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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34화 (234/250)

9화

우드득-!

목뼈를 시원하게 푼 요한은 서서히 마나를 예열하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빛줄기는 이후에도 몇 차례 더 뿜어져 나와 남은 비행선과 정찰선, 전투선까지 모조리 파괴했다.

“저, 저런…… ($Y(*!!”

요한의 입에선 그가 할 수 있는 온갖 욕이 흘러나왔다.

방어 요새를 지키는 수많은 비행선은 절대 공짜가 아니었다.

애초에 공짜일 리가 없었다.

방어 요새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마석이 소모됐지만, 마찬가지로 비행선과 정찰선, 전투선을 생산 및 유지, 보수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마석이 소모되었다.

즉, 요한이 아니고선 전 세계의 그 어느 개인 및 조직/단체도 방어 요새를 온전히 소유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과거 대한민국이 항공모함을 가질 기술력은 있었지만, 항공모함 전단을 꾸릴 배와 함재기를 생산 및 유지할 국방비가 없어서 포기했 듯이.

방어 요새는 그야말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항공모함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비용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어쨌든 그런 막대한 자금을 흡수한 모든 것이 부서지고 있었다.

‘안 돼. 이러다가 방어 요새마저 파괴되겠어.’

절대 그렇게 둘 수가 없었다.

방어 요새는 요한의 화려한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었다.

요한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 최강임을 증명할 수 있었지만, 방어 요새가 존재함으로써 전 세계 어떤 나라도 감히 요한을 건드릴 수 없게 만드는 억제력이었다.

요한 혼자 개인의 자격으로만 존재하면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요한이 쉽게 당해 줄 위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귀찮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무서운 게 아니라 상대가 할 행위가 미친 듯이 귀찮은 것이었다.

하지만 방어 요새가 있으면 말이 달랐다.

이 요새만 있어도 전 세계는 요한에 공포를 떨며 함부로 굴지 못 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마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절대 포기할 수는 없지. 비행선은 얼마든지 복구할 수 있지만, 본체는 아니야.’

마크는 분명히 말했다.

다른 건 다 부숴도 되는데 엔진은 부수면 안 된다고.

엔진이 부서지는 순간, 방어 요새를 다시는 가동할 수 없다고 했다.

비행선이 부서지는 건 참을 수가 있었다.

어차피 넘치는 돈과 마석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복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끄응, 어떻게 하지?”

하늘에 나 있는 구멍을 뭘, 어떻게 한단 말인가?

답답할 따름이었다.

띠링-!

그때 스마트폰이 울리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플레이어, 저 구멍으로 들어가십시오.]

“뭐?”

이해하기 힘든 조언.

“저 구멍으로 들어가라고? 미친 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다.

지금 저 구멍에선 미친 듯이 강력한 빛줄기가 뿜어져 나와 그의 비행선을 부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저 빛줄기는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뭐?”

[생각해 보십시오. 강력한 빛줄기임에도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와 방어 요새는 공격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 그러네?”

빛줄기의 위력에 잠시 정신을 놓고 있던 요한이었다.

하지만 훌륭한 비서인 안내인의 조언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하긴 이대로 뭘 할 수가 없긴 하니까. 좋아, 안내인 씨 조언대로 구멍을 뚫고 들어가 봐야겠어.”

[잘 생각하셨습니다.]

“나와라.”

지잉-!

“이히히히힝-!”

팬텀 스티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요한의 언데드가 됐을 때는 그저 까맣고 갈기만 화려하던 팬텀 스티드였다.

그 이후 요한은 끊임없이 팬텀 스티드를 코딩해 주었다.

덕분에 지금의 팬텀 스티드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요한의 취향이 듬툭 들어가 있었기에 정말 멋있고 화려했다.

물론 디자인 자체는 그가 한 게 아니라, 덕중의 덕 양덕들이 해 놓은 것을 그대로 베껴서 만든 것이었다.

