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155화 (152/361)

155. 숨컷(캐릭터)

한때, 게임계에서 특정 주제가 도마 위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그 주제는 바로 '언더웨어 아머'

높은 능력치를 지닌 '방어구'인 주제에 속옷처럼 노출도가 높은 장비 아이템들을 뜻하는 용어였다.

한 유명 PC RPG 게임의 업데이트에서 최고레벨 방어구가 그 '언더웨어 아머'로 나오자.

그 소식은 단번에 게임 커뮤니티를 넘어, 커뮤니티 전체에 퍼져 통렬한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속옷이 세계관 최강의 방어구 ㅋㅋ 가슴이 웅장해지네]

[세계관 최강의 방어구가 속옷이면 무기는 뭐죠?]

[안마기입니다]

[그럼 포션은 뭔디 ㅋㅋ]

[성기사에서 성이 그 성이었나요?]

[저 성기삽니다 그 성 맞습니다]

[저는 성기팝니다]

[???]

[장르가 한번에 야겜이 되네 ㅋㅋ]

[걍 야겜을 만들던가 ㅄ들 진짜 ㅋㅋ]

그렇게 게이머들의 니즈를 잘못 이해한 개발자들의 시도는 철저한 실패로 끝났다.

최재훈이 제로제로를 시연하고 첫 전투.

챙!

첫 번째 캐릭터인 전사가 갑작스러운 기습에 당했다.

그리고 그 갑작스러운 기습은, 운영진이 의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피가 튄다.

동시에, 흉갑이 떨어져 나간다.

-으윽!

고통이 담긴, 신음.

고통으로 상기되고 일그러진 표정.

마지막으로, 흉갑이 떨어져 나가 아슬아슬한 수위로 노출된 가슴.

'언더웨어 아머'때와 같은 의도의 연출이었다.

[캬 ㅋㅋ]

[찌찌파티ON]

[옳게된 겜이네요]

[아 ㅋㅋ 이 쓰렉겜 드디어 겜다운 겜이 됐네]

하지만 반응은 완벽하게 상반됐다.

언더웨어 아머가 출시되었을 때 게이머들은 말했었다.

그딴거 보려고 이런 게임을 하느니, 차라리 그런 게임을 하겠다!

제로제로는 최 자매의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담긴 게임이었다.

오롯이 게임성과 완성도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자신감이 담긴!

하지만, 순수함이 인정받기 힘든 시대였고.

제로제로는 생사를 해매다가 결국 생존을 위해, '그런 게임'이 되었다.

그것도.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일념하에, 역대급 없었던 독보적인 수준을.

선정성을 가진!

"으으윽."

최재훈이 눈을 질끈 감았다.

대한민국 게임계의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너무 고통스러워서.

아니면, 자신의 부하인 '아르곤'이 부상을 입은 게 가슴 아파서.

아니면 그냥 눈이 썩어버릴 것 같아서!

이성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왜곡된 남성의 신체는 원래 대로라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들은 실제로 탄생했을 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다.

투명드래곤이 그랬고, 반물질 폭탄이 그랬다.

최재훈의 안구는 역대급으로 강한 공격에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버렸다.

[왜 얻어맞은 건 쟨데 얘가 더 아파하나요]

[가상현실 게임인가요? 피해가 전달되고 그러나]

[어둠의 듀얼 ㄷㄷ]

[신기술 ㄷㄷ]

[소규모 회사가 일냈습니다 이거 지금 못 막습니다]

[게임 박람회가 아니라 과학 박람회에 가야하는거 아니누 ㄷㄷ]

최재훈이 그러거나 말거나, 채팅창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니.

최재훈이 그래서, 채팅창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방송인의 고통은 시청자들의 즐거움이었다.

여성향의 외설적인 컨텐츠를 보고 고통을 호소하는 미남 스트리머는, 그 자체로도 컨텐츠가 되었다.

최재훈은 두려웠다.

눈을 뜨면 펼쳐질 광경이.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시작부터 이 정돈데, 다음은 어느 정도일지.

도무지 상상이 안 됐다.

그가 눈을 떴다.

시연용 패드를 뒤집어 놓은 다음에 말이다.

그리곤-

"자!"

라며.

일과를 끝낸 듯 후련한 모습으로 말한다.

