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성공의 맛
리치TV 사이트에 접속하면 곧바로 보이는 중앙 상단에 위치한 다섯 개의 공란.
실시간 시청자 BEST 1위에서 5위까지의 방송이 표시된다.
사람들이 부르길, 실시간 랭킹.
올라가게 되면.
자신이 이 동네에서 한따까리 하게 됐다고 알림으로써 엄청난 홍보효과와 충족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어디까지나 '실시간' 랭킹이라, 그 영광은 일시적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수혜를 누리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리치TV 스트리머라면 당연히 한 번쯤을 꿈꿀 법하다.
내 방송도 언젠간 성공해서 저기에 올라가겠거니 막연히 바라고는 있었는데.
그게 방송 2일 째인 오늘, 지금.
[이 새기 실시간 랭킹에 올라갔네 ㅋㅋ 레전드]
그러니까 라잇나우라는 시청자들의 말을 듣고 팬티를 찢어져라 휘날리며 곧장 리치TV 사이트로 달려갔다.
[표정 보소 ㅋㅋ]
[치킨 사온 아빠 마중나가는 표정이네]
그렇게 실시간 랭킹을 확인한 순간, 환희가 폭발했다!
"머여."
말 그대로 폭발해서, 그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표정 실시간으로 변하는 거 보소]
[치킨이 아니라 동네 통닭이었누]
[아 아빠!!! 치킨이랑 통닭이랑 다른 거라고!]
[아 됐어 안먹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몸은 솔직한걸? 벌써 그렇게나 젖어 있잖아? (닭다리 집은 손이 기름으로)]
[헤으응... (뜨거움)]
[병신들(병신들)]
그럼 그렇지.
이럴 줄 알았다.
에브리띵이 개구라였던 것이다.
사실, 나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방송 2일 만에 실시간 랭킹이라니.
개구라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약간 기대했던 건 사실이긴 하지만, 이게 당연한 거다.
그러니까 나는 아무렇지도-
"으아아아아!!!"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30분 채팅 금지.]
않지 않았다.
분노의 채금 난사를 참을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을 도려내는 똥벌레들은 용서하지 않아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엎드려!!!!!!!]
[일가실각 테챠아아앗!!!!!!]
[또라이 새긴가 ㅋㅋㅋㅋㅋㅋ]
[아니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치TV 코리아로 들어가야지]
"아아아아아앍!!!-엉? 리치TV 코리아?"
확인하니, 방송 목록에 한국어 외에도 다양하게 보이는 타국의 언어들.
리치TV 사이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본진이라 불리는 통합 국가 버전의 사이트.
그리고 또 하나는 앞마당이라 불리는.
지부를 설립하여 전문적으로 진출, 운영하는 국가 전용 사이트였다.
현재 본진의 랭킹5위 실시간 시청자 수는 3만 2천.
내 1만과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허나, 본진의 합계 시청자 수 역시 앞마당의 시청자 수보다 월등하게 높다.
그러니까.
'가, 가능?'
앞마당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 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성의 최재훈 : 이봐 최재훈 그걸 또 믿는 거야? 상처 받게 될 거라고?)
나도 안다.
(이성의 최재훈 : 그런데, 어째서?'
(?? 의 최재훈 : 바로 그거다, 최재훈.)
'그게….'
"낭만이니까."
씨익.
[얘 갑자기 왜이럼]
[맛 갔는데]
(이성의 최재훈 : 어리석은!)
(낭만의 최재훈 : 그래. 그거면 된 거다.)
나는 또다시 어리석은 기대를 갖고 희망을 품는다.
그렇게 향한 그곳엔-
<숨컷>
<시청자 11, 121>
낭만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몸이 내 주도권을 벗어난다.
"아아아아아아앍!!!!!!!!"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괴성을 내지르며 환희의 춤을 추고 있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찐텐 레전드네;]
[허우적거리는거바 ㅋㅋ]
[아 ㅋㅋ 커엽누 ㅋㅋㅋ]
[숨컷아 집 밖에서 쪽팔리지도 않냐]
[옐로TV의 수치 숨컷! 옐로TV의 수치 숨컷! 옐로TV의 수치 숨컷! 옐로TV의 수치 숨컷!]
