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132화 (129/361)

132. 가짜와 진짜 1

"에이, 그거 절대 성공 못 해요. 내가 진짜 성공하면, 어? 뭐냐 바리깡으로 머리 밀면서 히즈곤 부른다."

숨컷이 미션을 발표했을 때.

챌린저 800점대로서 리치TV의 천상계 방송인 중 한 명인 빙나레는 그렇게 말했었다.

"보!!!! 어!!!!! 어!!!!!!! 앍!!!!!!!!!!!!!!!!!!!!!!!"

그렇기에 지금 공약을 이행 중이었다.

울상이, 그리고 민머리가 되어 화면 앞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시청자가 물었다.

"저는 숨컷 챌린지 안 하냐고요?"

숨컷의 미션 성공 여파는 실로 엄청났다.

'숨컷 챌린지'라는 이름의 유행을 퍼뜨릴 정도였다.

숨컷 챌린지란 이름에서 유추 가능하듯이.

1주일이란 기한 안에 플래티넘 4티어에서 챌린저 600점에 도달하는 도전이었다.

빙나레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천상계 유저들이 숨컷의 도전을 '절대' 불가능하다 여겼었다.

하지만 남자인 숨컷이, 그것도 무수히 많은 제약을 안고도 성공하자.

그들은 '으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으응?

이거 설마, 생각보다 쉬운 거 아니냐고.

"에이~ 그거 별거 아니더만. 그런데 왜 안 하냐고요? 아니, 일주일 내내 게임만 줄창해야 하잖아요. 쫄았냐고요? 하, 씨. 또 이렇게 도발하네? 오케이, 그럼 미션 걸어 봐요."

챌린저 이상 유저들 대부분은 유행에 편승하여 숨컷 챌린지를 컨텐츠로 채택, 도전했다.

결과는?

절대다수, 처참한 실패.

챌린저 유저들 대다수는 자신의 게임 재능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남자가 해낸 걸 자신은 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순수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남자가 성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 여겼던 일인데도 말이다.

"이거, 나는 2단 승급이 몇 번 안 돼 가지고…."

"내가 저격이랑 트롤을 좀 많이 만나서…."

"아니 이거, 나 말고도 하는 사람이 많아 가지고. 플~다이아 구간부터 챌린저 부캐 만나고 장난도 아니었다니까?"

변명거리는 충분했다.

[그니까 ㅋㅋ 숨컷은 2단 승급만 5천번 하더라 그래서 지금 챌린저 5만점이고]

[ㄹㅇ ㅋㅋ 숨컷은 트롤이랑 저격 한 번도 안 만났잖아 ㅄ들아 아 이건 상관 없는 이야긴데 퍼블팀인가 뭔가 걔네 요즘 뭐하고 지내냐 한강물 차던데]

[부캐? ㅋㅋ 숨컷은 타임앤드에 포빌라에 고정 저격당하면서 성공했는데? 하긴 ㅋㅋ 대리나 하는 새끼들이 챌린저 부캐보다 잘하겠냐고 아 ㅋㅋ]

"…."

"…."

"…."

하지만 반박 거리는 그것보다 훨씬 더 충분했다.

"시발,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한 거야.

실패자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렇다면 성공자.

아주 극소수의 성공자.

"하…."

천상계라고 다 같은 천상계가 아니다.

찬물에도 위아래가 있듯, 천상계에도 위아래가 있다.

천상계에서 위를 차지하는 랭킹 30위권 랭커이자.

아메리카TV의 아마추어 중 최고 실력자 중 한 명인 말레디스.

그녀가 첫 번째 성공자였다.

"다섯 시간 남기고, 숨컷 챌린지. 컷! 이렇게 하는 거 맞나? 어쨌든, 가볍게 성공했습니다."

[와 숨컷은 30분인가 남기고 성공했는데 ㄷㄷ 말레디스가 이겼네]

[여윽시 말레다]

"그렇지, 역시 이게 말레 클라쓰지. 언니들 인정하십니까?"

[ㅇㅈㅇㅈ]

[헛된 꿈을 안고 감히 안방 컴퓨터 앞에 앉았던 남자들...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다 다시 부엌으로 복귀하도록]

ㄴ강제 퇴장 당했습니다.

[레오레 하느라 밀린 설거지랑 빨래 합니다 실시!]

