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나는 빡빡입니다 1
삼피와 숨컷의 합방이 시작되고 머지않아, 옐로TV 갤러리가 그에 대한 이야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제목 : 숨컷쉑 괜찮아 보이네
내용 : 어제일 때문에 방송 텐션에 지장 생기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멀쩡하네
여자한테 폭행에 협박까지 당하고 저렇게 태연하기가 가능한가 ㄷㄷ
ㄴ : ㄹㅇ
ㄴ : ㄹㅇ 아무나 정신병 소리 듣는 거 아니지 ㄷㄷ
ㄴ : ? 숨컷 방송 안 켰는데
ㄴ 글쓴이 : [링크]
ㄴ : 이 새기 왜 거깄누?
제목 : 아니 숨컷 ㅅㅂ 저거 저기서 뭐하냐?
내용 : 동시송출 시작한다면서 건너뛰고 그냥 바로 이적 박아버리네
ㅅㅂ아 배신할거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줘야지
ㄴ : 아 ㅋㅋ 말하고 하면 그게 배신이냐고
ㄴ : 배신한다고 말하면 그건 배신을 배신하는 거지 ㅋㅋ
ㄴ : 아니 근데 방송 시작한지 1주만에 배신떄리면 이건 배신의 경지를 넘어선 무언가 아니냐
ㄴ :(파랭이가 선고 내리는 이모티콘) 이제 배신의 아이콘은 ㅈ혜환이 아니라 ㅈ컷인 걸로 땅땅
ㄴ : ? 니들 오늘 걔 방송국에 올라온 공지 못봄?
ㄴ 글쓴이 : 뭔데
ㄴ : 오늘 원래 동시송출할랬는데 어제 사건때문에 어그로 너무 많이 끌려가지고 그대로 진행하면 기존 옐로TV 시청자들한테 피해갈까봐 오늘 다른 방송에서 어그로좀 빼고온다던데
ㄴ 글쓴이 : 나는 그것도 모르고 ㅠㅠ 반성의 의미로 자해 조진다
ㄴ : 방송키고 중계좀
ㄴ : 겨드랑이털에 불붙이면 이천원
ㄴ 글쓴이 : 몸에 안 좋은 치킨먹어서 건강 자해해 버릴 거임
ㄴ : 치킨 섭취에 대한 무척 흥미로운 해석이네요
ㄴ : 자해를 얼마나 했길래 그렇게 삽돼지가 되신 거예요 ㅠㅠ
ㄴ : 자X 중독자 ㄷㄷ
ㄴ : 맨날 부모님 속썩이는 것도 자해 중독 걸려서 효심 자해 하는 거였누 ㄷㄷ
ㄴ : 와근데 시청자 미쳤네 ㅋㅋ
제목 : 와 숨컷 월클 다됐누 ㄷㄷ
내용 : 시청자 4만 뭔디 ㄷㄷ
ㄴ : 삼피 기존시청자에다가 어제 그 사건떄문에 어그로끌려서 그럴걸
ㄴ : 거품이라 금방 빠질듯
ㄴ : 근데 거품도 그 정도로 끼면 그 자체로 대단한 거 아니누?
ㄴ : 글킨 해 ㅋㅋ
ㄴ : ㄹㅇ 언빌리'버블'이누
ㄴ : 언스탑'버블' ㄷㄷ
ㄴ : 이즌히버~블리
ㄴ : 진짜 ㅈㄴ 빨리 크긴 한다
ㄴ : ㄹㅇ ㅋㅋ 그것도 빨리 커질듯
ㄴ : (질색하는 파랭이 이모티콘)
ㄴ : 근데 포텐셜 오지긴 해 얼굴 되지 실력 되지 정신병도 있지 ㅈㄴ 말도안되는 속도로 크는데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 ㄴ : 금방 월클 대기업 돼서 좆망 플랫폼 진짜로 배신할 날 멀지 않았네
갤러리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방송에까지 퍼진다.
