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화. 미드 AP 애즈리얼 2
(쟉스) : 나 3분째 라인 땡기고 있는데
(쟉스) : 이번에도 나 죽기 전에 정글 안오면 그냥 탑 버림
긴급 퀘스트가 발생했다.
퀘스트 이름 : 병신 달래기
퀘스트 달성 조건 : 병신을 달래시오
퀘스트 보상 : 기분 풀린 병신
"시발."
이 좆망겜 그럼 그렇지.
빨리 라인전 끝내고 우리 탑 행복회로에 기름칠 좀 해 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하려던 때였다.
(워웍) : 라인 떙기는 게 아니라 개쳐발리고 있는거지 그건 ㅋㅋ(워웍) : 쟉스가 원래 팀모한테 쳐발리던가?
어허.
쓰읍.
그거 아니야.
제발, 시발.
왜 괜히 자극하는 거야 애를.
다급한 심경에 절로 손가락이 빨라졌다.
(애즈리얼) : 원래 쟉스가 팀모 상대로 힘들어요
(애즈리얼) : 잘 버티고 계심 탑님
(애즈리얼) : 좀만 더 버텨보죠
(쟉스) : ㅋㅋ
(쟉스) : 정글새끼 겜내내 탑 한번도 안 기어와놓고 말하는거보소 ㅋㅋ
(워윅) : 적 정글도 안 갔는데? ㅋㅋ
(쟉스) : 적 정글은 라인이 안 좋으니까 못 온거지 안 온게아님 ㅋㅋ
(쟉스) : 내가 라인 떙겨놨으니까 ㅋㅋ
(워윅): : 아니 ㅋㅋ 그게 무슨 라인 땡겨놓은거임
(워윅) : 주도권 쳐발리고 압박당하고있는거지
말하는 와중, 팀모의 킬 소식이 들려왔다.
쟉스의 사망 소식이 말이다.
(쟉스) : ㅄ같은 고집 부리면서 결국 또 안왔쥬? ㅋㅋ
(쟉스) : ㅇㅋ
(쟉스) : 나도 내 마음대로 함
{전체}(쟉스) : 탑 오픈 ㅅㄱ
{전체}(팀모) : 뭔데 ㅋㅋ
{전체}(쟉스) : 라인 계속 땡겨도 갱한번 안 오는 정글이 입까지 터는데 {전체}(쟉스) : 내가 겜 해야 될 이유가 있음? ㅋㅋ
{전체}(팀모) : 없지 ㅋㅋ
와, 세상에 시발.
팀모 저 새끼 저거.
쟉스가 라인을 땡긴 게 아니라, 그냥 라인을 발린 거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당사자인 새끼가 저렇게 말한다.
사실상 자신의 실력과 업적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걸 해낸다.
진짜 시발, 팀모하는 새끼들.
롤 수만 판 하면서 저거 하는 놈 중에 싸이코패스 아닌 놈을 본 기억이 없네.
저 새끼들은 진짜 레오레 없었으면 단단히 큰일 났을 새끼들이다.
레오레가 없었다면 저놈들의 싸이코패스 기질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아니 그나저나 또 왜 이렇게 되는 건데.
"으, 시발 진짜."
[엌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야 골드지 ㅋㅋ]
[이제야 재밌어지기 시작했누 ㅋㅋ]
시청자 놈이 지금껏 보였던 것 중 가장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ㅣ발아 좋냐?)
[너무 좋고 ㅋㅋ]
(그래)
(시청자가 좋으면 나도 좋다)
(^^ㅣ발아)
[엌ㅋㅋㅋ]
[참방송인이누]
그런데, 이기면 더 좋을 것 같아.
(애즈리얼) : 쟉스님 제발… 이긴 게임인데 좀 하죠
(워웍) : ㄴㄴ 쟤없어도 이김 ㅋㅋ
(쟉스) : 그렇다네 ㅋㅋ
(자아라) : 아 쟉스님 제발요
(데인) : 아 정글님 제발 입좀 다무셈
(워웍) : ?
(워웍) : 이걸 나한테 ㅈㄹ한다고?
