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자가 게임을 잘함-47화 (44/361)

047화. LIVE-ON 3

"이잉? 이이잉!? 처, 천만… 엥? 에에엥?"

잘못 봤나 싶었다.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진짜로 진짜였다.

화면을 보니 분명

[1, 000만 원.]

이라고 표기 돼 있다.

쿵!

쿵!

쿵!

심장이 발광을 하기 시작한다.

눈이 커진다.

사고가 사태를 따라가지 못한다.

아무리 내가 잘생기고 게임을 잘하기로서니, 사실상 첫 방송인데 천만 원이라니?

'아니, 잠만. 캠도 없고 아직 게임도 안 해서, 얼굴이고 게임 실력이고 뭐고 없잖아.'

겨우 목소리 하나

마이크 켠 게 고작인데?

목소리만 듣고 천만 원을 쾌척한다고?

'말이 되나?'

말이….

아니, 시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 안 되는데 이거.

천만 원이라니?

동네 축구장에 갑자기 지성이 형이 나타나서 인사하면 깜짝 놀라도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펠레랑 마라도나가 각각 호나우두랑 메시 목마 태우고 나타나서 호날두로 축구를 하면?

그건 시발 문제가 있는 거다.

이것도 존나 그렇다.

100만 원까지라면 어떻게든 납득할 수 있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천만 원은 아니었다.

천만 원에 붙는 0은 1만 원에 붙어 10만 원이 되는 거나, 10만 원에 붙어 100만 원이 되는 거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 상황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기대를 아예 안 할 순 없었다.

관심 있는 여자한테 만우절에 고백받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당연히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사실은 아니길 바라는 기대감이었다.

[와! 천만원 ㅋㅋ]

[ㅊㅋㅊㅋㅊㅋㅊㅋㅊㅋ]

[반응 개귀엽네 ㅋㅋㅋ]

[이새기 진짜 놀랐는데? ㅋㅋ]

[당연히 놀라지 천만원인데 ㅋㅋ]

[아 ㅋㅋ]

[부럽다!]

[야나 백만원만 ㅋㅋ]

그리고 그런 기대감은, 채팅창을 보자마자 박살이 나 버렸다.

시청자들의 의미심장한 반응.

적어도 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후원이 터졌을 때의 반응은 아니었다.

'아, 맞다.'

후원 프로그램에 후원 내역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던 걸 기억해 내고 확인했다.

그러자 곧바로 답이 나왔다.

후원액 : 1, 000원

후원 메세지 : 이걸로 나가서 캠사와라

시발.

그럼 그렇지.

이럴 거라 예상했다.

예상 하고는 있었는데….

"아아……."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실패한 짝사랑의 아픔이 이런 걸까?

내 것이 된 적도 없었던 천만 원의 상실감이 너무나도 컸다.

[나라 잃었누 ㅋㅋ]

[나라 잃은 애국자의 탄식 ㄷㄷ]

[아니 얘 진짜 천만원인줄 알고 있던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아니 개귀엽네 진짜]

[10, 000, 000만큼 속상해~]

[옐로시티 첨오누 ㅋㅋ]

"아니, 아… 아니! 이게 왜… 하… 이게 왜!? 천만 원이라고 떠!?"

소규모 방송에서 후원액을 부풀려 말하는 밈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후원 프로그램까지 이 지랄을 할 줄이야?

유우머는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유우머를 이해하는 T-1000을 존코너가 어떻게 당해내겠는가.

[우리가 어케아누 ㅋㅋ]

[ㄹㅇ ㅋㅋ 니네집 김치에서 나온 머리카락 주인을 왜 우리한테서 찾아]

[니가 후원 프로그램에 그렇게 설정해 놨겠지]

"설정?"

그 말에 설정을 확인해 보니 정말로 그런 설정이 존재했고, 그렇게 설정이 되어 있었다.

