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112화 (109/361)

112. 5위

제목 : 아니 근데 얘 도대체 11시간에 30판을 어케 한 거?

내용 : 걍 11시간 내내 앉아서 겜만 한 거?

ㄴ : ㅇㅇ 진짜 그냥 11시간 내내 한 거라곤 물 마시고 화장실 간 게 다

ㄴ : ?? 그걸 어케 알아 너 혹시 11시간 동안...

ㄴ : 뭐시발개새끼야내가백수라방송만보는데보태준거있어개시발존나새끼야취직한게자랑이지? 존나부럽다시발새끼야됐냐?

ㄴ : 미안해 진정해

ㄴ : 니가 잘못했네 왜그랬어

ㄴ : 출근충 새끼들 공감능력 결여된 거 봐;

ㄴ : 경쟁해서 남 짓밟고 올라가는 걸 당연히 여기는 사회적응자 새끼들 답다 ㅉㅉ;

ㄴ : 호에에 백수 무서어요 ;ㅅ;

ㄴ : 내가 저런애들 만날까봐 사회 진출 안 하자너 ㄹㅇ;

ㄴ : 레전드들 밖에 없네

ㄴ : 레전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에서 레전드가 그 레전드가 아니고 이 레전드였나

제목 : 현직 챌린저 대리기사다 11시간 30연승이 얼마나 말도안되는건지 알려준다

내용 : 보통 우리팀 챌린저 대리기사 듀오가 플4에서 다4정도까지 승률 90%에 판당 픽벤까지 해서 25분 정도 잡거든?

근데 얘는 혼자서 판당 22분에 승률 100% 찍은거 ㅋㅋ

아니 글 쓰다 보니 더 말 안되네 ㅋㅋ

아무튼 정리하면

챌린저 대리기사 둘 보다

얘 한 명이 더 캐리력 좋은 거임 ㅋㅋ

얘는 대리했으면 빌딩 세웠을듯

ㄴ : 저거 대리였으면 얼마 나오냐?

ㄴ 글쓴이 : 2~30만원 정도?

ㄴ : ㅁㅊ ㅋㅋ 하루 월급 30만원

ㄴ : 하루월급은 또 뭔 시발

ㄴ : 하루 월급 26만원 받기 VS 무기징역 3개월

ㄴ : 근데 얘 이러면 ㄹㅇ 1주일만에 플4에서 600점가는 거 성공하는 거 아님?

모두가 불가능하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도전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엄청난 행위는 응당 그에 상응하는 파장을 낳았다.

제목 : 겨우 플4>다4 간거 가지고 ㅋㅋ

내용 : 챔프 폭 보니까 양학 전문이더만

저게 마스터부터 통할 것 같음? ㅋㅋ

ㄴ : 글킨해 ㅋㅋ

모든 이가 우호적인 시선을 향해오는 건 아니었다.

ㄴ: 글킨 한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긴 함

ㄴ : 솔직히 그마까지만 가도 레전드임 ㅇㅇ

ㄴ : 일단 근거 없이 어그로 끈게 아니라는 건 밝혀졌자너ㄴ : 어디까지 통할지 궁금해서라도 낼부터 봐야겠음

하지만, 그 또한 관심 표출의 또 다른 형태였다.

최재훈의 30연승 소식이 알려진 새벽 시간대.

종적을 감추었던 '숨컷'이라는 주제가 되살아나, 커뮤니티의 관심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글 10개가 올라오면, 그 중 반은 숨컷과 관련된 이야기.

무려 50%의 비중이었다.

대기업 방송인 두 명이서 합방을 해야 나올 만한 수치였다.

유동인구와, 관심거리인 방송 중인 방송인의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새벽의 시간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나.

그걸 감안해도 엄청난 영향력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거기에, 방송 첫날인 것까지 감안한다?

제목 : 아니 숨컷쉑 리치TV 간지 하루만에 대기업각 잡히네

내용 : 이기세면 1주일 뒤면 배신하겠누

ㄴ : 1주일은 ㄹㅇ 에반데;;

ㄴ : 미션 실패하고 옐로TV 돌아와서 제발 받아달라고 질질 짰으면 좋겠다

ㄴ : ㄹㅇ 오늘부터 숨컷쉑 저격간다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이 나온다.

