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24화 (224/250)

24화

이제 진짜 1번만 제대로 싸워서 이긴다면 지긋지긋한 세인트 포탈과는 드디어 안녕할 수 있으리라.

요한은 오히려 이런 게 더 끌렸다.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그때 가서 고민해 볼 일이었다.

띠딩-!

스마트폰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해 보자 영상이 전송되고 있었는데 그곳엔 해룡족 전사들이 격렬하게 전투하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오, 아직도 전투 중이란 말이지?’

그러니 본진을 박살 냈는데도 여전히 전투에 몰두하고 있었다.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좀 더 올라가서 더 넓은 지역을 광범위하게 스캔해.”

[예, 알겠습니다.]

군인 유령은 명령받은 대로 더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초음파 비슷한 것을 사방에 뿌려 댔다.

띠잉-! 띠잉-!

마치 배에 설치된 레이더처럼 군인 유령은 이 지역 전역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요한이 활동하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인지 100km가 넘는 곳까지 스캔할 수 있는 군인 유령의 탐지에도 모든 게 새롭게 갱신되고 있었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장소라는 뜻이었다.

‘거참, 멀리도 왔네.’

그래도 다른 건 확인할 수가 있었다.

‘해룡족 전사들과 잔자클들이 광범위한 범위에서 싸우고 있어.’

마치 위성 감시하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모든 것을 관찰할 수가 있었다.

‘이거 너무 좋은데?’

단순히 맵에서 빨간색 점뿐만이 아니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찌를 수가 있었다.

물론 언데드 군단의 규모로는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다.

대규모 언데드 군단은 멀리서 봐도 눈에 확 띄었기 때문이다.

“가자.”

[흐흐흐흐.]

특히 퀸 스피릿인 하늘의 표정이 좋았다.

이젠 정말 꿀리지 않은 상태로 생명체를 학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

[내가 앞장설 거야!]

“젠장, 내가 선두야!!”

류페이와 하늘이 격렬하게 선두 경쟁을 벌이며 움직였다.

‘에휴.’

누가 선두든 딱히 상관이 없었기에 둘의 선두 경쟁이 살짝 바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알아서 적극적으로 적을 사냥하겠다는데 뭐라고 하면 기운 빠지는 법이니까.

“가자.”

“이히히힝-!”

요한도 팬텀 스티드를 타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어라, 이 더러운 잔자클아!!”

촤악-!

해룡족 전사들과 메가 잔자클이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해룡족 전사의 압도적인 활약이 눈부셨다.

“흐아아압!”

촤악-!

크게 가로로 휘두른 삼지창이 잔자클 6마리를 동시에 베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뒤에서 기습하려는 잔자클을 유려한 스텝으로 흘리고 그대로 삼지창을 복부에 찔러 넣었다.

“끼에엑!!”

잔자클은 괴로워하며 버둥대다가 숨이 끊어졌다.

하지만 무조건 해룡족 전사가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하압”

촤악-!

전사 1명이 잔자클의 목을 베었다.

“케에엑!”

턱-!

그때 쓰러져 있던 잔자클 한 마리가 벌떡 일어나 해룡족 전사의 팔을 물어뜯었다.

콰직-!

“크악, 제기랄!”

퍽-!

화가 난 해룡족 전사는 주먹을 들어서 팔을 문 잔자클의 머리를 부수었다.

그러자 사방으로 체액이 터지며 잔자클이 힘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잠시지만, 해룡족 전사는 시선을 팔 수밖에 없었고 사방엔 잔자클이 가득 존재했다.

턱턱-!

“으아악!!”

12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어 해룡족 전사를 물거나 할퀴어서 그대로 분해를 시켜 버렸다.

해룡족 전사는 5초가 지나자 뼈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피와 살점 정도만 존재할 뿐이었다.

이런 식의 처절한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전투가 격렬해진 건 얼마 전이었지만, 잔자클 로드로 각성하려는 메가 잔자클 남작과 메가 잔자클 남작을 사냥하기 위한 전쟁은 이미 1달 가까이 흐른 후였다.

