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119화 (116/361)

119. 대저방충 1

숨컷의 방송 인생을 끝내기 위해, 그의 챌린저 도달을 저지한다.

타임 앤드와 포빌라에겐 역부족인 일이다.

그게 타임 앤드와 통화로 이야기를 끝낸 직후 김경훈이 내린 결론이었다.

"쯧."

언짢은 얼굴로 혀를 찬다.

그가 알기로, 게임은 명백하게 여자가 남자를 앞서는 분야였다.

그런데 대리의 1, 2인자라 불리는 여자 둘이서 남자 하나 감당 못하다니.

'한심한 놈들, 뭐가 업계 최고야.'

그렇게 으르렁대면서도.

김경훈은 감정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

이는 타임 앤드와 포빌라가 아닌, 숨컷의 문제라고.

그러니까,

타임 앤드와 포빌라가 무능한 게 아니라.

그 둘이 뭉쳐도 당해낼 수 없는 숨컷이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타임 앤드와 포빌라가 맡는 대리는 대체로 그랜드 마스터에서 챌린저에 도달하는 대리였다.

즉, 지금 숨컷이 둘을 상대하고 있는 건 그녀들의 주 무대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둘을, 그녀들의 주 무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단언컨데, 프로들을 포함해도 그 수는 손에 꼽을 것이다.

게임이라는 여자들의 무대에서 챌린저라는 최고의 자리를 갖고 있는 데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김경훈이었다.

'남성 게이머'중에서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 여겼다.

어쩌면 최고일 정도로.

그런데, 저 숨컷과 자신을 비교해 보면?

김경훈은 '남성 게임 스트리머'로서, 언제나 다른 '남성 게임 스트리머'들로 하여금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쪽이었다.

게임 실력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숨컷으로 인해 처음 느끼는 열등감.

김경훈은 다른 이들과 달리, 그걸 안고 갈 생각이 없었다.

추호도.

다양한 감정이 그를 극단적인 곳까지 몰고 갔다.

"하."

그렇게 떠올린 극단적인 해결책에, 김경훈이 코웃음을 쳤다.

지금의 김경훈이 생각해도 기가 차는 방안이었기 떄문이다.

그런 방안에 따라 그가 전화를 건 곳은-

* * *

업계 1, 2인자인 타임 앤드와 포빌라가 포함되어 있는 팀.

무수히 많은 대리팀 중 업계 1위는 당연히 그 둘이 속해 있는 팀이-

아니었다.

타임앤드와 포빌라는 두 명이서 활동해 팀보다는 듀오라는 표현이 적합했다.

고로.

업계 1위 팀은 업계 3인자인 키스키스가 대표로 있으며.

그녀를 비롯해서 10명의 챌린저 상위권 대리기사로 구성된 퍼블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였다.

-♪♪♪

"안녕하세요, 퍼블팀 대표 키스키스입니다."

김경훈에게 타임 앤드는 이미 접점이 있어 신용이 확인된 상대였다.

자신의 신원을 밝혀도, 유명 스트리머인 김경훈이 라이벌인 숨컷은 매장시키기 위해 대리에게 의뢰를 했다는 사실이 퍼질 위험이 전무하다 판단됐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대리팀은?

후환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판단됐다.

그래서였다.

대리팀 [퍼블]의 대표인 키스키스가 전화를 받고 미간을 구긴 것은.

발신번호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에서, 음성이 변조 앱으로 변조되어 원형을 알 수 없는 김경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리는 게임계를 좀먹는 기생충.

싫어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힘들 정도였다.

그렇기에 키스키스가 사업용 전화로 전화를 받는 순간 다짜고짜 욕설이 날아온다거나.

장난 전화이거나 하는 일은 흔하기까지 한 일이었다.

때문에 전화를 받은 순간 키스키스는 이미 반쯤 장난 전화임을 확신했다.

그리고 일 얘기가 나오자.

키스키스는 완벽하게 장난 전화임을 확신했다.

안 그래도 수상한 고객이 말하는 내용이 더는 없을 정도로 터무니없었기 때문이다.

키스키스는 당장 전화를 끊고 싶은 걸 참으면서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대화를 끝까지 진행시킨 뒤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잠시 뒤.

"미친…."

아연실색했다.

김경훈이 지인을 통해 그녀의 계좌에 입금시킨, 엄청나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액수의 선금을 보고서였다.

'이 일을 성공하면, 이 돈이 한 번 더 입금된다고?'

그녀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있는 와중-

[당장 시작해 주세요]

수상한 고객- 아니.

