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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43화 (243/250)

18화

“여기는?”

[기억 안 나? 플래닛 프레데터와 싸워서 이긴 곳이잖아.]

“아, 그랬지.”

요한은 손을 들어서 스페이스 마나를 손에 발현해 보았다.

우웅-!

플래닛 프레데터와 싸울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엄청난 스페이스 마나가 느껴졌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뭔가 변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까지와 다른 엄청난 힘이 그의 몸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꿈이 아니었구나.’

여전히 얼떨떨했다.

갑자기 차원 마스터가 됐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신을 만났다니.

그 누구라도 쉽게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잔혹한 현실도 있었다.

‘잠깐, 그 신이 차원 마스터 전용 공간에 있어야 안전하다고 했는데. 그곳이 여긴 건가?’

주변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스페이스 마나는 그렇다고 외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요한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

[응, 요한.]

“다른 녀석들은 다 어디 갔어? 나 빼고 피크닉이라도 간 거야?”

[다 사라졌어.]

“뭐?!”

하늘의 말에 깜짝 놀란 요한은 얼른 감각을 활성화했다.

지금까지는 포탈 고유의 감각 방어 파동으로 인해서 감각을 꺼 두고 있었는데,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지잉-!

‘지, 진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엔 오직 하늘과 요한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

허무했다.

그 대단했던 위용을 자랑하던 언데드 군단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전투는 끝났지만, 마치 지금까지의 헌터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하하.”

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언데드 군단은 사라졌고 나름대로 애정이 있던 녀석들마저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으니까.

[힘내, 요한. 어차피 언데드잖아.]

“후우,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지. 뭐, 애정은 있었지만, 딱히 미련은 남지 않아.”

여전히 속은 쓰렸지만, 최대한 괜찮은 척을 했다.

정말로 그가 언데드를 아끼긴 했지만, 어차피 죽어 버린 시체에 불과했다.

엘리니아의 죽음은 좀 안타깝긴 했지만, 덕분에 플래닛 프레테더를 해치우고 지구의 파멸은 막았으니까.

거기에다가 엘리니아의 고향 행성을 파괴한 범인에게 복수도 한 셈이었다.

‘나쁘지 않은 결말이지.’

[다행이네.]

“그래도 너만큼은 남아 있어서 다행이야.”

이건 진심이었다.

하늘은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료였고 가장 유용한 언데드였으니까.

아무래도 한 차원에 오래 있을 수 없는 차원 마스터로서 이런 동료 1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언데드의 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퀸 스피릿이라면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요한, 어떻게 된 거야. 네가 플래닛 프레데터를 죽인 그 순간 엄청난 파동이 일어나 나를 제외한 모든 언데드를 없애고 너의 의식을 어디론가 데려간 거 같았어.]

“정확히는 플래닛 프레데터가 아니라, 신이 데리고 갔지.”

[엥,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너 말고 진짜 신!!”

[아항.]

반쯤 코미디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이제부턴 내가 차원 마스터래.”

[차원 마스터?]

요한은 우주 공간에서 들었던 내용을 모두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제부턴 특정 차원에 오래 있을 수 없다는 사실도 전해 주었다.

[진짜?! 농담 아니고?]

“그래, 내가 이제부턴 신이래. 물론 그들 기준으로는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관리자지만. 우리 기준으론 신이지.”

〈신이 된 인간〉이라니, 얼마나 어이가 없고 말이 안 되는 호칭이란 말인가.

하지만 현실이었고 받아들여야 했다.

거부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

[요한, 그래서 뭘, 어떻게 하려고?]

“뭐, 일단 모든 것을 되돌려야지.”

[모~든 것을?]

“그 정도는 아니고.”

지구에 발생한 몬스터와 포탈은 플래닛 프레데터의 차원 침략 및 차원 포식의 오리 살찌우기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되돌리기엔 인류는 이미 모든 것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물론 아직 몬스터와 포탈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고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언젠가는 인류가 모든 포탈을 통제하에 둘 날이 올 것이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물론 요한도 차원 마스터가 되기 전엔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은 플래닛 프레데터가 난이도 조절을 잘 해 준 덕이었지.’

하지만 요한의 등장은 플래닛 프레데터의 조바심을 자극했다.

그가 상정했던 그 어떤 수준보다 빠르고 무섭게 성장해 버렸으니까.

물론 지금부턴 사정이 조금 달랐다.

지잉-!

요한은 눈을 감고 스페이스 마나에 집중했다.

그리곤 플래닛 프레데터가 싼 똥을 가볍게 처리했다.

지구에서 날뛰는 모든 몬스터와 포탈을 진정시킨 것이었다.

[방금 뭘 한 거야?]

“아, 플래닛 프레데터가 지구에 나타나는 동시에 모든 포탈을 폭주 시켰더라고. 그래서 안정화했어.”

[와, 방금 그거 1방으로 깔끔하게 모든 포탈을?]

“빙고.”

[진짜 신은 신이구나.]

“우리 기준으론.”

[고마워, 또 꼭 짚어 줘서. 굳. 이.]

“천만의 말씀.”

[얄미워.]

“킥킥.”

신이 되었다고 해서 요한이란 사람이 쉽게 변하는 건 아니었다.

그 시간.

“대통령님, 회장님!!”

“무슨 일인가.”

“하아.”

포탈 폭주 사건 이후 200시간이나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인류 대부분 도시는 초토화되었다.

몬스터의 공격이 너무나도 매서웠기 때문이다.

침략 초기엔 그래도 일부 헌터들로 이루어진 생존자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침략 50시간이 넘어가자 소규모 방어 진지는 몬스터 군단의 압도적인 숫자와 힘 앞에 허무하게 파괴되었다.

