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32화 (232/250)

7화

유명인 울렁증.

연예인으로선 정말 치명적인 결함이 아닐 수 없었다.

유명해지기 위해선 좋은 프로그램에 나가야 하고, 좋은 프로그램엔 유명인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친분이 있다면 울렁증이 사라지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특정 프로그램에게 스트나 MC로 섭외가 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출현하는 연예인들과 사적인 모임을 했다.

물론 사적으로 만났다고 해도 무조건 친해지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적으로 1번이라도 본 상대와 아닌 상대의 차이는 뚜렷했기에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는 다른 연예인들과 사적인 모임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특별 초청을 받은 이곳엔 사적인 모임은커녕, 연예인 중의 연예인으로 가득 차 있었고 언어도 통하지 않았기에 울렁증이 미친 듯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읍!!”

이미 5분 전에 화장실을 다녀왔음에도 다시 울렁거리는 속 때문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화장실로 달려야 했다.

다행히 요한이 화장실 공사에 꽤 많은 공을 들였고 곳곳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미 몇 번이고 이용해 본 그였기에 사고 치기 전에 화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뭐야. 저 동양인들?”

“이곳에서 일하는 친구들인가?”

“하긴, 듣기론 이곳에서 일하는 기술자가 많다고 들었긴 했지.”

“그럼 더 조심해야지. 저 친구들도 다 한국인 같은데 괜히 일하는 친구들이라고 무시했다가 킴이 기분 나빠하면 이곳에서 당장 쫓겨날 수도 있을 테니까.”

“크흠, 그래야겠군.”

이곳에 있는 셀럽들은 어딜 가서 절대 쫓겨날 걱정을 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요한이 상대라면 그들은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했다.

그러니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으하핫, 이거 죽이는데?!”

꼭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었다.

“앨런 켄자로. 저자도 이곳에 초대됐었군.”

“하긴, 그럴 수밖에. 일본계 미국인으로 그만큼 할리우드에서 압도적인 포스를 뽐내는 배우는 드무니까."

“쯧, 하지만 실력이나 인기와 다르게 인성은 영 별로야. 난 저 녀석, 별로야.”

“나도 마찬가지네.”

“크흠, 신경 쓰지 말고 가세나.”

“그래.”

그러거나 말거나 앨런 켄자로는 평소에 하던 대로 망나니다운 태도를 계속 보였다.

“크하핫, 아무리 김요한 헌터라도 말이야. 어?! 나를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이 말이지. 으하하핫!!”

파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얼굴이 붉어진 앨런은 평소처럼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막말을 내뱉었다.

“솔직히 말해서 어?! 김요한 헌터가 영웅이라니, 솔직히 과대평가 아닌가. 세계 최강이라니. 아직 그가 싸워서 이기지 못한 좋은 헌터가 얼마나 많은데. 아, 물론 사쿠라 길드를 깬 건 인정한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평가받는 건 좀 아니지?!”

켄자로의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발언으로 인해서 주변이 싸해지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켄자로와 함께 온 일행조차 조금씩 높아지는 수위에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켄자로, 그만해. 취했다.”

“그만하긴, 뭘!!”

그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는데, 그가 비록 지금은 미국인이었지만, 여전히 고국인 일본을 사랑하는 애국자였다.

더 자세히 말해서 우익 성향의 인물이었는데,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인이나 중국인과는 절대 함께 일하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사쿠라 길드가 요한에게 깨지고 일본은 추락하는 와중에도 요한이란 존재로 인해서 국제적 위상이 점점 올라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배알이 뒤틀릴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

덕분에 그의 히스테리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라도 맨정신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한이 점점 잘나가는 꼴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질투심과 시기심으로 죽을 것 같아서 위스키를 좀 과하게 마셨더니 평소대로 생각하지 않고 입을 털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나쁜 습관이자 주변 사람들이 그 습관 때문에 오래 살기 힘들 것 같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그런 조언을 들을 때마다 그는 누가 감히 자신을 죽일 수 있냐고 땍땍거리기 일쑤였다.

“내가 어, 없는 말을 했어?! 김요한 헌터 말이야. 아무리 잘나가도 그러는 건 아니지. 젊은 놈이 좀 숙일 줄도 알아야지. 건방지게 고개만 빳빳해서. 자기가 뭘 그렇게 잘났다고!”

"......!!"

갑자기 주변에 정적이 찾아왔다.

특히 켄자로를 따라온 인물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어디를 보고 있었다.

“뭐야, 왜 대답이 없어?!”

켄자로는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 해지자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케, 켄자로. 뒤, 뒤, 뒤!!”

“뭔 뒤 타령이야. 뒤에 뭐가 있다……!!”

휙-!

짜증이 확 나서 고개를 돌렸다.

“헉!”

하지만 뒤에 있는 사람을 본 켄자로는 숨이 넘어갈 듯이 깜짝 놀라야 했다.

분명히 어디론가 갔었던 요한이 뒤에 떡하니 팔짱을 낀 채로 서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흐음, 얘 누구야?”

“흠흠, 죄송합니다. 앨런 켄자로, 일본계 미국인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동양계 배우입니다. 일본계라곤 해도 미국인이라 미국인으로 생각했는데, 전형적인 일본인이었군요. 조금만 더 조사해 보고 초대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요한의 질책성 물음에 담당 직원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어이, 가드.”

“옛 썰!”

보통 각성자 가드는 의뢰인에 대한 충성도는 그렇게 높지가 않았다.