"뭐가 쪽팔려!!! 암어 뻐킹 월클!!! 뻐킹 대기업!!!!!! 인데!!!"
-노약자석의지배자숨컷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옐로TV의 자랑 숨컷! 옐로TV의 자랑 숨컷! 옐로TV의 자랑 숨컷! 옐로TV의 자랑 숨컷! 옐로TV의 자랑 숨컷!
-가숨컷으면좋겠다 님이 5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옛다 5위값
[1위 가면 만원이누 ㅋㅋ]
[5천위하면 5천만원 ㄷㄷ]
-숨컷사랑개 님이 5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우리 숨컷 꽃길 걷자~
[ㅁㅊㄷ ㅁㅊㅇ]
[ㅗㅜㅑ]
[방송 2일차에 50만 ㄷㄷ 이게 남캠방인가?]
찰랑!
찰랑!
찰랑!
찰랑!
분위기를 타고 이어지는 후원 행렬.
"아아아아아아앍!!! 너무좋앍!!!!!! 정신 나갈 것 같애!!!"
그렇게 한참을 무아지경에 빠져서 빵댕이를 흔들고 있자니.
"재훈 학생,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사장님, 그러니까 제3자 관점에서 지금 내 모습은 간질이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기라도 하나 보다.
"후우…."
일단 사장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진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심호흡을 거듭하며 침착을 되찾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본다.
<숨컷>
<시청자 11, 366>
"헤헤헤."
이게 정말 은신이나 당하던 찐따 같던 내 방송이 맞나?
진짜 내 방송은 전설이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도대체 무슨 일이래요?"
사장 아점마(겉은 아저씨인데 행동하는 건 '아줌마'인 분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어보신다.
"아, 제 방송이 시청자 1만을 돌파해서 실시간 방송 5위 안에 들어가지고요."
"헤엑~ 정말로 1만이라고? 에이~ 거짓말."
아점마가 날 보며 중년 특유의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정말로 못 믿는 눈치.
나는 그런 아점마를 비난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 이처럼 개 쌉 위대한 재능은 인정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힘들기 마련이다.
나는 방송 2일차에 시청자 1만에 실시간 랭킹 4위를 찍은 개 쌉 위대한 재능의 소유자로서.
위엄을 지키기 위해 구차하게 설명하는 대신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서서히 변하는 아점마의 표정.
"정말로?"
위엄을 지키기 위해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세상에, 세상에!"
그러자 화들짝 놀라면서 말에 맞춰 손뼉을 치는 아점마.
"그러면 지금 우리 가게를 만 명한테나 홍보하고 있는 거야!?"
끄덕.
"아이고, 아이고! 난리 났네!"
[엌ㅋㅋㅋ]
[아저씨 커여워 ㅋㅋ]
[리액션 구수한 거 봐]
"아이고, 이거 고마워서 어째? 좋다, 기분이다! 오늘, 내가 쏜다! 재훈 학생 먹고 싶은 거 마음껏 시켜요!"
"어예!!! 저 그럼 돼지구빱이랑 보쌈 중자요!"
싸늘-
"아, 막상 생각해 보니, 보쌈 별로 안 땡기네."
"아이고~ 나 신경 써서 그러는 거면 괜찮아~ 눈치 보지 말고, 응?"
"어예!!! 그러면 돼지구빱이랑 보쌈 소자요!"
싸늘-
"라는 건 넝담~ 역시 구빱 하나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고, 우리 재훈 씨 역시. 날씬해서 그런지, 음식 욕심이 적네~ 하하하."
"하하하."
[아 ㅋㅋ 보쌈은 선 넘었지ㅋㅋ]
[ㄹㅇ ㅋㅋ 눈치 챙기라고 ㅋㅋ]
[건더기나 좀 많이 넣어 줄테니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고ㅋㅋ]
어쨌거나, 특히나 맛있었다.