표절 아니냐고?

개인 소장용에 표절이 어딨겠나.

판매용으로 제작한 것도 아니고 개인 자가용인 팬텀 스티드에게 입히기 위해서 베낀 것뿐인데.

어쨌든 요한은 팬텀 스티드에 올라타 엘리트 언데드들을 이끌고 구멍으로 향해 나아갔다.

꿀꺽-!

이때만큼은 정말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안내인의 말대로 딱히 문제가 없으면 다행인데 그건 함정이고 만약에 빛줄기가 그대로 요한을 공격한다면?

그대로 몸이 가루가 되어서 사라질 수도 있었다.

절대적인 도박이었기에 식은땀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휘이잉-!

[우와, 다 같이 나는 거 재밌네?]

요한의 걱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은 그저 해맑게 웃을 뿐이었다.

“오……! 공격 안 한다.”

정말 바짝 다가왔음에도 구멍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직 100% 안심하기는 일렀다.

여전히 함정일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요한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안내인 씨의 말대로 공격하려면 더 일찍 했겠지.’

확실히 머리를 식히고 생각해 보니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일부러 공격하지 않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거 하나는 확신할 수가 있었다.

‘나를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어.’

대놓고 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멍은 이상한 기운으로 요한을 이끌고 있었다.

‘후우, 정말 싫지만. 이게 마지막 이길 바라는 수밖에.’

아무리 봐도 스카이 포탈 다음 단계의 포탈(?) 같았다.

이 구멍이 생겨나자 모든 포탈이 폭주한 것만 봐도 문제가 확실한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니 더더욱 도망칠 수가 없었다.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어.’

만약에 그렇다면 결판을 내야 할 때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봐도 스카이 포탈도 버거워하는데 이거 못 막으면 지구는 끝이야.’

스카이 포탈도 버거워하는데 만약에 이 구멍이 그다음 단계의 포탈이라면?

요한이 이곳에서 구멍을 막지 못 해서 스카이 포탈 다음 단계 격인 구멍이 전 세계에 생성된다면?

스카이 포탈도 막을 힘이 없는 인류로선 그때가 마지막일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순 없지.’

슈악-!

요한은 팬텀 스티드를 타고 구멍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

요한이 한창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의 구멍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전 세계는 대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모든 포탈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경보음은 울렸지만, 문제는 폭주하는 포탈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콰르릉-!

“꺄아아악!!”

“으아앙, 엄마아아!!”

대혼란, 아비규환, 생지옥.

그 어떤 표현을 써도 현재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몬스터의 대대적인 습격을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던 곳은 전쟁터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콰가강-!

“여기는 서초동 B구역! 지원이 필요하다. 오크가 떼로 몰려들어 구역을 방어하기가 곤란하다!!”

치익-!

[여기는 협회. 지원해 줄 인원이 없다. 지금 서울 전체가 공격받고 있다. 어떻게든 버텨 주길 바란다.]

“제기랄!!”

아직 큰일이 난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헌터의 질은 높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서울은 대한민국의 명문 길드 80%가 본부를 두고 있는 곳이었다.

협회 소속 헌터들도 발 벗고 나서서 서울 방어 작전에 동원되었다.

포탈 주변에 있는 대도시 대부분이 대대적인 몬스터 습격을 받았다.

정부는 혼란에 빠졌다.

그래도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서 서울 위주로 방어 전략을 수립했다.

다른 도시의 시민들이 들으면 기함을 할 일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한국은 기형적으로 서울이 발달해 인구의 1/5이 서울에 있고, 2/5가 서울 근교에 살았다.

서울이 무너지면 한국은 끝이었다.

“이거나 먹어라!”

콰르르릉-!

“키에에엑!!”

치안이 유지가 되는 곳도 없지는 않았다.

바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명문 길드가 위치한 동네였다.