헌터로 활동하기엔 부적절해 비록 경호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자긍심 높은 각성자들.

일반인을 경호할 때의 그들의 자세는 절대 낮지가 않았다.

피고용자 입장이었지만, 고용자와 대등한 관계였고 시장도 좁아서 잘못 소문이 나면 그들을 고용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고용주들도 아무리 그들이 돈을 주는 처지였지만, 상대가 각성자다 보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콧대 높은 가드들도 요한 앞에선 순하고 말 잘 듣는 양이 되었다.

우르르-!

“어, 어?!”

가드들이 켄자로에게 다가갔다.

“오, 오지 마. 내, 내가 누군 줄 알고!!”

켄자로와 그의 일행들은 당황했다.

물론 켄자로가 입을 함부로 놀린 것은 사실.

요한이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그저 쫓겨나는 정도로 끝날 거로 생각했다.

아무리 상대가 천하의 김요한이라고 해도 앨런 켄자로는 할리우드 최고의 동양인 배우였기 때문.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 수십, 수백억 원의 소송이 걸릴 수도 있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공짜 돈을 건넬 리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요한은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턱-!

가드들은 요한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켄자로의 양팔을 꽉 잡고 끌고 가기 시작했다.

“으어어어!!”

“켄자로!!”

“미, 미스터 킴.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동료들은 요한을 향해서 고함을 질렀다.

“너희도 던져질래?”

"......."

하지만 요한의 살벌한 협박과도 같은 물음에 합죽이가 되어야 했다.

그들이 켄자로의 일행이긴 했지만, 그의 지위나 돈 때문에 함께 있는 것뿐.

딱히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위험을 함께 감수할 정도의 우정은 애초에 그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너희들, 싹 다 고소할 거야!!”

고소의 나라라고도 불리는 미국에서의 고소라면 확실히 살벌한 감이 있었다.

특히 켄자로처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고소 금액은 차원이 달랐으니까.

하지만 요한은 그런 켄자로의 협박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죽을 놈이 고소는 무슨. 미국이 날 잡을 수나 있으려나?”

후비적-.

귀를 파며 귀찮음을 팍팍 뿜어내는 요한.

켄자로를 잡은 가드들은 정말로 갑판 끝으로 켄자로를 데리고 갔다.

휘이이잉-!

특별 처리된 안쪽과 달리 갑판 바깥쪽은 바닷바람이 맹렬하게 불고 있었다.

“으헉!”

켄자로는 이제 정말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난 딱히 네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어느 나라 사람이든 관련은 없는데. 시비는 네가 걸었으니까. 딱 한마디만 할게.”

요한의 말은 실시간으로 통역이 되었다.

“꺼져, 이 쪽X리 새X야.”

툭-!

“으아아아악!!”

요한의 손끝에서 마나 파동이 흘러나와 켄자로를 그대로 바깥으로 밀어냈다.

가드에게 양손을 붙잡혀 있던 켄자로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떨어져야 했다.

그의 처절한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마크.”

[예스! 마스터.]

“적당히 괴롭히다가 구출해서 육지에 던져 버려.”

[예스! 마스터.]

요한은 당연하지만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다.

켄자로의 마인드가 역겹긴 했지만, 그렇다고 죽을죄는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갑 위에 갑이 있다는 것과 입을 잘못 놀리면 X 된다는 것 정도는 알려 주고 싶었다.

그리고 같은 동양인이면서도 인종 차별하는 놈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덕분에 그가 받는 벌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었다.

그가 선만 지켰어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곳에서 나가야 한다는 것은 똑같았겠지만.

짝짝-!

“자, 분위기가 너무 처졌는데. 제가 건배 제의 한번 할까요?”

휘이익-!

“와우, 미스터 킴의 건배 제의라니,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 보겠습니까.”

“하하하!!”

그들은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며 어색한 느낌을 지우려고 했다.

켄자로의 사태는 안타깝지만, 언제까지 처진 분위기로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자자, 모두의 인기와 유명세를 위해서. 건배!!”

“치얼스!!”

“하하하!!”

요한의 분위기 전환으로 죽었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음악이 흐르고 셀럽들은 요한이 차려 준 파티장을 마음껏 즐겼다.

특히 이곳 방어 요새는 스팀 펑크의 정화가 담긴 곳.

게임이나 영화, 만화에서나 볼 법한 분위기 덕분에 셀럽들은 갑판에서 술을 즐기는 동시에 요새 내부로 들어가 출입이 금지된 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구경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지잉-!

“오오, 저것 봐. 메카닉 골렘이야!"

“정말 신기한데?”

특히 그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할 일을 하는 메카닉 골렘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사진도 찍고 그것을 SNS에 올렸다.

물론 이번 파티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은 금지가 되었지만,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덕분에 이곳에 참여한 셀럽들은 전 세계의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받았는데.

방어 요새의 진짜 모습이 궁금한 건 전 세계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사진을 올리는 즉시 조회 수가 100만 단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이것 봐. 조회 수 미쳤어!!”

“댓글은 어떻게. 하트는 허......!!”

물론 그들도 많은 관심은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곳에 초대받길 원한 것이었고.

하지만 클릭 수가 100만 단위가 될 거라곤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100만 단위는 어떤 셀럽도 이루지 못 한 것이었기 때문.

물론 총 조회 수가 억 단위로 올라가는 영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꽤 오랜 시간 누적된 조회 수였기 때문.

지금 그들이 올린 사진 및 글은 실시간으로 100만 단위 조회 수를 찍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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