"이야~ 우리 숨 선생님이 리치TV에서 시청자 4만 명을 찍으셨다네요~?"
['리치TV에서' ㅋㅋㅋㅋㅋ]
[아니 ㅋㅋ 별 말 안 했는데 이새기가 하니까 왜 무섭지]
[미츠케타~]
"보니까 우리 옐로시티 PD님한테 마수를 뻗친 리치TV 스트리머가 삼피, 그 사람이라던데. 안 되겠어~ 혼 좀 나야겠는 걸?"
[해석 : 걍 존나 상관없고 저격할 명분생겨서 존나신난다]
[아 ㅋㅋ 외간년이랑 놀아나면 혼나야지]
[ㅈ됐누 ㄷㄷ]
[짜릿해보이누]
그렇게 당시 방송 중이던 페카의 귀에 들어가-
[전체][에이스][PEKA] : 아니, 이런 우연이 다 있나?
[전체][에이스][PEKA] : 이런데서 뵙네요
[전체][에이스][PEKA] :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들 ㅎㅎ
[전체][에이스][PEKA] : 탑은 2:1이네요? 하하하
지금에 이른다.
[우연 ㅇㅈㄹ ㅋㅋ]
[소식 듣고 똥꼬털 휘날리면서 달려왔으면서 ㅋㅋ]
[십악질쉑]
[아니 근데 저격 ㅈㄴ잘하네 진짜 ㅋㅋ]
[삼피 새끼 오랜만이네 ㅋㅋ]
삼피와 페카는 구면이었다.
그리고 악연이었다.
-투이지. 얘가 그 페카라고? 거품이었네.
악연의 시작은 옛날, 처음 페카를 만나서 이긴 삼피가 평소처럼 입을 털어 버린 것이었다.
그 상황이 영상 클립으로 편집되어 물 건너 페카에게 전해졌고-
-오호라~?
삼피는 페카를 '우연히' 게임에서 적으로 맞닥뜨리는 일이 많아졌다.
-앗! 뭐야. 이 분, 그 피지컬 엄청 좋으신 분 아니야! 못 알아 봤네~? 아니, 플레이가 그래서 못 알아봤다는 게 아니라~ 아핰핰!
-아 그래도, 모스트 챔피언 아닌 것 치곤 잘하고 계시네, 응. 뭐? 모스트 챔피언이라고? 어… 그러니까, 내 말은… 큭큭큭.
삼피에게 밀리지 않는 환상적인 성격.
한 수 위인 실력.
페카는 그녀의 담당일찐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삼피는 인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페카는 삼피가 적으로 만난다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였다.
적팀에 하인부가 있든, 숨컷과 뇌지컬 대결을 하든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던 삼피의 표정에 힘이 들어갔다.
[속보) 삼피 조카쉑 칼차단]
"앗."
페카의 챔피언은 대마법사, 아이즈.
삼피의 챔피언은 다리를 검으로 개조한 사이보그 카밀라였다.
"탐은 좀 힘들겠네."
삼피가 후픽의 이점을 최대한 잘 살린 구도였다.
카밀라는 상성상 아이즈의 우위에 있었다.
[리치TV 졸렬한 새끼들 카운터 고르는 거 보소 ㅋㅋ]
[이기기 위해선 나라도 팔 새끼들]
[ㄹㅇ ㅋㅋ 그니까 해외 기업 소유인 플랫폼에서 방송하지 매국노쉑들]
[제발 한국인이면 신토불이 합시다...]
[카운터라도 니가 바르지 않음?]
[어차피 쟤 뇌지컬 ㅄ이라 결국 니가 이기잖아]
"저분이 뇌지컬이 약점이긴 한데, 지금은 숨컷 선생님이 오더해 주시잖아요. 약점이 보완된 거지. 새 머리로 갈아낀 호빵우먼이라고나 할까나?"