(쟉스) : ㅋㅋ 팀들도 다 아네
(쟉스) : 정글이 ㅄ인거
(데인) : 님이 갱 안다닌건 맞잖슴
(데인) : 봇에도 갱 안 왔고
(데인) : 뭐 한 거임? ㅋㅋ
(워윅) : ㅋㅋㅋ
아.
왜 웃는 거야.
차라리 화를 내, 제발.
(워윅) : ㅇㅋ
뭐가 알았다는 건데.
불안한 예감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게 공포영화였다면, 지금쯤 졸라게 긴장되는 BGM이 깔렸을 것이다.
곧 내가 상당히 크게 졸라게 엿될 거라고 광고라도 하는 듯 불길한 BGM이 말이다.
(애즈리얼) : 워윅님
(애즈리얼) : 저 이제 블루 안 주셔도 되니까
(애즈리얼) : 미드와서 타워골드 같이 먹죠 ㅎㅎ;;
(워웍) : ㄴㄴ
(워웍) : ㄱㅊ ㅎㅎ
(워웍) : 어차피 저 아무도움도 안되는데요 뭘
(워웍) : 그냥 서포팅이나 함
그리고 이쯤에서 BGM이 멈추고-
워웍 님이 제어 와드를 구매하였습니다.'
워웍 님이 제어 와드를 구매하였습니다.'
발악하던 내 모가지가 날아갔겠지.
자포자기 심정으로 워윅의 아이템을 확인했다.
탈모인들의 정수리만큼이나 휑했다.
기동성 장화와 제어 와드 두 개.
그게 전부였다.
(쟉스) : 오 ㅋㅋ
그에 쟉스 새끼가 엄청난 감명을 받았나 보다.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곧바로 모방에 들어갔다.
제어 와드 두 개에 기동성 장화.
잭스의 템이 워웍과 데칼코마니가 되었다.
둘이 몸을 부비적 거리며 미드로 달려가는 꼴이 영락없이 일심동체였다.
하이 템퍼 두 마리가 모이면 아큰이 되고, 다크 템퍼 두 마리가 모이면 다크 아큰이 된다.
나는 그게 아큰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병신 두 마리가 모여서 만들어진 병신 아큰이 바로 저기 있었다.
미드로 달려간 병신 아큰이 그대로 타워에 맞아 죽었다.
그렇게 아라는 숨만 쉬고 더블킬을 올렸다.
{전체}(아라) : 오 ㅋㅋ
{전체}(아라) : 개꿀 ㅋㅋ
{전체}(사르반 3세) : ㅋㅋ 아라 킬초
{전체}(사르반 3세) : ㅈ됐네
{전체}(아라) : 어~ 이제 안 죽어~
아라와 사르반 사이에 흐르던 날카로운 분위기가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두 명이 게임을 던지니 승리에 대한 확신이라도 느낀 거겠지.
그로 인해, 게임이 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되었던 부정적인 감정이 희석되어 버린 것이다.
설렁설렁 게임을 하던 아라와 사르반이 빡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빡집중을 하던 워웍과 쟉스가 게임을 설렁설렁, 아니, 설렁설렁 정도가 아니라 그냥 더이상 손이 아닌 괄약근으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한 번의 행동마다 똥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엄청난 배변력에 우리팀의 분위기는 대번에 하수구가 되었다.
(자아라) : 아 ㅅㅂ진짜
(데인) : ㅈ같네 그냥 ㅋㅋ
워웍과 쟉스의 지랄에 휘말려든 자아라와 데인이 죽었다.
다행히 적을 한 명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1:4 교환.
{전체}(쟉스) : 비셔 백작 ㄱㄱ
{전체}(사르반 3세) : 말 안 해도 갈 거임 ㅋㅋ
{전체}(르시안) : 개꿀띠 ㅋㅋ
[게임 진짜 끝났네 ㅋㅋ]
나도 그래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가 있다.
나는 상황판을 열어 적팀의 상태를 살폈다.
적팀의 유일한 사망자.
다름 아닌 정글이었다.
적에겐 지금 '가격' 스펠이 없는 것이다.
비셔 백작의 막타를 보장해 줄 강력한 마무리가 말이다.
가격을 대신해 줄 스킬 또한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비셔 백작에게 가해질 수 있는 가장 강령한 한 방.