VIP고객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며칠 분의 거래를 단번에 성사시킨 그녀가 들떠서 즉시 핸드폰을 두들겼다.

[하던 일 즉시 중단하고]

[그랜드 마스터~챌린저 계정 구해서 당장 이 일부터 진행해]

터무니없는 의뢰에 따라, 숨컷의 저격이 시작됐다.

터무니없는 의뢰.

단 한 명의 스트리머를 하루 내내 저격하라는 것이었다.

숨컷을 저격하는 대리 기사가 두 명에서 늘어났다.

[우리 다요;;?]

[먼일이야]

[머선129]

열두 명으로.

[어이가 없네 ㅋㅋ]

그 말대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 * *

"응?"

7일차 첫 번째 저격에 성공했으나, 이기는 데엔 실패한 타임 앤드에게 문자가 왔다.

"아."

문자를 확인하는 사이에 잡혀 버리는 숨컷의 서칭.

'이렇게 빨리?'

숨컷이 현재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그랜드마스터에서 챌린저로 넘어가는 구간은 최상위 구간으로서, 게임 서칭에 잡히는 유저 수가 많지 않았다.

그 범위는 현재 숨컷의 점수인 460점을 기준으로 -+200점.

그러면 약 300위에서 800위까지, 약500명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 500명 중에서.

지금 접속하고 있으며, 정확히 숨컷과 같은 시간에 게임을 서칭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숨컷이 게임을 서칭하는 동시에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뭐,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

0프로는 아니었기에 타임 앤드는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문자를 마저 확인했다.

[이 사람들이랑 협력해서 일 진행하세요]

김경훈이었다.

그리고 '이 사람들'.

음성 채팅방의 링크가 첨부되어 있었다.

"…."

결국엔 자신이 못미더워 추가로 고용한 건가.

타임 앤드는 복잡한 심경으로 링크에 들어갔다.

그리고 당황했다.

-어?

-뭐야!

-아니, 이거 타임 앤드 님이랑 포빌라 님까지 같이 하는 거였어?

-와, 우리팀 전체에 타임 앤드랑 포빌라 님까지. 그 분 돈 진짜 많나 보네.

-아니 근데, 왜 이런 데에 이런 거금을 쓰는 거지?

-그러니까, 저 사람 방송 접게 해서 뭐하려고.

-아, 새끼들아.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마.

북적이는 걸 넘어 시끄럽기까지 한 음성 채팅방의 분위기와, 엄청난 인원에.

타임 앤드는 그녀들이 누군지 몰랐다.

단 한 명만 뺴고.

-오늘 잘 부탁드려요?

키스키스.

거기에 열 명의 인원.

'제정신 아니네.'

김경훈이 퍼블팀 전체를 고용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타임 앤드가 질렸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이래서였나.'

숨컷의 게임 서칭이 비정상적으로 빨랐던 이유.

열 명이 필요한 게임에, 열 명이 저격을 하니 게임 서칭이 빠른 게 당연했다.

이야길 듣자하니, 그중 세 명이 저격에 성공한 듯하다.

-이거 우리가 이기면 타임 앤드 님이랑 포빌라 님 무안해서 어쩌냐?

-그럼 우리가, 저 두 분보다 캐리력 쎈 건가?

-큭큭, 아 어쩔 수 없지. 우린 세 명이잖아~

-야 그럼 우리도 이렇게 셋이서 챌린저 대리나 해 볼까?

-오~ 개꿀~

-두분 라이벌 생기시겠네~

-야 이거 어떡해. 방플 해?

-아, 방플은 무슨~

-솔직히, 방플 필요 없지. 2:3인데.

-인정.

-저 두 분도 방플 안 하셨을걸?

-아, 그렇지. 그랬으면 졌을 리가 없으니까.

-큭큭.

신나서 떠드는 그 세 명은 자신감으로 들어차 있었다.

거만할 정도로.

그럴 만도 하다.

그들은 하나 같이 챌린저 상위권 유저로서, 최소 800점의 점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혼자였어도 이 점수 대의 게임이 만만할 텐데 무려 세 명이- 아니. 열 명이 뭉쳤으니.

저들의 입장에서 지금의 자신감은 지극히 타당했다.

"하, 븅신들."

"…."

허나 포빌라와 타임 앤드는 마이크를 끈 채 피식 웃을 뿐이었다.

-아니, 시발 뭐하냐고!

-내려간댔잖아!

-니가 막았어야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

숨컷 팀의 승리였다.

타임 앤드 듀오를 상대할 땐 나오지 않는, 너무나도 무난한 승리.

-아, 아깝네요. 저희보다 잘하셨는데.

