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98화 (95/361)

098. 제나 웨스트 4

수년 전.

삼피의 방송이 한창 궤도에 오르던 시절이었다.

삼피는 그날도 어김없이 레오레를 플레이 중이었고.

컨테츠로써 부캐를 만든 뒤 처음부터 점수를 올리는, 등반 컨텐츠를 진행 중이었다.

마스터 100점까지 승률 80%대.

연승 가도를 달리며 엄청난 기세로 점수를 올려나간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2연패에 의해 끊기고 마는 흐름.

[와 팀운 진짜 개 곱창났네 ㄷㄷ]

[질 수 밖에 없는 게임이누 ㅋㅋ]

레오레에서는 간혹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 나온다.

그 두 판이 그런 게임이었다.

삼피가 탑에서 상대방을 완전히 압도하고 엄청난 활약을 보였음에도.

나머지 팀원들이 그 활약을 간단히 묻어버리는 역활약으로, 게임을 패배로 견인한다.

"하, 비치스…."

그렇게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 미드 라이너.

(원딜): 미드님 정말 그걸로 미드가실 거예요?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넹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저 이거 개 잘함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미드 데브 기가 맥혀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님들 제가 미드 데브 하는 거 보면 님들 다 데이브즈랑 스킨 사고 싶어질 텐데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최대한 빨리 사야댐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레오레 운영진이 제가 이거 하는 거 보면 데브 챔피언이랑 스킨 가격 올릴지도 모름(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운영진 : 와 ㄷㄷ 저렇개 쩌는 챔피언인줄 몰랐내~ 갸격좀 올려야게따잉~(치킨퀸치퀸)(데이브즈) : 그니까 이판 끝나자마자 사러가셈

(서폿) : ㄷㄷㄷ

(정글) : 채팅 빠른 거 보소 ㅋㅋ 정신 혼미해지네

(원딜) : 전적 보니까 진짜로 저거 하시는 분 같네요 ㄱㄱ

즐겜용 부캐를 플레이 중인 최재훈이었다.

정글에 특화된 캐릭터 산탄총의 '데이브즈'로 미드를 가는 해괴망측한 챔피언 선택.

거기에 말투.

[ㅋㅋㅋ 데브 십인싸누]

[ㄹㅇ ㅋㅋ]

그런 언동으로, 자신이 '심해 현지인'이라고 멸시하는 부류가 이목을 끄는 상황.

안 그래도 언짢은 기분의 삼피에게 특히나 눈꼴사납게 다가와, 더욱 언짢게 만든다.

"꼭 실력에 자신 없는 애들이 저런 특이한 거 하면서 편법으로 이름 알리고 싶어한다니까? 푸어 트래쉬."

[ㄹㅇ ㅋㅋ]

[삼피셜) 라뭄-무 하는 클라우드 레인 쓰레기다]

[아 ㅋㅋ 클레 언니는 다른 의미로 쓰레기긴 하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게임이 시작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이럴 거면 그냥 오지 말지, 퍼킹 덤브."

그렇게 표현한 삼피 팀의 정글러가, 탑에 와서 큰 실수를 저지른 탓에 삼피까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삼피의 챔피언은 야수오였는데, 상대방의 챔피언은 렉톤으로.

자타공인 야수오가 상대하기 가장 힘든 카운터 챔피언이었다.

그런 렉톤을 상대로-

[와 ㅅㅂ 야수오로 렉톤을 압도하네]

[ㄹㅇ 정신나갔다]

그런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정글 탓에 모든 게 무위로 돌아와, 렉톤에게 압도당하는 상황이 나온다.

레오레에서 가장 화나는 상황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득점이 팀원에 실점에 의해 무마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SYSTEM : 아군(거라가스)가 적군(렉톤)에게 처치당했습니다.)

실패를 만회하려다가 한 번 더 실패를 저지르는 정글러.

"아, 퍽."

입에서 끊임없이 욕지거리가 나오는 답답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미드가 말한다.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탑이랑 정글님 힘내보졍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게임 구도 나쁘지 않아욧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제가 후딱 미드 조지고 위쪽 가서 도와드림

팀원의 부진을 감싸 안고 독려해 주는, 팀 게임에서 지극히 모범적인 태도의 발언이었다.