'이게 성공의 맛인가.'
오늘의 구빱은.
* * *
은신으로 만들어 버렸는데도.
잡초처럼 꾸역꾸역 살아나 자신의 뜰을 더럽히는 숨컷.
저걸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김경훈은 슬슬 골치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속보) 숨컷 1주일 안에 플4에서 챌600가겠다 선언]
[ㅁㅊ ㅋㅋ]
[그게 가능함?]
[돌았네 ㄷㄷ]
[숨컷이 누구야]
[지금 방송중임 검색 ㄱㄱ]
자신의 방송에서 타 스트리머.
그것도 지금 가장 눈에 거슬리는 숨컷의 이야기가 나온다.
훌륭한 내숭력이라고 해야 하나, 연기력을 가진 김경훈이었으나.
성격 탓에 결국 불쾌함을 숨기기 힘들 상황이었다.
[구독자 : 아 분탕충들 좀 꺼져]
[구독자 : 왜 경후닝 방에서 ㅈㄹ들이지]
[구독자 : 숨컷 시청자들 수준 문제 있네;]
"여러분~ 싸우지 마세요, 저는 괜찮으니까. 그래도 타 스트리머 이야기는 자제 부탁드릴게요~"
[구독자 ; 캬 ㅠㅠ]
[구독자 : 역시 경훈이]
[구독자 : 경훈이 완전 천사]
그런데도 김경훈은 그리 차분하고도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 불쾌한 이야기가, 동시에 반갑기도 했던 덕분이다.
[속보) 숨컷 방송이랑 레오레인생걸고 1주일 안에 플4에서 챌600가겠다 선언]
1주일 안에 플4에서 챌600점이라니.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 절대로 불가능한 일을 성공하지 못하면 방송을 접겠단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골치였던 잡초가, 알아서 자멸해 주겠단다.
김경훈이 저도 모르게 묘한 미소를 그렸다.
2시부터 6시까지의 '남성 게임 스트리머'시청자들을 독차지할 수 있는 자신의 특권이 침해당하는 건 불쾌하기 그지없으나.
1주일 정도라면야.
물론, 그 약속이 단지 방송을 홍보하기 위한 어그로성 발언일지도 모른다.
실패해도 방송을 정말로 접지 않을 수도 있다.
허나, 그 경우 또한 자멸로 이어지는 건 변함없다.
자극적인 공약을 지키지 않는 방송인.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다.
그게 파멸까지 몰고 갈 정도는 아닐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땐, 자신이 그걸 이용해 파멸로 마무리지어주면 되는 이야기다.
하물며.
그의 파멸은 이미 진행 중이었다.
[훈아 누나 돌아왔다]
[역시 이시간은 후닝이 근본이지 ㅇ;]
[숨컷 뇌절띠]
[1주일 플4에서 챌600은 너무갔지 ㄹㅇ ㅋㅋ]
말도 안 되는 무리수를 둔 순간부터 말이다.
어쩌면, 1주일까지 기다릴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알아서 고민거리가 사라져준 상황에 근심 걱정 없이 홀가분해진 김경훈의 표정.
"…뭐야."
다음날.
다시 어두워진다.
커뮤니티에서.
[1주일 만에 플래4에서 챌린저600점 가기]미션으로 사그라들었던 숨컷에 대한 관심이.
[1주일 만에 플래4에서 챌린저600점 가기]미션으로 다시 타오르고 있었다.
'하루 만에 플30연승?'
오후 4시.
숨컷이 등장하기 전으로 원상복귀 되었던 시청자가, 다시 또 급락한다.
[시청자 3, 341명.]
숨컷이 방송을 켬으로써 말이다.
본지 아주 오래된 숫자였다.
사실상 김경훈의 방송만을 챙겨보는 이들 빼곤 다 이탈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은 이렇게 바닥을 치는데, BEST5에 등극하는.
자신의 자리를 앗아가는 숨컷.
평정을 연기하는 김경훈의 안면근육이 한계에 달했다.
