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147화 (144/361)

147. 허위매물

"아니, 이건 뭔…."

정말로 미팅권이 매물로 올라와 있는 건 확인한 최재훈.

그가 엄청난 충격에 빠져 넋이 나가 중얼거렸다.

그 아연실색한 모습에-

[양도한다면서 팔고 자빠졌네 ㅋㅋ]

[ㅁㅊ;;;]

[와 숨컷 충격받은거봐;;;]

[진짜 속상한가보네;]

[숨컷이 보이는 거랑 달리 마음이 여려;]

[숨아가는 아가야... 지켜줘야돼...]

[자기 열성팬인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 돈 벌려고 그 ㅈㄹ했다는 거라고 알면 충격먹을 만하지]

[ㅠㅠ 숨아가 힘내]

팬들이 진심 어린 격려를 보냈다.

그런 격려 속에서 최재훈은 생각했다.

'이런 개꿀 사업 아이템이….'

그런 격려 속에서 최재훈은 생각했다.

주기적으로 팬미팅권을 풀어야겠다고.

수량 미정으로.

그리곤 빼돌려서, 팔아야겠다고.

현재 가격 170만 원.

'백만 장만 팔면 1조….'

최재훈은 이미 상상속에서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를 일렬로 세운 뒤 뺨을 때리고 있었다.

(세계촌의 최재훈 : 그 분들 재산 1조 넘지 않냐)

'1조가 우스워? 한 사람 재산이 어떻게 1조가 넘어.'

최재훈은 자신을 갑부로 만들어 줄 이 개꿀 사업에 동업자를 둘 생각이 없었다.

설령 아이디어 착안자라 할지라도!

"여러분, 이거 절대로 사지 마세요. 이거 지금 이 시간부로 불량품 됐습니다. 작동 안 해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기운 내요 ㅠㅠ]

[화이팅!!!]

[저 십련 신상 어떻게 못 터나?]

[겨우 백만원에 팔려고 이걸 가져갔나;]

[얘 표정봐;;; 진짜 화났나 보네]

'내 표정이 어떻길래.'

시청자들은 최재훈이 응당 분노했다 생각했다.

분명 최재훈은 판매자가 괘씸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런 판매자가 반가웠다.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

며칠 전부터 사람들이 주변에서

'우오오오오!!! 숨컷 미팅권!!!!! 대단해!!!'

'당연히 치킨보단 숨컷 목소리지!!!!!!'

'숨컷이랑 만날 수 있으면 백만 원도 낼 수 있어!!!'

'숨컷 최고다!!!!!!!!!!!'

이 난리를 피워 대니.

과도한 애정과 존경.

부끄러움은 그의 몫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과의 미팅보다 돈을 선택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 기준을 가진 이 시청자는.

마치 오랜 타향생활을 하다가 동포를 만난 듯 반가운 기분이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최재훈을 마치 The Last Of Earth2를 플레이한 라오어 팬마냥 여기고 있었다.

최재훈은 오해를 풀기로 했다.

시청자들을 괜스레 걱정시킬 이유는 없었다.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이거 받으시고 기분 푸세요 ㅠㅠ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금융치료 ON

앗, 있네.

"하, 인생… 도대체 나는 무얼 위해…."

최재훈은 분노와 허탈함을 짜내기 시작했다.

팬에게 배신당한 스트리머를 연기하기 시작했다.

거듭된 즙 짜는 연기로 숙달된 연기력은-

[ㅠㅠㅠㅠㅠㅠㅠㅠ]

[숨아가 울지 마요 ㅠㅠㅠㅠㅠㅠㅠ]

[하 ㅅㅂ 하느님은 저런 새끼들 안 잡아가고 뭐하는 거지]

시청자들로 하여금 동정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근데 저거 미팅권 어케 제외하게?]

"응?"

[그러게 저 판매자가 당첨자 세 명중 누구인지 모르잖아 어떻게 알고 제외하게]

게시글엔 판매자를 특정해낼 그 어떤 단서도 첨부되어 있지 않았다.

