니다. 숨컷 님?"
"넵."
"혹시, 무대에 올라오실 때까지 숨컷 님을 기다려주실 시청자 여러분께 한 말씀?"
최재훈이 큰맘 먹고 한 여장의 반응이 여친단에게 좋지 못했고.
여친단이 주위에 사람이 있던 말던 삽꼬장을 부릴 만큼 정신이 나간 덕분에.
최재훈은 결과적으로 SGF의 관심을 받아, 자신의 존재를 인상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나쁘다고 해야 할까.
최재훈은 복잡한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좋은 게 좋은 거다.
"운이 좋군."
"네?"
"리치TV에서 방송하고 있는 숨컷입니다. 레오레 잘하고 잘생겼습니다. 코스프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숨컷 미튜브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 ㅋㅋ]
[레오레 잘하고 뭐요? ㅋㅋ]
[숨컷아 ㅇㅇ;; 누나 부끄럽다 적당히 하자]
[어디 내놔도 부끄러울 새끼...]
[아 ㅋㅋ 기대치 높여놓네 ㅋㅋ 뒷감당할 자신 있나?]
[기대하라니까 기대해 본다 ㅇㅇ;]
홍보의 반응은 꽤 긍정적이었다.
숨컷 방송의 시청자와 팔로우가 뭉텅뭉텅 늘어나는 게 눈에 보였다.
"아! 아주 자신감 넘치고 인상적인 자기소개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실입니다. 숨컷 님 코스프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그러니 숨컷 님 코스프레가 나올 때까지, 채널 고정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그러면, 숨컷 님! 이따 무대 위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또한 만족스러워하며 떠난다.
그렇게 갑작스러웠던 사건은 모두가 행복하게 마무리되었다.
"우리가 한 건 했다."
"리얼쿸쿠~"
"아니, 그걸 현실에서 한다고?"
신나서 자화자찬하는 여친단.
최재훈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최재훈은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이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내리깐다.
그렇게 의도와는 다르게 기선제압을 한 게 돼 버린 최재훈이 운을 뗐다.
"일단, 이제 와서 말씀드리는데. 오늘, 저 보러 이렇게 와 주신 거 다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일 처음이라, 엄청 감동했어요."
진심이 느껴지는 감사.
여친단이 헤실헤실 웃었다.
"그래서 말씀드리기가 더욱 힘들어서… 제금 제 심경을 노래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미튜브에서 노래를 검색해- 틀었다.
<이제는 우리가~♪>
작별할 시간이니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이야기의 노래였다.
"엥!?!"
"아니!!!"
"갑자기?"
"아까 그거 때문에!?"
"미안해! 이젠 안 그럴게요!"
"이미 늦었어요, 이것들아… 잘 하실 거면 진작에 잘하셨어야지. 어쨌거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제가 너무…."
최재훈은 말을 고른 뒤 말했다.
"마음이 여리잖아요…?"
"?"
"뭐, 시발. 지껄여 봐."
"아니, 너무 여리십니다."
"맞습니다… 제가 마음이 너무 여려서, 후… 잔인해지지가 못해요. 처음부터 여러분들이랑 거리를 두고, 뚝심 있게 방송을 진행했어야 했는데. 너무 많이 신경을 써버려가지고, 방송이 너무 산만해졌어요.
통제가 안 돼. 원래 같았으면 지금 두 분이랑 준비해 둔 팬미팅 일정 거의 다 끝냈어야 했는데, 이게 뭐야. 아직 QNA도 안 끝났는데, 난 여기서 코스프레를 하고 있네?"
"아, 신경 쓰지 마세요. 저 지금 충분히 재밌으니까."
"저도요!"
"그렇다네. 다행인 줄 아십쇼. 저 두 분이 저렇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면 여러분들은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아무튼, 예 뭐. 그렇게 된 겁니다. 원활한 방송 진행을 위해서라도, 슬슬 여러분들과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정말로 즐거웠고, 다시 한번 이렇게 저 만나러 찾아와 주신 거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예.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이렇게 팬들에게 둘러싸여 관심과 애정을 받는 것.
최재훈의 말에선 진심 어린 감사가 묻어나왔다.
0
그걸 느낀 여친단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아쉬워할 따름이었다.
그중 한 명이 가까스로 입을 연다.
"그러면…."
"응?"
"그, 혹시 싸인 좀…."
"아, 팬미팅 참가자분들 주려고 준비한 상품 안에 싸인 있어서 안 됨. 상품 가치 떨어짐."
"…."
"뭐, 임마. 확 마."
"아니, 너무하네!"
“아~ 꼬우면 팬미팅 당첨되던가~”
"그럼 사진이라도 찍어 줘요!"
"사진도 상품 안에 들어 있어서."
"아니, 뭔-"
"뭐 이런 게 다 있어!!!"
"단체샷이라도 찍어 줘!!!"
"하, 오케이. 선심 썼다. 다들 모여요."
최재훈 뒤로 서른두 명이 모여들었고 이내-
찰칵.
"어, 이거 왠지 허전하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차현하와, 김희은이 휑해진 주위를 둘러보곤 말했다.
"그러게요."
최재훈도 똑같은 감상을 느끼고 있던 그때.
[왜 허전하누 우리가 있는데 ㅋㅋ]
[크 이제야 스크린이 어? 좀 클린해지네 ㅇㅇ]
[꼽사리충들 컽!]
"아."
그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생각해 보니, 전혀 허전하지 않았다.
충분할 정도로 북적이고 있었다.
<시청자 13, 70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