하물며,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제목 : 아니 얘 머임? ㅋㅋ

내용 : 30연승 했다길래 겜 어케하나 들어가봤는데

오늘 할당치 다4 달성했다고 이제 방송 재미좀 신경쓴다면서 미드 애즈리얼 미드 눈누 이딴것들 고르고 즐겜하는데 ㅋㅋㅋ

심지어 저딴걸로도 캐리함 ㅋㅋ

다이아 4에서 ㅋㅋㅋㅋ

ㄴ : 아 숨컷 ㅅㅂ 이 새끼 따라서 미드 애즈 따라했다가 3연패함 ㅈ같네 왜 이딴걸 약으로 팔아서

ㄴ : 그건 약을 판 숨컷 문제가 아니라 그 약을 먹은 님 머리 문제 같은데요

ㄴ : ㄹㅇ ㅋㅋ 누가봐도 개똥인데 된장인줄 알고 먹었다며 개한테 성내누

ㄴ : 얘가 즐겜하는 AD로블랑이 내 AP로블랑보다 쎄더라;;; 나 로블랑 장인인데 자괴감 어떡하냐 이거

ㄴ : 그렇게 따지면 즐겜한다고 미드 애즈랑 눈누같은거 하는 남자한테 발리는 다딱이들은 어떤 기분이겠음 다4면 나름 겜 잘한다고 자부심 느낄 구간인데 ㅋㅋ

ㄴ : ? 미드 애즈로 다4에서 캐리한다고? 먼데

ㄴ : [링크] 와서 보셈

ㄴ : ??? 얘 아직도 방송 중임?

제목 : 머임? 숨컷 아직 방송중이네?

내용 : ??? 16시간쨰 방송중? 얘 머임?

ㄴ : 머리랑 피부에 기름기 올라오고 눈 퀭해진거봐 ㅓㅜㅑ

ㄴ : 퇴폐미 쌉오지누

ㄴ : ㅋㅋ 그냥 안씼어서 기름 올라온건데 원판이 돼서 퇴폐미가 되누

ㄴ : 패완얼이자너

ㄴ : 얘근데 컨셉아니고 ㄹㅇ 겜창이네

ㄴ : 털털하고 겜잘하는 겜창 미남 스트리머 ㅗㅜㅑ

ㄴ : 다들 존나 탑승하세욧!!! 숨컷 코인!!!

30연승에 연이은 기행으로, 끊임없이 관심이란 불에 장작을 지핀다.

그렇게 피어오른 불은, 숨컷이 방송을 종료한 뒤에도 꺼지지 않았다.

제목 : 숨컷 다음 방송 언제 킴?

내용 : 언제와!!!!!!!!!!!!!!!!!!!!!!!!!!

ㄴ : 지금 방송껐어 ㅁㅊ년아

ㄴ : 언제와!!!!!!!!!!!!!!!!!!!!!!

ㄴ : 내가 못봤는데 무슨 상관이야!!!

제목 : 숨컷 방송시간 언제냐?

내용 : ㅇㅇ? 오늘은 꼭 본방사수한다

ㄴ : 2시

ㄴ : ㅇㅋ 존버한다

결과.

신입 방송인이 새벽이었기에 가능한 관심 비중 50%라는 기형적인 수치가.

아침이 되었음에도.

그러니까, 다른 방송인들이 일어나 방송을 켜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유지되었다.

그 상태로, 2시에 이르렀다.

드디어 고대하고 또 고대하던 숨컷의 방송이.

제목 : 숨컷 언제와!!!!!!!!!

그 말 대로.

시작 되지 않았다.

제목 : 아니 ^^ㅣ발 방송 2일차만에 지각 레전드네

그 말 대로.

숨컷은 지각을 저질렀다.

방송 2일차밖에 안 된 신입이 지각이라니!

방송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칠 일이다.

당장, 그에게 향해져 있던 관심에 영향이 간다.

새벽부터 그에게 향해진 채로 유지되었던 관심이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제목 : 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

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

제목 : 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현재시간 : 2시 30분

제목 : 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숨컷아빠배고파

지 않고.

오히려 더욱 열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불길이 너무 센 경우, 물을 부어버리면 오히려 불길이 더 세지는 것처럼.

숨컷의 지각은, 오히려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렇다면 그 시각, 숨컷은 무얼 하고 있었느냐.

제목 : 이 새끼 설마 아직도 쳐 자고 있는 건가?

그 말 대로.

숨컷은 아직도 쳐 자고 있었다.

* * *

1주일 안에 플래4에서부터 챌린저 600점까지 도달하겠다.

해당 도전에 대한 포부를 밝힌 직후, 내 예상대로 일단은 시청자가 세 자리 단위까지 빠졌었다.

하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연승이 일정 수를 벗어나자 다시 시청자가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첫 동시송출은 최고 시청자 수 3200명에.