몬스터 웨이브는 초반엔 비교적 약하고 숫자만 많은 녀석이 공격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점 강력한 녀석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중엔 보스급이나 엘리트급 몬스터까지 등장해 소규모 피난처를 파괴해 버렸다.

대규모 길드나 연합체는 그런 강력한 몬스터도 막아 낼 여력이 있었지만, 소규모 길드나 막공 같은 수준 낮은 헌터로 이루어진 생존자 기지는 아니었다.

포탈 폭주 이후 100시간이 지나자 인류는 그야말로 막대한 피해를 보아야 했다.

도시는 파괴되었고 사람들은 떼로 죽어 나갔다.

대한민국도 서울은 어떻게든 잘 수비했지만,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도시가 파괴되었다.

문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뭔가 좀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있어야 할 텐데, 과학자들은 아무것도 찾아내질 못했다.

포탈을 막을 방법도, 그렇다고 몬스터를 몰아낼 방법도.

그저 자리를 지키고 도시를 지키면서 말라 죽을 걱정이나 하는 게 전부였다.

당장이야 비축된 물자로 버티겠지만, 당장 1개월만 지나도 비축 물자에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비축 물자는 군인이나 헌터 기준으로 한 것이건만 피난처에 모인 일반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일부 과격한 헌터는 일반인을 모두 죽이고 우리라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겁을 잔뜩 먹은 채로 헌터들을 지켜봐야 했다.

200시간이 거의 다 되자 슬슬 인내심에도 한계가 찾아오고 있었다.

비축 물자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지만, 비축 물자보다 인내심이 먼저 동이 난 것이었다.

정말로 일부 피난처에선 헌터들이 일반인을 학살하는 대형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저 나중에 발생할 비축 물자 부족 현상을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벌어진 반인륜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약 2시간 후 전 세계에 한 가지 뉴스가 전해졌다.

[기, 기적입니다. 모든 몬스터가 포탈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포탈은 안정되고 있습니다. 이제 몬스터는 없습니다. 우리는 살았습니다!!]

포탈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다급한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이지 희망에 가득한 메시지였다.

이 소식은 라디오를 타고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와아아아!!”

헌터, 일반인 가리지 않고 환호성을 터트렸다.

이 지옥 같던 모든 것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끝이 났다.

더 이상의 공격은 없었다.

피와 살육으로 가득했던 도시의 거리는 참혹했지만, 몬스터가 돌아가자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가 있었다.

복구할 게 많았지만, 인류는 다시 한번 희망을 볼 수가 있었다.

다만, 아직 완전히 끝은 아니었다.

“공격해.”

“와아아아!!”

“이, 이런 제기랄!!”

“몰랐다고, 이렇게 빨리 해방될 줄 알았으면 했겠냐고!!”

헌터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치안 유지 부대.

일명 자경단이 일반인을 학살하거나 노예로 삼는 등, 반인륜적인 일을 자행한 피난처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보다 더 빨리 이 모든 일이 해결되자 패닉에 빠졌다.

모든 일이 장기간 지속할 거란 계산하에 벌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많은 헌터가 즉결 처형됐으며 비교적 죄가 좀 덜한 이들은 특수 교도소에 갇혀야 했다.

각국에 딱 1~2개씩밖에 없는 각성자 건축가가 지은 정말 튼튼한 교도소 말이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인류는 이번에도 생존할 수가 있었다.

***

“오빠……."

유나는 오늘도 천공의 방어 요새가 사라진 하늘을 보며 양손을 모은 채로 기도했다.

제발, 제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오빠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했다.

요한이 사라지고 방어 요새는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타고 있던 인원 전원을 룬디 섬으로 내려 주었다.

그곳은 다행히 안전했다.

룬디 섬이 버려진 근본적인 이유는 주변에 포탈이 없었기 때문에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주변 바다에서 몬스터가 발견되는 등 위험한 부분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돈을 벌 게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돈을 벌려고 포탈이 있는 도시로 향했다.

주변에 포탈이 없다 보니 포탈 폭주 때도 무사할 수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주변에 포탈이 없는 마을은 이번 폭주 사태에 비교적 안전할 수가 있었다.

몬스터들도 굳이 피와 살 냄새가 풀풀 풍기는 도시를 두고 멀어서 잘 찾기도 힘든 시골로는 향하지 않았기 때문.

많은 피난민이 시골로 대피한 것도 그 이유였다.

다만, 모든 시골이 안전했던 것은 아니었다.

도시와 가까운 시골은 피난민이 몰렸다가 피난민을 쫓아온 몬스터에 전멸하기도 했다.

룬디 섬 역시 꽤 많은 피난민이 쪽배를 타고 도착했다.

몇 마리의 몬스터가 따라오는 아찔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엔 훌륭한 치안대가 있었다.

척-!

“배 안 고파? 이거 먹어.”

“고마워,

바로 요한이 뿌린 씨앗인 인어 종족이었다.

이번 폭주 사태에 스카이 포탈도 빠지지 않았다.

스카이 포탈은 특히 강력한 몬스터가 많았기에 스카이 포탈 근처에 있는 도시는 전멸하는 속도가 유달리 빨랐다.

하지만 영국과 베트남은 예외였다.

스카이 포탈이 폭주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그곳의 주민들이 나와서 몬스터를 막아 주기도 했다.

영국도 룬디 섬 주변을 인어 종족이 철통같이 보호해 주었다.

덕분에 룬디 섬으로 대피한 셀럽들은 모두 1명의 희생자 없이 안전하게 있을 수가 있었다.

“고마워.”

“괜찮을 거야. 그 인간은 강하잖아.”

“응, 맞아.”

인어 종족의 위로에 유나는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유나는 그렇게 믿으며 여전히 하늘만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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