"아니… 팁 글에서 본 권장설정 따라한 건데 이런 게 있네 아… 뭐 이런 거지 같은 시스템이 다 있어? 아니, 아… 진짜…."

"씨이바아알!!! 개 설렜는데!!!"

[ㅋㅋㅋㅋㅋㅋ 레전드]

[첫날부터 레전드 찍누]

[찐텐이네 ㄷㄷ]

[아 ㅋㅋ 공부안하고 방송키길 잘했다]

[ㄹㅇ ㅋㅋ 공부했으면 인생 손해볼뻔했네]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야 ㅋㅋ 여기 천만 원 더 받아라 캠 한 백 개 사고 남은 돈 니 해라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야 천만 원 줄 테니까 100만원만 줘라. 계좌 일 육 팔 이 팔-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아니 이 집은 천만 원 후원 리액션이 왜 이래? 캠도 안 키고. 리액션 개 찬열이네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방송이 ㅈ이야? 리액션 제대로 안 하누?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와 ㄷㄷ 방송 1일차에 도네 1억 찍겠네 레전드.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지금까지 얼마 벌었냐 숨컷아 한 3조 벌었냐?

채팅창이고 후원창이고, 좋아 죽는 놈들이- 아니, 년들이 속출했다.

내 순수한 리액션이 아무래도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졌나보다.

방송의 분위기가 폭발적으로 달아올랐다.

[여기 정품 신입PD 파나요]

[갤 보고 왔습니다]

[여기서 큰손들 정모중이람서요 ㄷㄷ]

[여기가 시급 5억 신입PD 있는방인가요

어디서 입소문이 나기라도 한 건지, 원활한 유입에 시청자 수는 어느새 세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꼬리 : 올라가도 됨?)

(기분 : 아직임.)

내 방송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천만 원만큼의 상실감을 달래 줄 정도는 아니지만, 상실의 아픔을 이겨낼 원동력 정도는 되었다.

아직도 먹먹한 가슴을 달래며 입을 열었다.

"아, 어쨌든. 여러분. 모두 후원 감사합니다."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아니 ㅋㅋ 천만 원 받고 리액션 개찬열이네

"아, 맞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빵댕이라도 흔들겠습니다!"

[캠 없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데 ㅄ아]

[캠을 키고 말해]

"캠 없으니까 천 원에 빵댕이 흔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캠 켜면 단가가 안 맞지."

[아니 ㅋㅋㅋ]

[이거 ㅅㅂ 어디서 못댄것만 쳐배워왔네]

[하꼬쉑이 단가 ㅇㅈㄹ ㅋㅋ]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야지금 한 5조 모였을 텐데 캠은 언제 사냐.

"캠이요? 잠시만요."

후원액을 확인해 보니, 2만 4천 원이 쌓여 있었다.

'와우.'

천 원이라 무시했는데, 다구리에 장사 없다는 말은 여기에도 적용되나 보다.

모이고 모이니 금방 무시할 수 없는 액수가 되었다.

"지금 이만- 이 아니지, 이천… 아, 이억 사천만 원 모였습니다."

[2억 4천이면 ㅅㅂ 캠 회사 차릴 수도 있겠네]

[캠으로 피라미드도 지을 수 있곘누]

[캠 켜 ^^ㅣ발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당장 나가서 캠 사와 ㅅㅂ]

"아니, 여러분. 이걸로 어떻게 캠을 사요."

[???]

[왜 못 삼]

[외않되?]

[널린게 2만원짜리 캠이구만]

"아니 제가 사 놓으려고 정해 놓은 캠이 있거든요? 잠깐만요."

검색사이트에서 눈여겨 봐두었던 캠의 품명을 검색한다.

그렇게 나타난 검색 결과가 화면으로 고스란히 송출된다.

[ㅁㅊ 18만?]