총 후원액 41만 원을 기록했다.

41만 원.

삼피의 합방에서 600만 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에, 자칫하면 보잘 것 없다 느낄 수 있는 액수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

600만 원이 비정상적인 경우라는 것을.

하루 일당 41만 원도 개쌉오진다는 것을.

첫 동시 송출 날 시청자 3200명이 개 쌉 오지는 기록이라는 것은, 구태여 언급할 필요도 없다.

내 첫 동시 송출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두었다.

덕분에.

첫 동시 송출의 부담감은 깨끗이 사라져, 방송을 끄는 즉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즉시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 시간이 오전 7시 40분이었다.

요즘 내 기상시각은 12시 30분.

7시 40분에서, 12시 30분까지.

겨우 4시간 50분밖에 안 된다.

지금 내가 도전하고 있는 일은 최상의 컨디션을 요구로 하는 일이다.

나는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선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최상의 컨디션을 보존할 수 있을까.

정답은 간단했다.

하루 일과는 24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그냥 8시간 자는 것이었다.

알람 없이 잠에서 깨어난 나는 즉시 시간을 확인했다.

15 : 54

이거, 실망인데 최재훈.

14분이나 오버하다니.

[나태의 최재훈 : 어제 고생한 널 위한 내 선물이야, 넣어 둬.]

앗, 그렇군.

난 그것도 모르고.

"텔미 헤뷰 씬~더 머버러스 쁘래드핏쉬~"

밤을 새고 꿀잠을 자는 것만큼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게 있을까.

하루를 여는 달리기구빱목욕 루틴을 조지기 위해 집 밖을 나서는데 절로 콧소리가 나왔다.

"와츄고나두."

컨디션이 최상이라 그런가.

준비운동을 마친 몸뚱아리가 바로 풀악셀을 밟고 뛰쳐나간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한창을 달렸을까.

"응?"

갑자기 뭔가 빠트린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아.

아, 시발 맞다!

[초코크림슈크림 : 오!]

"방송!"

[초코크림슈크림 : 시발]

어쩐지 너무 기분이 좋다 했다.

이건 단순히 꿀잠을 조진다고 해서 나오는 기분 좋음이 아니었다.

그 기분 좋음의 근원은 바로, 땡땡이에서 비롯되는 배덕감이었던 것이다.

오늘의 나는 하루 일과를 24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과거의 최재훈 새끼는 그러지 못했다.

과거의 최재훈 새끼는 어제 -

[방송 시간 언제임 ?ㅇㅇ] 이라는 질문에-

"2시임."

이라고 답했었다.

이 십새가 또 나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뭐, 그래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미션을 그르쳐서 방송을 완전히 말아먹는 것보단.

지각해서 적당히 말아먹는 게 당연히 나았다.

물론, 방송의 흥망여부는 둘째 치고.

날 하염없이 기다리며 욕을 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진다.

시청자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덜 지각하고 싶은데 어떡해야 할까.

이대로 구빱집 가서 구빱 조지고 난 뒤에 집에 와서 목욕까지 하고 방송을 켜면 너무 늦어져 버리니.

지금 바로 돌아가서 방송을 켜야 하나?

아니, 그러면 그것대로 또 이상해지는데.

"…아."

'이러면 되겠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 *

제목 : 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언제와

제목 : 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아빠

제목 : 어? 야 숨컷 방송 켰다.

내용 : 드디어 왔네 ㅅㅂ

제목 : 아니 근데 2시간 지각 실화냐

내용 : 잘생겼다고 막나가네 ㅇㅇ;

제목 : 숨컷 뒤졌다 십롬

내용 : 지각범 새끼 딱 대

숨컷의 지각으로 인해 난장판이 되어 있었던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숨컷의 등장으로 인해 드디어 사그라든다.

아니지.

이동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왜이제와]

[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이거완전얼빠진롬아니야]

[2시간지각했으니 오늘은 19시간하는거지? 2시간지각했으니 오늘은 19시간하는거지? 2시간지각했으니 오늘은 19시간하는거지? 2시간지각했으니 오늘은 19시간하는거지?]

지각으로 인해 뿔이 난, 약 1만에 달하는 시청자.

숨컷이 방송을 켜는 동시에 단번에 몰려들어, 그의 방송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다.

"아이고, 여러분. 어제 늦는다고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경황이 없어가지고. 죄송합니다."

화면 안의 숨컷이 시청자들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다.

비로소 진정되기 시작하는 채팅창.