허나.

지금의 삼피에겐 모욕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자신이 밑으로 보고 멸시하는 이들, '심해 현지인' 때문에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심해 현지인'에게 격려받는 상황은 말이다.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제가 하나 둘 셋 하면 다 같이(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우리팀 화이팅!!!!!!!!!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외치는 겁니다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자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하나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둘

(SPPP)(야수오) : 꼴값 그만 떨고 게임이나 하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삼피가 원하고 의도한 바였다.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우리 탑 님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으니까(치킨퀸치퀸)(데이브즈) : 힘내시라고 우리팀 화이팅 대신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우리 탑 화이팅 하죠 하나둘셋하면

허나 또 능청스럽게 다시 분위기를 '망치려는' 미드.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하나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둘

(SPPP)(야수오) : 아니 ㅋㅋ심해 현지인이라 그런지 말귀를 못 알아 듣네(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소근소근 탑한텐 안들림) 그러면 심해 현지인들한테 발리고 있는 지는 무엇이지? ㅋㅋ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소근소근 탑한텐 안들림) 저 0/1/0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ㅋㅋ 핸드폰이 심해에 빠져서 고장난 걸 암시하는 것인가? ㅋㅋ

(치킨퀸치퀸)(데이브즈) : (소근소근 탑한텐 안들림) 자기 파멸적 언사를 구사하는 친구네 ㅋㅋ

"마더 퍽커-"

각자의 성격 탓에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된 둘은 본격적으로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제 본분을 다하던 최재훈은 팀을 기어코 승리로 이끈다.

완벽한 캐리.

[와 데이브즈 ㅈㄴ잘해 ㅋㅋ]

[저 미드 데브로 ㅅㅂ ㅋㅋ 미친것같네]

해괴망측한 픽인 탓에 활약이 더욱 두드러진다.

시청자의 이목이 단번에 쏠린다.

삼피의 야수오는 안중에 없었다.

삼피의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허나, 거기에서 끝낼 최재훈이 아니었다.

(치킨퀸치퀸) : 아 ㅋㅋ 심해 현지인이 야무지게 캐리해 드렸습니다(치킨퀸치퀸) : 욕한 사람 이겨주는 어? ㅋㅋ 이게 현지 인심이지 ㅋㅋ(치킨퀸치퀸) : 감동 좀 받겠네 우리 심해 현지인도 아니지만 심해 현지에서 게임하는(치킨퀸치퀸) : 아니 ㅅㅂ 이게 현지인이지 뭐야(치킨퀸치퀸) : 그러면서 현지인 욕했던 거냐고 ㅋㅋ

(원딜) : ㄹㅇ 로다가 자기파멸적 언사 애지네요 행님(치킨퀸치퀸) : ㄹㅇㅋㅋ

(SPPP) : 나 이거 본캐 아닌데?

(치킨퀸치퀸) : 그럼 나도 이거 본캐 아님 ㅋ

(SPPP) : PPP검색해 보던가

(치킨퀸치퀸) : 치킨킹치킹 검색해 보던가

[ㅁㅊ 저 사람 치킨킹치킹 부캐였나]

[어쩐지]

뭐?

미간을 구김

치킨킹치킹.

삼피가 아는 유저였다.

아니, 삼피도 아는 유저였다.

최근 엄청난 기세로 압도적인 점수를 획득하여 랭크 게임 랭킹 1위를 기록한 치킨킹을 누가 모르겠는가.

삼피는 치킨킹을 수차례 만나보았고, 오만한 삼피가 자신보다 확실하게 잘한다고 인정하는 소수의 유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렇기에, 삼피는 같잖다는 듯 웃었다.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전적을 검색해 본바, 저 치킨퀸은 수백 판 동안 해당 티어, 마스터에 체류 중이다.

자신이 아는, 자신이 만나본 그 '치킨킹'이었으면.

저 판수에 이미 랭킹에 등록되어 있어야 했다.

그 치킨킹을 사칭하는 머저리에게 진심으로 열을 내고 있었다니.

자괴감에 머리가 급격히 식은 삼피는 주저 없이 대기실을 떠나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이 판은 미든가.'