ㄴ강제 퇴장 당했습니다.

[숨컷을 이기긴 뭔 ㅋㅋ]

"아니, 뭐~ 뭐가 또 불만인데."

[숨컷은 타임앤드 듀오랑 퍼블팀 애들한테 대저방충 당하면서도 성공했잖아 ㅋㅋ 퍼블팀은 몰라도 타임앤드 듀오는 며칠동안 징하게 따라다녔고]

"…아니."

"시발,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한 거야.

극소수의 성공자들도 입을 모아 말했다.

숨컷의 방송에서 시청자로 발견되는 천상계 방송인들이 나날이 늘어갔다.

그의 방송이

는 건, 훗날의 이야기.

숨컷의 미션 종료 직후.

그리고 방송 종료 직후.

숨컷에 대한 관심이 강렬하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정도를 넘어선 열기는, 대게 안 좋게 작용한다.

제목 :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제목 : 리치TV의 새로운 남왕 숨컷을 찬양해라! 리치TV의 새로운 남왕 숨컷을 찬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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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숨컷! 숨컷! 숨컷...

레오레 갤러리와 리치TV 갤러리가 정복당하는 것은 기본.

제목 : 느그아메리카TV엔 이런거 없제? 느그아메리카TV엔 이런거 없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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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복수해 주네.

제목 : 소국이 옐로TV의 자랑 숨컷에게 대앙해서 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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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TV 갤러리.

제목 : 니들 방송인은 챌몇걸(챌린저 며칠 걸리냐는 뜻ㅎ)니들 방송인은 챌몇걸(챌린저 며칠 걸리냐는 뜻ㅎ)니들 방송인은 챌몇걸(챌린저 며칠 걸리냐는 뜻ㅎ)

제목 : 님들 숨컷한테 허락 맡고 방송하시나요? 님들 숨컷한테 허락 맡고 방송하시나요?

제목 : 숨컷보다 못생기고 겜도 못하는데 방송 왜함?

심지어는, 개인 방송인 갤러리까지.

마치 연좌제로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이들은 모두 정복하듯.

혹은, 메뚜기떼가 곡식을 쓸어버리듯.

아닌 밤중에 갤러리들이 난리가 났다.

제목 : 시발 개념글 왜 저럼?

변방의 갤러리에 경우.

활발하게 갱신되지 않아 일주일이 넘게 개념글에 걸려 있는-

제목 : 숨컷의 식민지 갤러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따위의 글을 봐야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정도 열기가 가라앉자-

제목 : 야 근데 오늘 숨컷이 만났던 얘 중에

내용 : [사진] 얘 혹시 프로 걔냐?

광란이 멈추고 건설(?)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ㄴ : 프로라고?

제목 : 야 근데

내용 : 오늘 숨컷 시참겜에 프로들도 참가했었다는 거 ㄹㅇ임?

ㄴ : ㅇㅇ

ㄴ 글쓴이 : 증거 같은 거 있음?

ㄴ : ?? 증거가 왜 필요함 그럼 니는 증거가 필요한 증거 대보셈

ㄴ 글쓴이 : 아니 ㅅㅂ 뭐야 이건 또 이시간 갤 레전드네

ㄴ : 증거 있음

ㄴ 글쓴이 : 닌 또 뭐야 꺼져

ㄴ : ??

ㄴ 글쓴이 : 아 ㅈㅅ 위에 ㅄ땜에 증거 머 나도 좀 보자

ㄴ : [링크]

제목 : 야 숨컷 오늘 만난 애 중에

내용 : [사진]

얘 PPG맞네

[사진]

다루는 챔피언이랑

[동영상]

라인전 버릇 보면 99%정도 일치함

ㄴ : ㅁㅊ 이걸 어케 알았누

ㄴ : PPG면 그 NETPLUS 미드?