"잠시만요~"
그는 방송 도중 자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누나, 뭐야? 왜 이놈 은신 풀린 거야?"
'누나'가 말하길.
숨컷의 편집자라는 작자가, 수용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명료하고 강력하게 은신에 관하여 항의해 왔다고 한다.
"알았어, 끊어."
"미안-."
뚝.
전화를 끊은 김경훈은 방송 앞에서 보여주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괜찮아.'
그런데도 스스로를 그렇게 달랜다.
플30연승.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 나도 운만 따라주면-'
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갔거니, 30연승으로 갔거니 뭐니 해도.
그래봤자 결국엔, 다이아4일 뿐이다.
챌린저 600점에 도달하기까지의 초입에 불과하다.
플래4에서 챌린저 600점까지 가는 일의 문제는.
플래부터 다이아가 아닌.
다이아 2부터.
다이아 1부터.
마스터부터.
그러니까, 고비는 지금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초등학교에서 완벽했다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사회에 나가서까지 완벽할 순 없는 법이다.
그러니, 걱정할 것 없었다.
그런데-
<세상에서 국밥 제일 맛있게 먹는 사람>
<시청자 12, 331명>
겨우 국밥따윌 쳐먹을 뿐인데.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컨텐츠를 진행할 때도 도달하기 힘든, BEST4에 안착한다.
더군다나.
그날 새벽.
제목: 속보) 숨컷 승률 85%로 하루만에 마스터 달성 ㅋㅋ
내용 :하루만에 플래4> 다이아4 가더니 이젠 또 하루만에 다이아4에서 마스터 가네 ㅋㅋㅋ
ㄴ : 아니 저 챌린저 부캐들도 승률 박살나는 다이아>마스터 헬구간에서 솔랭으로 승률 85%대가 말이 되나?
ㄴ : 다이아 2까지 또 승률 100퍼 지랄 찍다가 다이아2 헬구간에서부터 승률 좀 꺾이긴 하더라
ㄴ : 근데 그게 85%잖아 ㅋㅋ
ㄴ : ㄹㅇ 말 안대 그냥
제목 : 다마 현지인이다 숨컷 만난 썰 푼다
내용 : 오늘 적에 텔론 있길래 숨컷인가 싶었더니 ㄹㅇ 숨컷이더라 마침 내 모스트가 텔론 카운터 챔피언인데
숨컷쉑 연승 꺾을 생각에 싱글벙글했는데 아니 씹 ㅋㅋ
이 새끼 텔론은 무슨 버그라도 쓴 건지
현질이라도 한 건지
데미지가 다른 텔론들이랑 다른 느낌
이동속도도 그렇고
아니 ㅆㅂ
나 챌린저 만나서 이긴 적도 있는데
얘는 진짜 안되겠다
벽 제대로 느꼈음
ㄴ : 나도 오늘 숨컷 보면서 느꼈음
ㄴ 글쓴이 : 니 어딘데
ㄴ : 나 집
ㄴ 글쓴이 : ??? 아니 병신아 티어
ㄴ : 나 브론즈
ㄴ 글쓴이 : 그런데 어케 만나 ㅄ아
ㄴ : 아니 머 ㅄ아 숨컷 방송 보면서 느꼈다고
ㄴ 글쓴이 : ㅁㅊ년인가
ㄴ : 저희도 님 상태 보니까 님 부모님 마음이 느껴지네요
제목 : 머임? 숨컷 마스터 갔다고?
내용 : ?? 엊그제 플래4였잖아
ㄴ : 그니까요 ㅋㅋ
ㄴ 글쓴이 : 아니 씹 ㅋㅋ 뭔 개지랄을 한거지 내일 직접 봐야겠네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라들긴커녕.
오히려 더욱 기세를 더해간다.
방송도 그렇고.
미션도 그렇고.
'2일 만에 플래4에서 마스터라고?'
김경훈은 더 이상 확신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가 실패할 거란 확신을.
그렇게, 불안함을 느낀다.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하지만.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이 도대체 뭘 어쩐단 말인가?