다름 아닌 내 궁극기, 비전 정조준였다.
사거리 제한이 없는 강력한 한 방 스킬.
적이 백작으로 들어갔다.
백작 안에 시야는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대신 내 머릿속에 만든다.
머릿속에 비셔 백작을 만들고, 적 팀들을 만들었다.
놈들은 비셔 백작을 치고 있다.
'저 캐릭터에, 저 아이템….'
비셔 백작의 피가 줄어가는 게 보인다.
하지만 그 피는 안개처럼 흐릿하다.
성난 파도처럼 요동친다.
예측에 가까운 계산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엔 결국 감에 맡겨야 한다.
내 감이 말하길-
'
달칵.
지금이었다.
"""크아아아앙!!!"
""
비셔 백작이 죽는 효과음이 맵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애즈리얼 님이 비셔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애즈리얼 님이 더블킬 달성!]
"그렇지!"
함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뽀록 개미쳤누 ㅋㅋㅋㅋㅋㅋㅋㅋ]
(데인) : 와 ㅅㅂ 애즈리얼!!!!!!!!!!!!!!
(자아라) : 애즈리얼 ㅅㅂ 믿고있었다고!!!!!!!!!!!!!!!
{전체}(르시안) : 아니 이거 딜 왜이럼?
{전체}(르시안) : 나 거의 반피였는데?
{전체}(팀모) : ㄹㅇ 뭐임? 나돈데
{전체}(아라} : 것봐 저거 개사기라니까 ㅋㅋ
{전체}(사르반 3세) : 니가 키워놔서 그렇잖아 ㅄ아
{전체}(아라) : ? 키운건 니가키웠지 ㅄ년아
{전체}(아라) : 개 어거지갱으로 미드 망친거 겨우 복구시켜놨더니 {전체}(아라) : 또 입터네 ㅋㅋ
{전체}(아라) : 지 뒤져서 백작 뺐긴 건데 ㅋㅋ
{전체}(사르반 3세) : 복구는 ㅅㅂ ㅋㅋ
{전체}(사르반 3세) : 적팀 ㅄ들이 던져준거 주워먹고는 ㅋㅋ{전체}(사르반 3세) : 게다가 이걸 내탓하네 ㅋㅋ
{전체}(사르반 3세) : 아 나도 걍 안함
{전체}(사르반 3세) : 저 역겨운 새끼랑 겜 더 못함
{전체}(아라) : 응 니애비~
{전체}(아라) : 나도 안함
{전체}(아라) : 미드 미셈
{전체}(팀모) : 아 ㅋㅋ 쓰레기들
{전체}(르시안) : ㅋㅋ 이새끼들도 템 팔았네
{전체}(데인) : ㅋㅋ 3:3이네 이제
{전체}(자아라) : 개꿀띠 ㅋㅋ
{전체}(르시안) : ㄴㄴ 걍 서렌침
{전체}(브리움) : ㅇㅇ 서렌 나왔음
{전체}(팀모) : 아니 이걸 왜 서렌쳐 ㅋㅋ ㅋ앜ㅋㅋㅋㅋ{전체}(팀모) : ^^ㅣ발 진짜 쓰레기 게임 ㅋㅋ
그 말대로 정말, 서렌이 나왔다.
{전체}(자아라): 와 이걸 이기네 ㅋㅋ
{전체}(데인) : ㄹㅇ ㅋㅋ 2명이 던졌ㄴ느데 이기네
{전체}(쟉스) : 탑 캐리~
{전체}(워웍) : 개역겹네 저새끼 진짜 ㅋㅋ 쟉스 리폿가죠
화면이 적 넥서스쪽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그렇게, 터지는 적의 넥서스를 비추었다.
<승리>
"…."
승리의 영광을 나타내는 BGM을 귀로 확인했다.
승리의 영광을 나타내는 광경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렇게 내가 느낌 감정.
허탈함이었다.
'아.'
내가 도대체 뭘 한 건가 싶다.
내 25분의 노력이 고작 이딴 결말을 위한 거였다니.
"이게 게임이냐?"
[이게 게임이냐 ㅋㅋ]
처음으로 나와 시청자놈과의 의견이 일치했다.