[페피셜 ) 삼피 원래 뇌지컬 물에 젖은 호빵우먼 머가리 수준이다]
[페피셜 ) 삼피 대가리는 누군가에게 뜯어 먹힌 수준이다]
"제가 언제 그랬어요~ 아니 그런데, 여러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재밌는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팀 정글 분 누군지들 아시죠?"
[하인부?]
[렝가르 장인]
"네네, 하인부 님. 듣자하니 이분이 어제 저 삼피 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때-
찰랑!
-…님이 3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영상]
영롱한 후원소리와 함께 재생 시작된 영상이 페카의 설명을 대신했다.
-아~ 시시해~ 얘 렝가르 장인이라 하지 않았어? 너무, 시시한데~? 아니면 내가 너무 잘하는 건가?
-이거 미안해서 어째? 내가 못할 짓을 했네.
-나한테 경쟁심 느끼게 해버리면, 벽만 느끼게 될 텐데.
-…
영상엔 어제 삼피가 하인부 상대로 매콤한 혐성질을 시전하여, 그녀에게 원한을 사게 된 전말이 담겨 있었다.
"그래, 저거!"
[ㅋㅋ 삼피 저거 저거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저러고 다니누]
[하인부 이 갈고 있겠네]
"그래서 지금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있는 거야. 하인부 님은 과연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팀)(렝가르) : 동선 꼬아서 탑 노릴게요
정글인 하인부, 렝가르가 삼피에게 참교육을 시도하기 위해 행동을 개시한다.
동선을 꼬는 건, 정글에게 큰 위험을 감수하는 승부수였다.
[이악물었네 ㅋㅋ]
[ㄹㅇ ㅋㅋ 감정실어서 겜하누]
자신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삼피를 망하게 한다.
그런 의지가 느껴지는 판단.
정황상 어제 일에서 비롯된 감정적인 판단이라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웠다.
페카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렝가르의 판단은 감정적이었다.
감정적인 판단은 대체로 이성적인 판단보다 못하다.
허나 예외는 분명 존재한다.
지금이 바로 그랬다.
지금 렝가르의 판단에서 감정적인 부분은, 감각적으로 작용했다.
타이밍, 동선.
모든 게 변칙적이다.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완벽했다.
예측하기 힘든 갱킹.
그건 '훌륭한 갱킹'을 다르게 부르는 말이었으니까.
거기에 자신의 라인 관리와 연기가 더해진다?
'당할 수밖에 없는'
'안 당하면 이상한'
페카는 이번 갱킹을 그렇게 표현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쓰읍…."
그런데도 미혹을 느끼고 그렇게 입맛을 다신다.
"이거 숨 선생님이라면 왠지 눈치 채실 것 같은데…."
[이걸 어케눈치챔 ㅋㅋ]
[솔직히 렝가 저렇게까지 했으면 당해 줘야지 ㅇㅇ;]
[ㄹㅇ ㅋㅋ 정글 다 버리고 오는 걸 어떻게 눈치까냐고]
이틀 전.
두 번째로 저격했던 게임에서 숨컷이 보여줬었던 모습이 페카의 뇌리에 사뭇 강렬하게 남아 아직까지도 아른거리고 있었다.
눈앞을 흐릴 만큼 선명하게.
"하긴, 이거 눈치 채면 그건 선 넘는 거지. 방플이나 맵핵이면 인정한다."
페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모종의 기대를 느끼며 갱에 호응하기로 했다.
아이즈는 첫 귀환 타이밍에 코어 아이템인 '남신의 눈물'을 구매할 골드를 모으지 못하도록 최대한 밟아놔야 한다.
삼피의 카밀라는 그러기에 꽤 최적화 된 챔피언이었다.
아까부터 아이즈의 빈틈을 찾아내기 위해 몸이 달은 카밀라에게, 페카는 의도적으로 빈틈을 보여줬다.
"스튜핏 이디엇~"
삼피가 본다면 그렇게 말하며.
유일한 돌격기인 동시에 도주기인 E스킬, 갈고리 걸기를 사용하여 벽에 타고 날아올 빈틈을.