허나, 그건 숨컷의 사과 때문이 아니었다.

[머임?]

[밖임?]

원래는 화면의 우측 하단을 작게 차지했어야 할 숨컷의 모습이,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ㅗㅜㅑ]

[머하길래 그리 숨이 참?]

후우.

후우.

후우.

그렇게 화면 전체를 차지한 숨컷은.

다소 열기를 띤 얼굴로 다소 가쁘게 호흡하고 있었다.

"저, 지금 달리고 있어요. 원래 아침에 일어나면 달리거든요."

[지각한 주제 조깅? 미쳤누?]

[여유 넘치네 ㅋㅋ]

"죄송합니다, 깜빡해 가지고."

그 상태로 씨익, 멋쩍게 웃는다.

[아 ㅋㅋ]

[퍄퍄퍄]

[잘생겨서 봐준다 ㅋㅋ]

[ㄹㅇ ㅋㅋ 얼굴 부은거 보니 막 일어나긴 했네]

[어제 17시간 방송했으니 봐준다 ㅋㅋ]

[ㄹㅇ ㅋㅋ 무리하긴 했지]

[보니까 머리도 안 감았네 ㅋㅋ]

[커엽누]

[ㅁㅊ 이게 생얼이었음?]

[ㅗㅜㅑ]

기름진 머리.

부은 얼굴.

노 메이크업.

다소 가쁜 호흡.

다소 달아오른 피부.

꾸밈없는데 멋진.

여러 의미로 무방비한 미남의 그 모습은.

얼어 있던 시청자들의, '여성'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금 어디 가는 거임?]

"저요? 저 국밥 먹으러요."

[ㅋㅋㅋㅋㅋㅋ국밥이래]

[너무 컨셉잡는 거 아님?]

"컨셉이요? 뭐가요?"

[털털한 척 하려고 메이크업도 안하고 머리도 안 감고 국밥에 ㅋㅋ 너무 오바하네]

"하, 아니 뭔 털털한 척을 해요. 구빱이 뭐 별거라고."

이내, 국밥집에 도착하여 입장한 최재훈이 직원을 향해 말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아이고~ 재훈 학생 왔어요."

보이지는 않지만, 중년 남성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푸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목소리로 이어서 말한다.

"오늘은 좀 늦으셨네?"

모호하지만.

지금 최재훈에게 제시된 의혹을 종결시키기엔 부족함이 없는 말이었다.

"들으셨죠?"

[캬 ㅋㅋㅋ]

[빼박 단골 멘트네 ㅋㅋㅋ]

[컨셉이라고 남적남 시전하던 새끼들 누구야!]

[응애세력 쳐내!!!]

[아니 근데 얘 뭐 이러냐 ㅋㅋ]

[ㄹㅇ 여자가 따로 없네]

[쌉호감이누 진짜]

[이름 재훈이 메모]

[이름이 재훈이? 엌ㅋㅋㅋ 레전드네]

[이름이 재훈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내 이름이 어때서."

핸드폰을 보고 말하는 최재훈을 본 사장이 눈썹을 들썩였다.

"그거 뭐예요? 재훈 학생. 거 뭐, 미튜브? 방송하는 건가?"

"아, 네. 비슷합니다. 아, 혹시 실례가 될까요? 말씀하시면 바로 방송 종료할게요."

[않되!!!]

[가지마!!!!!!!]

[사장님!!!!!!!!!]

"아유, 실례라니. 거 뭐, 우리 가게 홍보해주시는 거 아니야?"

"예? 아. 잠시만요.

그 말에 피식 웃은 최재훈이 가게 밖을 나서서 간판을 비췄다.

"자 여러분. 보이시죠? 제 단골 국밥집인데, 기가 맥힙니다. 많이들 이용해 주세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장이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거, 시청자가 몇 명이나 돼요?"

시청자 한 수십 명 정도 되겠지.

그런데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 최재훈의 모습이 기특하고 귀여워서였다.

"시청자요?"

그 말에 뒤늦게 시청자를 확인한 최재훈.

"에에엥?"

의, 눈이.

최대한도로 커다래졌다.

"1만!?"

"뭐, 1만!?"

옆에 있던 사장도 덩달아서 그렇게 되었다.

리치TV 코리아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화면 중앙 상단에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는 다섯 개의 공란.

거기엔, 현 시각 가장 많은 시청자가 시청하고 있는 방송들이 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표시된다.

그 공란 중 마지막, 가장 작은 공란에.

<숨컷>

<10, 327명>

웬 일인지 은신 당하지 않은 최재훈의 방송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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