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35화 (235/250)

10화

세계 전역이 아비규환으로 물들어 가고 수많은 시민이 몬스터의 손에 사망했다.

세계 정부는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포탈의 폭주를 막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잠시는 막을 수 있겠지만, 포탈은 무한히 리셋되면서 몬스터를 리젠할 테니까.

쾅-!

“도대체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세계 정부 New UN의 사무총장은 분노에 부들부들 떨면서 부하 직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죄, 죄송합니다.”

부하 직원들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상사가 그렇다면 그런 게 조직 생활이었다.

그들의 죄는 아니었지만,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야 했다.

“방법을 찾아오란 말이야. 과학자를 조지던, 연구 헌터를 조지던!!”

“아, 알겠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집무실을 나갔다.

그들이 바쁘게 움직인다고 해서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할 방법 따윈 없었다.

그저 과학자들과 연구 헌터를 재촉하는 방법뿐이었다.

지금까지와 딱히 다를 건 없었다.

“후우, 어떻게 하지?”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정말 위험한데.”

“뭐, 어쩌겠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하아, 진짜 그만두고 싶다.”

“어허, 다른 때는 몰라도 지금은 안 돼.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몬스터 천지라고.”

“알아, 그러니까 닥치고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하아.”

“후우.”

총장 보좌관들의 시름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만 갔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한 편이었다.

갈구는 대상이 몬스터가 아니었으니까.

바깥은 지옥이었고 아비규환이었으며, 인간이 과거로 돌아가 맨몸으로 다닐 때 맹수들을 피해서 숨어 살았듯이.

몬스터를 피해서 어떻게든 생존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이 당면한 최 일선의 과제였다.

혼란의 시기였고 난세였다.

그들은 모르겠지만, 현재 인류의 유일한 구원 줄은 오직 요한뿐이었다.

***

“여긴?”

요한은 정신이 없었다.

구멍을 통과하는 순간 엄청난 현기증과 함께 아주 짧게 기절을 했기 때문.

급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웬 이상한 공간에 그가 떨어져 있었다.

‘우주? 행성?’

애매한 공간이었다.

땅과 흙, 나무와 풀이 존재했지만,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밑엔 별로 가득한 우주 공간이 존재하고 있었다.

‘도대체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았다.

이 신비한 모습을 한 세계는 분명히 밤인 것 같았지만, 주변의 사물이 명확히 인지되었다.

밤이되 밤이 아닌 것 같은.

마치 엄~청 밝은 달빛 덕분에 주변 사물이 잘 인지되는 것과 느낌이 비슷했다.

물론 아무리 달빛이 밝아도 지금 주변 사물이 잘 인지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분명히 낮은 아니어서 밝다고 표현하기는 그랬지만, 마치 낮처럼 주변 모든 게 잘 인지가 되었다.

[여긴?]

하늘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도 몰라. 도대체 뭐 하는 곳이야, 여기?”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냐, 이 묘한 기시감은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내 감각이 차단당하고 있는 거야.’

마치 디버프 스킬을 받은 것처럼.

‘이거 굉장히 불편한데?’

마치 눈을 감고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만약에 디버프라면 해제할 방법도 있다고 믿었기에 스마트폰으로 정밀 분석 프로그램을 돌려 보았다.

“왜 그래?”

본능적으로 신음을 터트린 요한.

류페이는 요한의 표정이 급격하게 무너지자 걱정이 되어 물었다.

“아니, 아니야. 그냥 좀 이곳 분위기가 별로네.”

‘디버프가 맞긴 해. 그런데 이건 이곳 고유의 디버프라 해제할 방법이 없어.’

지금까지 그는 다앙한 디버프를 경험해 보았지만, 전부 코딩으로 제거했었다.

신기하게도 디버프 스킬은 요한의 몸에서 인식되는 것이라 프로그래밍으로 제거가 됐었다.

하지만 이곳에 걸린 고유 디버프는 마치 단단히 잠긴 문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제길. 몸도 살짝 느려지는 것 같은데.’

어차피 팬텀 스티드 위에 올라타 지휘하거나 네크로맨서 스킬을 뿌려 대는 게 그의 전투 스타일.

딱히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보유한 언데드에도 이 디버프가 작용하냐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언데드라 그런가, 디버프를 30% 정도 효과를 덜 받네.’

왜 언데드라고 그런 효과를 받는 지는 요한도 몰랐다.

그저 스마트폰에 그렇게 뜨니까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때였다.

구웅-!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젠장, 디버프 때문에 소리가 나야 반응할 수 있게 됐어.’

보통 때였다면, 꽤 멀리서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로 코앞까지 와서야 소리로 감지할 수가 있었다.

구웅-! 구웅-!

“저건 뭐야?”

정체를 알 수 없는 검게 빛나는 구체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한두 개가 아니야?’

처음에 보였던 건 2~3개 정도였다.

하지만 서서히 늘어나더니 수십, 수백으로 불어나 있었다.

‘아, 씁. 들어오자마자 전투야?’

내심 베트남, 영국 스카이 포탈처럼 아군으로 쓸 수 있는 종족을 기대했었다.

다크 엘프나 인어 종족처럼.

하지만 이곳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인지 곧바로 몬스터가 등장했다.

‘몬스터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저 구체가 몬스터인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서서히 다가오는 구체는 뭔가 좀 이상했다.

꾸륵꾸륵-!

천천히 다가오던 구체는 꿈틀거리더니 납작하고 넓은 원을 만들어 냈다.

지잉-!

“어?”

넓은 원 안에서 뭔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또 뭐야?’

지금까지 봐 왔던 몬스터와는 격이 달랐다.