"…아."
이내.
체한 상태에서 소화제 몇 알을 삼킨 것 같은 표정이 된 김경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예, 일 관련해서 연락드린 거 맞아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일, 내일부터 바로 착수해 줘요."
"네, 얼마 나오든 상관없으니까 견적 잡아줘요."
* * *
최고 시청자 3천.
후원액 60만.
동시 송출 1일차 기록.
최재훈은 한동안 이보다 더 좋기는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최고 시청자 수 1만 5천.
후원액 260만 원.
그게 2일차 기록이었다.
최재훈이 표현하길, '울부짖으며 팬티를 찢지 않을 수가 없는' 말도 안 되는 상승폭이었다.
그리고 3일차.
오늘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도 정시에 방송을 켜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불만이 나온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오늘은 늦지 않았기에 조깅구빱 루틴을 하는 도중 방송을 켤 필요가 없었다.
[ㅅㅂ머야 왜 집이야]
[오늘은 조깅 방송 안 해?]
그래서 안 켰더니 이 모양이다.
최재훈 스스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여긴 어제의 조깅 방송.
시청자들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지 않았다.
꾸밈없는.
그런데도 잘 생겨서 그림이 되는 그의 일상적인 모습은.
그의 게임 실력만큼이나 자극적인 컨텐츠가 되는 듯했다.
주로, 운동의 열기로 상기되어 땀을 흘리는 부분이 말이다.
[나가!!!!!!]
[빨리 나가셔 달려!!!!!!]
[왜 땀흘리면서 헐떡이는거 안 보여주냐고 ㅅㅂ]
"미친 건가. 아, 알겠으니까 시발. 좀 진정들 좀 하세요. 오늘은 이미 했으니까, 내일부터 할게."
어제는 방송을 키자 마자 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가 몰렸었다.
<시청자 : 10, 745명>
여전하다.
그렇다고 해서.
최재훈은 이게 전부 다 자신의 고정 시청자가 되리라는 탐욕스러운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 욕심을 갖지 않는 건 아니다.
"오늘은 일단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마스터까지 올려놨죠? 어디보자- 오늘은… 깔끔하게 그마 목표로 해보겠습니다."
[ㅋㅋㅋ 그마 ㅇㅈㄹ]
[아니 근데 얘는 ㄹㅇ 성공할것 같은 기분인데]
[진짜 이것도 성공하면 인정한다 숨컷아]
욕심을 갖지 않기엔, 일이 너무 순조롭게 잘 풀리고 있었다.
'이 기세대로라면-'
목표치인 챌린저 600점까지 5일.
잘하면 4일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의 기대는 더 이상 탐욕스러운 게 아니게 된다.
지극히 당연한 게 된다.
자신의 능력대로.
자신이 노력한대로 결과가 나오는 도전.
최재훈의 눈이 반짝였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말하는 그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 올려, 호승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3일 차 항해가 시작된다.
그렇게 3일 차 항해가 시작되자마자-
[적팀에 람무스 저거 머임?]
[저거 타임 앤드임?]
[찐 맞음?]
선원들이 항로 저편에서 다가오고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챔피언 : 람무스
아이디 : TIME END4
[쟤 챌린저 람머스 장인 맞지?]
챌린저 람머스 장인.
허나 그보다는-
[쟤 웬일로 지캐릭 돌리고 있냐]
[저 새끼 1티어 대리기사 아님?]
[대리의 신ON]
[와 ㅁㅊ 나 실물 첨봄]
그런 이름으로 더 유명한 장애물.
[마스터 구간에서 람무스 하는 애 타임앤드밖에 없긴 한데 ㅋㅋ]
[쟤가 왜 저깄냐 ㅋㅋㅋ]
[숨컷쉑 ㅈ댔누 ㅋㅋㅋ]
[ㄹㅇ ㅈ댄거같은데?]
선원들이 우려를 표한다.
난항을 예상한다.
그에 선장은-
"하."
의미심장하게 웃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