[쳐돌았나]

[아니 씹 ㅋㅋㅋㅋㅋ]

[뭔 18만이야 18놈아]

[돈독 단단히 올랐네 ㅋㅋ]

[아니 하꼬새끼가 뭔 18만원짜리 캠이야]

[이새끼 마이크는 13만원 짜리래요]

[ㅅㅂ ㅋㅋ 하꼬주제 마이크는 개좋은거쓰네]

[^^ㅣ발 된장남이야?]

[하꼬새끼 현질하고 시작하누 ㅋㅋㅋ]

[아 ㅋㅋ 현질해서 장비맞추고 시작하면 무슨재미냐고]

"아니 여러분, 이거 가지고 뭔 된장남이야. 보니까 대서기관은 마이크 하나만 무슨 몇백 만 원 하더만."

[그건 ^^ㅣ발아 대서기관이니까 그런 거고]

[넌 ㅅㅂ 시청자 100따리 하꼬새끼잖아]

[대서기관 평균 시청자가 몇만정도 하지 않냐?]

[그러면 니는 2만원짜리 쓰면 딱 맞네 ㅄ아]

[이거 완전 얼빠진놈 아니야]

"뭐 시청자 100이라고?"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로, 어느새 시청자가 세 자리를 돌파해 있었다.

"와, 씨. 미쳤네? 전에 첫 방송 켰을땐 방송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1명이었거든요. 와, 여러분 박수! 다 같이 축하해 주세요!"

짝짝짝짝짝.

나는 진심으로 기뻐서 박수를 쳤다.

시청자 100에 도달하기 까지 최소 주 단위는 걸릴 줄 알았는데.

[축하는 ^^ㅣ발아]

[캠 키라고!!!]

[지혼자 신났누 ㅋㅋ]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숨컷아... 지랄 그만하고 캠 사 와라... 누나 슬슬 빡치려 한다

-…님이 1, 0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이 새끼 걍 이렇게 한 탕 땡겨서 먹튀하려는 거 아님?

[ㅁㅊ]

[18만원으로 뭐하려고 ㄷㄷ]

[우리 돈으로 여친이랑 놀러 가려고?]

[아 ㅋㅋ ]

[나한테 저녁 얻어먹어서 아낀 돈으로 썸녀 저녁 사주던 민식이 ^^ㅣ발놈아 잘 지내냐?]

"아니 여러분, 그게 무슨 어? 위험한 발상이야. 내가 회사는 안 다녀 봤어도 공금 횡령이 얼마나 모땐 짓인지는 알어. 내가 진짜 이 돈 진짜 정직하게 쓸 테니까 그 점은 염려 마시고, 안심하고 후원하십쇼."

[옐로시티 시청자 여러분, 안심하고 지갑을 여십시오]

[숨승안 ㅋㅋ]

[어림도없지 썅롬아 ㅋㅋ]

[아 그래서 겜은 언제하냐?]

"아 그러게. 게임, 해야죠. 아니 그런데, 내가 엊그젠가? 게임 방송을 거의 한 시간인가 해 봤거든요? 근데 시청자가 딸랑 한 명이었어.

방송 키고 몇십 분 있다가 들어온 시청잔데, 시작부터 끝까지 그 사람 하나였던 거야. 심지어 후원도, 그 사람이 게임 캐리하면 천 원 준대서 개빡캐리 했는데, 그것도 안 주고 그냥 갔고. 근데 지금 봐. 가만히 앉아서 그냥 입만 움직이고 있는데 알아서 시청자 늘어나고~ 돈도 들어오고~ 이러는데 내가 정말 게임을 하는 게 맞나 싶네?"

[뭐라는거야 ㅅㅂ ㅋㅋ]

[아니 이새기 버릇 잘못들여놨네]

[니들이 ㅅㅂ 함부로 후원하고 그러니까 이새기 버릇 안좋아졌잖아]

"아니~ 왜 후원해 주시는 분들한테 그래. 아, 알았어. 나 때문에 애꿎은 후원자분들이 욕먹네. 게임 할게요. 한다, 해."