"아~ 제로제로! 예! 그,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근래 보기 힘들었던, 아주 잘 만들어진 캐릭터 수집형 턴제 전투게임! 특히 인상적이었던 게- 어… 어!

그, 트레일러 영상! 아~ 그 영상미! 전쟁의 처절함과 장엄함을 동시에 표현한 그 영상미! 크~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어? 그… 어! 트레일러 영상! 성우분의 연기~ 크. 아주 좋았습니다. 자 그럼, 최태이 대표님. 마지막으로 우리 게이머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카메라가 향하자.

"…네?"

당연히 무슨 쌉소리냐는 얼빠진 반응이 돌아왔다.

[???]

[뭐임?]

[홍보 벌써 끝났누 ㅋㅋ]

[무야 나 잠깐 잠들었나보네 트레일러 보고 정신 차리니 끝나 있누]

[제약회사였누 수면제를 개발했네]

[레아블로3의 정신적 계승자 ㄷㄷ]

[게임 볼륨이 좀 부족한것 같은데요]

[ㄹㅇ ㅋㅋ 트레일러 보고 한대 맞더니 끝나누]

[세계 최초 맛보기형 게임 ㄷㄷ]

[허리케인도 아니고 트레일러에 몰빵하누]

[숨씨 개수작 부리지 말고 다시 패드 들어]

하지만 어림도 없었고.

항의가 빗발친다.

"아니, 여러분. 저도 저거 게임 플레이하는 거, 우리 게이머 여러분들한테 보여드리고 싶은데. 어? 난이도가… 너무…."

최재훈이 우사인 볼트를 본 육상인들처럼 막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높네… 내가 검은 영혼 3를 할 때도, 페이스랑 맞라인전 섰을 때도 포기를 안 했던 남잔데… 여기서 벽을 느끼네요… 그냥, 내가 해 본 게임 중에 난이도가 역대급으로… 말도 안 돼… 겨우 1분 했는데도 식은땀이 흐르고 손발이 벌벌 떨려서, 저 이 게임 계속하면 진짜 무슨 일 일어날 것 같아요."

[아 ㅋㅋ]

[남자가 하기엔 좀 게임 난이도가 높긴 해 ㅋㅋ]

[아 ㅋㅋ 남자들 게임 못한다는거 ㄹㅇ이었네~]

[나 성평등주의잔데 이건 좀 고비네 ㅇㅇ;]

[그래도 어쩌겠누 ㅋㅋ 입장권I값은 해야지]

"하…."

최재훈은 마음 같아선 입장권-I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홍보에 걸린 조건.

캐릭터 로얄티.

그로 인해 얻는 수익이 눈에 아른거렸다.

최재훈은 집에 있는 재은이와 부모님을 떠올렸다.

(최재은의 텔레파시 : 나 여기서 겜 하고 있는데 멍청아)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이겨내야 한다.

가족들의 고생을 더욱 빨리 끝낼 수 있다면 기꺼이 감내하리라.

역겨운 존나 찌찌파티를!

"스트리머가 이렇게 극한직업입니다, 여러분…."

[휴 못생기고 겜 못해가지고 스트리머 못해서 다행이다]

[부모님 못나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하마터면 월200버는 직장인이 아니라 월3천 버는 스트리머 될 뻔했자너 ㄹㅇ;]

최재훈은 한숨을 내쉰 뒤 터덜터덜 다시 시연대 앞에 섰다.

패드를 집어 들고, 게임을 진행한다.

턴제 전투.

처 맞았으니, 처 맞게 할 차례였다.

전사가 반격에 나섰다.

-흐아아아아!!!

남자 치곤(?) 씩씩한 함성을 내지르며 고블린에게 달려든다.

-슥!

가죽과 살이 단단한 무언가에 의해 찢겨지는 소리!

고블린이 피가 크게 깎여나간다.

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키에에엑!

고로, 돌아오는 반격.

-아앗!

또 한 번의 신음.

"으엑."

또 한 번의 고통.

다행히, 탈의는 없었다.

최재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곧바로 고블린의 몸이 이분 되더니 재가 되어 사라졌다.

"휴."

최재훈은 안도했다.

적이 죽었음에.

적이 죽어서, 반격할 차례가 주어지지 않았음에.

아르곤이 또 처맞으면 무슨 개지랄이 일어날지, 예상하기도 싫었다.