그런데 픽벤창에서 적팀에 보이는 데이브즈.

데이브즈라고 반드시 아까 그놈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어? 정글 뭐야]

[데브 아까 그 미드데븐가보네 ㅋㅋ]

[데브좌 적팀에 갔누 ㅋㅋ]

픽 정황상, 저 데브가 그 데브가 맞음을 암시했다.

삼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설욕- 아니.

주제 파악시켜 줄 기회다.

삼피는 주저 없이 모스트 챔피언을-

'아니지.'

고르려다 말았다.

저런 비주류 챔피언을 하면서 장인이랍시고 자랑스러워하는 불쌍한 놈에게 현실을 직시시켜줘야 할 시간이다.

넌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렇기에 삼피 또한 비주류 챔피언을 골랐고-

(치킨퀸치퀸) : 꺼어어어어어억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발렸다.

: 미드 데브한테 지네;

: 에반데 ㅋㅋ;

: 이 새끼 삼피 부캐 아님?

: 얘 삼피임? ㅋㅋ 거품이었네

[이츠 더 뻐킹 버블]

[ㄹㅇ ㅋㅋ 미드데브한테 쳐발리냐 실망이 크다 ㅈ피야]

[아니 저거 그냥 데브가 잘하는 것 같은데?]

[그니까 저거 진짜 치킨킹 부캐 아님?]

[에바야 ㅋㅋ 치킨킹이 뭔 수백판을 하고 마스터에 있음]

[즐겜용계정이겠지]

팀원과 시청자들의 비아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삼피에게 외부의 평가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평가.

그 스스로에 대한 평가.

최악이었다.

치킨킹 사칭하는 심해 현지인한테 지다니.

인정 못 한다.

그래.

너무 얕봤다.

생각보다 데브를 잘 다루긴 한다.

하지만, 자기가 픽을 제대로 하면 아무것도 아닌 건 사실이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삼피는 치킨퀸에게 친구요청을 보냈다.

(치킨퀸치퀸) : 친추

(치킨퀸치퀸) : 곤란

곧바로 친구요청을 받아들이고 헛소리를 해 오는 치킨퀸

(SPPP) : 미뜨빵 떠

(치킨퀸치퀸) : 갑자기 뭔디

(SPPP) : 뜰건지말건지나 말해

(치킨퀸치퀸) : 그럼 말래

(SPPP) : ㅈㄹ 말고

삼피는 게임을 생성한 뒤 일방적으로 그에게 초대를 보냈다.

(치킨퀸치퀸) : 제 플레이에 깊은 감명을 받으셨나 봅니다(치킨퀸치퀸) : 저한테 한 수 배우고 싶어서 똥꼬가 간질거리십니까?

(SPPP) : 들어와

(치킨퀸치퀸) : 귀찮은데

(SPPP) : 쫄았냐?

(치킨퀸치퀸) : 해 봤자 시간낭비잖아

(치킨퀸치퀸) : 야 그럼 뭐 걸래

(SPPP) : 걸긴 뭘 걸어

(치킨퀸치퀸) : 안 그럼 내가 할 이유가 없음 ㅋ

"아, 시발."

말을 섞고 있노라니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욕.

다른 건 몰라도 말로하여금 상대방을 빡치게 하는 데에는 도가 튼 놈이었다.

(SPPP) : 뭐 걸자는 건데 시발

(치킨퀸치퀸) : 몰라

(치킨퀸치퀸) : 캐삭빵이라도 떠?

(치킨퀸치퀸) : 아니 그러면 불쌍한데

(SPPP) : 뭔 개소리임

(치킨퀸치퀸) : 니 계삭하는 거 불쌍하다고

자기가 지는 걸 너무나도 당연한 듯 전제로 삼더니 말한다.

(치킨퀸치퀸) : RID

(치킨퀸치퀸) : 걍

(치킨퀸치퀸) : 지면 머리 밀고 닉네임 '나는빡빡입니다'로 바꾸고

(치킨퀸치퀸) : 내 길드에 들어오는 걸로

'별 병신 같은.'

뭐,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이길 거였으니까.

삼피에게 중요한 건 판돈이 아니라, 방금 전의 굴욕을 만회할 기회였다.