ㄴ 글쓴이 : ㅇㅇ

ㄴ : 에바야

ㄴ 글쓴이 : 뭐가 에바임

ㄴ : 숨컷이 걔랑 만난 판 보면 PPG 모스트 챔피언인데 그거 라인전에서부터 숨컷이 이겼잖아

그럼 PPG가 모스트로 숨컷한테 개발린 건데

말이 된다고 생각함? ㅋㅋ

PPG면 LKL에서도 상위권인데

ㄴ : 글킨 해

제목 : 뭔 프로들이 이런데에 참가해 ㅋㅋ

내용 : 프로들이 다 이 시간에 갤질이나 하고 있는 니들 같은 줄 아냐? ㅋㅋ

ㄴ : 니도 하고 있잖아

ㄴ 글쓴이 : 어~ 나 미국 살아서 지금 아침이야~

ㄴ : 미국 어디 사는데

ㄴ 글쓴이 : 런던 ^^

ㄴ : 시차가 아니라 세계선이 다른 곳에 사시는 것 같은데

워낙 귀하신 몸들이다.

처음에는 프로들이 참가했다는 사실을 쉽사리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제목 : 야 ㅋㅋ 프로 참가한 거 맞는 것 같은데?

내용 : [사진]

얘 TTAR 미드 같은데

[사진]

이거 보면 TTAR 정글한테 저 닉네임으로 귓 와 있음 ㅋㅋ

ㄴ : ㅁㅊ ㅋㅋ 이걸 발견하네

ㄴ : 야 이러면맞네 ㅋㅋ

하지만 한두 명 밝혀지자 금세 프로 참가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제목 : 야 그럼-

내용 : [사진] 이 판 숨컷이 적팀에 만난 애들 중 프로로 의심 되는 판들인데 이판 다 이겼잖아

그럼 숨컷이 프로들 이긴거? ㄷㄷㄷ

숨컷의 업적이-

제목 : 야 이거 페이스 아님? ㅋㅋ

내용 : 고전주의< 얘 오늘 막판에 존나 정신나간듯이 잘했던 애이 구간에서 프로들이랑 겜하면서 로블랑으로 승률100% 유지할 만한 애가 페이스 말고 또 있냐?

다시 한번 조명되어 달아오르던 찰나!

ㄴ : 페이스 ㅇㅈㄹ ㅋㅋ

ㄴ : 그러니까 니 말은 페이스가 아마추어 남자한테 졌다는 소리죠?

ㄴ : 페이스 걸레짝 만들어 드릴까요?

ㄴ : (페갈단 발령 주의)

ㄴ : 아 ㅁㅊ년아 빨리 글삭해 T갈단 몰려오잖아

흐지부지된다.

제목 : 야 설마 프로들이 제대로 했겠냐

내용 : 미션에 방송 인생 건 남자 상대로 ㅋㅋ

걔네도 팬이라서 참가한 걸 텐데 적당히 봐 주면서 했겠지

ㄴ : ㄹㅇ ㅋㅋ

ㄴ : 그러면 저 고전주의가 페이스라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네 ㅇㅇ

그렇게.

프로가 있었지만 숨컷이 이길 수 있었던 건 그녀들이 봐줘서, 라는 절충안이 결론이 되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프로가 참가했다면, 필시 미팅권은 프로가 차지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숨컷의 미팅 방송엔 도대체 누가 나올 것인가!

그렇게 또다시 열띤 토론이 재개되어 갤러리가 숨컷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려던 찰나-

제목 : 아 ㅅㅂ 숨갈단 새끼들 적당히 좀 하면 안 되냐?

민원이 들어온다.

그간, 갤러리 전체가 숨컷 얘기가 도배되는 게 묵인되었던 건.

미션이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월드컵시즌에는 새벽에 소리를 질러도 용인되는 불문율과 같은 이치랄까.

하지만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계속 소리를 지를 거면 쫓겨날 각오를 해야 했다.

제목 : 아 여기 있구만 ㅄ들아

내용 : [링크]

방금 개설된 것 같은데 여기로 꺼져라

그렇게 그들은 쫓겨났다.

수용소, 호주, 정신병동, 흑사병, 숨베충 등.

훗날 다양한 악명으로 이름을 떨치게 될 '숨컷 갤러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 *

벌떡.

하고 상체를 일으킨 권지현.

그녀가 몽롱한 얼굴로 한동안 멍하니 있더니 말했다.

"…일나야지."

그리곤 산 지 얼마 안 된 고오급 츄리닝과 런닝화를 장착하고 집을 나섰다.

어떤 일에 대한 인상은 첫 경험에서 대부분 정해지며, 굳어진다.

조깅.

권지현과 평생 연이 없을 것만 같았던 그것은.