이러면 어쩔 수 없네~ 걍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라~최재훈은 그렇게 넘길 생각이었다.

판매자가 괘씸하긴 했어도, 어쨌거나 정당한 방법으로 상품을 타간 거였으니.

그걸로 썰매를 타든 라면에 넣어먹든 지구를 정복하든 자신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아니 ㅅㅂ 어떻게 저거 못찾아냄?]

[찾아서 족쳐야되는데]

[아 ^^ㅣ발 개빡치누]

[제 무력함이 이토록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도저히 어물쩡 넘어갈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뿔사.'

최재훈은 그게 자신의 연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차 싶었다.

눈앞의 작은 이득을 쫓다 자충수에 빠진 것이었다.

결국 그는 분노하며 범인을 색출할 방책을 궁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일단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요."

* * *

"헉…."

방송을 지켜보던 팀BAY의 팀원들이 놀라며 김희은을 쳐다봤다.

그녀의 예비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와, 씨!!! 뭐야!!!

-실환가!!

-빨리 받아!!!

아직 전화 받지도 않았는데 벌써 속삭이는 팀원들의 재촉.

그와 별개로, 그녀는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리곤 감동했다.

모니터 안에서 말하고 있는 숨컷의 목소리가, 자신의 핸드폰에서 들려온다!

툭툭!

"?"

-스피커!

입모양으로 말한 팀원의 부탁을 들어주는 김희은.

모니터 너머에서 말하는 숨컷의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나온다!

그녀들은 감동했다!

도대체 컴퓨터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랑, 핸드폰 스피커 모드에서 나오는 소리랑 무슨 차이일까.

어쨌거나 그녀들은 무안단물 들이키듯 한없이 감동했다.

"아, 네 여보세요."

김희은은 레오레 유저라면 모르는 이가 드문 유명인사였다.

그만큼, 그녀 특유의 생기발랄한 목소리와 말투는 유명했다.

때문에 그녀는 목소리를 깔고 다른 사람인 양 말했다.

-그,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저 숨컷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어색한 어조를 키득거리며 비웃는 팀원들을 무시하고.

"무슨 일이시죠?"

가까스로 침착하게 말한다.

-그, 혹시 지금 통화 내용 방송에 나가도 되나요?

"아, 네 괜찮습니다."

그제야 오디오가 다시 켜지는 숨컷의 방송.

-그, 다름이 아니라. 지금 오크션 사이트에 팬미팅권을 매물로 올린 사람이 나와서요.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하나하나 연락 드리는 중입니다.

"아이고, 그런 일이-"

지금 방송 보고 있어서 알고 있어요~ 라고 밝히기엔.

지금 목소리의 컨셉과 맞지 않아 그렇게 말한다.

[누구지?]

[프론가?]

[첨들어보는 목소린데]

[뭔 프로 ㅋㅋ]

채팅창에서 의도하는 반응이 나옴에 따라 그녀의 입꼬리가 흐뭇하게 올라갔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시청자들은 자신을 김희은이라 알아보긴 커녕, 정말로 프로인지조차 긴가민가한 눈치였다.

-그래서 여쭙는데요. 혹시 선생님께서 판매글 올리셨나요?

"단연코, 아닙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실례했습니다! 내일 봬요!

뚝.

"…뭐야, 그걸로 끝?"

그러게나 말이다.

잠깐이지만 거짓 자백이라도 해야 됐나 하고 생각한 김희은이었다.

* * *

"어, 잠깐 이거…."

최재훈은 두 번째 당첨자에게 전화하려다 멈칫한다.

두 번째 당첨자.

전적에 의하면 최재훈과 마지막 게임을 같이 했던 시청자였다.

즉, 두 번째 당첨자는 그 페이스라는 게 된다.

'잠깐 그럼 내일 페이스가 나오는 건가?'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러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최재훈이 예전 인터뷰에서 들었던 페이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페이스가 아니였나?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종의 사연 때문에 방송에서 정체를 밝히지 못한다고 여길 뿐.