포빌라가 특유의 비아냥거리는 조로 말했다.

-…

조용해진 열 명.

그녀들은 무명에다 남자인 숨컷과.

업계 1, 2인자면서 그런 숨컷에게 진 둘을 싸잡아서 깔보고 있었다.

허나 이번 게임으로 깨달았다.

둘은, 업계의 1, 2인자인데 한심하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었다.

업계의 1, 2인자였기에, 이 정도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저 말도 안 되는 남자를 상대로 말이다.

-새끼들아, 그러게 적당히 까불라니까.

키스키스가 그렇게 말했다.

정작 아까 까불 땐 가만히 있었으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이거,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란 거 알았으니까.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하는 걸로 할게요.

이기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

방플을 하라는 소리였다.

-적팀에 걸리면 어떻게 해요?

-상황 봐서 알아서 판단해.

심지어는 어뷰징, 트롤까지.

참다 못한 타임 앤드가 말했다.

"지금 숨컷 그 사람 시청자 수만 명이라. 어뷰징이나 트롤 하면 바로 정지당할 겁니다."

-안 들키면 되지~

"…."

"이야. 뭐 저런 호로 개잡년들이 다 있대요? 이길 수 있으면 나라도 팔 년들이네?"

어제 적극적으로 방플을 장려하던 포빌라가 1:1 채팅으로 말했다.

"하…."

포빌라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세 번째 저격.

-아, 이건 진짜 이겼다.

이번에도 누군가 게임 시작도 전에 확신했다.

하지만 이번엔 타임앤드와 포빌라도 동의하는 바였다.

-와, 씨 미쳤네~

-야 나 5인 저격 처음 봐.

무려, 5인 저격-

-오, 나 적팀에 걸렸어.

아니.

6인 저격에 성공했으니.

레오레에서는 승패 여부에 있어 100%란 존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건 예외였다.

5인 저격으로 99%가 된 승률이, 6인 저격이 됨으로써 100%에 달했다.

"쯧."

승리가 확정된 타임 앤드의 표정은 시원찮았다.

* * *

"아니, 이건 아니지!!!!!"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최재훈이 앓는 소릴 냈다.

"5인 대리 저격은, 선 넘었지!!!"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숨컷쉑 무슨 대리들한테 원수라도 졌누?]

[옐수새끼들이 숨컷 방송 조지려고 돈 모아서 고용한 거 아님?]

[우케알았노 시발년ㄴ아]

[들켰누 ㅋㅋ]

[숨컷 얼빠진롬아 딱대 ㅋㅋ]

[리치TV 이적? 배신? 어림도 없지? 디졌다]

[아니 얘 실패하면 방송이랑 레오레 접기로 했는데 뭔]

[어~ 리치TV에서 한 약속이니까 우리랑은 상관 없어~]

[치외법권도 모르누?]

[니도 모르는 것 같은데]

[그게 무슨 권법임?]

[환장하겠네]

[치외 법권이 아니라 치외법 권이었누 ㅋㅋ]

[이이잉 개꿀띠]

안 그래도 서글픈데 채팅창 꼬라지 봐라.

자신의 비극을 희극으로 여기고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최재훈이 무대위 비극의 주인공처럼 망연히 하늘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

'이럴 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말을 쓰는 건가….'

아니다.

어쨌거나 최재훈은 저들에겐 희극인 자신의 비극을, 자신에게도 희극이 되도록 분전했다.

최재훈이 느끼기에 상대팀의 미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리였다

하지만, 타임 앤드와 포빌라 급은 아니었다.

고작 해봐야 챌린저 800점 안팎으로 보인다.

그리 힘든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팀][쓸래쉬] : 아 적팀 너무 잘하는데;

[팀][케이슬린] : ㄹㅇ;; 숨컷님 쟤네 진짜 대리임?

다른 이들에겐 아니었다.

숨컷을 제외한 이들에게 챌린저 800점 안팎은 겨우가 아닌 무려였다.

그 800점 듀오로 추정되는 적팀 바텀을 상대하는 바텀이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최재훈은 그들을 돕기 위해 조속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눈치챈다.

"아니, 이것도 아니지 미친 쓰레기들아!!!"

[머임]

[뭔데 또]

"저 쌉쌉새끼들 방플까지 하잖아!"

최재훈은 적들이 절대로 눈치챌 수 없는 동선으로 봇을 향했다.

그런데, 신나서 게임 내내 아군 봇을 압살하던 적팀 봇이 갑자기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방플을 통해 자신의 움직임을 눈치챈 것이다.