감각은 마비됐기에 정확한 힘을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모습은 정말 이질적이었다.

밤하늘을 틀로 찍어 낸 것처럼 까만 피부에 별 무늬가 인상적인 몬스터였다.

그리고 주변에 회색 연기가 감싸고 있어서 마치 구름처럼 보였다.

‘뭐, 저런?’

더 최악인 것은 녀석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지만,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숨소리, 발걸음 소리 등….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 감각이 마비됐는데 소리까지?’

정말 이것보다 더 최악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지잉-!

나는 소리라곤 구체가 열리는 소리밖에 없었다.

요한은 일단 스마트폰을 들어서 녀석의 사진을 찍었다.

찰칵-!

‘나오려나?’

워낙 이상하게 생긴 몬스터다 보니 별 기대는 없었다.

스페이스 이터

종류: 우주 몬스터

위험도: ???

설명: 플래닛 프레데터의 충실한 사냥개. 플래닛 프레데터가 만들어 낸 존재로 플래닛 프레데터의 명령대로 원하는 행성을 마구잡이로 공격하고 파괴한다.

‘……돼?!’

모든 게 안 풀리는 상황에서 기대도 하지 않았던 분석 프로그램이 돌아간 것이었다.

‘스페이스 이터? 플래닛 프레데터? 설마, 이 플래닛 프레데터가 미지의 존재?’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이름부터 살벌하잖아. 플래닛 프레데터라니.’

한국어로 번역하면 행성 약탈자.

스카이 포탈이 생성된 과정을 보면 약탈자라는 호칭이 딱 어울리는 존재였다.

우웅-!

그때 요한의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울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스마트폰에서 빛이 나더니 그곳에서 뭔가 형체를 만들어 냈다.

로봇과 비슷한 모습으로 팔과 다리가 뾰족한 형태였고, 마찬가지로 샤프하고 멋진 날개가 뒤에 달려 있었다.

얼굴엔 마치 투구를 쓰고 있는 것처럼 얼굴의 절반을 가렸다.

그녀(?)는 요한을 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플레이어. 제 본모습으로 뵙는 건 처음이군요.”

아주 익숙한 게 차가우면서도 똑 부러지는 목소리.

단, 기계음은 사라진 상태였다.

똑 부러지지만, 듣기엔 참 매력적인 미성.

“서, 설마 안내인 씨? 안내인 씨야?”

바로 요한의 각성몽 담당자인 안내인이었다.

“네, 맞습니다. 무슨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이 공간에선 없어진 제 진짜 육체로 현신할 수 있습니다.”

“아, 진짜 본체는 없는 거야?”

육체가 없어졌다는 살벌한 대답을 담담하게 하는 그녀였다.

오히려 질문한 요한이 무안해졌다.

“하, 정말. 이 공간, 대체 어떻게 돼먹은 거야?”

“방금 플레이어의 사진 덕분에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주와 차원을 넘나들며 생명체가 사는 행성을 파괴하고 원하는 부분만 떼서 개인 농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존재. 플래닛 프레데터가 지구를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 어쩐지.”

추측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요한의 눈치를 힐끔 보면서 안내인은 살짝 뜸을 들였다.

“뭐야, 왜 내 눈치를 봐?”

“분석 프로그램에 의하면 그 이유가 플레이어에게 있습니다.”

“뭐, 왜?!”

당황스러운 대답.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 때문이라니?

그리고 이 공간 때문에 전 세계에 대혼란이 찾아오지 않았던가.

이 모든 사태의 이유가 요한 때문이라는 안내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아, 특별한 이유는 아닙니다. 보통 플래닛 프레데터는 원하는 사냥감이 제대로 익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스카이 포탈 2곳이 클리어된 시점이지요.”

“하아, 젠장!”

그렇다면 100% 이해가 되었다.

확실히 요한은 지구의 이레귤러 같은 존재로 다른 S급 헌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으로 국가 단위로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스카이 포탈을 혼자서 2개나 먹어 치웠다.

플래닛 프레데터가 움직이는 트리거를 잡아당긴 것이었다.

“여기서 플래닛 프레데터를 못 막으면?”

“플래닛 프레데터가 침을 발라 놓은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곤 지구라는 행성은 우주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안 돼.”

그가 죽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유나를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어차피 내가 죽어도 재산의 소유권은 유나한테 가. 이제 좀 행복하게 살아 보려는 데 절대 죽게 만들 수는 없지.’

으득-!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엔 독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원래도 의지가 가득했지만, 이젠 의지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독기였다.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고 여길 정도로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안내인 씨.”

“네, 플레이어.”

“설마…… 안내인 씨도 싸우려고?”

안내인은 스마트폰에서 나온 이후로 계속 몸을 풀고 있었다.

“네, 싸워야죠. 플레이어가 이기든 지든, 이곳에서 벗어나면 다시 답답한 각성몽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오랜만에 마음껏 몸 좀 써보고 들어가야지 않겠어요?”

“그러면 언데드는 누가 지휘해?”

"......."

말문이 막혀 버린 안내인.

하지만 곧 부활했다.

“내가 남겨 놓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녀석이 지휘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하, 뭐 그렇다면 상관없지.”

“그리고 스페이스 이터와 싸우는 방법까지 적용해 놨으니 상관없을 겁니다. 물론 이길지, 질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결과는 알 수 없는 법이긴 하지.”

그래서 싸움이란 게 살벌한 법이었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데드 말고도 안내인이라는 존재가 요한의 편으로 합류했다.

든든……한 건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군이 늘어난 것은 희소식이었다.

48장. 스페이스 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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