그때 그 진드라가 페이스가 아닐 리 없었다 확신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통화를 나눈바.

두 번째 당첨자도 판매자는 자신이 아니란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시작할 마지막 당첨자와의 전화에서 범인이 밝혀져야 했는데-

-정말요!? 아니 뭐 그런 쓰레기 새끼가 다 있어!

이순영이 시치미를 떼자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었다.

판매자를 추정할 단서가 없다 보니.

이렇게 시치미를 떼면 판매자를 추정해내는 게 불가능했다.

이쯤되니 최재훈은 판매자에게 진심으로 괘씸함을 느꼈다.

미팅권을 팔고 싶은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동료로서.

'팔지 말고 참가해 줘요~'라고 다그칠 정도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없던 유감도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는 머릿속에서 인물X의 얼굴 위로 X를 그었다.

형벌이 훈방조치에서 사형으로 격상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잡냐 이거]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사형대에 올릴 범인을 어떻게 찾아내느냐였는데.

이게 문제다.

아무런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범인을 추리해 내라니.

코난 도일 경께서 경을 칠 일이었다.

"여러분… 집단 지성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그가 마땅한 방책이 떠오르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오크션한테 문의해봤는데 자기들 알 바 아니라는데?]

[나 기독교라 하느님한테 문의해 봤는데 답변이 안 온다]

[하느님이 범인이라 시치미떼는거아님?]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ㅈㅅ이누]

[우리한테 뭘 기대하신 겁니까]

하지만 집단 지성으로 생각한다고 없던 단서가 생기는 건 아니었다.

"음…."

사건이 미궁속으로 빠지려던 찰나.

[이거 누가 낙찰받아서 판매자랑 전화한다음 목소리로 듣고 당첨자 중 누군지 알아내서 숨컷한테 알려주고 구매 취소하면 되는 거 아님?]

[이거 입찰하려면 실제로 사이트에 입금해야되고 낙찰되면 거래 취소 못함]

[뭐 그딴 ㅄ같은 게 다있어]

[경매 사이튼데 저거 맞지 안그럼 개나소나 허위낙찰 ㅈㄹ해서 거래가 안 되니까]

"아."

최재훈의 머릿속에 번뜩이며 떠오르는 생각.

"하… 저 잠깐 기분이 이상해져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그가 복잡한 얼굴로 컴퓨터 앞을 떠났다.

[아 ^^ㅣ발 적당히해 좀]

[아;; 그냥 지금이라도 나오지]

[이걸 이렇게 곱창내 버리네]

[개역겹다 장사충 새끼들]

[ㄹㅇ 인신매매 불법 아니었으면 부모부터 판매등록했을 새끼들]

시청자들은 최재훈의 이탈을 그의 낙심이라 생각하고 분노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입찰은 계속 진행되고-

[경매가 종료되었습니다]

[낙찰가 3, 331, 000]

[와 ㅅㅂ 330만]

[아니 저걸 도대체 왜 사냐고]

[ㄹㅇ ㅈ같은 새끼 배만 불려주네]

[하 ^^ㅣ발 고구마]

상황은 배드엔딩으로 끝나는 듯했다.

"와 씨!!!!!!! 대박!!!!"

이순영에겐 해피엔딩으로 말이다.

그녀는 흥분해서 즉시 사이트에 표시되는 판매자의 가상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

그런데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서.

그녀는 상대방이 먼저 말하길 기다렸다.

-여보세요?

하지만 들려오는 건 여자의 목소리였다.

"아~ 네~ 여보세요~"

그제야 안심해서 답하는 이순영.

그러자-

-잡았다 요놈.

"어?"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돌변했다.

남자.

숨컷의 목소리로.

최재은에게 대신 받게 시키고, 옆에서 스피커 폰으로 듣다가 끼어든 거였지만.

뭐가 됐든 이순영에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 숨컷 님."