(SPPP) : 그러던가

그렇게 픽벤이 시작된다.

이번엔 방심 따윈 없다.

모스트 챔피언 중에서도, 최대한 상성을 타지 않는 무난한 챔피언을 선택했다.

이러면 전판처럼 챔피언 때문에 지는 일은 없어진다.

팀원들의 기량 차이로 지는 일은 없어진다.

실력 외적인 요인으로 지는 일은 없어진다.

변수는 사라지고, 절대적인 결과만 남는 것이다.

절대적인 결과.

(치퀸퀸치퀸) : 수고링

화면이 회색빛으로 물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패배를 암시했다.

"…."

납득할 수 없다.

뭔가 잘못됐다.

삼피가 바쁘게 잘못된 것- 아니.

탓할 거리를 찾는다.

허나.

게임 시작 전에 이미 삼피는 탓할 거리를 원천 차단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탓할 게 없었다.

완벽한 패배였다.

그럼에도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

-띠링!

효과음이 울린다.

(길드에 초대 받았습니다)

"하, 씨."

패배의 대가를 떠올린 삼피의 표정이 와락 구겨-

(길드명 : 치킨킹의 꼬봉들)

(수락하시겠습니까?)

"…."

지려는 도중에 굳었다.

길드명을 보고 그렇게 되었다.

삼피는 뭔가에 홀린 듯 수락을 눌렀다.

그러자 도착하는 귓속말.

[대머리 딱대]

출처는-

[치킨킹치킹]

삼피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닉네임을 응시했다.

감쪽하고 비슷하게 꾸며진 사칭 닉네임일 게 분명했으니까.

어디 하나 이상한 점이 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었다.

삼피는 해당 닉네임의 프로필을 확인했다.

이러면 사칭임을 증명하는 볼품없는 점수가-

[챌린저 1, 713점]

"…."

어느새 삼피의 입은 벌어져 있었다.

평소.

절대로 내려가지 않고 비웃는 상을 유지하는 눈꼬리와 입꼬리가 평평하게 되어 별도의 감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치킨킹치킹) : 자 "치킨킹 형님~" 한번 해 봐라

삼피는 넋이 나가 키보드를 두들겼다.

(SPPP) : 치킨킹 형님

(치킨킹치킹) : 아니 거 말고

(치킨킹치킹) : 입으로

(SPPP) : 네?

(치킨킹치킹) : 니 방송 보고 있음

그 말에 삼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SPPP) : 혹시 제 방송 보세요?

(치킨킹치킹) : 지금 보고 있지

(SPPP) : 아뇨 평소에요

(치킨킹치킹) : ㄴㄴ

"아."

실망도 잠시, 들뜬 기색으로 말한다.

"치킨킹 형님."

(치킨킹치킹) : 오냐

(치킨킹치킹) : 일단 약속대로 닉부터 바꾸자

(치킨킹치킹) : 빡빡입니다 로

(치킨킹치킹) : 그리고 따라 불러

(치킨킹치킹) : 민머리 맨머리 맨들맨들빢빡이!!!

(치킨킹치킹) : 이제 니 주제곡임

"그건 좀…."

(치킨킹치킹) : 따라부르면 머리미는 건 봐줄게

잠시 고민하더니 새빨개진 얼굴로 치킨킹이 지시한 노래를 부른다.

(치킨킹치킹) : 구란데

"…."

며칠 뒤 방송을 킨 삼피는 정말로 금발 머리를 빡빡 민 상태로 나타났다.

그렇게.

'치킨킹의 꼬봉'의 충실한 일원인 '나는빡빡입니다'가 되었다.

그때를 떠올린 최재훈이 저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렸다.

그런 최재훈을 보곤 미간을 구기며 의문을 표한다.

그러나 곧바로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특유의 비웃음으로 전환시킨다.

"응? 뭘 갑자기 쪼개고 있어. 알 유 오케이?"

검지를 자신의 머리에다 갖다 대곤 빙빙 돌리며 말한다.

그런 삼피를 보며, 또 한 번 실소를 터뜨린다.

지지 않고 코웃음을 치는 삼피.

자존심 강한 두 별종의 대결.

허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에 따라.

둘의 관계가 소생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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