하지만 숨컷을 어떨까.
그에 대한 답이 나왔다.
[SYSTEM : 아군(렝가르)가 적군(카밀라)를 처치했습니다.]
"하. 아니, 뭐.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갱킹을 성공했는데도 페카는 어딘가 못마땅해 보였다.
그때였다.
-이 새끼 맵핵이나 방플하네요 ㅇㅇ 님이 5,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CLIP 영상 링크]
방금 전 상황을 삼피와 숨컷의 시점에서 담아낸 영상이었다.
그 안에서 숨컷은 말한다.
-쓰… 뭔가 냄새나는데
-목욕 좀 하고 다니지? 더리 널드.
-그런가? 아직 10일 밖에 안 됐는데.
-왓더 뻑!?
-아니, 그걸 믿는 것도 좀 자존심 상하는데. 어쨌든 그거 말고, 적 정글 냄새가 난다고.
-니 안 씼어서 나는 냄새 맞는 것 같은데? 아까 렝가르 아래쪽에 보였었잖아. 알유 이신?
-음….
화면을 바라보는 눈가에 힘이 들어가 굳는다.
반면에 눈동자는 빠르게 움직인다.
잠깐이지만 아주 많은 활동을 한 눈동자가 멈췄을 때 그는 비로소 입을 열었다.
-야, 아냐. 내가 보기엔 렝가르 지금 탑쪽이거나 탑에 오고 있다. 사려.
그제야, 페카는 만족스럽게 고갤 주억거렸다.
"그럼 그렇지."
[캬 ㅋㅋ]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숨컷!]
[이걸 눈치채네 ㅋㅋ]
[저게 뭐라고 꼴값들이누]
[ㄹㅇ ㅋㅋ 걍 수준낮은 개어거지 갱킹인데]
[아 랭킹 20위가 맵핵 방플수준이라고 인정했는데 ㅋㅋ 그님티? ㄹㅇㅋㅋ나 치라고]
[ㄹㅇㅋㅋ]
"아니, 잠깐. 그런데 삼피 님 왜 죽으신 거지? 숨 선생님이 알려줬잖아?"
[지금 삼피랑 숨컷 맞짱 중임]
"맞짱?"
[숨 선생님이 일단 오더는 내리시는데, 삼피는 자기 판단대로 움직여서 누구 판단력이 더 좋나 직접적으로 비교한다고 합니다]
[오더 무시하고 지 판단 따른 거네]
"아~"
이내- 다소 짓궂게 웃는 페카.
"그러면, 뭐…."
페카를 잘 아는 시청자들은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어때요?"
페카가 마이크에다 대고 말했다.
지금 그녀의 방송 시청자는 만 명이 넘어갔지만, 그 말은 단 한 사람을 향해 한 것이었다.
보이스 송출을 끄고.
화면 너머가 아닌, 자신의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말이다.
"그 사람, 괜찮죠?"
"어~ 글쎄."
특유의 사투리 섞인 어조가 돌아온다.
"너무, 끕이 낮지 않나 싶은데."
"아니~ 선생님. 알 만하신 분이 왜 이럴까. 그거, 우량주라는 거잖아."
"이런 건 유망 종목이라고 하는데."
"아, 어쨌거나. 이 사람, 백 퍼 뜬다니깐요? 옐로TV에서 나가는 순간, 백 퍼 다른 쪽에서 채 가는데. 옐로TV에 있을 때 해둬야 돼."
"아니~ 큰다 해도. 기간에 맞는다는 보장이 없잖아~"
"하, 답답하다 답답해. 일단, 나중에 얘기해. 게임 중이니까. 명단에라도 넣어 둬요."
"게임 중이니까는, 바쁜 사람 불러다 놓고 이게 뭔. 에잉 쯧."
* * *
"…."
-야, 아냐. 내가 보기엔 렝가르 지금 탑 쪽이거나 탑에 오고 있다. 사려.