해룡족이 순수하게 메가 잔자클 남작을 사냥하기 위해서 뭉쳤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겠지만, 왕의 자격을 증명하는 자리다 보니 5명의 왕자 간의 견제가 너무 심했다.

누가, 어떻게, 어디서 메가 잔자클 남작에게 갈 것인가를 가지고 엄청나게 다툰 것이다.

그사이에 메가 잔자클 남작을 돕기 위해서 일반 잔자클 남작들도 속속들이 지원을 온 것이다.

어영부영 시간을 끈 탓에 잔자클 종족도 해룡족 못지않은 엄청난 전력을 갖출 시간을 벌 수가 있었다.

덕분에 왕족과 정예병까지 총동원됐음에도 아직도 메가 잔자클 남작을 사냥하지 못했다.

“물러서지 마라!!”

“잔자클 따위에게 질 것인가!!”

“아닙니다!!”

하도 잔자클들이 들러붙는 통에 해룡족은 조금씩 병력을 뜯으면서 잔자클 사냥을 하도록 하고 나머지 전력은 메가 잔자클 남작을 향해서 달려갔다.

5명의 왕자 모두 협동이 안 되었기에 각기 다른 방향에서 움직였다.

함께해도 모자랄 판에 전력 분산이라니, 권력에 대한 탐욕이 이렇게 무서웠다.

촤악-!

정작 죽어 나가는 건 부하들이었다.

“제기랄, 더러운 잔자클을 상대로 난전이라니!!”

잔자클은 난전 전문가나 마찬가지였다.

개체 간의 전투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잔자클은 두려움이 없고 숫자가 압도적이었기 때문.

1 대 100과 10 대 1,000은 그 무게부터가 달랐다.

특히 해룡족처럼 개개인의 전투력이 높고 집단 전투를 대비한 훈련을 철저하게 받은 경우엔 더더욱.

이미 해룡족이 데리고 온 부하의 1/3이 지난 일주일간의 격렬한 전투로 사망했다.

문제는 이 전투가 언제 끝날 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잔자클은 끊임없이 보충됐고 아직 본대의 승전보는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조장!!”

한 전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빠르게 헤엄쳐 왔다.

“무슨 일이야?”

조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둥대는 부하에게 질책하듯이 물었다.

“저, 저길 보십시오.”

“뭐야?”

별일 아니거나 잔자클 지원군 정도로 생각했다.

“쯧."

조장은 혀를 차며 부하가 가리킨 방향을 보았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벌써 3마리의 잔자클 남작을 사냥한 이후였기에 소수의 잔자클 지원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평선에선 적들이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다.

“조, 조장, 저거 잔자클 맞습니까?"

“그, 글쎄다.”

조장은 얼른 품에서 봉인 구슬 하나를 꺼내 눈에 가져다 대었다.

봉인 구슬은 단순히 통신구가 아니라 망원경 기능까지 겸하고 있었다.

구구구궁-!

거기에다가 소리까지 지원되니 어지간한 현대 문물보다 훨씬 더 가치가 높은 아이템이었다.

“저, 저건 네, 네크로……."

“조장, 위!!”

조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하 1명이 바로 위를 가리켰다.

슈욱- 쾅!

“크아아악!”

새하얀 기운을 풍기는 여성체 1명이 그들 틈에 내려앉았다.

“적이다!!”

피슝-! 피슝-!

그들은 잘 훈련된 정예 전사답게 당황하지 않고 삼지창 끝에서 레이저를 쏘며 중앙의 적을 공격했다.

하지만 그들이 쏜 레이저는 여성체의 주변에 쳐져 있는 실드에 허무하게 막혔다.

“젠장, 근접전!!”

“죽어!!”

레이저가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곤 곧바로 삼지창을 들고 뛰어들었다.

여성체는 곧바로 양팔을 뻗었다.

촤아악-!

“크아아악!”

저저적-!

“헉!”

여성체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연기에 닿자마자 전사 2명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룩!!”

“제기랄!”

“죽여!!”

전사들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성체를 죽이기 위해서 달려들었다.

푸욱-!

“커헉!”