보통 길드에 소속된 헌터들은 길드 본부 근처에 집을 사는 독특한 문화가 있었다.

물론 돈이 많다 보니 꼭 집이 1채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본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길드 근처였다.

덕분에 명문 길드가 위치한 동네는 어느 정도 치안이 유지될 수가 있었다.

이 사실이 스마트폰으로 퍼지자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근처에 있는 명문 길드로 피난 가기 시작했다.

“으아앙, 무서워!”

“쉬, 쉿. 조용히 해. 무서운 길드 아저씨들이 몬스터를 다 혼내 줄 거야. 흑, 아빠 복수도 해 주시겠지.”

“울지 마, 엄마.”

서울 전체가 공격받는 것은 맞았지만, 모든 곳이 공격받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은 넓었고 몬스터들은 떼로 몰려다니다 보니 공격이 집중적이었다.

쨍그랑-!

“으흐흐, 이건 내 거야.”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았거나 몬스터의 공격이 지나간 자리엔 약탈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너 나 할 거 없이 빈집이나 빈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 급하게 피난을 떠나느라 두고 간 현금이나 귀중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와우, 여기 대박인데. 비싼 아파트는 아닌데 귀금속이 뭐 이렇게 많아?”

“흐흐흐, 다 챙겨.”

그들은 정신없이 안방에서 귀금속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쿵-!

“뭐지?”

“부엌에서 난 소리 같은데?”

“가서 확인해 봐. 집주인이 아직 이곳에 있는 거면 죽여.”

“흐흐흐, 걱정하지 말라고.”

스릉-!

습격자 1명은 혀로 입술을 축이며 오랜만에 맡아 볼 피 냄새를 생각하며 부엌으로 향했다.

“누가 있으려나~.”

좀도둑이라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에게 필요한 것은 피였으니까.

“잡았다, 요놈!”

“크르르."

“헉!”

하지만 부엌에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웨어 울프.

몬스터 중에서도 가장 인간의 피와 살을 진하게 원하며 헌터를 죽였을 때 인육을 먹느라고 다른 헌터의 공격에 죽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들의 사냥 스타일은 독특했다.

보통 고양잇과 동물이나 일반적인 몬스터는 인간을 무조건 죽였다.

진짜 원수라도 진 것처럼 보자마자 분노에 미쳐서 무조건 어떻게든 죽이려고 들었다.

웨어 울프도 근본적인 것은 비슷했다.

하지만 그들은 사냥감을 신선한 상태로 먹는 것을 즐겼다.

무슨 소리냐고?

살아 있는 상태로 먹는다는 뜻이었다.

웨어 울프의 치아에서 신경독이 흘러나와 사냥감이 쇼크나 과다 출혈로 죽는 것을 최대한 억제해 주었다.

“으, 으아아악!!”

아무리 피를 좋아하는 살인마라도 일반인이었고, 상대는 하급 헌터는 사냥하기 힘들다는 웨어 울프였다.

파악-! 콰득-!

“끄아아악!~"

웨어 울프는 사냥감이 제 발로 나타나자 바로 달려들어 다리를 물었다.

“커, 커, 컥!”

순식간에 신경독이 돌면서 살인마를 마비시켰다.

“아이씨, 시끄럽게. 조용히 좀……. 헉!”

동료가 살인 대상을 너무 시끄럽게 죽이자 잔소리하려고 온 동료는 웨어 울프를 보곤 기겁했다.

그도 바로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촤악-!

“크악!”

웨어 울프는 곧바로 앞발을 휘둘러 살인마의 등에 큰 상처를 내었다.

퍽-!

다행(?)스럽게도 웨어 울프는 헌터하고만 싸워서 일반인이 얼마나 약한지 몰랐다.

그의 앞발에 등을 가격당한 강도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크륵?”

웨어 울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냥감이 너무 쉽게 죽었기 때문."

“으으.”

하지만 1마리의 사냥감은 남아 있었기에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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