최재훈의 그 말을 무시하고 페카를 잡으려다 도리어 잡힌 결과로, 회색빛으로 물든 화면.
그걸 불쾌하게 바라보던 삼피는 시선을 느끼고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ㅎㅎㅎ]
최재훈이 그런 채팅이 보이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거 진짜 아쉽네. 누가 정글 온다고 위험하다 알려 줬으면 안 죽었을 텐데. 유노왓암셍?"
"…하. 어쩌다 운 좋게 들어맞으니까 좋지?"
"좋아!"
-하인부 웃음꽃 님이 1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CLIP 영상]
-그렇지!
영상 속 하인부가 갱킹하여 삼피를 처치하는 데 성공하곤 세상 통쾌한 표정을 지었다.
[표정보소 ㅋㅋㅋㅋ]
[꺼어어어억~]
[아 ㅋㅋ 삼피년이 오더 안 들어준 덕분에 점심 먹은 거 벌써 다 소화됐누]
"쯧."
삼피가 항상 틀린 판단을 한건 아니었다.
허나.
-너 정글 안 도와주면 너까지 죽는다.
"하… 왓어 유즈리스 정글…."
"또 운 좋게 들어맞았네?"
"우리팀 정글이 정상이었으면 이렇게 안 됐어."
"적팀 탑이랑 정글이 집에 불나서 나갔어도 이렇게 안 됐을 거고. 안 그래?"
"…."
"할 말 없다고 눈깔 빔 쏘는 거 보소. 눈깔아 임마. 확마."
틀린 판단을 한 건 전부 최재훈의 오더를 무시했을 때였다.
[아니 이거 ㄹㅇ 숨컷 뇌지컬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오더 무시할 때마다 손해보는데 합리적 의심 쌉가능 아닌가]
[야리적 코심 ㅇㅈ합니다]
[고집 그만 부리고 함 오더 들어 봐 어케대나 보자 ㅇㅇ]
[챌린저 800점인데 마스터200점 남자보다 뇌지컬 구린거 인정하라고 아ㅋㅋ]
[말 개안듣누 ㅋㅋ]
[아 ㅋㅋ 이 새기 암 프롬 아메리카라더니 ㄹㅇ 암(CANCER)프롬 아메리카였누 개암걸리네 말좀 들어봐~~~~]
최재훈의 오더를 무시할 때마다 손해가 발생한다.
설상가상.
<렝가르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러한 삼피의 손해를 먹고 성장한 상대 렝가르, 하인부가 게임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평생 자리를 지킬 것만 같았던 삼피의 오만한 눈꼬리와 입꼬리가 기세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게임은 무난하게 패배하고, 뇌지컬 승부는 숨컷의 승리로 끝날 것만 같았다.
-야 애들 온다, 빼.
그런 와중에도 최재훈의 오더는 계속된다.
라인전이 끝나고 중반부로 들어선 게임.
삼피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었다.
사이드 운영.
바론이 등장했음에도 아직 건재한 하단 공격로의 1차 타워를 압박하고 있는 삼피에게 최재훈이 오더했고, 이번에도 삼피는 무시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손해가-
"어?"
발생했어야 했으나.
이변이 일어났다.
하인부.
삼피에게 복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던 걸까.
그녀의 렝가르가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카밀라 암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거기까진 괜찮다.
오기가 들었는지 카밀라를 무리하게 추격했다.
거기까진 또 괜찮다.
문제는 너무 깊게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
하인부는 확실히, 삼피에게 복수할 생각에 들떠 있던 것이었다.
이성을 잃을 정도로 말이다.
<추가골드 700G 획득.>
[ㅈ댔누 ㄷㄷ]
누군가의 말대로 'ㅈ'이 돼 버렸다.
"에반데."
일어나서 빵댕이와 어깨를 씰룩 들썩이며 조롱의 춤을 추던 최재훈.
춤을 멈추지 않고 그런 소릴 낸다.
"이러면 애 버릇 안 좋아지는데."
삼피의 눈꼬리와 입꼬리가 다시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