최재훈과 함께 달린 뒤 오순도순 아침 식사를 한다는, 아주 행복한 첫 경험으로 인해.

그녀 안에서 꽤나 괜찮은 일이 되어, 어느새 어엿한 일과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다.

권지현에게 있어 조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최재훈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요즘 조깅 방송을 하셔서….'

같이 달리기 힘들게 되었다.

남녀 방송인이 아침부터 같이 달리는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려면 확실한 명분이 필요했고, 권지현에겐 그런 명분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최재훈과 같이 조깅을 한다는 거대한 행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권지현의 가장 큰 과제는 그 상실감을 이겨내는 것이었다.

'어, 잠깐?'

그러고 보니-

'우리 크루 결성했었지, 참.'

크루 정도면 같이 조깅을 하는 명분 정돈 되지 않을까?

합방이라던지, 컨텐츠라던지 다양한 이유로 말이다.

"에헤헤…."

조깅을 하던 그녀의 얼굴이 기대감과 행복에 젖었다.

최재훈이랑 같이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최재훈과 공통된 관심사를 갖기 위해서.

최재훈에게 어울리는 체력을 가진 여자가 되기 위해서.

권지현의 조깅은 '최재훈'이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심지어 조깅 루트까지, 최재훈의 루트와 같았다.

"헥… 헥…."

평소 최재훈이 애용하는 국밥집.

그녀는 최재훈과 똑같은 국밥집의 단골이라는 사실에 묘한 우월감을 느끼며 들어섰다.

"…."

그리고 눈치를 본 뒤, 평소 최재훈이 자주 앉는 자리에 앉았다.

'이건 좀… 징그럽나?'

여자라면 남자와 관련된 행동에 거듭 유의해야 하는 세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최재훈이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를 생각했다.

-으… 디스거스팅….

상상 속에서 최재훈이 자신을 경멸한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황급히 엉덩이를 옮겼다.

평소 최재훈이 시키던 메뉴인 순대 구빱을 똑같이 고른 것까지 바꿔야 하나 싶었지만-

'이건 내가 좋아서 시키는 거야.'

그렇게 합리화시킨다.

그 전까진 '돼지 구빱 외엔 사도!'라고 말하고 다녔던 주제 말이다.

"맛나게 드세용~"

가게 삼촌이 들렀다 간 그녀의 자리엔 뜨거운 자기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자기 그릇 안엔, 맑으면서도 진한 국물이 들어 있었다.

그 위로 드문드문 젖은 고개를 내비치는 순대가, 막 운동을 끝내고 공복 상태인 그녀의 눈엔 섹시하게 보일 정도였다.

흐읍.

진한 국물 냄새는 남성의 샴푸 향기만큼이나 감미롭다.

그녀는 황급히 밥을 말기 전에.

최재훈의 방식대로 먼저, 국물과 순대만을 음미했다.

깍두기를 얹어서 한 번 더.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자책의 권지현 : 이거 완전 중증 스토커 년 아니야]

[히토미의 권지현 : 기왕 스토커질 할 거면 화끈하게 하지?]

저도 모르게 또 다시 '스토커 같은' 짓을 해 버린 그녀는, 격렬한 자괴감에 휩싸였다.

어쨌거나 국밥은 맛있었다.

그녀는 정신없이 국밥을 흡입했다.

거기에-

최재훈의 자리에 앉았었던 자신의 죄악을 마주하기 싫어.

최재훈의 자리의 반대편, 입구를 등지는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다.

방금 전 가게에 들어온 어떤 여자가.

자신의 등 뒤에서 눈치를 보며,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모자를 쓴 그녀가 마스크를 내렸다.

왜가리고 다니는 건지 모를 미모였으나.

곧바로 가리고 다니는 이유가 밝혀진다.

그녀가 얼굴을 갖다 댔다.

권지현이 죄악을 느꼈던 그 자리.

최재훈의 자리에.

"킁킁."

그리곤 냄새를 맡았고-

부비적-

얼굴을 비볐다.

그리곤 자리에 앉아, 자신이 앉아 있는 화면을 찍은 뒤.

유유히 가게를 나섰다.

"삼촌~"

권지현이 깍두기를 리필하기 위해 주방 안에 있는 사장님을 불렀을 때,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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