아군의 바텀이 적팀 바텀과 동등한 실력이었다면 방플을 당했어도 아랑곳 않고 강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 그래도 둘의 실력차가 크게 나는 상황에서 발각된 움직임을 강행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최재훈이 게임을 이기려면 분주하게 움직여 다른 곳에서 비가 새는 걸 막는 방법뿐이었는데, 그마저도 크나큰 제약이 생겨 버렸다.

<패배!>

당연한 일이었다.

"하…."

게임 내내 시달리던 최재훈이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

그때 들려오는 기가 죽은 목소리.

최재훈은 당연히 자신이 잘못 들은 건지 알고 그걸 무시했다.

그 제나 웨스트가 기가 죽어 미안이니 쏘리니 하는 나약하고 예의바른 단어 따위를 내뱉을 리 없다!

-미안하다니까?

아닌가!

"뭐지, 내가 지금 5인 저격의 충격으로 뇌손상을 입어 환청을 듣고 있는 것인가."

(뇌 : 뭐 시발아 가만히 있는데 지랄이야.)

"아니, 니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시발아. 일해!"

-뭐라는 거야.

최재훈은 알지 못했다.

방금 그는 한계까지 집중하여 말수가 적어지고, 그럼에도 게임이 안 풀려 한숨이 늘었는데. 평소 자신 같이 유쾌한 사람이 그러면, 함께 있던 이가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

이번 게임에서 제나 웨스트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원래 같았으면 탑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타임 앤드를, 미드를 압살한 뒤 견제해줬어야 할 최재훈의 발이 추가된 대리와 방플에 의해 묶인 탓이었다.

제나 웨스트가 성적이 부진하여 자신감을 잃은 상태에서 최재훈의 그러한 태도.

그녀는 최재훈이 자신에게 실망했다 생각한 것이다.

안 어울리게 기가 죽은 목소리로 사과한 건 그 때문이었다.

허나, 게임이 끝나자 재개된 최재훈의 헛소리.

자신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확인한 제나 웨스트의 목소리가 다시금 평소의 기세를 되찾았다.

-아, 나는 잘했는데 니가 못해서 졌잖아. 뭐한 거야?

최재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어?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쏘리."

-어….

평소처럼 최재훈이 자신의 헛소리에 헛소리로 응수하는 대신, 진심으로 기가 죽자 제나 웨스트는 또다시 격렬히 당황했다.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말문이 막혀 버린 제나 웨스트.

그리고 최재훈.

그는 정말로 전판 삼피가 최선의 모습을 보였으며, 자신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다.

자신만이 게임을 유일하게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판이었는데 진 건, 자신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최재훈은 남에겐 관대하고 스스로에겐 엄격한 사람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전판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아니 얘 왜이래]

[뭐가 쏘리해!!!]

[쏘리하지마!!!!]

[평소처럼 개병신헛쌉씹썅소리 하라고!]

[위로하는거 맞냐고]

-야, 괜찮…은 거야?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른 이들은 그런 최재훈의 모습을 염려했다.

잠시 뒤 최재훈이 고개를 들었다.

"아, 솔직히. 저번 판은 우리 엄니랑 아버지 오는 거 아닌 이상 못 이긴다."

-…뭐? 두 분 뭐하…시는 분들인데.

제나 웨스트가 안 어울리게 극히 정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물었다.

"치킨 튀기심."

-…아, 그래. 어… 대단하시네.

"그치?"

[아 ㅋㅋ 대단하지]

[치킨 셰프는 ㅇㅈ이지]

[유황불에 소아성애자들 튀기는 옥황상제로 기름에 닭 튀기는 치킨셰프보단 덜 위대하지 ㅇㅇ;]

[아 ㅋㅋ 그래서 닉네임이 치킨킹이었누]

[개기엽네]

[아 역시 이 새긴 이래야지ㅋㅋ]

[헛소리 ON]

-동탄소년단리더매니저옆집오빠숨컷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기죽은 거 아니지?

"아, 동탄소년단리더- 아니 뭔 닉네임이 미로도 아니고. 아무튼 감사합니다! 예, 당연히 기 안 죽었죠!"

-숨컷사랑개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아 ㅋㅋ 5인 저격 방플은 천재지변이지 솔직히 ㅇㅇ 지는 게 당연하다 인정?

-인정.

"아니지."

-어?

어느새 평소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최재훈.

"저 대리저격방플충들, 일명 대저방충들이 또다시 절 만난다면. 이번에 죽는 건 과연 어느 쪽일지-"

그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캠을 향해 선언했다.

"똑똑히들 봐두십쇼."

<패배!>

"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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