"자, 전투 끝났으니까 마을 가서 갑옷을 수리하던지~ 현질해서 절대 안 벗겨지는 지전 갑옷을 사든지 합시다~"

<다음 장소로 진행하십시오.>

"아니 시발 머라고라."

마을은 [<] 방향인데 게임은 [>]방향으로 이동하라고 한다.

최재훈은 존나 무시하고 [<]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다.

이 끔찍한 게임은 최재훈에게 기어코 다음 전투를 강행시킬 셈이었다.

다음 전투를 통해, 무언가를 보여줄 셈이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진다.

최재훈은 난생 이렇게 절대적인 절망감과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지금 전시 탈주범의 심정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어디 가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병사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네요]

[PTSD까지 구현했네 ㄷㄷ]

[왜 PTSD를 캐릭터가 아니라 얘가 걸리누]

[>로 가래잖아요 선생님]

[대한민국 사람들은 왜 당기라하면 밀고 <로 가라하면 >로 가냐]

[반골의 민족]

[이 사람 방금 그거보고 실명왔나본데]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실명하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오른쪽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최 듣보가 순수한 마음으로 최재훈에게 충고했다.

"와, 시발 내가 그걸 몰랐네."

최재훈은 그렇게 성을 내며 클라이언트에게 현피를 신청할 뻔했다.

운명이 등을 떠민다.

허락되는 건 오직 전진.

전쟁이란 이토록 강압적이며 잔혹했다.

최재훈은 전장에 끌려나가는 병사의 얼굴로 전진했다.

-키에에엑!

이번엔 고블린이 두 마리였다.

고블린이 한 마리가 상체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데 성공했다.

두 마리라면?

"최 듣보님."

"네?"

"이거, 현질 어떻게 하나요. 저 새끼들 한 방에 죽일 수 있으면 집행검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 이거 진짜 개쌉갓겜입니다. 나 태어나서 이렇게 강한 현질 욕구를 느껴본 적이 없어."

"아!"

여러분!

카메라가 향하자 흥분해서 입을 연다.

"저희 게임, 제로제로는 플레이어 여러분의 공정한 경쟁을 지향합니다! 분명 가챠가, 랜덤 상자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구성품에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을. 저희 제로제로에선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는 플레이어가 보답 받을 것을! 지금 여기서 회사의 이름을 걸고, 숨컷 님과 게이머 분들 앞에서 선언합니다!"

이 때다 싶어 장점을 어필한다.

능숙하게.

당당하게!

자신감 넘치게!

그녀는 더이상 내성적인 최 대표가 아니었다.

최재훈 덕분에 SMART CHOI는 유례없이 활기로 넘치고 있었다.

[캬]

[그렇지 이게 맞지]

[ㄹㅇ ㅋㅋ 게임에서도 돈 많은 새끼들이 다 해먹는 건 선 넘는 거였지]

[이 게임으로 갈아타면 우리 아빠가 좋아하겠네]

[이런 찌찌가 난무하는 게임을 하면 속상해하지 않으실까]

[그래도 내가 돈달라고 할일은 적어지잖아]

[세상에]

"와, 정.말. 좋.은. 게.임.이.야."

최재훈은 진심을 담아 호응했다.

[바보병신 게임회사 ㅠㅠ 그러면 뭘로 돈 벌려고요]

[그러면 랜덤상자에서 뭐가 나옴?]

"그렇다면 최 듣보 님.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사전에 안심할 수 있도록 확실히 짚고 넘어갑시다. 제로제로의 가챠 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으론 뭐가 있을까요."

"랜덤 상자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으론 캐릭터가 있습니다!"

"아 캐릭터요? 방금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이템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 않으셨었나요?"

"아! 랜덤 상자에서 나오는 특수 캐릭터들의 성능은,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캐릭터들의 성능과 동일합니다!"

"아, 외형만 다른. 레오레로 따지면 스킨 같은 거네요?"

"맞습니다! 성능에 차이가 없어도 플레이어 님들께서 매력을 느끼실 수 있도록! 원화가와 성우 여러분께서 상당한 애를 써주셨으니-"

최태이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겁니다."

어딘가 음흉하게도 보이는 그 웃음에, 채팅창이 폭발했다.

원래, 이렇게 노골적으로 선정성을 어필하는 게임은 특정 게이머들에게만 좋은 반응을 얻지.