나는 아군 쓰레기들과 적팀 쓰레기들을 일일이 리포트했다.
그리고 대기실에서 나왔는데, 친구 요청이 와 있었다.
전판 정글이었다.
-님아, 저랑 듀오하실래요?
-하겠냐 정신나간 나치 새끼야
탑한테도 친추가 와 있네?
-님 ㅈㅅ 정글 때문에 너무 흥분함
-담판은 진짜 집중할테니 저랑 듀오 ㄱ?
-ㅇㅋ
나는 쟉스를 초대했다.
랭크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 파티를 만들고 말이다.
-ㅎㅇㅎㅇ
그리고 워웍을 초대했다.
-머임?
쟉스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머긴 ㅄ아
-니 부모님 되시는 분들도 너를 키우면 키웠지, 너랑 듀오는 안 할 걸
-ㅋㅋㅋ ㄹㅇ
-뭘 웃어 ㅄ아 니한테도 해당되는 얘긴데
-쓰레기들아 분리수거 해 줬으니까
-동류끼리 사이좋게 놀아라
-서로 방생하지 말고
곧바로 파티를 나와 두 놈을 차단했다.
"하…."
맥빠지네.
마이크가 없어서 소통하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ㅋㅋㅋㅋㅋ]
[분리수거 ㅇㅈㄹ ㅋㅋㅋ]
[저새끼들도 ㄹㅇ 골떄리는 새끼들이네]
[저따구로 겜하고 듀오신청할 생각을 하나 ㅋㅋ]
[역시 주말레오레는 거르는 게 답이지]
(하...)
(어쨌든 저 꽤 괜찮게 했죠?)
[골딱에서 누가 그렇게 못함 ㅋㅋ]
(아니 ^^ㅣ발 칭찬좀 해 줘)
[ㅋㅋ]
(하 ㅅㅂ)
(어쨌든 오늘 방송 여기까지 해야 할 듯)
(마이크 없으니 소통이 안 되네)
(답답하셨을 텐데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했음)
[오냐]
(다음에 방송 키면 또 와 주실 거임?)
[생각해 보마]
(님 근데 저 캐리했는데 천만원 언제 주심?)
[생각해 보마]
(생각은 ^^ㅣ발럼아 빨리 내놔)
[이이잉~ 기뭐링~]
-김해 야스머신 님이 퇴장했습니다.
오.
개새.
'그래도 쟤 덕분에 방송이 어떤 느낌인지 감 잡았으니까.'
저놈 닉네임을 나쁘지 않게 기억해 두기로 했다.
그나저나-
리플레이로 방금 백작 스틸 장면을 돌려봤다.
'크~ 진짜. 기가 맥힌다 기가 맥혀. FACE가 빙의했다고 해도 믿겠네.'
나 혼자 보기 아깝단 생각에 자연스레 미튜브가 떠올랐다.
'그래, 미튜브.'
인터넷 방송과 떼려야 뗼 수 없는 관계인 미튜브.
사실상 방송에서 발생하는 후원은 부수입이고, 미튜브 운영 수익이 주 수입원이랬다.
한마디로 게임 방송은 미튜브 영상 소재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 봐도 무방한 것이다.
인터넷 방송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미튜브도 같이 시작해야겠지.
생각난 김에 지금 바로 미튜브 채널을 개설하자.
그리고 이 영상을 올리자.
그렇게 미튜브에 대해 알아봤는데-
'아, 이거 머리 아프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편집.
작게는 미튜뷰의 영상 양식에 맞춰 동영상의 규격을 조정하는 일.
나아가서는, 영상에 개성을 불어넣어 엄연한 컨텐츠로 만드는 일.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나름대로 프로페셔널한 기술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물론, 어느 일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이걸 언제 다 배우고 앉았냐 싶었는데, 지금은 캐피탈리즘 시대.
돈으로 해결 안 될 일 따윈 없었다.
편집자 한 명 구해서 돈으로 굴리면 장땡이라는 거다.
인터넷 방송의 장비들도 그렇고,
미튜브 편집자도 그렇고.
결국 모든 문제가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었다.
돈.
돈이 필요하다.
아주 어랏 오브 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