-응?

"이거 뭐, 낙찰해서 범인만 알아내고 거래 취소하려던 것 같은데. 안될걸요? 잘 모르시나본데~ 이거 낙찰하면 거래 취소 못 해요."

이순영이 승리자의 목소리로 건들거리며 말했다.

"하."

그런 이순영의 태도에.

컴퓨터 앞으로 되돌아온 최재훈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여러분. 미팅권 낙찰받은 거 저거든요? 범인도 누군지 알아냈습니다. 세 번째 당첨자분이셨네요."

[ㅁㅊ]

[330만에 낙찰받은 사람이 너였음?]

[아니 왜그랬어 그거 낙찰받으면 취소 못하는데]

[번호만 알아내고 취소하려 한 거 아님?]

[아니;;; 하기 전에 좀 물어보지 ㅠㅠ]

시청자들이 이순영과 똑같은 소릴 했고.

-그렇다네요~ 330만원 감사합니다~

이순영이 승자의 여유를 담아 도발했다.

누가 봐도 팬이라 보기에 문제가 있는 작태였다.

이순영은 분명 숨컷의 팬이었지만.

상황에 과도하게 심취해 버린 탓이었다에 정말 숨컷을 자신의 권리를 뺏어가려는 강도로 느끼고.

그런 숨컷에게 한 방 먹였다며 통쾌해하고 있었다.

[와 진짜 개 ㅈ같은 년이네]

[오늘부터 별똥별 보면 니 심장마비 걸리라고 기도한다]

[나도 오늘부터 교회나가서 저새끼 죽여달라고 하느님한테 빈다]

[주님은 데스노트가 아니에요]

[니 목소리 기억해뒀다 ^^ㅣ발아]

[ㅈ같은짓해서 푼돈 벌어놓고 좋단다 ㅋㅋ 니 부모가 자랑스러워할듯]

3자인 시청자들도 격분할 정도.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최재훈은 이번에도 피식 웃을 뿐이었다.

"판매자님. 이거, 낙찰받으면 거래 취소 안 된다고요?"

-할 수 있으면 해 보던가~ 에휴~ 쯧. 이용약관 좀 읽어보고 하지 그랬어~

"읽었는데-"

-읽어봤는데도 이런 거야?

"그럼 그쪽이야말로. 읽어보셨어요?"

-하, 뭔-

"그러면 아시겠네요."

-응?

"판매자가 허위 매물 올린 경우엔 예외라는 거. 그리고, 판매자가 허위 매물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뭔 소리야?

"보니까 판매자 등급 꽤 높으시던데~ 그 정도면 혜택도 많을 거고~ 아, 쌓아 놓은 포인트는 없길 빌게요. 그건 너무 아깝잖아~

이순영은 저도 모르게 포인트를 확인했다.

옛날부터 이용해온 오크션이었다.

57만 포인트가 쌓여 있었다.

포인트는 그대로 현금의 가치를 가진다.

돈이 궁한 그녀였지만, 포인트는 왠지 쓰기 아까웠다.

경험치 같아서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하, 아니. 뭔 소리냐고. 웬 허위매물?

"아니, 생각해 봐요."

그가 캠을 응시했다.

그렇게, 이순영은 화면 안의 숨컷과 눈이 마주쳤다.

"허위매물 아니면. 나한테 판매 물품 어떻게 줄 건데?"

-…뭐?

"궁금해서 그래요. 왜냐면, 나는 그쪽한테-"

그가 캠을 보며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팔 물건을 안 줄 거거든."

-그게 뭔-

"내가 그쪽한테 미팅권을 안 줄 건데. 그쪽은 나한테 미팅권을 어떻게 줄 거냐고."

-….

그제야 이순영의 얼굴이 하얘졌다.

"구매 취소 안 되는 거 아시니까, 판매 취소 안 되는 것도 아실 테고. 뭐. 난 일단 허위 매물로 신고 넣어 놓을 테니까, 알아서 잘 해봐요.