종합적으론 저질 게임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 다양한 게이머들이 모여 있는 숨컷의 방송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재훈이라는 남자가 비록 홍보일지언정,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홍보가 끝날 때까지, 이 게임에 관심을 가질 뿐으로 최재훈 같은 남자와 공통된 관심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최태이의 말이 끝나자 최재훈은 다시 게임을 진행한다.

이번에 선공권은 아르곤에게 있었다.

아까, 고블린은 최소 두 번은 공격해야 죽었으며.

공격 차례는-

아르곤>고블린A>아르곤>아르곤>고블린B였다.

초반 전투 특성상 아르곤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레벨 디자인이 되어 있겠지만.

최재훈에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저대로라면 아르곤의 승리와 같이 탈의 또한 보장되어있었기에.

벗으면 게이머들이 좋아함 = 게임이 홍보가 더 잘 됨 = 자신의 로얄티가 늘어남.

최재훈은 그렇게 행복회로를 돌리며, 불구덩이속으로 뛰어들었다.

아르곤의 첫 번째 공격.

-키에엑!

역시나 죽지 않는 고블린A.

반격해온다.

최재훈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슥

<회피!>

"오옹?"

[ㄵ]

[아니 고블린 ㅅㅂ]

[히토미에선 잘 벗기더만 뭐하지 ㅅㅂ]

예상치 못한 결과.

피해를 입지 않고 고블린 한 마리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설마?'

최재훈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보았다.

희망을.

-하앗!

공격에 성공한 뒤 이대로 회피에 성공하면-

<회피!>

"아싸!!!!!!!!!!!!!! 오우 예아!!!!!!!!!!!"

성공이다.

최재훈은 피해를 안 입고.

더이상 벗지 않고 두 번째 전투를-

<회피!>

"어?"

끝내는 데 실패한다.

얄궂게도 회피는 플레이어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아니, 시발!!!"

고블린이 공격해온다.

최재훈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사람은 희망 앞에서 구질구질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고블린은 움직이고-

<회피!>

"아니, 시발 뭔!"

헛웃음을 터뜨린다.

아무런 스킬도 없는 턴제 전투에서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가 있을까.

그의 손은 어느새 땀으로 흥건했다.

[아니 씹 ㅋㅋㅋ]

[뭐 이딴 겜이 다 있어]

[회피 확률 20%라면서 계속 터지누]

[아니 초장부터 확률 장난질이냐고 ㅋㅋ]

"어~ 주작 아니야~ 실력이야~"

채팅창이 게임의 내용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옆에서 바라보던 최태이는 절절하게 감동했다.

꿈에서만 바라봤던 그 그림이었다.

그녀는 분위기를 타서 저도 모르게 말했다.

"아참! 여러분, 여러분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셔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오늘, 아니지! 이게 끝나면 바로, 신규 캐릭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데-"

빨리 끝내고 카메라 받으면서 발언하게 해 드리자.

그런 생각에 최재훈은 공격 명령을 내린 뒤-

"컷!"

멋들어지게 세레모니를 했다.

<회피!>

"아니 지랄하네 진짜."

고블린의 손도끼가 날아온다.

와중에 최태이는 말한다.

"곧바로 신규 업데이트될 그 캐릭터!!! 바로 숨컷 님입니다!!! 여러분, 앞으로도 제로제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제로제로의 캐릭터로 합류할 숨컷 님께서 보여 주실 활약도 기대해 주세요!!!"

제로제로의 캐릭터가 된 숨컷이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라고.

시청자들이 그 말을 들으며 보고 있는 화면에서 제로제로의 캐릭터가 보여 주고 있는 활약.

-으윽!

공격에 당해 하갑이 파괴되어- 노출되는 것이었다.

천만 다행히 속옷을 입고 있었지만-

(덜렁)

이성의 관점에서 철저히 왜곡된 신체 부위는.

철저히 비현실적인 무브먼트를 선보인다.

그게, 제로제로의 캐릭터들의 '활약'이었다.

동시에 눈과 귀로 받아들인 정보에, 최재훈은 번개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최태이가 제시한 로열티 조건이 왜 그리 좋았던 건지.

왜 그리 좋은 조건을 내걸면서도, 저자세였는지.

최재훈은 아르곤의 모습에 자신을 대입시켜 보았다.

"오잉,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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