[생색 내는 거 봐 아 ㅅㅂ ㅋㅋ]

[개패고싶네 ㅋㅋ]

[어디사냐 ^^ㅣ발]

[남자라 아직 현피떠본적이없지?]

[게임은 ㅅㅂ아 말돌리네 캠을 키라고 캠을]

[니가 ㅅㅂ 게임을 하던 게이를 하던 ㅈ도상관없으니까 캠부터 키라고]

[ㅗㅜㅑ 게이]

[그게 두 개 ㄷㄷ 오히려좋아]

[캠 18만원 ㅇㅈㄹ하지말고 18놈아 걍 2~3만원짜리 사 ㅅㅂ]

[2~3만원이면 제구실한다고 ㅅㅂ]

"아, 그리고 여러분. 제가 지금 고민하는 게 하나 있거든요? 제가 기가 막히게 잘생기긴 했어도, 제 근본이란 게 결국 게임 실력에 있단 말이죠? 그래서 제 게임의 방향성을 실력 방송으로 지향하고 있어요."

"그런데 캠을 켜 버리면? 게임 실력보단 잘생김이 부각 돼 버려 가지고, 약간 좀 방송의 성향이 변질돼서 비추어질 수가 있거든요. 그래 가지고 지금 제가 고민하는 게, 그거예요."

"일단, 게임 실력으로 어느 정도 유명해져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그러니까, 잘생긴 얼굴로 방송 날로 먹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게임을 사랑하고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 안전하게 각인시키고 난 뒤에 얼굴 공개해서 그걸로 방송을 키울지."

"아니면, 일단 얼굴부터 공개해서 방송부터 키우고 볼 지."

"제가 캠을 키면 일단 방송 자체는 엄청 빨리 클 것 같거든요? 잘 생겨 가지고. 그런데 그 경우엔 말했다시피, 내 실력파 방송이라는 아이덴티티가 외모에 잡아 먹혀 버릴 수도 있어 가지고, 엄청 조심스러워 지금. 그래서 최소한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는? 캠 없이 방송해 볼라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 잘 들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요?]

[세줄요약 ㅅㅂ놈아 세줄요약]

[캠키랬더니 연설하고 자빠졌누]

"세 줄 요약? 어디 보자… 그러니까, 제가 일단 실력파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 오케이?"

[ㅇㅇ]

[오케이]

"그런데, 제가 얼굴이 너무 잘 생겨 가지고. 실력파 방송인이라는 이미지가 되기 전에 얼굴을 공개해 버리면, 실력파 방송인이라는 이미지가, 얼굴 빨로 방송한다는 이미지에 잡아먹힐까봐 걱정이 돼요. 오케이?"

[ㅇㅇ 안오케이]

[말 잘하다가 왜 갑자기 또 개소리로 빠지누]

"오케이. 그러니까 그거 때문에 지금 제가 고민 중인 거죠. 캠을 바로 켜서 빠른 방송 성장 속도를 얻는 대신 자칫 제 아이덴티티가 사라질 수도 있는 위험부담을 감수할 건지.

아니면 방송 성장 속도가 느려도 제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지켜나갈 건지. 그러니까, 한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방송 해 가지고 실력파 방송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킨 뒤에 캠을 공개할지 말이죠."

[알곘는데 니 골드1이라 하지 않았음?]

[ㅁㅊ 이 새기 이렇게 폼잡고 씨부려놓고 골드 1이었던 거임? ㅋㅋㅋ]

[골드 1이 뭔 실력파방송 ^^ㅣ발아]

[아니근데 저말대로라면 얼굴도 골1보다 좀 높은 수준이란거 아님? ㅋㅋ]

[뭐? 골1급 얼굴 아 ^^ㅣ발!!!! 캠 안켜도 되니까 내돈 돌려줘!!!]

[환불해줘 ^^ㅣ발아!!!!!!!!!!!!!]

[골드1얼굴 보려고 내 피같은 돈 바친거 아니야 ^^ㅣ발!!!!!!!!]