하지만 어느새 뒤에 바짝 붙은 존재로 인해서 전사 1명의 가슴에 검이 솟아났다.

“뎁!!”

“저건 또 뭐야?!”

전사들은 갑자기 여러 방향에서 나타난 적들에 당황했다.

“케에엑!!”

하지만 이곳엔 여전히 꽤 많은 잔자클이 남아 있었고 당황한 전사들을 공격했다.

잔자클은 해룡족 전사만 공격하지 않았다.

중앙에 있던 여성체에도 달려들었다.

지잉-!

여성체는 기운을 모으더니 그대로 사방으로 새하얀 기운을 한 번에 뿌렸다.

그러자 여성체로 달려가던 잔자클 십수 마리가 달리는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낄낄낄.]

여성체는 기분 좋게 웃었다.

바로 맨 선두에서 움직였던 퀸 스피릿 하늘이다.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던 요한은 살짝 안도했다.

‘다행히 블랙 아이스는 아니네.’

물론 블랙 아이스는 엄청난 힘이긴 했다.

하지만 블랙 아이스로 각성했다는 건 언제고 인간이었을 때의 흑암 여제로도 각성할 수 있다는 뜻.

혹시나 모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젠장, 빌어먹을 연기!! 내 몫이라고!!”

연기는 실체가 없는 유령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었다.

[메롱, 뼛조각. 먼저 먹은 언데드가 임자지!!]

뼛조각은 류페이의 몸이 대부분 살이 없는 뼈로 된 신체라 그것을 놀리는 표현이었다.

류페이와 하늘은 경쟁하듯이 주변에 있던 해룡족 전사와 잔자클을 구분하지 않고 도륙하기 시작했다.

그 틈에 잔자클 구울도 속속들이 도착했다.

턱턱-! 콰득-!

“키에에액!!”

“쿠에에엑!!”

잔자클 구울이 공격해 쓰러트린 잔자클은 곧 마찬가지로 잔자클 구울로 되살아났다.

일주일째 계속되던 전쟁터가 요한이 등장하고 30분 만에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계속 움직이자.”

[킥킥킥킥!!]

하늘은 그녀가 만든 얼음 덩어리를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마무리는 역시.]

콰앙-!

꽁꽁 얼어붙어 있던 모든 것을 동시에 터트렸다.

[폭발이 최고야. 킥킥킥.]

잔인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본 요한은 별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언데드가 잔인한 게 왜?’

오히려 지금까지 하늘이 너무 얌전한 것이었다.

그가 보았던 많은 언데드는 기본적으로 잔인했다.

적을 죽일 때 깨끗하게 죽이는 건 듀라한뿐이었다.

듀라한은 목에 광적으로 집착해 한 번에 목을 베어 버리니까.

하지만 다른 언데드는 급할 때를 제외하면 잔인하게 적을 죽이는 게 기본 본능이었다.

언데드는 고통을 즐기는 존재였으니까.

“하늘, 빨리 가자.”

[알았어!]

요한의 부름에 하늘은 하얀 연기를 뿜으며 요한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런 하늘을 본 요한은 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퀸 스피릿, 정말 최고야.’

해룡족 전사, 그것도 최정예 전사들을 이렇게 쉽게 사냥하다니.

퀸 스피릿의 존재가 아니고선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

그 후로 요한은 빠른 속도로 해룡족 왕족과 메가 잔자클 남작이 싸우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잔자클은 대부분 구울이 되었고, 해룡족 전사는 얼어붙거나 언데드가 되었다.

그야말로 학살이었다.

[나의 권속이 되어라.]

[끄아아아악!!]

하늘은 퀸이라는 이름이 붙는 언데드답게 요한의 능력과 관계없이 영혼을 그녀의 것으로 종속시키고 자체적으로 언데드화시킬 수가 있었다.

독립된 언데드 군단이었다.

덕분에 요한의 언데드 군단은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전력을 갖출 수가 있었다.

쉬이잉-!

거친 토네이도가 주변을 가득 메운 골짜기.

“도착했다.”

드디어 왕족과 메가 잔자클 남작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0