-잠ㄲ-

이순영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고-

"욕심 그득그득한 돼지쉑 컷!"

그런 이순영에게 들으란 듯.

최재훈이 캠을 보며 엄지로 목을 긋는 제스쳐를 했다.

이순영의 계정은 약관에 따라 영구정지 되었으며.

그렇게 57만 포인트는 증발했다.

이순영은 그날 부친에게 화풀이를 하다가 저녁으로 나온 갈비를 압수당했고.

모친에게 대들다가 용돈을 압수당해 기나긴 백수 생활을 청산 당했다.

* * *

미팅권 판매 해프닝이 잘 해결되고, 방송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문제였다.

최재훈은 파트너십이 체결돼서 유료 구독 시스템이 해금될 때까지 방송을 진행하겠다 했었다.

현재 시각 오후 9시 직전.

그의 방송은 아직도 종료하지 못하고 순조롭게 진행 중이었다.

그러다가 기어코.

문의를 접수하는데 하루, 해결하는데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지기 바로 직전!

"오."

드디어 답변이 왔다.

[캬 드디어 ㅋㅋㅋ]

[개국공신 마크 딱대]

[지갑 벌려 돈 들어간다]

[넣을게~]

메일을 구태여 확인해 볼 것도 없었다.

파트너십 계약은 조건만 충족되면 반드시 체결되는 거였으니.

"자, 그럼 여러분! 방송 껐다 킬 테니, 입금 부탁드릴게요!"

[아니 입금은 ^^ㅣ발아]

[구독이라고 해요 제발]

[아 ㅋㅋ 아쉬운년이 지는 거네]

[개국공신 마크 없으면 절대 구독 갱신 안 하지 ㅋㅋ]

[야 근데 개국공신 마크 컷 몇 명으로 할 거임?]

몇 번째 구독자에게까지 개국공신 마크를 줄 것인가.

"음…."

그는 시청자를 확인했다.

(시청자 4, 832명)

"100명 정도가 좋겠네요."

[ㅁㅊ]

[아니 ^^ㅣ발 제국이라도 세우나 개국공신이 무슨]

[욕심 그득한 숫자네요]

[너무 많이 푸는 거 아니누?]

[그러면 너무 희소성 떨어지는데 ㅋㅋ]

[아 욕심부리다 상품가치 떡락하는 소리 들리누 ㅋㅋ]

그러한 반응에-

"여러분."

[뭐요]

호기롭게 웃으며 말한다.

"제가 장담하는데, 저 100명은 반드시, 제 유료 구독자 중 극소수가 될 겁니다."

[ㅗㅜㅑ]

[캬 ㅋㅋㅋㅋㅋ]

[속보)숨컷 세계정복 선언]

[속보)대서기관 게섯거라]

[속보)철순 곧 내 따까리 될 것]

[속보)풍랑은 실업자 될 준비 해라]

"그러니까, 안심하고 입금해 주세요."

[숨승만 ㄷㄷ]

[아니 ^^ㅣ발아 좀 구독이라고 구독]

[배짱장사 실화고]

그는 피식 웃더니-

"자, 그럼-"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방송이 종료되도 시청자는 유지된다.

그렇기에 곧바로 5천 명의 치열한 구독 경쟁이 시작된다.

찰랑!

찰랑!

쉴새없이 유료 구독이 갱신-

"…?"

되지 않는다.

"아니, 여러분? 입금… 아니, 구독 안 하시나요?"

최재훈이 조심스럽게 의중을 묻자-

[아니 안되는데?]

[주인장 문 열어!!!!!!!!!]

[돼야 하지 ^^ㅣ발]

[머선129]

"잉?"

최재훈은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메일을 확인한다.

그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내용.

-재문의 바랍니다.-

[사쿠라여?]

[사쿠라네]

현재시간 9:16

SGF 개최일까지.

그리고, 파트너십 입장권-I 배포까지.

남은 시간 2시간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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