"아니 내 실력이 왜 골드1이야. 단지 골드1 계정이 있을 뿐이고, 내 본캐는 지금 다이아1이에요. 조만간 챌린저 갈 예정이고."

[아 예 ㅋ]

[올 ㅋㅋ 챌린저~]

[대단하당 ㅋㅋ]

[나도 곧 사시 붙을 예정이긴 해]

[본인 곧 로또 1등 될 예정]

"아니, 안 믿네~?"

[당연히 안 믿지 ㅄ아]

[니 다이아1인것도 안믿기는데 챌린저는 ㅋㅋ]

[ㅋㅋ 다1 있긴 해도 누나한테 대리받거나 듀오해서 올라간 거겠지]

[ㄹㅇ ㅋㅋ]

[아니 이거 딱 시나리오 나오는데? 1주일동안 수금 땡겨서 대리해준 누나랑 여행갈돈 모으려는 거임 ㅋㅋ]

[아 ^^ㅣ발 그거네]

"아니 계속 뭔 누나야~ 저 여친 없어요~"

[남잔데 여친이 없어?]

[얼마나 빻았길래 ㄷㄷ]

[얼마나 모쌩겻으면 남잔데 솔로냐]

"아니 미친, 이거 완전 가불기 아니야. 있어도 지랄이고, 없어도 지랄이면 나 보고 어쩌라고.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야 나한테?"

[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대답을 원하긴 캠 킨다는 거지 ^^ㅣ발아]

[야 다이아1짜리 닉 머임]

"골드 계정은 치킨킹치킹, 다이아 계정은 치킨퀸치퀸."

[머라구요?]

[치킨킨킨킨 치치치킹킹?]

[치킨킹킹킹 ㅄ아]

[아니 ㅅㅂ ㅋㅋ 아나운서 발음시험하누?]

[닉 참 ㅈ같이도 지었네 ㅋㅋ]

"아니 치킨퀸은 치퀸이고 치킨킹은 치킹인 게 뭐가 어려워? 아 기다려 봐요. 내가 검색해서 보여줄게."

전적사이트에 들어가 치킨퀸치퀸을 검색한다.

그러자, 어디에 내놔도 안 부끄러운 내 전적이 공개된다

다이아1 19LP

최근 전적 18승 2패.

최근 승률 90%.

"크, 쥑인다. 그쵸?"

트집을 잡을래야 잡을 수가 없다.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전적이었다.

나는 기대에 차서 내가 원하는 반응을 기다렸다

[와~ 진짜 실력파 방송이었네 ㄷㄷ 캠 상관 없으니 바로 겜이나 돌리자]

[ㅁㅊ ㅋㅋ 진짜였네 아니 남잔데 게임을 왜 그렇게 잘해?]

[잘생겼는데 게임을 잘하기 까지 ㄷㄷ]

-대충시청자 같은 닉네임 님이 1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개쩐다 ㄷㄷ

-대충시청자 같은 닉네임2 님이 1, 600, 000원을 후원했습니다 =내 월급 다 가져가!!!

대충 이런 반응을 말이다.

[다이아 1인데 최근 승률이 90퍼?]

[말이 대나 ㅋㅋ]

[이 새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4였네 ㅋㅋ]

그런데-

[보니까 2일 전부터 티어랑 승률 떡상하고 있는데]

[누나를 2일 전에 만났나보네 ㅋㅋ]

[2일이면 아직 안했겠네]

그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숨컷아 누나가 게임을 몹시 잘하나보구나]

[숨컷아... 대리 받을려면 티가 안 나게 받아야지...]

[누나분이 게임을 잘하긴 하는데 융통성이 없네 ㅇㅇ;]

[티가 너무 나누 ㅋㅋ]

그런 식으로 결론이 굳어졌다.

내가 대리를 받았다고.

그것도-

"시발?"

빅뱅 이후 찰나의 순간동안이라도 존재한 역사가 없었던, 최재훈의 '누나'라는 존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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